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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괴사(武林怪史)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24 18:15
최근연재일 :
2024.02.26 12: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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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36
추천수 :
1,160
글자수 :
216,954

작성
24.01.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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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유양산-녹촉(3)

DUMMY

녹촉의 거체가 쓰러지는 걸 확인하자 그제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후우,”


마음 같아선 휴식을 취하고 싶었으나,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다.


고개를 들어 녹촉과 눈을 마주했다.


“당신과 스승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크르르···”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되어 유감입니다.”


스윽.


“부디 이승에서의 원념은 모두 털어내고 편히 쉬십시오.”


천천히 백곡을 들어 올린 뒤,

녹촉의 목을 베었다.


서걱!!


둔탁한 절삭음과 함께 그의 선혈이 땅에 고인다.


‘끝났군.’


복잡한 감정을 곱씹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긴장감이 풀린 탓인가?

돌연 시야가 암전되었다.


‘무슨···!’


당황하여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등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늘의 기운을 품은 아이야.]


‘!!!!!!!!!!’


고개를 돌리니 그곳엔 녹촉이 서 있었다.


분명 목이 떨어졌던 녀석이 상처하나 없는 멀쩡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맑고 투명한 눈과 원기가 느껴지지 않는 걸 보고 이것이 그의 잔념(殘念), 혹은 잔혼(殘魂)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게 당신의 본 모습입니까?”


[그렇단다 아이야.]


“대체 어쩌다 그렇게 된 겁니까?”


어째서 사람들을 해한 건지,

어째서 이성을 잃게 된 것인지 묻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들려왔다.


[석 달쯤 전 달이 차올랐을 무렵, 꺼림칙한 기운을 지닌 흑의인들이 유양산에 발을 들였다.]


“흑의인 말씀이십니까?”


[그래, 처음엔 조금 특이한 무림인이라고 생각해 신경을 쓰지 않았지. 헌데 며칠간 산을 뒤지더니 여러 주물(呪物)을 이용해 선구(旋龟)를 잡아들이려 하더구나.]


“선구라면···”


스승님의 기록에 나와 있던 유양산의 또 다른 괴이 아닌가?


괴이를 잡아들이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오랜 친우가 간악한 자들에게 잡혀가는 걸 좌시할 수 없어 놈들과 싸웠지.]


흑의인들은 분노한 녹촉의 상대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나와 싸우는 것을 포기하고 선구만을 납치해 도망치더구나.]


곧바로 도망친 걸로 미루어 보아.

흑의인들은 목적은 애초부터 선구를 잡는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선구를 구하기 위해 나 역시 최선을 다해 놈들을 막아섰지만, 흑의인 중 한 놈이 들고 있던 골검(骨劍)에 찔려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놈의 골검에 찔린 이후부터 원기가 폭주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이 흐려지더구나.]


“이성을 잃고 사람을 해한 게 다 그 뼈로 된 칼에 찔린 탓이란 말입니까?”


[선구가 인간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에 감정이 흔들린 것도 한몫했겠지.]


아무리 그래도 녹촉 정도 되는 반괴의 이지를 흐리게 만들다니,


‘주구(呪具)인가?’


주구란 술법의 기운이 서려 있는 물건으로 원력(寃力) 혹은 영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듣고 눈살을 찌푸리다 선구에게 생각이 미쳤다.


“그럼 선구는···”


[모른다. 다만 그 간악한 놈들에게 잡혀갔으니 살아있을 확률은 희박할 것이다.]


녹촉의 입에서 씁쓸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선구는 나와 달리 싸움에 특출난 녀석은 아니었으니까.]


“제가 선구를 찾아···”


[괜히 마음 쓸 필요 없다. 나도 선구도, 오랫동안 부정(不正)한 존재로 살아가며 언젠가 한 번쯤은 이러한 일을 겪게 될 거라 각오했으니,]


“어찌 스스로를 부정하다 말씀하십니까?”


비록 그 성질이 다르다곤 하나,

괴이 역시 영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으로 태어나는 존재다.


즉, 순리에 속한다는 뜻이다.


“무릇 옳고 그름은 태생이 아닌 행실로 정해지는 겁니다. 괴이라 해도 행실이 바르면 곧 올바르다 칭할 수 있고, 설령 사람이라 해도 그 행실이 그릇되었다면 악귀만도 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네 말도 일리는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단다.]


녹촉의 시선이 백곡으로 향했다.


[그 검을 보아하니 너는 현진 그 자의 제자인 것 같구나.]


“미욱한 몸이지만, 스승님께 가르침을 내려받았습니다.”


[현진 그 자의 제자라면 그리 말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허나 그거 아느냐?]


녹촉의 눈에 수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 반괴들은 매 순간 순간 원기를 짓누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기를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하면 폭주하여 부정한 기운에 정신을 잠식당하기 때문이지.]


“··················”


[그릇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우리가 부정한 존재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더냐?]


녹촉이 아니 반괴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쩌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나도 참으로 한심하구나.’


스승님처럼 도를 추구한다면서 정작 마음 한편으론 나도 괴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자연에 조화를 이루는 수많은 만물(萬物) 중 하나일 뿐이거늘.’


하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기엔 천하의 이치는 그리 녹록지 않고, 대자연의 조화는 단순하지 않다.


理致如葉, 道如流水(이치여엽, 도여유수)

이치는 나뭇잎과 같고 도는 흐르는 물과 같아.


即使樹葉漂流在水上(즉사수엽표유재수상)

나뭇잎이 물 위에 가만히 떠 있다 한들,


怎麼停得住嗎(즘마정득주마)

어찌 멈춰있다 할 수 있을까.


녹촉과의 대화로 얻은 작은 깨달음을 곱씹으며 말했다.


“그릇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건 사람 역시 마찬가지 아닙니까?”


[뭐라?]


“사람들도 외도(外道)를 걷지 않기 위해, 정도(正道)를 걷기 위해 노력합니다. 잘못된 길에 빠질 때도 있고, 그 길에서 벗어나 다시 되돌아올 때도 있죠.”


[·····················]


“이렇듯 그릇되지 않고자 노력하는 건 만물의 당연한 이치이니 스스로를 부정하다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허허,]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녹촉이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오랜 세월을 살며 무감각해진 내 심중을 흔드는 걸 보니, 너는 현진 그자보다 말주변이 좋은 것 같구나.]


“그저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괴이도 사람과 같다라, 오랜 고뇌에 대한 해답을 죽을 때가 되어서 듣게 되는군. 정말로 고맙다.]


더는 시간이 없는 것인지 녹촉의 몸이 서서히 흐릿해진다.


[하늘의 기운을 품은 아이야, 앞으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겠지만, 네 말대로 그 모든 건 자연스러운 이치이니 흔들리지 말거라.]


“죽은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혼백의 울림을 듣는 것도 거기에 포함되는 겁니까?”


[그렇단다.]


“알겠습니다.”


예상대로 혼백의 울림을 듣고 잔혼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성혼의 능력이었던 것 같다.


[나를 베었으니, 너에게 작은 선물이 주어졌을 것이다.]


선물···?


[궁금하거든 나중에 확인해 보거라. 그리고 깨어나게 된다면, 내 가죽과 뼈를 팔아줄 수 있겠느냐?]


“가죽과 뼈를 말씀입니까?”


[그래,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나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이니 가능하다면 속죄하고 싶구나. 내 뼈와 가죽을 팔아 얻은 돈을 그들의 유가족에게 나눠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그리하면···”


[내 몸은 신꼉쓰지 말거라. 난 이미 죽었고 육신이란 남겨진 허물에 지나지 않다.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게 더 이로운 일이지.]


다른 이들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

그는 자신의 육신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예, 그리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구나.]


녹촉의 혼백이 서서히 흩어지며 공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작별을 고하기 직전,

녹촉이 내게 나지막하게 경고했다.


[그 흑의인들에게서 시체와 썩은 뼈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선구에겐 사람의 시체를 찾는 재주가 있었으니, 필히 녀석을 납치한 것도 이와 관련되었을 터.]


“시체와 썩은 뼈···”


[부디···뼈를 찾는···자들을 조심······]


그 말을 끝으로 녹촉의 잔혼은 완전히 사라졌고 나는 다시 눈을 뜰 수 있었다.





*****





눈을 뜨자 낯선 천장과 함께 제갈성문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대협! 정신이 드십니까?!”


“여긴···”


“유양촌에 있는 객잔입니다. 그 괴마를 쓰러트린 후에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나흘 동안 누워계셨습니다.”


나흘이나 쓰러져있었다고?


“그럼 녹촉의 시신은···”


“일단은 무인들과 인부들을 동원해 가까운 본가 산하의 상단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산 주변에 있던 이리 같은 자들이 눈독을 들이긴 했으나, 서문세가와 제갈세가의 무인들을 대동하여 별 탈 없이 옮길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군요.”


혹시라도 잃어버렸다면,

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을 것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 하자 제갈성문이 황급히 말린다.


“대협! 무리하지 마시고 좀 더 안정을 취해야···”


“괜찮습니다.”


침상에서 일어나 몸을 살폈다.

그의 우려와 달리 내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선물이란 게 이걸 말한 건가?’


붕대를 두르고 있던 탓에 제갈성문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으나, 현재 내 몸은 부상을 회복한 걸 넘어 전보다 더 강인해져 있었다.


온몸에 느껴지는 활력,

피부는 돌처럼 딱딱해졌고 살짝만 힘을 주었음에도 근육들이 꿈틀거린다.


‘체감상 근력이 전보다 두 배는 강해진 느낌이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공도 늘어났어.’


단순하게 계산해도 대략 15년 치 정도,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연이다.


‘녹촉은 알고 있었던 건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던 걸 생각하면 그럴 확률이 높다.


당장이라도 녹촉과 나눴던 대화와 이 기이한 현상에 대해 기록하고 싶었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제갈대협, 혹 실례가 안된다면, 녹촉의 시신이 있는 상단으로 안내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좀 더 몸을 추스르시는 게···”


“빠르게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렇습니다.”


“대협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녹촉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시신을 보관하고 있는 제갈세가의 상단은 이곳에서 도보로 사흘 정도 거리에 있는 의창에 자리해 있었다.


나는 제갈성문의 배려로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차로 하루 정도 이동하면 의창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대협,”


“감사합니다. 저···그런데 왜 아까부터 절 대협이라 부르시는지···”


“하하, 유대협 같은 분을 대협이라 부르지 않으면 누굴 대협이라 부른단 말입니까? 저와 령이를 돕기 위해 그 무시무시한 괴마와 맞서 싸우던 유대협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합니다.”


“그건···”


그저 스승님의 가르침과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나섰던 것이지, 숭고한 뜻이나 협의지심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설명하자 제갈성문이 고개를 젓는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유대협께서 목숨을 걸고 저와 제 외질녀를 구해주셨다는 사실은 변치 않습니다. 대협께선 서문세가와 제갈세가의 은인이십니다.”


그의 말을 듣다가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서문세가 분들은···”


유양산에서 봤던 서문여령과 그녀의 호위들,

객잔에선 못 봤던 것 같은데 잘못된 건 아니겠지?


“방천문에게 당한 무인들의 일은 안타깝지만, 대협께서 구해주신 덕분에 령이와 곁에 있던 호위들은 살아남았습니다. 상처를 치료하고 모두 이틀 전 가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도 무사하다니 다행이군요.”


객잔에 안 보이길래 혹시라도 크게 다친 줄 알고 조마조마했다.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제갈성문이 옅은 미소를 흘렸다.


“대협이 깨어나는 걸 뵙지 못하고 가게 되어 죄송하다 전해달라 했습니다. 서문세가에서 령이를 복귀시키기 위해 산하 표국을 통해 서신을 보내온 탓에 그 아이도 별다른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운이 좋으면 의창에서 마주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그보다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으니, 누워서 쉬시지요.”


괜찮다고 대꾸했으나, 아직 내 몸이 다 나았다는 걸 모르는 제갈성문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마차에 눕게 되었다.


그렇게 중간에 한번 마을에 들려 휴식을 취하고,

다시 꼬박 반나절을 이동하니 어느새 의창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차는 의창 중심부에 멈춰 섰다.


은하상단(銀河商團)

과연 명망 높은 제갈세가의 산하 상단이라더니,


‘의창에 있는 기라성 같은 전각들 사이에서도 단연코 눈에 띄는구나.’


마차에서 내리자 제갈성문이 기다렸다는 듯 상단 내부로 나를 안내했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건지,

상단의 문지기는 우리를 제지하지 않았다.


“이곳입니다. 여기에 말씀하신 녹촉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가 안내한 곳은 보안이 철저해 보이는 창고였다.


‘입구에만 네 명···창고 주변과 내부까지 합하면 대략 스무 명 정도인가?’


기감을 통해 창고를 지키는 무인들의 수를 확인하곤 감탄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싸늘한 냉기가 얼굴을 덮쳐온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게 창고 안에 빙암(氷岩)을 넣어놨습니다.”


“허어!”


창고 안을 가득 채우는 얼음덩어리들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빙암의 값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제갈세가의 배포에 다시한번 놀랐다.


그런데 그때,

창고 밖에 있던 한 중년인이 제갈성문을 발견하곤 허겁지겁 달려온다.


“아이고, 대협, 오셨습니까?”


“아, 한상단주, 자네로군. 참으로 오랜만일세.”


가주의 친동생이라 그런지 상단주는 제갈성문을 깍듯이 대했다.


“오신다고 말씀을 해주셨으면, 미리 연회라도 준비했을 것인데,”


“괜찮네. 그것보다 인사하게나. 이분이 바로 유대협일세.”


“아, 이분이···”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던 그는 신색을 회복하곤 언제 그랬냐는 듯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은하상단의 상단주인 한충이라 합니다.”


“유성운이라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실례지만 혹 하나만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예, 말씀하시죠.”


“유소···아니 유대협께서 이 시신의 소유권을 가지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소유권?

제갈성문을 향해 시선을 던지자 그가 헛기침을 하며 답한다.


“대협께서 잡으셨으니 마땅히 대협의 몫 아니겠습니까? 서문세가에서 작은 이의를 제기하긴 했으나, 살아남은 무인들과 령이가 강경하게 주장하니 금세 꼬리를 내렸습니다.”


그런 뒷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다.


‘하긴, 그들은 녹촉이 영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탐이 나긴 했을 것이다.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한충이 내게 슬며시 말을 건넨다.


“솔직히 저희들 입장에선 다소 섭섭한 상황이긴 합니다. 저 영물을 여기까지 옮기고 보관하기 위해 큰 비용을 썼는데, 막상 지분은커녕 손가락조차 댈 수 없으니···”


“한상단주! 그게 지금 무슨 말인가?! 유대협께선 나는 물론이고 령이를 비롯한 서문세가의 무인들을 구해주신 은인일세. 헌데 손익을 따지다니!!”


“소,송구합니다. 허나, 상단을 책임지는 상단주로선 어쩔 수 없는···”


“갈(喝)! 제갈가의 사람이 어찌 인의를 잊고 소인배처럼 군단 말인가?!!”


“히익···죄,죄송합니다.”


“내 사람을 잘못 봤구만, 당장 가주이신 형님께 말씀드려···”


상황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 직접 나서서 그를 말렸다.


“일단 진정하시지요. 상단주님의 입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은혜를 갚는 것에 있어 손익을 따지는 게 어찌 일리가 있단 말입니까?”


제갈성문은 도의(道義)를 논했으나,


“상단과 상단의 식구들을 책임지는 것은 상단주님의 의무입니다.”


나는 장(長)으로서의 의무를 말했다.


“스스로의 의무를 외면하고 도의만을 외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단의 사람들이 떠안게 될 겁니다. 상단주님도 이를 알고 제게 말씀을 꺼내신 거겠지요.”


“끄응, 대협의 뜻은 알겠습니다만,”


“게다가 마침 저도 부산물에 관해 상단주님께 논의하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논의라면 어떤···”


나는 미리 머릿속으로 생각해 둔 계획을 말해주었고,

이를 들은 두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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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양산-녹촉(3) +4 24.01.28 1,723 34 16쪽
6 유양산-녹촉(2) +4 24.01.27 1,823 39 15쪽
5 유양산-녹촉(1) +4 24.01.26 2,114 43 13쪽
4 제갈성문 +5 24.01.26 2,358 51 13쪽
3 하산(2) +4 24.01.25 2,771 49 12쪽
2 하산(1) +10 24.01.25 3,636 58 15쪽
1 서장 +3 24.01.25 4,062 6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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