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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손걸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할리
작품등록일 :
2016.04.14 17:07
최근연재일 :
2021.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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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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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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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32화. 손걸, 여포와 일기토를 하다.

DUMMY

여포는 가뜩이나 매일 밤낮 밀려오는 악진의 끈질김에 진절머리가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조군이 팽성을 지나 유비군의 항복을 받아내고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혼비백산 하여 진궁에게 말했다.


"아니.. 유비가 하, 항복이라니!!! 공대, 이걸 어찌해야 하느냐!"


"크흠.. 이렇게 빨리 일이 그르쳐 질 줄은 몰랐습니다만.."


"빨리 방도를 내놓거라!"


진궁은 여포의 계속 된 재촉에 골머리를 싸매다가 문득 생각 난 방법에 이를 말하길.


"하나는 저번처럼 성을 빠져나가 다른 지역으로 가 훗날을 도모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황제가 있는 강동으로 가는 것입니다!"


"으음.. 아마 조조는 이번에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도망을 가더라도 끝까지 쫓아올 것이니, 전자의 방법은 안 될 것이고.. 강동.. 강동이라.. 그 곳에 지금 누가 있지?"


"제가 알기론 그 곳엔 손걸이라는 자가 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장안에서 황제를 데리고 강동으로 왔다는 말을 들어 그것이 기억이 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손걸이라.. 들어본 적이 없는 자인데.. 뭐 봐서 수틀리면 베어버리고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 되겠구나."


"장안에서부터 황제를 데려온 자이니, 수완이나 그 실력은 대단한 자 일것이라 판단 됩니다."


"흥!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봐야 알겠지."


"우선 저희가 남은 병사가 총 3천여명 정도 됩니다. 수성을 하면서 다들 심신이 지쳐있지만, 오늘 밤 빠르게 빠져나간다면 최소 5백 정도는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 됩니다."


"5백이라.. 그래도 남는 것이 어디더냐, 그래 오늘 밤이다. 준비하거라."


진궁은 여포의 명에 따라 하비를 빠져나갈 방책을 강구했으며, 휘하 모사인 설란과 허사(許汜) 등에게 조언을 구했으나 이렇다 할 좋은 방법은 생각 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광릉을 지나 건업으로 들어가는 방책을 꾀하게 되었다.


자정이 되자, 여포군은 성문을 슬며시 열었고, 말의 방울을 모두 떼고, 말에 재갈을 물리고 발굽이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천으로 동여 맨 후에 빠져나갔다. 두 부대로 나뉘어 가기로 하였는데, 하나는 위속, 송헌, 후성이 이끄는 1천의 보병부대가 설란과 이봉 등의 장수들을 데리고 갔으며, 나머지는 여포와 나머지 장수들이 이끌고 떠났다.


매 시 정각마다 순찰을 도는 악진군의 정찰병이 멀리서 오는 병사들에게 어디서 오는 군대냐 물었는데, 이때 여포가 정찰병들을 전부 베고 떠나는 바람에, 다음 정찰병이 오기까지 시간이 지체가 되어 악진에게 다소 늦게 전달이 되었다.


이에 악진은 조인과 뒤늦은 추격을 하게 되었고, 맹추격 끝에 여포군의 후미를 발견, 여포군의 후미에 있는 성렴과 위월과 격돌하였고, 거의 승리하여 사로 잡으려는 찰나 여포가 나타나 이 둘을 구출하고 달아났다. 계속하여 추격하여 병사들의 숫자를 조금씩 줄여나갔고, 회음현까지 추격 후에 돌아갔다.


후방 부대는 하필 길을 잘못 들어, 구강현으로 가는 방향으로 길을 틀었는데 그곳에서 이전과 하후연이 이끄는 부대를 만났다. 하후연이 부장 사관과 함께 위속과 송헌, 후성 셋을 동시에 상대하니 이전은 자신의 원수인 설란을 찾는데 집중했다.


설란은 연주에 있을 당시에 여포에게 임관하여 연주별가의 지위에 있던 자였는데, 이쯤에 연주치중의 벼슬에 있던 이봉과 합작하여, 이전의 숙부인 이건(李乾)을 여포의 휘하로 초빙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건은 거절했고, 이에 그 둘은 이건을 홧김에 죽여버렸다. 그때의 복수를 하기 위해 설란을 찾았던 것이었고, 설란을 찾으면서 그를 지키던 이봉과 싸워 이봉을 죽이고, 설란 마저 찾아 숙부의 원수를 모두 해치웠던 것이었다.


그가 두 원수의 목을 베어 말 안장에 목을 걸 때쯤, 위속 등은 기세에 밀려 도망가게 되었고, 하후연 등이 그 뒤를 바짝 쫓아 궤멸 직전까지 끌고 간 후에 후퇴했다.


위속 등은 일주일 후, 간신히 구강군에 도착하였으며, 여포를 만나기 위해 강동으로 향했다. 이 셋은 후에 다시 돌아와 기령의 밑에 속하게 되었다.


여포 또한 꽁지가 빠지게 달려 광릉으로 갔다가 자리를 잠시 잡으려 하자 조조가 추격해오는 통에 별 수 없이 강동으로 도주하게 되었고, 조조는 또다시 여포를 놓치고 말았다.


한편, 여포가 도망치면서 포로가 된 장료는 별 수 없이 조조의 휘하에 항복을 하게 되었고, 관우는 조조가 약조대로 유비에게 돌려보내게 되었다. 서주는 유비의 것이었으나, 유비의 것이 아니게 되었으며. 조조는 유비에게 하비로 가게 하여 그가 어느 누구와 함부로 접촉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면서 유비의 힘을 분산화 하기 위해 그들의 아우인 관우는 소패에, 장비는 팽성에 배치하게 했다. 그렇게 유비는 역사에서 이름이 사라지는 듯 했다.


손걸은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정보에 귀를 귀울였다. 서주가 무너져 유비가 조조에게 항복 아닌 항복을 하였으며, 여포가 패퇴하여 힘 없이 강동으로 도주하게 된 것을 듣고는 곽가, 노숙 등과 상의를 하였다.


이에 곽가가 말하길,


"여포는 받아들여서는 아니 될 자입니다. 앞서 선례가 있듯이 정원과 동탁 처럼 기회가 될 때마다 쳐내고 자신이 주인의 자리를 탐 할 자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제어 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받아 들이기엔 그 위험도가 너무도 큽니다."


노숙 또한 말했다.


"여포는 매우 탐이 나는 장수이긴 합니다. 매 전투마다 선봉을 맡는 다면 그 능력을 크게 발휘 해줄 장수이지요. 허나, 그 여포를 조조가 노리고 있습니다. 조조는 지금 우리가 상대할 사람이 아닙니다. 차라리 여포를 빼먹을 만큼만 빼먹고 팽을 하는게 좋은 방법 일 것으로 사료됩니다."


손걸은 고심했다. 무장으로서의 능력을 볼 것이냐,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대할 것이냐.. 손걸 또한 여포를 알았다. 의리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배신자의 대명사였다. '사람 중에는 여포가 있고, 말 중에는 적토가 있다.(人中有呂布 馬中有赤兔)' 라 했으나, 사실 여포도 사람 새끼는 아니었다.


손걸은 다짐했다. 여포 이 새끼를 사람이 되도록 교화를 시키기로!


다만 자신의 무력이 여포를 감당 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자신은 아직까지 필사의 힘으로 상대를 상대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힘의 끝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여포가 온다.


"좋다. 여포를 일단 받는걸로 하겠다. 혹시 모르니 허저나 서황, 태사자 등을 전부 불러라. 우리 군에서 무예가 뛰어난 무장들 중 일부를 소집하라."


노숙 역시 손걸의 말에 무슨 좋은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였으며, 나가면서 병사들에게 몇몇 서신을 골고루 쥐어 보내며 시급하다 일렀다.


다음 날, 여포가 건업을 지났다는 말을 들은 손걸은 가슴이 설렜다. 자신의 나이 아직 겨우 22살이었으나, 항우도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용맹함이 있었기에 그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생각하고는 더욱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사흘 후가 지나자, 여포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가까운 지역의 장수들이 조금 모였다고 하였다. 여포는 오자마자 진궁과 함께 황제인 유협을 알현하러 갔으며, 유협은 예전에 만났던 여포를 기억하며 두려워 하였으나,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의 자신의 옆엔 손걸이라는 새로운 조력자가 있어 여포를 겁내지 않고 황제의 위엄으로 맞이했다.


"신 온후(溫侯) 여포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그래, 여 온후는 잘 지내셨는가?"


"예, 폐하의 하례와 같은 성은에 잘 지냈습니다. 여기까지 폐하를 뵈러 올 수 있어 매우 다행이라 생각되옵니다."


"온후는 얼굴이 많이 상했구려. 이 곳에서 좀 쉬시다 가시구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옆에 있는 자는 누구지?"


"신, 진궁 공대 황제 폐하께 인사드리옵니다."


"진궁이라.. 온후의 군사 역할을 하는 자 인가?"


"예, 그렇사옵니다."


"그대도 이 곳에서 편안히 쉬도록 하라."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여포는 황제가 장안에 있던 그 황제와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공대, 황제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만큼 이 곳에서의 생활이 잘 맞는 모양인 것 같구나."


"주변을 둘러보니, 호분(虎賁)과 우림(羽林) 들의 기세도 꽤나 쎈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얼굴들이 거의 없구나. 거의 이 곳 강동 사람들로 구성 된 듯하였다."


이때 어떤 사람이 여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여포 못지않은 덩치에 굵직굵직한 선의 얼굴을 가진 자였다. 호랑이의 인상을 하고 있는데, 힘이 장사인 듯 보였다.


"혹시 여포님이십니까?"


"내가 온후 여 봉선이다. 네 놈은 누구냐?"


"저는 허저라고 합니다. 현재 양주자사 겸 대사마를 겸하고 있는 손걸님의 호위장 입니다."


"오호라, 대사마에 양주자사라.. 직함이 꽤나 두둑하구나."


허저는 표정에 변함이 없었으나, 속으로는 불쾌해하며 여포에게 말했다.


"주군께서 여포님을 뵙고자 합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래, 좋다. 이 곳이 손걸의 땅이니 안내를 받도록 하지. 여기서 함부로 경거망동을 했다간 내가 뼈도 못 추릴테니 말이다. 하하하!! 가자!!"


허저는 뒤에서 여포의 안내역을 맡으며 여포를 손걸에게로 데려다 주었다. 드디어 여포와 손걸이 대면하는 순간이었다.


손걸은 대청에서 가장 높은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여포가 오자 일어나 그를 반겼다.


"어서오십시오. 제가 바로 손걸입니다. 자는 진호(眞豪)입니다."


"손걸님, 반갑소. 내가 바로 여포, 자는 봉선이요.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시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소이다."


손걸의 자 진호는 전생에 그의 이름이었다. 원래 손가의 둘째의 자를 받아 자에 중(仲)을 넣은 중경(仲璟)을 써야 했으나, 그는 이미 손가의 굴레에서 탈피한 몸. 게다가 손책에게서 손가의 장남이란 역할을 박탈했으니, 굳이 얽메일 필요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자로 사용하여 그것을 기리기로 하였다.


여포는 손걸의 눈빛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반긴다는 것을 알고 속으로 놀라는 한편, 그의 기세에서 자신과 같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고는 나름의 기쁨을 표현했다. 오만방자하게 굴던 그가 남을 제대로 대우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일이었다.


진궁은 여포가 남에게 공대를 쓰는 것을 황제 이외의 상대에게 처음 들었다. 예전에 동탁이나 정원에게는 부자 관계에서의 예의로 썼다고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공대를 쓰지 않았는데 말이다.


손걸이 여포에게 악수의 의미로 손을 내밀자, 여포는 그 뜻을 받아 들이고는 손걸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 둘의 악력 싸움. 한 10여 초의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서로가 서로의 힘을 크게 느끼고는 동시에 손을 놓고선 여포가 말했다.


"어린 나이에 정말 대단하오. 크게 감탄했소이다. 하하!!"


그러자 손걸 역시 여포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셨습니까? 제 휘하에 힘이라면 지지 않는 장수들이 많은데, 여기서 머무르시면서 한번 재밌게 놀다가셨으면 좋겠군요."


"좋소, 좋소! 내 아직 막 돌아와 몸이 정상이 아니니.. 며칠간만 휴식 할 시간을 주시구랴. 진호님과 한번 진심으로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소."


손걸을 비롯하여 그 자리에 있던 진궁과 허저는 여포의 눈빛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았다. 장비와 관우를 보면서도 그 실력에 감탄은 했지만 저 정도로 열의를 보이지 않았던 여포였다.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여포는 그간 자신의 몸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점검을 했다. 쉬는 동안에 그렇게 좋아라 하던 술에 입도 대지 않았으며, 자신이 처음 무예를 배웠을 때를 생각하며, 그간 익힌 무예를 점검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애병인 방천화극 또한 대장간에 맡기어 손을 보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수하들 중 무예로는 가장 뛰어난 고순(高順)을 손걸에게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휘하의 팔건장들 또한 소개를 했다. 손걸 또한 여러 성에서 여포를 위해 데려온 여러 장수들을 소개했다. 손걸이 여포에게 소개 한 장수들은, 일전에 보았던 허저와 여강태수로 있는 손책, 수춘태수 태사자, 그리고 주태와 서황이었다.


여포는 자신의 휘하 장수였던 장료가 유비가 조조에게 항복을 하면서 넘기는 바람에, 조조에게 부득이하게 투항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 이야기를 뒤늦게 들은 노숙도 매우 안타까워 했다.


손걸과 여포의 대결에 앞서, 고순과 여포의 팔건장 중 학맹, 장료를 제외한 나머지와 다섯 장수가 대결을 펼치기로 하였다.


고순, 위속, 후성, 송헌, 위월, 조성, 성렴 대 허저, 손책, 태사자, 주태, 서황 이었다.


일곱명 대 다섯명, 상대적으로 일곱명이 있는 곳이 더 우위였지만 손걸군의 장수들의 면모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 보였다. 여포군 측에서 위속이 자신들의 숫자가 많아 이기는 것이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다가 여포에게 크게 혼쭐이 났다.


"매형, 이거 우리가 쪽수로 두명이나 많은데 이대로 이겨도 되는 겁니까?"


"뭐.라.고..?! 상대의 실력이 눈대중으로도 파악이 안 된다니, 위속! 네 놈은 이 시합에서 지는 순간 팔건장에서 이름을 제외하겠다!"


"윽, 잘못 했습니다.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장수들끼리의 대결은 무조건 대련용 목도, 목검, 목봉 등으로 진행했다. 자신의 애병을 챙겨온 장수들은 내심 아쉬워했다.


첫 경기는 위속과 손책의 대결이었다. 각자 목도와 목봉을 들고 싸우기로 했다. 위속은 팔건장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하여 손책과 싸웠으나, 손책의 실력에서 보기에 위속은 한참 뒤떨어진 상대라 그와 10여합을 겨루며 상대를 해주다가 목도로 그의 발목을 휘둘러쳐 넘어뜨린 후 목에 대며 끝을 맺었고, 연이어 후성과 송헌을 이긴 후에 다른 장수들의 눈치를 보며 슬며시 내려왔다.


"흠흠, 이거 몸 풀기 상대도 안 되겠구만."


손책이 세명을 이기는 바람에 숫자가 부족해진 그들은 손걸이 그들에게 가르쳐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여 상대와 겨루었고, 조성과 주태가 그리고 위월과 태사자, 성렴이 서황과 겨루며, 허저는 마지막 남은 여포군의 상대인 고순과 겨루었다.


어떤 장수가 나올 지 모르는 대결이었기에, 장수들은 앞다퉈 순서를 정했던 것인데, 예상 밖으로 마지막 상대가 고순일 줄은 몰랐었기에, 가위바위보 꼴찌를 한 허저가 가장 강한 고수와 대결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고순은 큰 덩치와는 다르게 대가 짧은 목검 두개를 사용했다.


"쌍검이라, 함부로 쓰기에 어려운 무기술인데 실력이 대단한가 보군."


고순에게 넌지시 말을 던진 허저는 대련용 목봉 중 가장 크고 두꺼운 것을 들었다. 한손으로 휭휭 소리를 내며 돌리더니, 땅에 쿵 소리를 내며 찧으니, 고순 역시 준비가 되었다는 마냥 왼손과 오른손에 든 목검을 엇갈리게 교차하여 내밀며 준비자세를 취했다.


이에 허저가 고순에게 외치니.


"와라!!!"


고순 역시 쌍검을 쥐고 허저에게 달려들며 외쳤다.


"간다!!!"


-탁!!


-타다다다다닥!! 타닥! 타닥!


두 장수가 휘두르는 힘과 휘젓는 속도에 비해 소리가 매우 가볍고 경쾌한 소리들이 났다. 적당한 힘 배분과 공수의 조화가 이루어졌다. 30,40,50 여합이 연이어 진행 될 수록 박진감이 넘쳤다. 허저는 고순의 쉴 새없는 공격 일변도에 수비로 맞서다가 빈틈이 생기면 한방을 세게 내지르는 방법으로 거세게 맞섰고, 마침내 100여 합이 다 되자 기다리다가 지친 여포가,


"그만! 그만하거라!! 이정도면 되었다!!"


그러나 고순과 허저의 싸움은 거의 무아지경으로 펼쳐지고 있었기에 듣지 못하여, 참다 못한 여포가 옆에서 긴 목봉 하나를 두 손으로 움켜쥐더니, 고순과 허저가 싸우는 곳으로 가 바로 가운데에 목봉을 찔러넣더니 '흐읍!' 하며 좌우로 목봉을 밀어냈다. 그러자 갑자기 들어오는 목봉을 발견한 고순과 허저가 서로의 무기로 방어 자세를 취하며 막으며 물러났고, 박빙의 일기토는 끝이 났다.


"고순이라고 했나? 다시 소개하지, 난 허저, 자는 중강이라고 하지. 덕분에 쌍검에 대해 잘 알게 되었네."


"나 역시, 좋은 경험을 하였어. 아쉽지만 다음에 더 겨뤄보세."


여포의 방해로 아쉽게 끝난 둘이었지만, 다시 겨뤄 볼 날을 기약하며 둘은 각자의 진영으로 물러났다. 그리고선 대망의 손걸과 여포의 승부가 시작 될 차례가 왔다.


손걸과 여포 둘 다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고자 일어섰고, 수하들과는 다르게 각자의 애병으로 겨루기로 하니, 여포의 방천화극과 손걸의 매우 단단하고 날카로운 철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서 내가 진다면 네가 최고의 무장이다. 허나 승부에는 승복해야 할 것이다."


"흥! 넌 여태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것이다. 내가 좋은 구경 시켜주마."


"핏덩이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덤벼라!!"


여포가 먼저 선공을 펼쳤다. 크게 풍차를 한바퀴 돌리더니 화극의 밑둥부분을 두손으로 잡고 도끼 내리치듯이 내리쳤다. 화극은 날 부분이 초승달 모양으로 )!( 되어있어서, 내려침의 면적이 매우 넓어 안쪽 날 부분을 막더라도 바깥쪽으로 휘어진 날부분에 의해 상해를 입을 수가 있었다.


찌르고 베기가 유용했던 무기라, 일 대 일보단 전투에서 여러명을 한꺼번에 죽이는데에 더 유용했다.


처음부터 강력한 공격이 오자, 손걸은 막을 생각보다는 크게 굴러서 이를 모면했다. 이 모습을 보고 여포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벌써부터 바닥을 기는것이냐?"


그러면서 내려친 화극이 바닥을 그대로 쓸면서 올라와 마치 검의 올려치기를 보듯, 손걸의 왼쪽 어깨를 향해 쳐 올려졌다. 손걸은 창을 거꾸로 들어, 창준 부분이 위로 향하게 하여 창대로 여포의 공격을 막고, 바로 아래로 내렸던 창날의 방향을 여포에게로 하여 삼연격을 내질렀다.


-슈슝슝!!


그러자 여포도 공격하던 화극을 재빨리 빼내어 간단히 막아내었고, 그렇게 둘의 공방전이 계속 되었다. 밝게 빛이나던 하늘이 어느샌가 밤이 되어 어두컴컴해지자, 장수들은 병사들을 시켜 주위에 횃불들을 놓기 시작했다.


장수들 또한 이런 일기토는 전장터가 아니고서야 구경하기 힘든 광경이라, 모두 침을 삼키는 소리만 낼 뿐, 조용히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00여합 쯤이 더 흘렀을까, 손걸이 여포의 공격을 받아내더니, 마침내 그 속에서 빈틈을 찾았는지 눈에 빛을 내며, 창을 짧게 쥐더니 그대로 뛰어올라 창을 힘껏 내리 찍었다.


그러자 여포는 화극을 회수하는 하기에는 늦었다고 판단하여 화극을 손걸에게로 던지고 그대로 그자리에서 뒤로 누워버렸고, 여포의 화극에 공격이 방해 되어 실패한 손걸이 무기를 버리고 누운 여포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여포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손걸, 방금 상황은 네가 한참 우위였거늘, 어째서 무기를 버리고 내게 달려드는 거지?"


"난 사실 무기보다 맨손이 더 쎄다."


"나도 박투술은 한 재간이 있지!"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난 여포가 다시 달려들려고 하자, 손걸이 잠깐 그를 제지하더니 화극과 창을 발로 멀리 밀어낸 후에 자신의 갑주를 벗어 던졌다. 여포 역시 그 모습을 보더니 자신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는 갑주를 냉큼 벗어 자신의 진영의 장수들 쪽으로 던졌다.


"그래, 이제서야 좀 시원하구나. 오랜만에 이런 싸움을 하니 너무도 기쁘구나!"


여포가 좌우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더니, 그대로 손걸에게 뛰어들며 그의 몸을 잡으려 들었다. 그러자 손걸은 몸의 자세를 크게 낮추더니 여포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는 척 하며 그의 허벅지를 정강이 등으로 세게 걷어찼다. 그러자 주춤하는 여포.


"으윽..!!"


"아마 처음 느껴보는 고통일꺼다. 덤벼라. 여포!"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간다!!"


여포는 손걸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기만 하면 날아오는 그의 발차기에 허벅지가 후들거렸다. 그러나 여포는 악바리로 덤벼들어 결국 손걸의 허리를 잡아챘고, 그에게 안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했다. 그러자 손걸은 우습다는 듯이 다리를 넓게 벌려 방어해냈고, 크고 우람한 팔로 여포의 목, 경동맥이 흐르는 부분을 팔로 세게 감은 후에 그대로 뒤로 누워버렸다.


-쿵!!!


연무장 바닥은 돌이었고, 크게 부딪힌건 손걸의 몸이 아니라 여포의 머리였다.


"으악!!!"


안그래도 목이 졸려 숨을 쉬기가 어려웠던 여포였는데, 돌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자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 후 여포가 깨어나서 처음 본 것은 깜깜함 속에 무수히 빛나는 별들이었다.


작가의말

아, 그저께 늦은 것도 있고 이 부분은 끊기가 애매했던 것도 있어서 쭉 길게 써봤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51 민트좋아
    작성일
    20.04.07 13:47
    No. 1

    재밌어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골통수
    작성일
    20.04.07 17:12
    No. 2

    황제로부터 장군으로 제수를 받았으면 걸밪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하거늘, 아무리 천하의 여포라해도 그렇게 비굴하게 숙이고 들어가면 제하 장수들은 또 얼마나 더 숙이고 들어가야 하겠는가. 이제는 일군의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나가야지 밑의 제장들의 어깨에도 힘이 실리는 것이 아난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골통수
    작성일
    20.04.07 17:24
    No. 3

    황제가 제수한 자사직함이 있는데 아무리 여포라도 그렇게 막나가도 되는건가요? 그리고 손걸도 자신이 자사쯤 되면 중심을 잡고 차신을 잘해야지 본인이 어리다고 너무 숙이고 들어가는 것은 밑의 수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것 쯤은 능히 짐작하고도 남을 터인데... 이러다가 막장으로 가는 것 아닌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5 할리
    작성일
    20.04.08 04:12
    No. 4

    위에 댓글 포함해서 답변을 드리자면, 손걸과 여포가 주인과 손님 입장에서 이야기 한것이 첫째고, 나중에 둘이 싸울적에 둘이 나눈 대화는 싸우는 도중에 하는 대화 입니다. 피드백 받으려고 다시 읽어봤는데.. 전 상황에 맞게 제대로 썼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숙이고 들어가게끔 쓴 건 없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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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나노[nano]
    작성일
    20.05.13 02:49
    No. 5

    고대에 UFC기술 나오면 반칙이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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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손걸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38화. 주유, 강하로 쳐들어가다 20.04.18 1,813 35 10쪽
38 37화. 여포, 양양성을 점령하다 20.04.16 1,782 37 10쪽
37 36화. 유표를 잡을 올가미를 짜다 20.04.14 1,818 32 9쪽
36 35화. 여포, 계략을 쓰다. 20.04.11 1,906 34 12쪽
35 34화. 형주 공략전 +1 20.04.09 1,969 34 9쪽
34 33화. 공손찬의 몰락, 그리고 하북에 전쟁의 바람이 불다. 20.04.07 2,040 40 11쪽
» 32화. 손걸, 여포와 일기토를 하다. +5 20.04.04 2,122 44 21쪽
32 31화. 관우, 사로잡히다. +2 20.04.02 2,099 39 13쪽
31 30화. 조조의 콧털을 건드린 여포 +2 20.03.31 2,098 30 12쪽
30 29화. 유협, 강동에 오다 20.03.28 2,117 43 12쪽
29 28화. 손걸, 적을 무찌르고 나아가다. 20.03.26 2,124 43 11쪽
28 27화. 손걸, 황제를 구출하러 떠나다. 20.03.24 2,287 39 11쪽
27 26화. 손걸, 가후를 얻다. +1 20.03.21 2,240 46 12쪽
26 25화. 손걸, 지원군을 패퇴시키다 20.03.19 2,204 44 11쪽
25 24화. 손걸, 본인을 걸고 내기를 하다. +2 20.03.17 2,375 48 14쪽
24 23화. 황건적 소탕 20.03.14 2,378 50 8쪽
23 22화. 원술의 죽음 +1 20.03.12 2,406 51 10쪽
22 21화. 여남성 전투 +2 20.03.10 2,509 50 14쪽
21 20화. 원술의 위기 +1 20.03.07 2,612 51 14쪽
20 19화. 손가의 결합 +1 20.03.05 2,721 5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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