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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외계행성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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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과학자
작품등록일 :
2019.04.01 10:44
최근연재일 :
2019.05.08 22:31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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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
글자수 :
306,453

작성
19.04.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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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아엘바가 옛날 이야기를 하다

DUMMY

루페르티의 교습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아엘바에게 한가지를 물어봤다.


“그런데 아엘바 누나는 부발 할아버지한테 검술 같은거 배운 적이 없어요?


그게 계속 궁금했었다. 아엘바는 시종일관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잘 되었다는 이야기만 했지 검술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내 수준이 이미 그 교습소의 사범들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그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대단한 아버지를 두었는데 왜 검술에 조예가 전혀 없는건지. 물론 재능이라는 것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라고는 해도, 그래도 보는 눈은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거기서 내가 도출할 수 있는 답은 하나 뿐이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부발이 처음부터 아엘바에게 검술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아엘바의 답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아주 안 배운건 아니야. 아버지 말로는 토트가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하셨으니까.”


그러면 더 이상하다. 왜 중간에 가르치다 만거지?”


“왜 더 안 배웠어요?”

“아버지가 그 정도까지만 하길 바라셨거든. 내 재능으로는 그 이상을 바라볼거면 고생깨나 해야할 거라고 하시더라. 두르나 군인이 될 것도 아니면 더 익혀봐야 힘들기만 하지 쓸데는 없을거라고.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까지 익혔으니 그 정도면 이제 충분히 배운거라고 하셨어.”


그렇게 말하는 아엘바의 표정에는 아쉬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억지로 당신따라 무인의 길을 걷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하거나 내 재능을 따라 가라고 말씀하셨지. 그러는 편이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거라고 말이야.”


그러면 좀 이해가 간다. 무력이 중요한 시대라고는 해도 반드시 그 길을 걸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다른 일에 재능을 보였다면 그 쪽으로 가서 성공하는게 훨씬 낫긴 하겠지. 실제로 대장간 일을 하면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으니 부발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아엘바를 이끌었다 싶다.

사소한 의문은 해결됐다. 그런데 아엘바는 이야기를 끝맺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 덕분에 우리 그이하고도 만나게 되었으니까 아버지 말을 따르기를 잘한 것 같아.”


이야기의 방향이 묘해진다. 거기까지 궁금하지는 않았는데.

아엘바는 그런 내 심정과는 상관없이 은근슬쩍 이야기의 주제를 대장간 일을 하게 되었던 일로 바꿔갔다.


“나는 무기를 다루는 것보다는 무기를 만드는 쪽에 더 관심이 있었어. 불 붙은 철을 다루는 대장장이들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아버지한테서 검술 연습을 받고 나면 언제나 대장간으로 가서 구경을 하고는 했었지.

사실은 바로 일을 배우고 싶었는데, 구르 라자밀이 허락해 주지는 않더라. 아 참. 구르 라자밀은 당시에 대장간을 이끌고 있던 사람이야. 너도 알고 있지? 지금도 일하고 있는걸로 아는데.”


알고는 있다. 이름은 알음알음 들어봤다. 친분이 있지는 않았지만.

참고로 구르는 직공(職工)들 중에 장인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붙는 이름이다. 마스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 아엘바가 당연히 그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라자밀이 그랬어. 야장일을 하려면 그 쪽과 관련된 수호성과 함께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이야. 할거면 성인식에 수호성의 가호를 받고 난 다음에 오라고 하더라고. 그래도 꾸준히 그 쪽으로 발을 들이다 보니 15살 때였나? 그때쯤에는 받아주기는 하더라. 후회해도 모른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말이야.

알고봤더니 아버지께서 내가 그 일을 하기를 원하는 것을 알고 구르 라자밀에게 따로 부탁을 하셨다더라. 구르 라자밀이 말하기를 록소르가 부탁한 것만 아니었어도 나한테 일을 시키지는 않았을거라고 하는데, 아버지한테 고마운 마음이 그렇게 많이 들었어.

아무튼 그때부터는 하루 종일 대장간에서 망치를 붙잡고 살았어. 구르 라자밀한테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어. 쇳덩어리를 주물러서 완성품으로 만들었을 때의 뿌듯함이란. 너도 아마 경험해보면 알거야. 대장간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어떤 감각인지는 알 것 같다. 논문을 완성시켰을 때나 심우주 탐사체 설계를 완성시켰을 때, 혹은 나를 복제해 칩 위에 올렸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들어가는 기술은 천지차이겠지만 무언가를 완성시켰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같은거겠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 아엘바가 너도 뭔가 아는구나? 라는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주제를 바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게 매일 철을 두드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는 라디 루파곤 쪽으로 별이 선물을 떨어뜨린거야.”


예상이 가겠지만 별의 선물이란 운석을 말하는거다. 대기권에서 불타올라 불순물이 날려보내고 튼튼한 합금을 이룬 이 양질의 금속덩어리는, 아직 철강기술이 발전단계에 있는 이 세상에서는 성신신앙과 맞물려 별이 내려주는 소중한 선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바로 그 것을 회수하러 병사들을 이끌고 나가셨지. 그리고 2주일만에 사람 머리통만한 별의 선물과 함께 록스 아일랏으로 돌아오셨어. 그런데 그 선물이 누구한테 맡겨지겠니? 대장장이들한테 돌아오지 않겠니?

구르 라자밀은 바로 그 것을 두드려서 두 자루의 검으로 만들었단다. 그 중 한 자루는 칼스 브라흐의 칼다르에게 바쳐졌고, 나머지 한 자루는 록스 아일랏의 록소르의 검으로 사용하게 되었어. 아버지도 록소르로 일하실 때는 참 소중하게 다루셨었지. 은퇴하시면서 후임에게 그대로 전달하셨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검을 완성시키고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뒤늦게 알스 플리릿에서 한 사람이 찾아왔어. 별의 선물을 찾아왔다면서 말이야. 그게 누군지 혹시 알겠니?”


잘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주제를 다시 바꾸려고 한다는 것은 알 것 같다.


“글쎄요. 누구에요?”


아엘바는 바로 대답해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직접 맞춰보라며 하나씩 힌트를 줬다.


“알스 플리릿에서 왔고. 대장장이야. 듬직하고, 잘생겼고, 멋지고···”


더 안들어도 될 것 같다. 아엘바가 그렇게 묘사하는 것을 보니 누군지 알 것 같다.


“구스트 형이었나 보네요.”

“맞아. 우리 그이가 별의 선물을 찾아 알스 플리릿까지 찾아온거야. 그이는 이고비라고 불리는 모루의 별의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그 수호성이 별의 선물을 두드리라는 목소리를 들려줬더래.

그이는 그 때 이미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대장간의 문을 닫고 과업을 이해하려고 샤흐라 전역을 헤메었대. 그러다가 록스 아일랏 인근에 별이 떨어졌다는 소문을 듣고 헐레벌떡 달려온거야.

그 때 기억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해. 대장간으로 쳐들어 오듯이 들어와서 다짜고짜 별의 선물은 어디있냐고 큰 목소리로 외치는데··· 와. 정말 멋졌어.”


그 이야기를 하는 아엘바는 걷는 것도 잊어버린건지 멈춰서서 꿈꾸는 소녀 같은 시선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첫 만남에 반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지금도 알콩달콩 살고 있는거겠지만.

가만히 내버려두면 계속해서 서 있을 것 같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이야기를 던졌다.


“한 눈에 반했었나 보네요.”


아엘바는 퍼뜩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그럼! 그이가 얼마나 멋졌는데.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며, 그 조각 같은 팔뚝의 근육들이며. 거기다 야장들의 손에 박히는 특유의 굳은살까지. 얼마나 멋졌는지 몰라. 그이도 쳐들어 오듯이 들어왔다가 나를 보고 눈을 못떼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서 덥썩 내 손을 잡고 말했어. ‘당신이 바로 별의 선물이구려.’라고 말이야.”


아. 오글거린다.


“그렇다고 그이의 수호성이 바랐던건 내가 아니라 진짜 별의 선물이었지만 말이야. 그런데 그 때는 이미 별의 선물로 검이 완성된 다음이라서 그이는 별의 선물에 손을 대지도 못했어. 완성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이는 조금만 빨랐으면 좋았을거라면서 낙담하면서도 다시 기운을 차려 여행을 떠날 채비를 갖췄더. 그이의 수호성이 라디 루파곤 너머에 다른 별의 선물이 떨어질거라는 이야기를 했다나봐.”


그보다는 샤흐라에서 찾을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볼 생각을 한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뭐. 따지려고 하면 운철을 두드리려고 하고 있던 일을 집어던지고 나온 것부터 딴지를 걸어야 한다.

나는 그 부분은 적당히 넘기고 이야기를 적당히 진행시키 위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꼭 바로 찾으러 갈 필요 있는건가요? 부발 할아버지도 말씀하셨지만 별의 요구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고 하던데요.”


아엘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해. 하지만 대장장이는 가급적이면 별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는게 좋아. 별이 내려주는 가호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서 철을 두드린 결과물이 달라지거든.”


잘 모르지만 그렇게 믿는다는데 내가 더 말해서 뭐하겠나. 나는 그렇군요. 라고 적당히 납득한 시늉을 해보였다.

아엘바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아무튼 그이는 라디 루파곤을 건너가려고 했어. 나도 그 때 같이 따라가려고 했지. 절대 떨어질 수 없다.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 중간에 무슨 일이 겼더라도 그이와 모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거야.”


중증이었네.


“그런데 아버지는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어. 라디 루파곤 너머로 가는 길은 너무 위험하다고.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아이를 도시 밖으로 보낼 수 없다고 말이야. 그렇게 완강한 아버지의 모습은 그 때 처음이었어. 하지만 그이가 간다면 내가 몰래 숨어서라도 도망칠 것이 분명했기에 아버지는 그이가 나가는 것도 붙잡으셨지. 그러면서 말씀하셨어.


‘성급하게 굴지 말게. 내가 별의 선물이 떨어진 자리에 한 번 더 가보겠네. 조각이 남아있을 지도 모를 일이니. 그러니 돌아올 때 까지 꼼짝말고 여기서 기다리게.’


라고 말이야. 그리고 록소르의 일도 내버려두시고 혼자 몸으로 나가셔서 한 달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으셨어. 나는 걱정이 들었지. 먹을 것, 마실 것은 괜찮으신가.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갑자기 루파곤 떼라도 만나신 것은 아니겠지. 하고 말이야. 아버지가 강하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는 있는 것 아니겠니. 많이 후회되더구나. 그이가 원망스럽게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

너도 알고 있겠지만 록스 아일랏에서는 실종이 그 정도까지 길어지면 죽은 것으로 처리해. 그래서 장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돌아오셨어. 1마빗금화만한 선물의 조각을 두 개나 가지고 말이야.

나한테 직접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하셨던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루파곤이나 마알로 무리들하고 만나서 싸우기도 하면서 그 조그만 것을 찾으러 별의 선물이 떨어진 곳 주변을 2주일 넘게 돌아다니셨다고 하는데···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지금도 잘 상상이 안가. 지금도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야.

그런데 그렇게 고생해서 찾아오셨는데도 노심초사 하시더라. 혹시라도 양이 모자라서 그이의 수호성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라디 루파곤을 넘어가야 한다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거기에 내가 따라가지는 않을까, 염려하셨던 것 같아.

물론 그때는 이미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생각했었지만, 어쩌면 내가 억지를 부려서 그이를 따라간다고 했다면, 록소르 일도 그만두시고 나와 함께 가셨을지도 몰랐겠다는 생각도 들어. 그런 분이셨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군요.”


잠시 씁쓸해하는 모습을 보였던 아엘바는 바로 생기를 되찾았다.


“맞아. 다행이 아버지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그이의 수호성인 이고비가 그 정도 양으로도 만족을 했거든. 그이는 그거면 충분하다며 바로 그 조각들을 가지고 제련을 했어. 그걸로 뭘 만들었는지 알겠니?”


동전 만한 운철로 만들만한게 뭘까. 단검은 힘들테니 화살촉이나 송곳?

그러나 내가 지나치게 무기 쪽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엘바가 방금 전처럼 힌트를 줬기 때문이기는 했지만.

아엘바는 괜스레 오른손을 들어 앞뒤로 돌려보았다. 그 약지에는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었다. 운철에서 흔히 보이는 불규칙한 사선들이 그려져 있는 반지였다.

답을 알려주고 그걸 말하게 시키는게 좀 이상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나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해주기로 했다.


“반지로군요.”

“맞아! 그 이는 선물의 조각으로 반지를 두 개 만든거야. 그 중의 하나는 자기가 가지고 나머지 하나를 내게 건내면서 말하더라.


‘이고비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선물이오. 받아주시겠소?’


그렇게 말하면서 일생을 함께하자고 청혼을 해왔는데, 아···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얼굴이 빨개지네.”


그냥 답을 하지 말 걸. 나는 괜스레 후회하며 애꿎은 땅을 몇 차례 발로 찼다.

아엘바는 손부채로 약간 상기된 얼굴을 식히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당연히 받아들였지. 그만한 사람을 또 어디서 만나보겠니. 잘생긴 것도 잘생긴거지만 별의 목소리를 쫓아서 모험을 떠나는 사람은 흔치 않잖니.

아버지도 반대하지는 않으셨지만 조건을 걸기는 하셨어. 결혼은 성인식 이후로 할 것, 그리고 별의 목소리보다 가정에 충실할 것의 두 가지 조건을 말이야. 그이는 그러겠다고 굳게 약속을 했고, 그렇게 나는 그이와 약혼을 하게 되었어.

나는 그이가 알스 플리릿으로 돌아가 대장간을 다시 열고, 내가 성인이 되는 날 나를 찾아오겠다고 할 줄 알았어. 그런데 그이는 떠나지 않겠다고, 내가 성인식이 되는 날까지 록스 아일랏에 머물겠다지 뭐야. 그동안은 구르 라자밀의 대장간에서 일을 하기로 하고 말이야.

좋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하루를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어.


‘이제 돌아가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대장간에 다시 불을 불어넣어야죠.’

그랬더니 그이가

‘원래 별의 조각을 찾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었소. 여기에 진짜 별의 선물이 있는데 내가 어찌 돌아갈 수 있겠소. 당신과 함께 가기 전까지는 어디에도 못가오. 내가 알스 플리릿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신과 함께요.’


라고 말하는거야 글쎄. 그러면서 이글거리는 뜨거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하··· 정말 그보다 그이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때가 없었어.”


나는 이보다 더 오글거릴 때가 없었다.


“그렇게 그이는 록스 아일랏에서 나하고 같이 구르 라자밀의 대장간에서 일하다가 성인식을 마치는대로 바로 나와 결혼했어. 그리고 알스 플리릿으로 돌아와서 대장간을 다시 열었지. 그 이후에 디다를 낳은 다음 아버지를 초대해 모시기도 했었고. 아버지가 들리셔서 참 많이 좋아하시더라. 좋은 곳에서 살게 되었구나. 잘 살거라. 아이가 참 귀엽구나. 네 어릴적을 쏙 빼닮았다. 라시며 말이야.”


아엘바는 거기까지 이야기하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까지 한거지?”

“누나가 부발 할아버지에게 검술을 어디까지 배웠나 말하다가요.”

“아 참. 그랬지. 아버지가 검술을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기는 했지만, 바로 손을 놓았던 것은 아니었어. 나름대로 연습은 계속했거든. 그런데 아버지 말씀처럼 실력이 늘지는 않더라. 나보다 늦게 시작했던 카질, 나토르 같은 애들이 나를 앞서가기 시작하는데, 배우는게 정말 빠르더라고. 그 때 알았지. 검술을 익히는데 재능이라는게 많이 중요하구나. 나한테는 검술이 안맞는구나. 라는걸.

결과적으로 검술을 포기하고 대장장이 일에 몰두하기를 잘하기는 했지만, 그 때는 아버지가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었어. 그 중에도 아훌이라는 친구하고 두율이라는 친구가 가장 뛰어났었는데, 둘이 서로 경쟁하면서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게 보이는거야···”


아엘바의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나는 거기에 적당히 아엘바에게 맞장구쳐줬다. 부발하고 이야기하는 기분이다.

부발. 당신의 딸은 당신을 훌륭하게 이은 것 같네요. 다루는 주제는 다르지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솜씨가 당신과 똑 같은 것 같아요.

나는 그렇게 아엘바가 들려주는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집까지 갔다.

어쩐지 부발의 빈자리가 조금은 메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말

39편 후기에도 적었지만 39편과 40편 순서가 잘못되어서 수정했습니다. 

삭제하고 다시 올리려 했지만 공모전 참가라고 안된다고 하여 부득이하게 39편을 수정하고 기존에 있던 39편의 내용을 40편에 새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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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유엘라와 테타르가 알스 플리릿에 놀러오다 +2 19.05.07 304 6 10쪽
56 유엘라와 테타르가 알스 플리릿에 놀러오다 19.05.06 211 9 11쪽
55 아엘바와 테타르가 알스 플리릿에 놀러오다 19.05.05 233 9 10쪽
54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5.04 209 10 11쪽
53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5.03 207 7 13쪽
52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5.02 200 8 9쪽
51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5.01 210 8 9쪽
50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4.30 235 9 10쪽
49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 19.04.29 211 10 13쪽
48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4.28 224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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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4.26 217 11 7쪽
45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2 19.04.25 250 11 10쪽
44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4.24 231 9 8쪽
43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19.04.23 232 9 10쪽
42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다 +3 19.04.22 280 13 10쪽
» 아엘바가 옛날 이야기를 하다 19.04.22 256 14 17쪽
40 루페르티 루팔의 교습소에 가다 +1 19.04.21 283 14 9쪽
39 루페르티 루팔의 교습소에 가다 +1 19.04.20 224 12 11쪽
38 루페르티 루팔의 교습소에 가다 19.04.19 218 9 11쪽
37 루페르티 루팔의 교습소에 가다 19.04.19 224 10 11쪽
36 루페르티 루팔의 교습소에 가다 +3 19.04.18 236 10 13쪽
35 알스 플리릿을 탐험하다 19.04.18 226 10 10쪽
34 알스 플리릿을 탐험하다 19.04.17 234 10 11쪽
33 록스 아일랏을 떠나다 +4 19.04.16 243 12 11쪽
32 록스 아일랏을 떠나다 +3 19.04.16 229 8 12쪽
31 장례식 +2 19.04.15 236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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