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9급마법사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검신은 악역이 되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퍼시스트
작품등록일 :
2023.05.12 22:47
최근연재일 :
2023.05.23 06: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363
추천수 :
14
글자수 :
88,598

작성
23.05.18 22:00
조회
18
추천
1
글자
15쪽

8화. 악역이 되겠다

DUMMY

8화


폭풍우치는 아르카디아의 대평원.

검은 먹구름과 함께 몰아치는 비바람이 시야를 가린다.

철의 갑주를 두른 수백만의 군대.

선봉장에는 인류의 영웅들이 서 있었다.

용사 프리드, 암왕 싸만코, 신의아이 노아, 성녀 세렌, 무신의 후예 카시우스, 사자왕 알렉산더, 대현자 로드릭.

그리고 아발론의 후예 로웬.

그들의 앞에 있는 것은 대륙의 존재가 아닌 것들.

바로 마족이 있었다.

인간과는 대비되는 수억에 달하는 붉은 군세가 흉흉한 기세를 띠었다.

붉은 파도 너머 거대한 72개의 옥좌에 앉아 오만하게 시선을 내리는 대악마들.

그들을 보좌하는 마왕군의 다섯 군단장.

그 중심에 위치한 검푸른 오러의 주인, 인류의 배반자 암흑군단장 노네임이 있었다.

쿠쿵-!!!

마침내 창천이 갈라진다.

왕의 강림을 알리듯 줄기줄기 뻗어나간 붉은 마력이 사방을 불태운다.

72악마와 군단장들이 고개를 숙이고, 모든 마족이 절대자에게 예를 표한다.

그 사이로 강림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 여자아이.

허나 존재는 마왕, 바알이었다.

신격의 존재인 마왕은 그 힘이 너무나 방대해 직접 강림하지 못한다.

때문에 가장 그릇에 적합한 육체를 취해 이를 매개로 세계에 강림한다.


<아르카디아의 대참패>


마왕이 현세에 강림한 첫 번째 사례이자, 길고 긴 인마대전의 시작을 알린, 인류가 패배한 첫 전투였다.

그렇게 저 작은 ‘여자아이’에게서 시작된 재앙의 씨앗은 곳 온 대륙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하지만 지금, 그 예견된 ‘역사의 시간’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


마나증발증.

스콘의 딸인 레아 레디아가 겪고 있는 불치병의 이름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마나를 품고 살아간다.

단지 그 마나가 개화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일반인으로 살아갈 수도.

기사나 마법사의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

이렇듯 마나는 몸을 구성하는 혈액과도 같았다.

이런 몸 안의 마나가 매초마다 증발하는 것.

이건 점점 몸이 ‘사막화’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었다.

‘종국에 이르러선 말라 죽게 되는 죽음의 병.’

역사상 마나증발증을 겪은 이는 단 4명뿐이었다.

이마저도 룩소스 제국 당시 황족이었던 자가 이 병에 걸려 세상에 알려졌지 그렇지 않았다면 병명도 모른 채 쥐도새도 모르게 객사했을 것이다.

마나증발증을 해결할 방법은 회귀 전의 로웬의 세상에서도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인간에겐 더없이 최악의 불치병.

하지만.

‘마왕에겐 더없이 좋은 그릇이었지.’

마왕은 그 힘이 너무나도 강대해 직접 강림하지 못한다.

하여 그릇을 통해 현신해야하지만.

‘마왕의 마기를 감당할 정도의 생물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예외는 있었다.

마나증발증.

이론상 실시간으로 체내의 마나를 증발시키는 이 병이라면 마왕이 현신하고도 며칠은 인계에 머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왕은 이를 실행했고.

사탄숭배자들에게 납치당한 레아 레디아는 그렇게 마왕의 그릇이 되었다.

단 5일.

마왕이 인계에 현신한 기간이자.

‘대륙의 8할이 사라진 시간.’

마나증발증.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이었다.

레아 레디아를 살리고 싶었으나 달리 방도가 없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로웬의 눈동자가 레아를 향했다.

낮선 이의 등장에 어색한 지 엄마인 소피의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있는 작은아이.

과거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결단.

로웬은 마침내 결정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로웬은 나가며 힐긋 스콘을 흘겼다.

적당히 얘기하고 밖으로 나오라는 의미.

스콘이 고개를 끄덕였고, 로웬의 몸이 오두막을 빠져나왔다.

대기하던 베른이 가까이 다가왔다.

“죽인 겁니까?”

문이 열렸을 때 언 듯 보였던 여자와 갓난아기의 실루엣.

베른도 내심 걱정하고 있던 것이다.

로웬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처음으로 악인이 아닌 자를 처형한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공허한 두 눈으로 창가로 비치는 한 가족을 지켜봤다.

끼익.

축 늘어져 열리는 문.

죽음을 기다리는 스콘의 양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인사는 다 했나.”

“숲으로······ 들어갑시다.”

“원한다면.”

로웬과 스콘이 숲 속의 어둠 깊숙이 들어갔다.



***



로웬이 걸음을 멈추자 스콘도 따라 멈췄다.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곳이 제 무덤이군요.”

스콘은 목에 건 작은 브로치를 열었다.

화사한 배경의 가족사진.

“가족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소피는 절 만나 단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만약 그녀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내가 아닌 그 귀족과 결혼했다면 더 행복했을까.’

그는 무릎을 꿇었다.

“당신에게는 그 골드가 돈에 불과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겐 희망입니다. 그런 희망을 제 목숨 하나와 바꿀 수 있다면.”

스콘은 눈을 감으며 살며시 웃었다.

“기꺼이.”

“······.”

스릉.

차가운 칼날이 검 집과 부딪치는 소리.

스콘은 몸을 흠칫 떨었지만 이내 자리를 잡고는 눈을 감았다.

마력을 불어넣자 룬 문자가 밝게 발광하는 검신.

로웬의 내려앉은 눈동자가 스콘을 응시했다.

“인류를 위한 너희의 숭고한 희생을 영원토록 기억하겠다.”

“?!”

‘너희’라는 단어에 순간 스콘의 눈이 치켜세워졌고.

스칵-

“받아들여라,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투욱.

스콘의 목이 떨어졌다.

그의 눈은 분노에 가득 차 번뜩이고 있었다.

로웬은 핏발이 선 스콘의 눈을 감겨주었다.

멍하니 손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내었다.

머릿속으로 이제부터 자신이 행할 끔찍한 만행들이 죄의식처럼 마구 피어올랐다.

로웬은 귀를 막았다.

그리고 주문을 외우듯 연신 중얼거렸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잠시 뒤, 로웬이 홀로 돌아왔다.

그의 눈동자엔 이전과 달리 생기가 없었다.

“베른, 나는 할 일이 있어 잠시 성에 들렸다 가겠다. 너는 계획대로 하우젠 가도를 따라 휴스턴으로 먼저 이동해라.”

“주군께선?”

“나도 곧 뒤따라가겠다.”

베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에 올랐다.

점점 멀어지는 뒷모습.

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로웬이 오두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익.

“어서오세······.”

소피는 좀 전에 왔던 손님이 무언가 달라졌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방으로 도망쳤다.

저벅, 저벅, 저벅.

타악.

방문 앞에 선 로웬.

그의 검이 허공을 가르자 얇은 나무문이 힘없이 갈라졌다.

“그, 그이는 어디에 있죠!”

소피는 발악하듯 소리쳤지만 눈앞의 사내는 자신의 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5,412,700]


파츠츠츠!!!

로웬의 뒤에서 수십 개의 마력 검들이 소환되었고.

“대의를 위한 희생이다.”

로웬이 눈을 질끈 감았다.

쐐애애액!

짧은 파공음이 일었다.

곧 신체에서 튕겨져 나간 머리가 둔탁한 소음을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굳게 감았던 눈을 떴다.

“아.”

짧은 탄식.

쏘아낸 두 개의 마력 검 중 오직 하나만이 목표물의 숨통을 끊어내었다.

다른 하나는 작은 생명의 앞에서 저항하듯 멈춰있었다.

‘인간성······ 아니, 내 본성인가.’

로웬이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의 머릿속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수천 개의 목소리들.

다름 아닌 이미 세상을 떠나간 전우들의 망령이었다.

왜 지켜내지 못한 것이냐고.

당신을 따른 우리의 희생은 헛되이 되었냐고.

“아니다. 그렇지 않아. 너희들은 충분히······.”

갑자기 목이 메어 온다.

너희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차마 그 말이 입에서 쉬이 떼이지 않았다.

‘우린 실패했으니까.’

로웬은 덩그러니 홀로 남겨져 있는 레아를 눈에 담았다.

순수함.

비록 두려움에 떨고 있으나 눈동자는 그 무엇보다도 깨끗한 순수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로도 부러뜨릴 수 있는 존재를 그의 내면이 거부하고 있다.

로웬은 어디선가 느껴져 오는 진동에 시선을 옮겼다.

경직된 듯 연신 바들거리는 손끝.

‘내가······ 두려워하고 있구나.’

제국의 멸망과 이방인들에게 처형당할 당시에도 초연했던 그였었다.

작금의 상황은 목숨이 위태로운 것도 아니고, 감당 못할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로웬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모르겠어. 무엇이 옳은 일인지.’

가슴 속에서 온갖 감정이 파도처럼 수없이 요동쳤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기분의 연속.

여전히 마력 검은 목표물을 베지 못하고 있었다.

“크윽!”

뒤이어 두부를 강타하는 두통이 쏟아지며 흐릿한 인영이 아른거렸다.

익숙한 얼굴들.

그러나 이제는 부를 수 없는 그 이름들.

그들 속, 백금발의 여인이 슬픈 눈을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로웬은 그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앎에도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세렌.”

로웬이 멍하니 망자가 된 이름을 부르자 그녀의 얼굴이 악귀처럼 변했다.

그녀의 가슴 한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아로새겨졌다.

두 눈이 뽑혀져 나가며 피눈물을 쏟아냈다.

이윽고 마치 실에 절단되듯 목이 절삭 당해 떨어졌다.

로웬의 표정이 미묘하게 뒤틀렸다.

“아······.”

그녀가 이방인들에게 당했던 모욕.

그녀 뿐만이 아니다.

수없는 생사를 함께 했던 전우들.

그들 모두 이방인들에 의해 참살 당했다.

깊은 곳에서부터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일순간 정적이 일며 머리가 떨어진 그녀의 입이 열렸다.

“주저하고 있구나, 로웬.”

“아, 아아아아!!!”

쩌어억-

기억의 홍해가 갈라진다.

그 길의 끝에서 반짝이는 한 조각.

떠올리고 싶지 않던 후회.

‘그날 내가 이방인의 아이를 죽이는 걸 망설였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

퇴각의 퇴각을 거듭하던 그날.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한 소년.

로웬은 상처입고 쓰러진 이방인의 아이를 차마 베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방인은 이 땅을 빼앗으려 왔다는 걸.’

어쭙잖은 정의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쓰러진 줄만 알았던 어린 이방인이 마법 창을 만들어 쏘아낸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시전자의 통증으로 인해 정신력이 무너져 본래 로웬에게 갔어야 할 창이 성녀, 세렌에게로 궤도를 바꾼 것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그대로 가슴을 관통당한 세렌은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다급히 검을 뽑은 로웬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

“주저하고 있구나, 로웬.”

그녀는 알고 있었던 거다.

로웬이 어린 이방인을 베지 못할 것임을.

그리고 그녀가 환한 웃음을 지었다.

“가, 네가 해야 할 일을 해.”

그게 그녀에게서 볼 수 있었던 마지막 웃음이었다.

“그마아아안!”

콰창!

감정이 폭발하며 빛의 마력이 쏘아져나갔다.

세렌의 마지막을 연기한 그녀의 형체가 유리처럼 바스라졌다.

“헉, 헉, 허억······.”

사라진 세렌의 망령.

로웬은 그제야 그 뒤에 앉아있는 ‘자신’을 찾게 되었다.

검이 아이를 벨 수 없던 이유.

그건 무의식이 만들어낸 과거의 자신 때문이었다.

검을 막으며 아이를 감싸고 있는 자신의 망령.

그 모습을 보며 로웬은 분노가 차올랐다.

“동료를 지켰어야지. 방금도 저놈이 아니라 내 검을 막았었어야지.”

그러나 과거의 망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독할 정도로 답답하다.

‘내가······ 모든 걸 망친 거였군······.’

정의, 신념, 올바름, 선민, 권위, 도덕과 윤리.

로웬은 그 무엇도 포기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그에게 ‘영웅’이 될 자격은 과분했었는지도 모른다.

당장을 보라.

회귀하며 다신 과거를 답습하지 않겠다 다짐했건만 저런 연약한 생명하나 어찌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로웬은 세렌이 했던 마지막 유언을 떠올렸다.

‘네가 할 일을 해라.’

자신이 해야 할 일.

그건 다름 아닌 ‘대륙의 구원’이었다.

로웬의 눈이 밝게 타오른다.

“나는······.”

마력검을 막아내고 있는 과거의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눴다.

“나는 로웬 폰 크라이시스. 대륙의 마지막 방패이다.”

빛의 검이 망령의 가슴을 꿰뚫었다.

콰즉, 콰자자자작-!

챙그랑!

파편이 되어 소멸하는 기억의 조각들.

‘모두를’ 구원하기에 실패한 과거의 자신이 외쳤다.

-한사람이라도······ 한사람이라도 더······.

망령은 소멸하는 순간까지도 인간임을 포기하지 못했다.

-아아······ 한사람이라도······.

‘현재’의 자신에게 손을 뻗는 ‘과거’의 자신.

로웬의 싸늘한 음성이 공간을 뒤덮었다.

“아니, 넌 실패했다.”

현재의 로웬은 그 손을 잘라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지금 네 모습이 그 결과다.”

스아아아-

기억의 망령들이 소멸함과 동시에.

푸확!

검이 목표물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저 작은 생명은 꽃을 채 펴보기도 전에, 그렇게 세상에서 숨을 죽였다.

슈르르륵······

[5,412,700]에 달하는 영혼이 한꺼번에 흡수됐다.

“큽!”

전신으로 퍼지는 짜릿한 통각.

그것은 고통이 아니었다.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종류의 강렬한 희열.

“이것이······ 영혼약탈자.”

끊임없이 영혼을 갈구하는 저주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힘에 취해 중독될 것만 같았다.

“하아.”

입으로 김이 새어나왔다.

전신에서 퍼져나간 마력 알갱이들이 방 안을 감쌌다.

‘내가 해야 할 일.’

로웬은 제국을 위해 야만족들의 적의를 거세하도록 지시했다.

즉, 정체성을 버리라는 것.

그가 해야 할 일도 명확했다.

인간성의 거세.

이방인들과 맞서며 가장 큰 장애물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약한 자, 어린 자, 불행한 자.

이방인들은 그들을 철저히 이용했고.

‘나는 그러지 못했다.’

모두를 포용할 순 없다.

모두를 지켜낼 순 없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나 자신이 그것의 산 증인이지 않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로웬은 싸늘하게 식은 두 모자를 가지런히 침대에 눕혔다.

그리곤 바닥에 떨어져있던 금화 주머니를 손에 꼭 쥐어주었다.

“크리스티아의 가호가 그대들에게 깃들길.”

한참이나 고개를 숙이며 망자에 대한 예를 갖췄다.

방을 나와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익.

로웬의 발이 오두막의 문에 걸쳤다.

안과 밖의 경계선.

자연스레 뒤를 돌아봤다.

가득 채웠던 생기는 사라지고 텅 빈 공허함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공간.

그곳엔 작은 촛불만이 환히 빛나고 있었다.

로웬은 영광스러웠던 과거의 자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수고했다. 끝내 정의롭길 바랐던 대륙의 영웅이여.’

시선을 거두고 앞을 보자 어두컴컴한 전경이 사위를 감쌌다.

지독하게 밀려오는 암흑이었지만 어쩐지 촛불의 밝은 빛보다도 길이 환히 보이는 것만 같았다.

로웬은 과거의 잔상들을 뒤로 한 채 경계선에 발을 담았다.

검은 눈동자가 저 멀리의 운명을 마주했다.

“영웅이기에 할 수 없다면.”

저벅.

그의 발이 오두막을 빠져나왔고.

“기꺼이 악역이 되어주겠다.”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마침내 과거의 영웅은 잊혀졌다.



***



띠링!


<발신자 : 시스템 가이아 -> 수신자 : 사용자>

[대상의 내면의 각성이 이루어졌습니다.]

[숨겨진 안배가 개방됩니다.]




[신격의 시험이 시작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검신은 악역이 되겠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13화. 깨어난 검신 23.05.23 10 0 15쪽
12 12화. 미래의 반역자 23.05.21 12 0 11쪽
11 11화. 인류의 존속을 위해 죄인을 즉결 처형한다 23.05.20 15 1 14쪽
10 10화. 웨폰마스터, 그리고 지구의 생환자 23.05.20 19 1 16쪽
9 9화. 몰락귀족 제피르 드 루트비히 23.05.19 18 1 16쪽
» 8화. 악역이 되겠다 23.05.18 19 1 15쪽
7 7화. 무주(無主)로의 신격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23.05.18 23 1 22쪽
6 6화. 대공성 빌레펠트 23.05.17 24 1 14쪽
5 5화. 군주를 다스리는 군주 +1 23.05.16 29 2 14쪽
4 4화. 광신 레벤톤 회귀하다 23.05.15 29 1 15쪽
3 3화. 1차 겨울원정(2) 23.05.15 34 1 13쪽
2 2화. 1차 겨울원정(1) 23.05.14 46 2 17쪽
1 1화. 회귀, 그리고 복수 23.05.13 86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