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망치단장

내 파티만 던전에서 무한보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3.21 08:05
최근연재일 :
2024.03.27 13:48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018
추천수 :
15
글자수 :
97,405

작성
24.03.22 07:31
조회
38
추천
1
글자
10쪽

내분

DUMMY

 - 전이자님의 능력 소개는 마지막에 듣고 싶군영. 100번째 전이자의 능력이라니 기대되거든용. 


 바드하가 차례를 새치기하며 나섰다. 뭐 그래, 일단 다른 애들 특기부터 알아보자. 그러면 내 능력을 어필하기 더 편하겠지.


 - 저는 던전 안내자 바드하. 남방대륙에서 온 주술사예영. 아까 보셨다시피 여러가지 주술을 사용할 수 있졍. 

 “마법사는 대게 특기 분야가 하나씩 있던데, 바드하 양은 어떤가요? 주술은 마법과 메커니즘이 다르던데.”

 

 내 질문에 빙긋 웃는 그녀. 


 - 호오, 잘 아시는군영.


 엘프 루시 년이 이 세계의 지식을 욱여넣어준 덕분이지.


 - 저는 어떤 술법이든 부릴 수 있답니당. ‘올라운더’라고 할까용? 


 육각형 법사라니 아주 유용하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 제가 염을 담아 주문을 외우면 이 고리들이 감응해 술법이 발동한답니당.


 머리에 두른 금테와 손목에 건 팔찌들이 빛난다. 파티원들의 눈빛도 빛난다.


 - 다만···위력이 제각각인 게 흠이에용. 에헹. 아까 공간이동 주술을 쓸 때도 그랬어용. 저는 ‘가깝고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기를 바랐는데 이렇게 멀리 와버렸으니까용.


 빛이 사그라든다.


 - 음...말보단 설명이죵. 그랭, 저 나무를 한번 부러 뜨려볼까용? 「치비쏠」!


 커다란 나무를 가리키며 주문을 외우자 우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멀쩡히 서 있는 나무. 나뭇가지 하나가 떨어져 있을 뿐이다.


 - 부러지긴 했는데 일부분만 부러지네용, 호홍.


 다들 말을 잃었다. 저렇게 얇은 가지는 네 손으로 꺾어도 부러지겠는데?


 - 흠흠, 왜들 그런 눈으로 보나영? 이건 어디까지나 제 염을 진지하게 담지 않아서라구영~


 아, 그렇군영.


 - 참, 던전을 등반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라고 해 두죵. 이상입니당.


 그 다음으로는 무도가가 나온다. 그녀는 오른팔을 ㄱ 모양으로 구부리고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 반갑소. 무공 수련을 위해 이 던전을 찾았소. 내 성은 진(眞), 이름은 오리(五魑). 다섯 도깨비라는 뜻이오. 왜 그런 이름인지 이상하시오?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 내 무공 [오리신공]은 정파보다는 사파에 가깝소. 하나의 대상에 진심을 담아 네 번의 공격을 하면, 다섯 번째 공격은 본래의 다섯 배 위력을 내게 되오. 그리하여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이오.


 언뜻 들으면 되게 좋아보이는 무공인데?


 -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직접 보여주겠소.


 진오리는 긴 생머리를 묶은 뒤, 근처의 커다란 암벽 앞에 다가선다.


 - 일격! 이격! 삼격! 사격!


 기를 불어넣은 주먹을 맹렬한 기세로 내지르는 진오리. 두꺼운 암벽이 스펀지처럼 푹푹 파인다. 누나, 이미 존나 센 거 같은데요?


 - 하아아압!


 다섯 번째 정권이 닿을 때, 굉음이 나며 바위의 절반이 뒤로 쓰러졌다.


 “오오···대단한데요?”


 바드하와 반족은 박수를 치고 있다.


 - 단, 내 능력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소. 이 다섯 번째 공격을 정타로 맞히지 못 하면, 대상이 받았어야 할 피해가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오.


 박수가 멈췄다.


 - 이제 내 차롄가? 내 이름은 바우날. 보다시피 반족이우. 던전에 온 이유? 그야 뻔한 것이지유. 여기서만 얻을 수 있다는 보물 한 몫 챙기는 거지~


 참 세속적인 이유로세.


 - 특기랄 건 아니지만 자물쇠 따기나 함정 찾기는 그럭저럭 하우. 잘한다고 내세울만한 게 뭐냐면···마침 잘 됐구먼유. 탄환이 잔뜩이니.


 진오리의 공격에 부숴진 돌들을 가져온 바우날. 곳곳에 보이는 동물 머리뼈 두 개를 일정 간격으로 늘어놓는다. 각각 삼십보와 백보 거리로.

 그러고는 손, 발, 허리에 묶은 투석구 줄을 차례대로 꺼낸다.


 - 삼십보 거리는 눈 감고도 맞힌다우.


 정말 눈을 감고 돌을 날린다? 첫 번째 머리뼈가 박살났다.


 - 손재주를 부려야 할 때도 있수.


 작은 돌을 넣은 줄을 빙글빙글 돌린다. 날아간 돌맹이는 두 번째 머리뼈의 눈구멍 속에 정확히 들어갔다.


 - 일석이조라고들 하쥬. 대신에 더 좋은 걸 보여드리겠수다.


 허리에 멘 작대기를 꺼내든 바우날. 거기에 줄을 묶고 꽤 커다란 돌을 얹어 포물선으로 날린다.

 

 - 이석십석이라고 할까.


 곧바로 긴 줄에 중간 돌맹이를 끼워 직격으로 날렸다.

 콰작! 

 두 번째로 날린 돌이 첫 번째로 날린 돌을 쪼개, 자갈 무더기로 만들어버린다. 와, 꼭 샷건같네.


 - 이상이유. 아 그리고 우리 고향 땅은 밤이 원체 짧은지라 밤에 잠을 거의 안 자우. 불침번이걸랑 맡겨 주시우.


 무수한 악수의 요청. 그거 굉장한데?


 - 근디 낮에 꾸벅꾸벅 조는 게 흠이우.


 손을 분지르고 싶어졌다. 반족이 아니라 금쪽이네.


 - 내 이름은 드나드. 절친한 벗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왔다. 이 도끼는 그 친우(親友)의 것. 그는 이 던전을 탐험하고 싶어했지만 생을 일찍 마감했다. 내 생애 최고의 강적을 만났을 때 이 도끼로 무찔러달라는 말을 남기고.


 마지막으로 오크가 나왔다. 힘차게 들어올리는 양날 도끼.


 - 이 도끼날은 그 주인이 강적이라 인정한 상대일수록 날카로워지고 강력해진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쓸모있는 무기겠는걸?


 - 하지만, 싸울만한 가치가 없는 상대로는 식칼보다 무뎌지지.


 에라이.

 왜 다들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냐.


 “내 차례군요. 우선 내 주요 이능력은 인벤토리. 물건 보관과 소환입니다. 부 능력으로는···.”


 능력을 죽 읊으니 다들 퍽 실망한 눈치. 이해한다. 처음에는 나도 그랬지.


 “이 능력은 보급을 획기적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신참 등반가는 자신이 몇 층까지 오를를 기대하고, 고참 등반가는 보급품이 며칠까지 버틸까를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그렇죠, 바드하 양?”

 - 맞아영! 다들 보급 때문에 골머리를 앓죵.


 바드하의 눈이 커진다.


 “던전 내에는 화장실도 식수도 있지만 식당은 없습니다. 상점도 없지요. 그럼 식량이며 여벌 옷이나 무기 등은 어떻게 합니까?”


 나는 파티원들의 등짐을 쳐다본다. 보부상 저리가라 할만 가득 짊어 멨다. 


 “식량만 해도 그렇죠. 육포처럼 부피가 적은 보존식이라도 욱여넣다보면 한짐입니다. 그렇다고 양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드나드 씨?”


 군량미가 무겁다고 땅에 파묻은 수나라 군대처럼 되는 거지.

 내 말을 들은 오크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 ...굶주린 전사는 오래 싸울 수 없다. 


 이 세계 오크의 인삿말은 ‘잘 먹고 잘 싸우자’. 싸움을 밥 먹는 것만큼 좋아한다는 뜻도 되지만, 밥 먹는 걸 싸움만큼 좋아한다는 뜻도 된다. 


 “제 능력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곰팡이 슨 염장고기를 삼킬 때, 우리는 신선한 고기를 요리할 수 있죠. 추울 때 먹는 따뜻한 스튜나 허기질 때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떠올려 보세요.”


 인벤토리의 아공간은 항온항습 기능이 있댔으니, 식재료를 보관하기에도 최적일 것이다.

 내 말을 들은 반족은 군침을 흘렸다.


 - 우리 옛말에도 ‘뱃심은 등심에서 나온다’는 구절이 있수. 


 반족을 두 분류로 나누면 ‘요리를 좋아함’ 혹은 ‘요리된 것을 좋아함’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요리를 좋아하는 거지.


 - 지금껏 많은 마법사를 봐 왔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 보는군영. 던전에서 캠핑을 하는 느낌이겠어용. 재밌겠당.


 눈빛이 초롱초롱한 바드하. 이 아가씨는 정말 던전 등반을 mt처럼 여기나보다.

 다만 한 명, 무도가 만큼은 떨떠름한 눈치다.


 - 전이자 공의 말이 이치에 맞긴 하오. 하지만 나는 굶주림을 두려워하지 않소. 배를 곯을수록 심력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법이라네.


 이 타이밍에 정신력을 운운하다니. 이 누나도 공략해 보자.


 “무도가님, 실레지만 그 댓잎에 싼 것은 무엇인지요? 아마 주먹밥이나 떡이 아닐까 싶은데.”


 무도가 누나를 공략할 차례. 그녀의 보따리에 대나무잎으로 감싼 무언가가 잔뜩 들어있다.


 - 그렇소. 내 고향의 대나무잎은 음식을 오래동안 보존해 주고 향기도 난다오.

 “뭉친 지 한참 된 주먹밥이 갓 지은 밥에 비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그 대나무잎을 구하기도 힘들 거고요.”

 - 하지만 내게도 솥은 있소. 쌀도 있고.


 작은 솥단지와 항아리가 보인다. 


 “꽤 무거워 보이는데요? 이걸 지고 싸우려면 힘들지 않을까요? 싸우다가 항아리가 깨지기라도 하면 큰일이고.”

 - 물론 그렇지만 어찌 하겠소. 내 짐이니 내가 이고 다닐 수밖에. 다른 이에게 맡겨놓을 수도 없잖소.

 “제가 잠시만 맡아봐도 될까요?”

 - 음? 그러시오.


 의아한 눈길로 보는 그녀. 


 “잠시 실례.”


 타인의 소유물을 아공간에 보관하려면, 소유자의 허락을 맡거나 내 손을 몇 초 동안 대고 있어야 한다.


 [보관 - 전오리의 봇짐]


 능력을 발동하자 무도가는 크게 놀란다.


 - 아니? 어찌된 것이오?


 따란. 짐이 사라졌네요.


 “제 능력으로 아공간에 옮겨놓은 것뿐입니다. 자, 어떤가요. 몸이 훨씬 가뿐해지지 않았나요?”

 - 과연···. 이렇게 몸이 가볍다면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겠구려.


 그때 짐은 가장 많고 체격은 가장 작은 사람, 반족이 반색을 하며 나섰다.

 

 - 이보슈, 어디 내 짐도 한번 보관해 주실라우?


 “물론이우. 안 될 것 없슈.”

 - 내 말투 놀리면 재미 없을 줄 아슈. 오오? 키야. 돌덩이들이 사라지니 정말 살 것 같슈.


 행군 끝나고 군장을 벗어 던질 때의 표정을 하는 그. 문자 그대로 돌멩이들을 잔뜩 짊어진 배낭이었으니 얼마나 무거웠겠수.

 

 - 돌팔매꾼에게 돌은 무기가 아닌가? 무기를 남에게 맡겨놓고 좋아하는 꼴이라니. 내 도끼는 맡겨놓을 수 없다.


 오크는 갑자기 송곳니를 드러낸다.


<10화 - 내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파티만 던전에서 무한보급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후 회차 안내 24.03.27 15 0 -
20 왕의 저력 24.03.27 13 0 9쪽
19 뽑아든 의지 24.03.26 17 0 11쪽
18 재회 24.03.26 20 0 10쪽
17 강화는 신중히 24.03.26 23 0 10쪽
16 냉탕과 열탕 사이 24.03.25 25 0 11쪽
15 평판의 중요성 24.03.22 36 0 11쪽
14 칙칙한 초콜릿보다는 24.03.22 35 1 10쪽
13 뼈는 잘 발라먹자 24.03.22 39 1 10쪽
12 원딜의 민족 24.03.22 32 1 11쪽
11 듀얼! 24.03.22 44 1 11쪽
» 내분 24.03.22 39 1 10쪽
9 던전 안내자가 힘을 숨김 24.03.21 48 1 10쪽
8 가챠 시간 24.03.21 48 1 10쪽
7 반전 24.03.21 41 1 10쪽
6 나이는 숫자일뿐 그런데 그 숫자가 ㅈㄴ 큰 24.03.21 50 1 12쪽
5 검은 막 24.03.21 53 1 13쪽
4 자 연습해 볼까요, 행복 24.03.21 63 1 14쪽
3 행복할 수 없는 남자 24.03.21 80 1 12쪽
2 이세K 푸드 체험 24.03.21 107 1 11쪽
1 전투 시작 24.03.21 206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