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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괴사(武林怪史)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24 18:15
최근연재일 :
2024.02.26 12:2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49,935
추천수 :
1,160
글자수 :
216,954

작성
24.01.27 12:20
조회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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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5쪽

유양산-녹촉(2)

DUMMY

해가 지기 시작하자 산에 올랐던 무림인들이 하나둘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시원치 않은 표정,

다들 고생만 하고 허탕을 친 것이다.


“은인의 말대로 다들 영물···아니 괴이를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거겠죠.”


이 정도 규모로 수색한다면 이성이 없는 귀괴라도 본능적으로 몸을 숨길 것이다.


“이대로 사람들이 내려오길 기다리다 축시가 되면 올라가시죠.”


산에 있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면 다시 움직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


문뜩 제갈성문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그게 령이와 서문세가의 무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아,”


그가 어째서 불안해하는 건지 알 것 같다.


다른 때였으면 이렇게까지 걱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지금 유양산에는 괴이가 있다.


제아무리 무림인이라도 괴이를 상대하는 건 위험한 일, 그는 아귀를 상대하며 깨달은 바가 있었기에 자신의 조카를 걱정하고 있었다.


“유양촌 입구에 안 보이는 걸 보면 제가 못 본 사이에 이미 진작에 내려와 있는 모양입니다.”


그는 설마 아직까지 산에 있진 않을 거라 생각하며 안도했는데, 그때 익숙한 무복을 입은 무인 하나가 유양촌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


봉두난발에 몸 곳곳에 자상을 입은 사내,

서문여령과 함께 산에 올라간다던 세가의 무인중 한 명이었다.


“그대가 어찌···령이는 어디 있는가?!”


사내는 제갈성문을 보자 힘없이 주저앉아 곡성을 터트렸다.


“크흑, 대협···도와주십시오. 아가씨가···사파의 무뢰배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뭐,뭐라?!”


“해가 지기 시작해 수색을 멈추고···복귀하려 했는데···”


“기습을 받았다는 겐가?”


“애초부터 작정하고 있던 것인지···도,도저히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아가씨께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스스로 미끼를 자처하시곤 저와 다른 호위들을 내려보냈습니다. 부디 아가씨를···”


호위는 그 말을 끝으로 정신을 잃었다.

극심한 부상과 체력 고갈로 탈진한 것이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 중 살아남은 건 이분뿐인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은인.”


제갈성문이 다급한 호위를 품에 안아 들었다.


“은인께 도움을 드리겠다 약속했거늘, 송구합니다.”


“도움을 청하러 가실 생각이십니까?”


“제 외질녀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그건 별로 좋지 않은 생각 같군요.”


“예? 그게 무슨···”


본래라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 서문여령과 그녀의 일행들을 구하러 가는 게 최선이었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러기엔 늦었다.


어두운 하늘과 홀로 고요히 떠 있는 초승달,

사내를 살피는 사이 어느새 축시(丑時)가 되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쯤이면 사람들도 많이 빠져나갔으니 녹촉이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몇몇 소수의 인원들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었으나,

만약 유양산에 남아있는 게 서문세가의 무인들과 사파인들 뿐이라면?


녹촉이 그들을 내버려 둘 리 없다.


“당장 산에 올라가야 합니다. 일단 이분은 마을 의원에게 맡기고 움직이시죠.”


“은인께 또 폐를 끼칠 수는···”


“스승님의 당부 중 하나가 바로 괴이로부터 사람들을 도우라는 것이었습니다. 무림인이라고 예외로 둘 순 없지 않겠습니까?”


“정말로···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자, 감사는 괜찮으니 늦기 전에 서두르시죠.”


사파인 혹은 괴이에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늦장 부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산속,

서문여령은 숨을 헐떡이며 생각했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수색을 위해 유양산에 들어갈 때만 해도 괜찮았다.

비록 영물에 대한 단서는 찾지 못했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은 방천문(方遷門)놈들로 인해 모든 게 틀어져버렸다.


방천문은 서문세가와 같은 양양(襄陽)에 자리잡은 사도문파, 여러 이권이 얽혀 있어 평소에도 사이가 좋진 않았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서 영물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영물이 아닌 자신을 잡기 위해 이런 암계를 꾸밀 줄은 상상도 못했다.


놈들에게 인질로 잡히면 그 뒤는 뻔했기에 사력을 다해 저항해봤으나, 예상치 못한 기습과 두 배가 넘는 수적 열세로 인해 결국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괜찮아.’


암담한 상황이었음에도 아직 희망은 있었다.


유양촌에서 마주쳤던 숙부,

그에게 이 소식을 알릴 수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판단해 일행을 둘로 나눠 지원요청을 위해 내려보냈다.


정확히 인원수의 절반을 보냈으니 추가로 매복이 있더라도 어찌저찌 유양촌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간만 끌면···’


시간만 끌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다.

산 중턱에 대기하고 있던 놈들에게 포위당하기 전까진,


“흐흐, 도망치는 것도 이제 끝이다.”


추격대를 이끌던 대주 간송의 조롱에 이를 악물었다.


사방으로 포위된 이상, 맞서 싸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스릉!


가문의 무인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연한 눈빛으로 검을 뽑아 들었다.


“쓸데없는 발악을 하는군.”


“···순순히 잡혀줄거란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다.”


혀를 깨물었으면 깨물었지.

놈들에게 붙잡혀 치욕을 겪으며 가문에 해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


일촉즉발의 상황, 살얼음판 위에 서있는 것 같은 긴장감 속에 언제 싸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순간이었다.


“음?”


어디선가 잔잔한 노랫소리 같은 것이 들려온다.


“이게 무슨 소리···”


한 방천문의 무인이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그의 등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 되었다.


콰직!!


곤죽이 되어버린 사내,

사내를 으깨버린 것은 다름 아닌 말굽이었다.


“뭐,뭐야?!”


“대주!! 저기···”


말굽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렸다. 호랑이와 비슷한 무늬를 지닌 거대한 말이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소문대로 덩치가 20척을 넘진 않았다.


대략 15척,

웬만한 장정의 두 배가 넘는 덩치, 그것만으로도 이 자리에 있는 무인들에게 공포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여,영물?”


“정말로 있었어?”


“마,망아지 주제에 덩치가···”


추격자 한 명이 겁에 질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자,

무언가 번쩍이더니 영물이 발을 뻗었다.


펑!


폭발하는 듯한 바람 소리와 함께 터져나간 머리,

가문의 호위들을 몰아붙였던 추격자가 발길질 한 방에 즉사한 것이다.


“무,무슨···”


“이···이게 뭔···!?”


모두가 혼란에 빠지자 간송이 직접 나서서 부하들을 독려했다.


“다들 뭐해?! 당장 조져!!”


“···예?”


“아무리 영물이라도 칼질하다 보면 죽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겁먹지 말고 들이박아!!”


“예,옙!”


방천문의 무인들은 간송의 지휘 아래 정신을 차리고 녹촉을 향해 달려들었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것이 무의미한 저항이라는 걸 깨달았다.


퍽!


“!!!!!!!!”


둔기로 때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

놈들의 검은 괴마(怪魔)의 가죽에 생채기조차 내지 못했다.


불가해(不可解),

상식을 초월한 압도적인 존재 앞에서 그들은 낙엽에 불과했다.


“커헉!”


“살려···”


눈 깜짝할 사이 방천문의 무인들이 전멸하자 홀로 남게 된 대주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고, 그게 그의 유언이었다.


“미,미친···”


콰드득!


녀석은 자비없이 간송의 머리를 물어뜯었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남기지 못한 채 전력한 추격자들.

비릿한 혈향과 함께 찾아온 고요한 정적이 목을 조인다.


“흡!”


서문여령과 그녀의 호위들은 그 참혹하기 그지없는 광경을 바라보며 입을 틀어막았다.


‘저,저게 영물이라고?’


해박한 것은 아니나,

주변에서 말하길 영물은 영험한 존재라고 들었다.


“크르르···”


헌데,

지금 눈앞에 있는 건 괴성을 흘리는 한 마리의 흉마(凶馬)였다.


구역질이 치밀어 오를 정도로 흉흉한 기운을 지닌 저 괴마(怪馬)가 영물일 리가 없다.


“아가씨!! 제가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그 틈에 얼른 도망치십시오!!”


“막호위···!!”


막호위를 비롯한 호위들이 괴마의 시선을 끌기 위해 땅을 박찼다.


그들은 도망치라 말했으나,

내심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방천문 놈들에겐 기습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도망쳤지만,’


‘괴마 하나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지 않나?’


‘놈도 방천문 무사들을 상대하느라 힘을 소진했을 거야.’


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


콰직!!


괴마의 발길질 한 번에 막호위의 팔이 검과 함께 부러졌고, 그의 신형이 삼장 가까이 날아갔다.


달려들던 호위들이 몸이 바싹 굳는다.


괴마를 쓰러트리기는커녕 도망치겠다는 생각조차 망상에 불과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영물을 잡겠다고 나서는 일도,

무인들을 데려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다들···미안해···”


서문여령은 자신 때문에 희생당한 호위들과 죽음을 코앞에 된 무인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괜히 나를 따라왔다가···’


그들의 바람대로 도망칠 수도 함께 눈앞에 괴물을 물리칠 수도 없다는 무력감에 눈물을 흘리며,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이려던 그 순간,


“령아!!”


저 멀리서 숙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타다다닥!!


어느새 달빛을 등지고 나타난 청년이 괴마를 향해 하얀 백검(白劍)을 휘둘렀다.


샤악-!


선명한 혈선(血線), 추격자들의 숱한 검격에도 작은 상처조차 나지 않았던 괴마의 옆구리에서 처음으로 피가 터져 나왔다.


“크히히힝!”


“!!!!!!!!!!!!”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서문여령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동안, 제갈성문이 그녀에게 당도했다.


“령아 괜찮느냐?!!”


“숙부, 어떻게···”


“후우, 됐다.”


“네?”


“저분께서 오셨으니 이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 소협은···”


그녀의 물음에 제갈성문이 신뢰가 가득한 목소리로 답한다.


“나의 은인이자, 저런 괴이를 찾아 무림을 떠돌아다니시는 유소협···아니 유대협이시다.”


“대협?”


“그러니 이제 안심하거라.”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성운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했다.





*****





가까스로 서문여령을 구해낸 성운은 눈앞에 괴마, 녹촉을 바라보며 침음을 흘렸다.


갈무리 되지 않고 흘러나오는 원기,


‘이지를 상실한 건가?’


귀괴가 아닌 반괴가 이렇게 이성을 잃고 날뛰는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다 일단 그가 의식이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녹촉, 제 말 들립니까?”


묵묵부답(黙黙不答)

아무래도 현재 그는 대답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


속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던 찰나,


‘···인다.’


귓가에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인간···죽인다.’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녹촉.

정확히는 그의 목소리가 아닌 혼백의 울림이 들려왔다.


스승님을 따라 다니며 괴이나 영물과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이렇게 내면에 잠재된 마음의 소리를 듣는 건 처음이다.


‘이것도 내가 지닌 성혼(星魂)의 능력인가?’


처음 겪어보는 현상이 조금 낯설긴 했지만,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눈앞에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녹촉이 이성을 잃고 쉴새 없이 인간을 죽이겠다고 말하는 이상,


‘어쩔 수 없군.’


정상적인 방법으론 그의 이성을 되찾는 건 불가능하다.

힘으로라도 그를 정신 차리게 만들겠다 다짐하며 몸속의 기운을 서서히 끌어올렸다.


“스승님과 연이 있는 존재를 베어야 한다는 게 가슴이 아프긴 하나···”


꾸욱!


“당신이라면 이해해 줄 거라고 믿겠습니다.”


내공을 끌어올리며 땅을 박찼다.


한창 음양천기공을 수련할 때 스승님께서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양천기공은 도가계열의 심법이긴 하나 괴이를 상대함에 있어 그리 효과적인 무공이 아니다. 그러나, 너만큼은 예외로구나.’


‘제 성혼 때문입니까?’


‘허허, 성혼을 타고난 것만으로도 괴이를 베는 것엔 문제가 없지만,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음천(陰天)의 기운마저 품었으니 가히 괴이의 천적이라 할 수 있겠구나.’


세상 그 어떤 기운보다 원기와 가까운 음천기 그리고 성혼, 이 둘을 지닌 덕에 나는 그 누구보다 괴이를 상대하는 것엔 자신이 있었다.


서걱!!


도검불침처럼 보이던 녹촉의 가죽은 성혼과 음천기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했다.


“히이이잉!!”


녀석이 괴성을 토하며 발을 구른다.


캉!!


섬전과도 같은 발길질,

평범한 말과 다르게 녹촉의 발굽을 단단한 철로 이루어져 있었다.


‘충격만으로 내장이 뒤틀리는 기분이군. 잘못 맞으면 그대로 즉사, 워낙 묵직해서 흘려내기도 어렵겠어.’


그렇다고 계속 멀리서 도망만 다닐 순 없다.

녹촉의 다리는 내 검의 길이보다 길었으니까.


‘피하거나 검면으로 막는 게 최선인가.’


심호흡을 하며 재차 검식을 펼쳤다.


음천검(陰天劍) 단수(斷水)


녹촉의 다리를 절단할 생각으로 힘을 실어 검을 내리쳤다.


잠시나마 몸을 휘청이는 거체(巨體)


‘얕다!’


다리 하나를 아예 잘라버릴 생각으로 휘둘렀것만 삼 할 정도 파고드는 게 전부였다.


‘이거 위험···’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끼고 뒤로 물러서려던 그때, 녀석이 이빨을 들이민다.


백곡으로 막은 머리가 물어뜯기는 참사는 면했으나,


콰직!


이어지는 발길질은 피할 수 없었다.


“큭!”


녀석의 철로 된 발굽과 무시무시한 괴력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곤 눈살을 찌푸렸다.


“은인!!!”


“위험하니 물러서십시오. 전 괜찮습니다.”


다급히 달려오려 한 제갈성문을 애써 만류하고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가격당하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팔을 들어 막은 덕에 그럭저럭 큰 부상은 면했다.


“크르릉!”


녹촉은 틈이 보이면 언제든 달려들기 위해 발굽으로 땅을 긁고 있었다.


‘만만치 않군···이 정도면 멸리, 아니 어쩌면 벌현급 일 수도 있겠어.’


멸리(滅里)는 마을 하나를 괴멸시킬 수 있는 괴이,

벌현(伐縣)은 현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괴이를 뜻한다.


일전에 봤던 아귀는 멸리보다 한 단계 밑인 답중(踏衆), 십수 명의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건 위험해.’


속으로 각오를 굳힌 뒤,

남아있는 힘과 내공을 모두 쏟아낼 요량으로 녹촉을 향해 몸을 날렸다.


녀석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해온다.

힘으로 몰아붙여 그대로 짓밟아버릴 생각인 듯싶다.


‘아직은 조금 미흡하지만,’


지금 상황에 가장 효과적인 초식을 꺼내 들었다.


사선부절(絲線不切)

스승님께서 고안하신 검초,


실처럼 길게 이어진 검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베어내는 살초다.

검을 중심으로 퍼져나온 검기가 마치 올가미처럼 놈을 애워싼다.


침착하게 대응한다면 충분히 벗어날 수 있지만,

전력을 다해 돌진하는 와중에 이 검기의 망에서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츠츠츠츠측!!


녀석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으나 그럴수록 몸에 상처가 늘어났다.


말 그대로 온몸을 난도질하는 형국,

땅이 피가 고이고 주변의 나무와 수풀이 붉게 변하기 시작할 무렵,


쿵!!


녹촉이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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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유양산-녹촉(1) +4 24.01.26 2,114 43 13쪽
4 제갈성문 +5 24.01.26 2,358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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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산(1) +10 24.01.25 3,636 5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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