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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회귀남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22.01.25 11:40
최근연재일 :
2023.11.2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998
추천수 :
44
글자수 :
766,041

작성
23.08.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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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07. 산에서 생긴 작은 소동

재미나게 읽어주심을 감사합니다!




DUMMY

107. 산에서 생긴 작은 소동



돌로 만든 벽으로 내부를 두껍게 수호하고 있는 이곳은 황궁. 레오가 종이에 간략히 설명했듯이 1차로 가림 막을 생성해놓고 상궁을 포함한 궁녀와 궁자 모두와, 황궁 사방 입구를 지키며 교대하는 병사 모두의 숙소가 있다.


그리고 흙으로 만든 벽으로 2차 가림 막을 생성해놓고 안에 숨어 있는 황궁 본체는, 가운데가 유독 솟아올라 있다. 레오가 마법의 힘으로 증축시켰는데 해제하는 방법을 아직 익히지 못 해서 그대로 남아 있다.


저녁 전이라 집무실에서 한참 집무 보는 중인 황제는 부인인 황비보다는 덜 화려하고 그나마 가벼운 곤룡포를 입고 있다. 가채를 쓰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은 그다. 손에 들고 있던 깃펜을 내려놓은 상태로, 굳게 닫힌 문짝만 보고 있는 젊은 그는 전령이 남기고 간 말만 골똘히 생각하느라 여념이 있다.


‘사정이라-······.’


지난 6월에 국경선에서 봤을 때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끼기는 했었다. 교제하는 분위기를 느끼긴 했었다. 사신수의 보물 8개를 찾아오라고 보냈더니 여자를 만나고 있다? 그래, 거기까지는 이해해주겠다. 궁 안에서 6년을 넘게 있었으니 갑갑하고 답답할 터이다.


바깥바람 쐬고 싶었을 것이다. 거기까진 양해하겠다.


그런데.


그런데······.


“사정이 있어서 천천히 달릴 수밖에 없다고?”


‘대체 그 사정이 무엇이기에······.’


짐작되는 게 없다. 짐작 가는 게 없다.


심지어 다녀간 전령도 이유까진 모른다고 한다.


‘멍청한 자식, 질문 좀 해보지. 아무리 레오의 직급이 높아도 그 정도는 대답을 해줄 터인데. 이렇게 궁금증을 남기고 가나?’


혼자서는 버겁다는 결론에 뒤늦게 다다른 그는 문짝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본다.


“밖에 시리온 있는가.”


곧 문이 열리고 초록색 복장에 까맣고 둥근 모자를 쓴 시리온(브라운 부친)이 품이 넓은 소매에 양손을 고이 가린 채 안으로 들어온다. 전령이 독대를 요청하여 밖에 잠시 나가 있었던 그다.


황제 직속 호위무사인 브라운과 현 내관 시리온이 부자관계임을 몰랐던 전령은 내관이 몰라야 한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부르셨사옵니까, 폐하.”

“대신 다스체르크를 부르고 같이 들어오라.”

“알겠사옵니다, 폐하.”


황제의 지시에 따라 황제의 집무실을 나간 그는 같은 건물 계단을 타고 올라가 대신의 집무실로 향한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시녀를 잠시 보는 그.


“다스체르크 안에 있는가.”

“방금 일이 급하다 하여 뒷간에 잠시 가셨습니다.”

“그럼 기다리겠네.”


5분 쯤 흘렀을까. 자리를 비웠던 레오 부친 다스체르크가 손수건으로 손의 물기를 닦으며 돌아왔다. 뒷간에 간 것을 손수 증명하고 있다.


“응? 자네 웬일인가.”

“폐하께서 우리 둘 부르시네.”

“그럼 가세. 다녀오겠네.”

“다녀오시옵소서.”


집무실 앞을 지키는 시녀 둘에게 자신의 도착 위치를 알린 다스체르크는 시리온과 함께 폐하의 집무실을 향해 계단으로 향한다.


“폐하, 시리온 내관과 다스체르크 대신 들었나이다.”

“음, 들라 하게.”


시리온과 다스체르크는 들어오자마자 고개 숙여 인사 하고 섰다.


“부르셨사옵니까.”

“음. 앉게.”


앞의 탁상에 바깥쪽으로 나란히 앉는 시리온과 다스체르크. 따라 들어온 궁녀 한 명이 탁상에 미리 두었던 찻잔을 황제 앞에 먼저 두고, 시리온과 다스체르크에게도 차례로 두고, 같이 두었던 주전자를 들어서 잔에 차를 채운다.


평소에는 따뜻하고 때때로 더운 날씨의 스토리아, 주전자의 뜨거운 찻물을 식히느라 그냥 두는 세 남자.


“그럼, 말씀 나누십시오. 소인은 이만 나가있겠사옵니다.”

“음.”


궁녀는 손을 공손히 모은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뒷걸음질로 종종종 집무실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마자 황제는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한다.


“두 사람, 혹시 두 아들에게 연락 온 것이 있는가?”


두 부친은 서로를 잠시 보고는 다시 황제를 보며 이구동성으로 되묻는다.


“연락 왔습니까?”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질문에, 허무하고 황망해진 황제의 어깨가 축 쳐진다.


“받은 게 없는가?”

“지난 6월에 국경선까지 동행했다가 얼굴 본 게 마지막이옵니다.”

“폐하께선 연락 받은 게 있으시옵니까?”


“국경선 수비 병사를 대신 보내왔네. 입국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마차 속도가 느리니, 먼저 가서 알려주라고 했다고 하더군.”


“건강히 잘 왔답니까?”


부모가 자식의 소식을 모르고 오히려 되묻고 있는 이 상황이 황당한 황제는 속으로 웃었다.


“8개 잘 찾았고 아픈데 없이 건강히 잘 돌아오고 있다는군.”

“다행입니다.”

“진짜로 연락 못 받았는가?”


“그러하옵니다. 폐하의 어명을 받들어 나간 것이니, 폐하께 먼저 소식을 전하려고 했다고 생각하옵니다.”


“소인의 생각도 마찬가지이옵니다. 무사히 잘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있었사옵니다.”

“혹시,”


짧게 말한 황제는 잠시 식힌 찻잔을 후후 불어서 마신다. 잠시 식었으나 뜨거움을 아직 품고 있는 차는 민들레로 우려서 노란 빛을 예쁘게 띠고 있다. 갈증을 버티지 못 한 황제는 차를 식혀서 한 입 마셔 갈증을 해소한 뒤 대화를 이어간다.


“마차가 늦는 이유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까 해서 불렀다네.”


시리온은 천장을 올려 보며 생각에 잠겼고 다스체르크는 창문 너머 궁인의 숙소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6월에 봤을 때는 총 다섯 명이었다. 마부와 여자 둘이 같이 있었다.


“사람이 더 늘었다 합니까?”

“아니, 그런 말은 없었다네.”

“혹시 멀미하는 아이가 있나? 여자애 둘 중에 하나가 멀미를 한다거나?”

“음, 그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겠군.”


시리온과 다스체르크는 마주 보며 더 이상의 가능성이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딱히 나오는 정답은 없다.


“멀미라, 흠~······.”

“그 외의 가능성은 잘 모르겠사옵니다.”

“부족하여 죄송하옵니다, 폐하.”

“아닐세. 멀미라는 가능성을 하나 생각해주어 고맙네. 차 마시게.”

“감사하옵니다.”

“잘 마시겠사옵니다.”


시리온과 다스체르크는 후후 불어 식혀가며 마셨다.



양으로 만든 육포를 거부한 레오이지만 배부르게 먹고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사람이 다니는 것으로 추측된 길을 마법과 기력으로 좀 더 넓고 편편하게 만들어서, 마차와 말이 가기 쉽게 만드느라 바빠진 브라운과 레오와 메디.


9월 21일 화요일 아침에 산을 오른 일행은 녹색 이파리와 짧은 나뭇가지가 곳곳에 깔린 길을 힘으로 넓혀 가는데, 다행히 그동안 훈련과 소모를 반복하며 증진해놓은 덕에 길이 수월히 뚫렸다.


꼭대기는 볼 일 없으니 사람들이 오간 것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 가며 밤 10시가 가까워질 때까지 산을 오른 일행.


주변을 밝아지는 마법으로 밝혀서 가고 있는데 저 위에 불빛 하나가 보인다. 절 하나가 있는 것 같다. 절에서 잘 수 있겠다는 안도감으로 다가가는 일행의 귀에 이파리 밟히는 소리 하나 들려온다.


부스럭.


“으아아아아앙~”


곧 저 앞쪽에서 작은 인기척이 울음소리와 함께 느껴졌다. 좀 멀리서도 커다란 인기척이 느껴졌다. 기척을 느낀 메디와 브라운과 레오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뒤, 공중비행으로 몸을 띄운 뒤 작은 인기척에게로 다가간다.


인기척을 똑같이 감지한 말 세 필, 다롱과 아롱과 세라는 가늘게 울면서 더 이상의 직진을 거부했다.


메디와 브라운은 작은 인기척에게로 향하고 레오는 좀 먼 곳의 커다란 인기척에게로 향한다.


“커헝~ 으헝~~ 크앙!”

“울음소리가 어째······. 호랑이인가?”


레오는 용감하게도 인기척과 눈 맞춤을 시작했다. 커다란 황금색의 눈 두 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정체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그.


검은 가로줄무늬가 특징적이고, 몸통은 길고 발은 비교적 짧고 코와 입 끝의 폭이 좁은 그것은 산의 주인 중 하나인, 그의 생각대로 호랑이다. 귀는 폭이 좁고 등면은 검은색이며, 중앙에 크고 흰 얼룩점은 있으나 지금이 밤이라 보이지는 않는다. 딱 봐도 수컷인 게, 크고 강한 턱과 긴 송곳니가 아이에게 특히 무섭게 보였으리라.


울음소리부터 덩치 길게 뻗은 수염까지, 이 녀석은 산의 주인답게 다 컸다.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는 모양새가, 불행 중 다행으로 일어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자 모든 생태계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인간’ 레오는 여유 있는 행동과 표정으로 이공간을 열고, 자신의 검을 꺼내 칼등을 앞으로 하고 호랑이에게 휘둘렀다. 호랑이의 목숨을 거둘 생각이 없는 레오이기에, 아이는 메디와 브라운에게 맡겨놓고 호랑이 기절시키기에 집중하고 있다.


말 세 필이 멈춘 관계로 더 이상의 진전을 하지 못 하는 상태의 게일은 5월에 봤던 벌 떼와 늑대의 숲 등을 떠올리고, 아주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현무님이 계시는 동안에는 동물의 습격을 느끼지 못 했었다!’


9월 9일 저녁쯤 브라운에게 전언을 남기고 휴식하러 떠난 현무님의 공백을 통해, 게일은 사신수 현무의 힘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지난 10일부터 크고 작은 동물의 습격이 있었다. 오늘 지금도 만물의 영장 인간 제외하고, 약육강식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가장 위에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호랑이가 등장하지 않았는가. 아이에게 좀 더 확실한 이야기를 듣는 여부와 관계없이, 현무의 부재가 동물의 습격을 부르는 것 또한 틀림없으리라.


‘호랑이 기절시키기’ 라는 작은 임무를 마친 레오는 먼저 마차로 돌아와, 다롱이와 아롱이와 세라를 달래주며 저 앞의 일행에게로 가까이 가자고 말한다. 메디는 아이를 안아 올려 등을 다독다독하며 제법 가까워진 절을 향해 걸었고 브라운도 메디 옆을 지키려는 듯 마차로 돌아오지 않는다.


레오도 걸어서 절로 향했고 게일과 말 세 필도 걸어서 절에 도착한다. 버선발로 급히 뛰어나온 스님은 메디 품 안의 아이를 받아 안으며 메디와 브라운의 인사부터 듣게 된다.


“안녕하십니까. 늦은 밤에 실례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밤늦게 실례합니다, 스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이를 살려주어 고맙습니다. 이 밤에 어인 일이십니까.”


“마차 때문에 길을 만들면서 오느라 늦어서 그러는데, 하루 묵어가도 괜찮겠습니까? 할아버지 한 명과 젊은이 남녀 둘씩 해서 총 다섯 명입니다.”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다 같이 주무셔도 괜찮으시면 그리 하시지요.”

“예, 괜찮습니다.”


브라운과 메디는 답하자마자 서로를 보며 웃었다.


황궁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주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합법적인 합방이 가능해서 너무 좋다. 그러나 스님의 시선을 받고 있는 이상 겉으로 표현할 수 없을 뿐.


“마차는 어디에 있습니까?”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이 호랑이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잡았다고요?”


온몸으로 충격을 표출하는 스님과 마주보는 위치에서 때맞춰 레오가 등장한다.


“후배님, 잡은 거랑 기절시킨 거랑은 완전히 다른 거야. 스님 놀라게 너 왜 그래~”

“난 선배가 호랑이 잡은 줄 알았어요.”

“아니라니까. 아닙니다, 스님. 죽인 게 아니고 기절입니다. 살려놓았습니다. 쟤가 잘 못 안 거예요.”

“그렇습니까.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잠자리를 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곧 게일과 마차도 절의 벽 안으로 들어왔다. 여전히 밤낮 가리지 않고 숙면 중인 루아를 옮기는 일은 레오가 도맡아 했다.




혹시 보게 된 오타 와 문맥상 안 맞는 부분 등, 말씀해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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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29. 이독제독以毒制毒, 뒤틀린 소유욕과 독점욕의 결말 23.11.26 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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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27. 그저, 반대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23.11.23 4 0 11쪽
128 126. 곳곳의 멈추지 않는 반대 23.11.22 8 0 12쪽
127 125. 다니엘의 입양을 반대하는 레오 부모님 23.11.21 9 0 11쪽
126 124. 루아, 차에 대해 일장연설 23.11.21 8 0 11쪽
125 123. 의형제의 밤나들이2 23.11.13 6 0 12쪽
124 122. 의형제의 밤 나들이 23.11.03 13 0 12쪽
123 121. 황제와 알현하는 두 호위무사 23.10.30 6 0 12쪽
122 120. 비밀 아닌 비밀 23.10.25 9 0 12쪽
121 119. 부상이 심한 레오 23.10.23 8 0 12쪽
120 118. 교육방식에서 시작된 마찰 23.10.13 13 0 12쪽
119 117. 엉디 골짜기 노출 사건 23.10.10 19 0 12쪽
118 116.Gone with the bedspread 23.10.08 12 0 13쪽
117 115. 우리는 각자의 장소에서 애정행각을 한다 23.10.05 15 0 14쪽
116 114. 사라진 아이 23.10.02 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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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1. 동자승 가출 사건2 23.09.13 12 0 12쪽
112 110. 동자승 가출 사건1 23.09.06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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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8. 밤과 아침 23.08.30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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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6. 황궁을 향해 23.08.28 14 0 12쪽
107 105. 자꾸만 놀랄 일 투성이 23.08.21 16 0 11쪽
106 104. 합법적인 합방 23.08.15 31 0 13쪽
105 103. 귀국, 스토리아 (요일 수정했습니다) 23.08.14 13 0 13쪽
104 102. 강제 퇴원의 배경 23.08.08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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