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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회귀남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22.01.25 11:40
최근연재일 :
2023.11.2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999
추천수 :
44
글자수 :
766,041

작성
23.08.0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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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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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2. 강제 퇴원의 배경

재미나게 읽어주심을 감사합니다!




DUMMY

102. 강제 퇴원의 배경



“결국 환자를 쫓겨나게 만들어 버리네? 아니, 대체 병원에서 그렇게나 수다를 떨면 어쩌자는 거야? 두 사람은 매일 붙어 있으면서도 매일 그렇게나 수다거리가 넘쳐나?”


씩씩대며 속사포로 말을 쏟아낸 루아는 자신의 시야에 브라운과 레오를 동시에 넣고 있다. 하도 열불 나고 화딱지 나서, 싸늘한 초겨울 날씨도 뒤로 하고, 카디건도 팔에 건 상태다. 루아와 마주 보는 상태의 게일은 그녀 머리 위로 올라오는 김 두 줄이 너무 잘 보인다.


“루아, 달이 생각해서라도 진정을,”


“제가 달이를 생각해서라도 진정하길 바란다는 말은 저 철딱서니 둘에게 해야죠. 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회복도 다 못 하고 쫓겨나는데요.”


복화술까지 개시하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열을 내는 이유는 어젯밤, 자기 직전에 수액 교체를 하러 들어온 간호사의 말 때문이다.


“루아 환자, 내일 아침에 퇴원 절차 밟아주세요. 루아 환자에게 들어가는 수액은 이게 마지막이에요.”


“저 아직 죽 먹고 있는데요? 우리 달이 괜찮아요?”


“고비 넘겼고 안정 되찾았다는 진료 받았으니 괜찮아요. 내일부턴 밥 먹으면 되는데, 다른 입원실에서 항의가 빗발쳐서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응급실에 있을 때도 보호자가 너무 떠들어서 입원실로 쫓겨난 거라고 하면서, 올라와서까지 그래야겠어요? 보호자가 너무 수다스러우시네요. 퇴원하고 밥 맛있게 드시고 보호자의 수다도 맘껏 떨라고 하십시오. 혹시 트로이카제도에 계셔도 우리 병원에선 루아 환자, 입원시키지도 않고 진료도 거부하겠습니다. 그럼, 쉬세요.”


수액 교체를 마무리지은 간호사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 입원실을 나섰고, 브라운과 레오와 메디의 핵폭탄급 수다에 지친 병원 의료진의 결정에, 루아는 달이에게 안 좋을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씩씩대느라, 잠을 청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었다.


달이 때문에라도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나쁘고 안 좋은 것과 머리 뚜껑이 열릴 지경의 화는 피해야 함에도, 일행의 민폐 짓에 강제 퇴원 절차를 밟게 되다니,


그냥 있다가는 화병에 달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지게 생겨, 결국 터트리고 만 것이다.


‘지구에서도 화병은 우리나라에만 있었다는데, 난 이 세계에 와서까지 화병 생기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녀와 마주보는 상황의 브라운과 레오는 1층 안내 대에서 루아의 강제 퇴원의 진실을 들은 뒤부터 고개를 못 드는 중이다.


“응, 넘쳐. 미안해, 더 붙어 있게 해주지 못 해서.”

“요 며칠 붙어있다 떨어졌다가를 반복해서, 수다거리가 더더욱 넘쳐나.”

“그걸 변명이라고 말합니까~ 브라운과 레오, 둘 다 나빴습니다.”


딱!


게일이 양 손 주먹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의형제의 뒤통수에 꿀밤을 멕인다. 메디는 자신의 연인이 마부 삼촌에게 뒤통수 얻어맞는 것을 버젓이 보면서도, 루아와 똑같은 심통 난 표정으로 연인인 브라운 오빠의 뒤통수를 째리는 중이다.


“아야.”

“혼나도 싸요. 삼촌, 꿀밤 한 방씩 더 멕이세요.”


메디의 지시에 게일은 주먹을 들어서 한 방씩 더 멕인다.


“아야!”


“엄살 피우지 마십시오. 루아 아직 다 안 나았는데, 브라운과 레오의 수다가 다른 입원실에도 영향을 줘서 강제로 퇴원시켜놓고, 지금 둘이 똑같이 억울합니까?”


“아니요.”

“흥!!”


콧방귀를 크게 낀 루아는 몸을 휙 돌려서 여관 쪽 방향이 아닌 쪽을 향해 걷는다. 병원 올 때 기절 상태였고 이틀 동안 바깥출입이 없었으니 여관 방향 못 잡는 건 당연하다.


“자기야, 그 쪽 아니야~”

“밥 먹으러 갈 거야, 따라 오지 마!”

“그 쪽은 식당가가 아니야, 루아~”


팔찌와 신발 때문에 트로이카제도를 어느 정도 돌아다녀 본 레오와 브라운이 황급히 루아의 방향을 잡아주느라 바쁘다.


“자기야, 내가 자기 밥에 반찬 올려줄게, 같이 가자.”

“병원에서 민폐 짓하는 바보들이랑은 겸상 안 해. 저리 가.”

“잘 못 했어~ 좀 봐주라~~ 달이 생각해서라도 봐주라~~”


브라운과 레오는 루아에게 최선 다해 싹싹 비느라 바쁘고, 게일과 메디는 대화를 나누며 총총 따라간다.


“언니가 여러 가지로 변한 거 같아요. 선배는 입덧 외에는 크게 와닿는 게 없는데 언니는 달라요.”

“뭐, 그럴 수밖에.”

“이해하시는 거예요?”


언니의 변화를?


“응. 다른 세계에서 이미 한 차례 연애 중이었고, 사고로 이별했다가 최근 재회했고, 그리고 다시 연애하고 있고, 그리고 지금은 애기까지 있잖아요. 혼란과 혼돈이 거듭되는 연속일 텐데, 루아가 정신 멀쩡히 잘 서 있는 건 레오의 도움이 크겠죠. 레오가 옆에서 잡아주고 지탱해주고 있을 테니까. 애기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을 했나에 대한 여부는 두 사람만 알고 있겠지만, 아직 혼인 전이니 예상 못 했을 것이라는 쪽에, 나는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싶네요.”


“언니를 덮친 상황이 언니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삼촌의 얘기는 이 뜻이에요?”


“그렇죠. 혼인 후에 아이가 생겨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혼인 전에 아이가 생겼으니 더더욱 빠른 변화를 겪는 거겠죠. 내 며늘아기도 비슷했어요. 육체적, 정신적, 마음적으로 다 변화를 겪고 있는 겁니다. 그건 예비 아빠인 레오도 마찬가지고요. 입덧을 같이 하고 있으니 더 하겠죠.”


“그럼 우리 엄마도 그럴까요?”


“그럴 걸요. 메디 어머니도 루아처럼 임신했으니 변화를 겪고 있겠죠. 물론 지금의 변화는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아이 때문에 또 한 번 변화를 겪을 테죠. 아이는 밤낮이 없으니까요. 메디도 어릴 때 그랬어요. 22년 만에 큰 변화를 겪으시겠네요.”


“엄마한테 있어줘야 할까요? 새로 태어날 동생도 보고 싶은데.”

“브라운이랑 떨어져 지낼 수 있겠어요?”

“오빠랑 같이,”


그레이슬 갈 수 있을까, 라는 말을 하려던 찰나, 게일이 메디의 말허리를 자른다.


“아니죠. 브라운은 황제 폐하 직속 호위무사잖아요. 움직이지 못 하죠. 어머니와 아버지께 정리하고 스토리아로 들어올 수 있느냐고 질문해보세요. 메디 부모님, 스토리아에서 사셨으니까 다시 건너와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그레이슬로 돌아간 시기가 4년 전이었죠?”


“네. 저 졸업하고 본국으로 가신 거예요. 가신 후에도 저와 연락이 안 되어서 마음고생이 심하셨죠.”


“그럼 더더욱. 최대한 빨리. 배 부르는 시기가 임신 5개월 무렵이니까 그 전에 스토리아로 움직일 수 있다면 움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알았어요.”


게일의 권유에 메디는 머릿속이 조금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삼촌! 메디! 이쪽, 이쪽!”


저 멀리서 루아가 손을 흔들며 식당을 가리킨다.


“배고프니 서두를까요, 우리도?”

“네, 삼촌.”


따뜻한 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이 집 종업원도 한 결 같이 삭막하고 굳은 인상이다.


“너무 무섭네요. 분위기가 너무 차.”


“그러게요. 다이애나 언니가 아무리 와도 적응 안 된다고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세 개의 식탁이 붙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고 앉는 일행.


“우리 달이도 배고파하니까 난 반 공기 더 먹을래요. 자기는?”

“난 거기에 한 공기 더. 국밥은 잘 넘어갈 거 같아. 브라운, 메디, 삼촌은?”

“병원에서 말로 두드려 맞았더니 배고파. 나도 한 공기 더.”

“우리는 그냥 1인분씩.”


그렇게 식사를 시작하는 일행. 입덧 때문에 가리는 게 많아지고 먹는 량이 많아진 레오를 통해, 달이가 무사히 잘 있음을 알아차리고 게일은 그제야 마음 놓는다.


“레오도 루아도 잘 먹는군요.”

“늘 잘 먹었잖아요.”

“달이 덕분에 입맛이 더 살아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


게일의 말에 한 번 더 깨우침을 얻는 메디. 만에 하나 뱃속 달이가 잘 못 되었다면 연인의 입맛이 저리 좋을 수 없다. 병원에서 루아와 달이가 건강해져서 퇴원시켰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달이가 죽어서 루아가 더 있을 필요가 없어져서 퇴원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도 달이는 잘 있다. 무사히 잘 견뎌내 주었다.


“과식하는 건 아닐까요?”

“그건 둘이 조절하지 않을까요.”


언니와 선배의 식성과 달이에 신경 쓰느라 메디가 오히려 못 먹는 중이다.


“잘 먹어, 넌 왜 또 못 먹는 거야.”

“언니 걱정하느라.”

“난 괜찮아. 메디 너도 얼른 먹어.”

“네, 언니~”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흥.”


브라운의 사사로운 질투는 그저 가볍게 흘려보낼 뿐이다.



원래 얘기했던 1공기 반에 반을 더 해서 과식에 가깝게, 든든한 아침 잘 챙긴 루아는 만족스런 얼굴로 여관으로 향한다.


“히힛! 너무 잘 먹었다.”

“과식 조심해~ 달이 탈 나~”

“내가 잘 먹어야 달이도 건강하지. 그리고,”

“그렇다고 무리하진 말어. 자기가 건강해야 달이도 건강하지.”

“알았어.”


대답은 하지만 빈정거림과 껄렁거림이 가득한 대답이다. 그러면서 레오를 보고 있다.


“어째, 내가 건강해야 너도 건강하다는 눈빛이다?”

“응. 내 이번 굶음도 네가 위험하다는 감각 때문에 그리 된 것이니까.”


그리고, 실제로 레오가 위험해지긴 했다.


얼마 전 스토리아에선 호수에 빠졌고 며칠 전엔 바다에 빠졌다. 땅 안이 움푹 패여 물이 고인 호수와, 대륙 바깥에 있는 절대 영역 바다는 이름처럼 전혀 다르다. 호수에 빠졌을 때는 주위에 마을이 있어서 살아날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번 바다에 빠졌을 때는 같이 간 이가 없을 뿐 아니라, 도와줄 수 있는 이는 더더욱 없‘었’다.


현무의 전언으로 브라운이 오기는 했으나 늦어버린 관계로, 잠수를 겸하고 있는 어부 아저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레오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팔찌와 신발 가지러 갔을 때의 자초지종을 여관에서 말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나, 하필 병원에서 말해버리는 통에 주위 입원실의 항의가 넘쳐났던 것이다.


“엇! 잠깐만.”


여관에 다다랐을 때 쯤, 제일 앞장서서 들어가려던 루아를 잠시 막는 레오.


“자기야, 왜?”


“여관 1층에 사람이 좀 많아. 예상이긴 한데, 우리를 기다리는 분위기야. 정확히는 루아를 기다리는 분위기야.”


“나? 왜?”

“언니가 여관 앞에서 굶어서 쓰러져서 병원에 이송되었으니까 그렇죠.”

“그것만으로 이렇게까지?”


그렇다. 루아의 이송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는다.


부담스런 상황이라 이렇게까지 시선집중을 받고 싶진 않지만,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휴식을 취할 수 없으므로 안 들어갈 수도 없다. 잠시 머뭇대던 루아가 결심한 듯 여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두 발짝 들어가고, 곧 그녀를 알아본 여관 투숙객과 주인과 직원들이 루아를 향해 달려든다.


“루아! 몸은 괜찮아요?”

“애기는, 애기는 괜찮아요?”

“네? 저 애기 가진 건 어떻게 알아요?”

“제일 어른이신 게일 삼촌이 루아 이송된 것을 알자마자 첫 마디가 그거였어요.”

“애기는! 애기는 괜찮답니까?”


투숙객 모두의 동시 답변을 들은 루아가 제일 마지막에 들어오는 게일을 밉다는 눈으로 흘겨봤다.


“삼~ 촌~~”


민망하고 창피해진 게일은 휘파람 불면서 애써 모른 척 했다.




혹시 보게 된 오타 와 문맥상 안 맞는 부분 등, 말씀해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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