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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24 님의 서재입니다.

포켓몬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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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Picktion
작품등록일 :
2016.07.21 19:40
최근연재일 :
2016.09.21 23:59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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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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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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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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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챕터 14. Death and Rebirth (完結)

등장하는 모든 단체, 인물, 개념은 픽션입니다. 사용되는 사진들은 모두 저작권이 풀린 자료들입니다.




DUMMY

휘이잉 — 샌 돌풍이 몸을 가린 검정 망토를 펄럭거리게 했다.

산 정상에 서 있어 바람막이를 해줄 곳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몸의 균형을 잃어 떨어질 수도.

피카츄도 위험을 느꼈는지 어깨 위 망토 안에 깊게 숨는다.


“조심해야지.”


한동안 산 정상에서 캠프를 해 나온 목소리가 컬컬했다. 키가 190cm가 넘어가는 장신의 남자는 주머니를 뒤져 종합 비타민 2개를 꺼내 삼켰다. 한 줌의 눈을 집어 넘기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삐빅 삐빅.


전화가 왔다는 신호. 산정상에서도 먹히는 신호라니. 지난 몇 년간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는 게 느껴졌다.


“하긴, 그놈의 [연금술]은 대단하다니까. 좀 인위적이긴 하지만.”


미싱노보다는 자연스럽지만. 오늘은 감정적인 날이라 계속 울리는 전화를 무시하고 싶었지만, 소리가 멈추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통화를 승인했다.


- 형. 어디 있는 거에요? 올해 포켓몬 리그 우승자가 벌써 기다리고 있다고요! 10분 안에 안 오면 ‘챔피언’ 자격 박탈 입니다.”


나유 녀석. 형한테 소리 지르는 게 무서운게 없나 보다.


“알았어.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소리치지 마.”


궁시렁 거리는 나유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포켓볼을 공중으로 던져 [후딘]을 소환. 숟가락을 챙챙거리는 녀석의 모습은 밥 주라고 데모하는 모습이다.


“[석영고원]으로 가자.”


후딘과 남자는 밝은 빛에 둘러싸여 사라졌다.







포켓몬 협회와 석영 리그 본부가 존재하는 석영고원. 석영 리그란 관동지방과 성도 지방의 포켓몬 리그다.


이곳에 지어진 5만 명이 넘게 들어가는 경기장은 오늘따라 뜨거운 열기와 함성으로 시끄러웠다. 경기장 중앙에 지어진 공중석으로 만든 배틀 필드는 두 트레이너의 배틀이 한창이었다.


[아! 도전자의 5번째 포켓몬이 기절합니다! 4천왕까지 제압한 그도 챔피언에게는 안되는 걸까요?]

[챔피언 션은 역사상 최고의 챔피언이라는 말이 지배적이니까요.]

[특히 오늘은 그의 은퇴식이나 마찬가지니 더욱 압도적인 느낌이 듭니다. 챔피언이 된 지 고작 2년 만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그가 안타깝고 경이롭습니다!]


물 포켓몬 [꼬부기]의 마지막 진화형인 [거북왕]이 도전자의 마지막 포켓몬으로 소환됐다. 두 발로 선 큰 거북 포켓몬이다.


어깨에 달린 두 로켓포에서 제트수류가 터져 나왔다!


“피카츄, 고속 이동!”


큰 물대포가 작은 파랗게 빛나는 피카츄를 노렸지만 거의 사라졌다 나타나는 속도로 움직이는 피카츄를 잡지 못했다.


[피카 피카]


회피하는 속도를 유지하고, 가속도를 더욱 높여 거북왕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피카츄. 거북왕의 [하이드로 펌프]가 모든 방향을 점하며 뱀처럼 노렸지만, 지그재그로 피하며 돌진한다. 스치지도 않는다!


[피키 피카 피카 피카 피카 피카 —]


피카츄의 몸이 하얗게 빛났다. 고속이동과 합쳐진 피카츄의 전매특허, [볼트 태클]이 지상을 가르는 혜성으로 변했다. 긴 번개 꼬리가 땅을 파헤쳐 강력한 공격의 흔적을 남긴다.


[피카!!——]


치명적인 고속 볼트 태클이 상대의 가슴에 작렬했다. 거북왕은 그대로 토를 하며 활에서 튀어나온 화살처럼 튕겨 나갔다.


“거북왕!”


반대편 도전자가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기절한 얼굴로 날아가는 물리 에너지 덩어리는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쿵! 보이지 않는 베리어에 부딪히고 땅에 떨어진 거북왕은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거북왕은 더 이상 배틀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피카츄의 승리! 챔피언 션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합니다!]


- 우와와아아

- 미쳤다!

- 그래, 역시 션이 최고지!!

- 누구냐? 이번에는 션이 진다고 돈 걸었던 초짜가.

- 은퇴하지 말고 계속 챔피언으로 있어라!!


돌아온 피카츄 머리를 살짝 토닥해준 뒤, 아무 말 없이 자신이 입장한 출입구로 들어갔다. 긴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도전자였는데, 이제는 챔피언으로 걸어나가네. 피카츄는 아쉽지 않아?”


작은 영혼의 파트너가 고개를 흔들고 볼을 비벼왔다. 주머니에서 초콜렛을 꺼내 한 입 주니 여전히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복도를 걷다 보니 오 박사와 호장 아저씨가 보였다. PR 일은 어쩌고 오셨습니까? 라고 호장 아저씨에게 물어보자.


“그동안 한 노력이 있는데 하루도 못 빼면 처음부터 다시 조직을 짜야지.”


호장은 2년 만에 흰머리가 늘어난게 보였다. 하긴, 초기 때 혼자 그 큰 조직을 떠안아 버렸으니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기반을 충분히 잡은 거 같지만.


“아저씨 덕분에 벌써 여섯 지방이 협회로 등록하고 PR 지부를 설치한 거 알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껄껄 웃는 호장 아저씨에겐 고마운 게 많았다. 그녀가 떠나고 거의 모든 일을 맡아서 하고 있으니까.


“아가씨도. 지금 너와 PR의 모습을 봤다면 자랑스러워 했을 거야.”


현재 PR은 말 그대로 정의의 사도가 되어 있었다.


위험한 세계를 돌아다니다 죽는 트레이너가 많았던 현실에서, 이제는 모든 도감에 설치된 위험 방지 시스템을 사용하면 [순간이동]을 가진 에스퍼 타입의 도움을 받아 고스트 타입 포켓몬과 함께 가까운 위치에 있는 레인저가 바로 이동을 해 도움을 준다. 이것도 그녀가 만들고 간 체제였다.


“오 박사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그린이 포켓몬 마스터가 되는 모습을 보셔야죠.”


아마 내일쯤 태초 마을의 두 소년이 정식 라이센스를 얻어 첫 모험을 떠날 것이다.


“션아. 언제쯤 돌아올 예정이니.”


하얀 가운이 항상 인상적인 오 박사의 말에 잠시 골똘히 생각했다가 답을 주었다.


“세계의 모든 신비가 오류가 아닌, ‘진리’를 토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겠죠.”


미싱노가 사라진지 2년.


그 와중 연금술이라는 새로운 진리가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의 머리에 언제나 존재했던 상식으로 인식되었다. 고명한 오 박사까지도 이제까지 해왔던 연구에 과학과 연금술을 같이 설명하는 상황이다.


“녀석,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해대는구나.”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미싱노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때 싸웠던 두 전설만 빼고.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거든요.”


혹시나, 미싱노의 존재가 설명할 수 없는 비상식에서 태어날 수 있으니까. 여전히 이해 못 하는 호장과 오 박사에게 웃어주었다.


“하지만 PR은 안심할 수 있어요. 두 분과, 문의 총 관리자인 ‘녀석’ 때문에요. 그 녀석에게 말 좀 잘 전해주세요. 뜨거운 안녕은 좀 부끄럽습니다.”


화를 낼 한 놈을 생각하고 두 사람에게 작별을 고한 션은 후딘과 함께 복도에서 사라졌다.







파팟!


션과 후딘은 석영고원에 가기 전 방문했던 산 정상에 나타났다.


삐리릭! 연락 오는 폰의 화면을 확인해 보니 [나유]의 이름과 사진이 보였다. 피식 웃은 션은 전화를 끊고 지금은 바빠 연락 못 하니까 잘 지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제는 자신이 필요 없는 트레이너이자 PR의 음지 조직인 [문]의 총 관리자니까.


피카츄가 어깨에서 뛰어내리고 정상에 놓인 한 묘비에 다가갔다. 뭉클한 눈빛으로 차가운 돌을 바라본다.


잠깐 사색에 잠겼을 때 공중에서 분홍색과 보라색 빛이 터져 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뮤와 뮤츠의 버릇은 여전하다.


“뭐야. 요즘도 여기서 노냐.”


둘이 다가와 션 옆에 서서 묘비에 시선을 주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뮤츠가 션에게 말을 건넸다.


[아직도 책임을 느끼는 건가?]


아니다.

자신의 손에 죽는 건 그녀가 혼자 계획한 거니까.

다만.


“내 책임은 아니지만, 내가 해야 할 의무 중 하나야.”


뮤츠는 고개를 끄떡이고 션의 맑지만 슬픈 눈을 주시했다. 예전에는 저 눈을 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는 강한 끌림이 느껴진다.


[그녀의 재능을 물려받은 느낌은?]


하얀 공간에서 본 그녀의 일부였던 빛의 입자가 몸에 흡수된 효과일까? 그 후로 포켓몬과의 교감에서 큰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옛날 그녀만큼은 아니었지만.


“너의 감정이 읽혀서 좀 기분이 더럽긴 해.”


자신의 말에 건조한 웃음을 짓는 뮤츠를 밀고 얼굴을 내민 뮤가 작은 손으로 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뮤. 너는 언제부터 계획을 알고 있었어?”


검지를 입에 대고 쿡쿡 거린 뮤. 그래, 아마 처음부터였겠지.


“둘 다 내 임무에 동참해줘서 고마워. 너희들이 있다면 최소한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진 않겠지.”

[역대 최고 챔피언이라는 녀석에게 어울리는 말은 아니군]


혹시 모르니까.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만 떠나기로 했다. 세 명의 목적지는 일단 미스테리로 둘러싼 [알로하 지방].


망토를 지끈 당긴 션은 한 번 더 묘비를 봤다. 아직 2년밖에 지나지 않아 강한 바람이 부는 정상인데도 표면이 매끈했다.


떠오르는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글씨가 오늘따라 마음을 울렸다. 영혼이 존재한다면, 매일 뜨는 해를 바라보는 묘비의 주인은 행복할 것이다.


[새벽 오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여명. 여기서 잠들다.]


“···. 고마워. 내가 좋아하는 세계를 완성해 주어서.”


주머니를 뒤진 션은 새벽이 죽고 난 후 그녀의 집에서 발견한 유언을 꺼냈다.


손바닥 만한 종잇조각에 써졌던 그 말을.






- 천만에요.


차가운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렸지만, 심장에서 타오르는 추억의 불꽃이 리자몽의 화염방사처럼 온몸을 녹였다.


눈을 감아 그 온기를 음미하고, 고귀한 새벽이 포문을 연 새로운 오늘을 밝히는 태양과 하나가 되어 힘찬 걸음을 옮겼다.


내가 좋아하는 포켓몬의 세상 속으로.

pokemon ending snow.jpg

pokemon field.png




포켓몬 덕후의 글. 즐겨주세요.


작가의말

작가의 말. 


완결입니다. 그리고 시작 전부터 예정되어있던 엔딩이구요. (진짜로!)


사실 이 소설을 진행하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문피아에서는 생각보다 성적이 저조했는데 다른 사이트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 있어서 갈팡질팡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렇게 끝까지 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가볍게 시작한 글이었는데, 좀 무겁게 끝나죠?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엔딩은 해피 엔딩이나 새드 앤딩이 아니라 Bitter Sweet입니다. 


달콤 쌉쌀한? 


좋기도 하고 쓰기도 한 그런 엔딩.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음 소설이 있습니다. 

이른 시일 이내 다시 뵙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PS: 이 소설 제목의 의미를 이해 하셨나요? 새벽이 션에게 던지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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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14. Death and Rebirth (完結) +48 16.09.21 1,873 37 10쪽
42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4 +18 16.09.20 1,427 27 13쪽
41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3 +16 16.09.19 2,078 28 8쪽
40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2 (수정했습니다. 설정을 올렸었네요) +15 16.09.18 1,409 29 7쪽
39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1 +3 16.09.17 1,220 32 7쪽
38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5 +14 16.09.14 1,226 31 8쪽
37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4 +8 16.09.13 1,248 32 8쪽
36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3 +13 16.09.12 1,230 30 6쪽
35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2 +13 16.09.09 1,248 31 7쪽
34 챕터 12. 영혼 안의 불꽃을 각성! +12 16.09.07 1,284 28 9쪽
33 챕터 11. 나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 2 +12 16.09.06 1,266 34 8쪽
32 챕터 11. 나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 1 +12 16.09.05 1,294 35 8쪽
31 챕터 10. unstoppable - 3 +17 16.09.02 1,397 33 8쪽
30 챕터 10. unstoppable! - 3 +16 16.09.01 1,283 32 8쪽
29 챕터 10. unstoppable! - 2 +17 16.08.31 1,318 35 10쪽
28 챕터 10. Unstoppable! - 1 +8 16.08.30 1,407 36 8쪽
27 챕터 9. 힘의 증명 - 2 +11 16.08.29 1,410 34 9쪽
26 챕터 9. 힘의 증명 - 1 +9 16.08.27 1,462 37 8쪽
25 챕터 8. 영웅의 조건 - 3 +8 16.08.26 1,437 33 9쪽
24 챕터 8. 영웅의 조건 - 2 +16 16.08.23 1,565 36 11쪽
23 챕터 8. 영웅의 조건 -1 +14 16.08.22 1,501 35 8쪽
22 챕터 7. 새벽의 축복 - 3 +12 16.08.19 1,444 31 7쪽
21 챕터 7. 새벽의 축복 - 2 +14 16.08.18 1,605 33 10쪽
20 챕터 7. 새벽의 축복 - 1 +10 16.08.17 1,820 33 10쪽
19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5 +19 16.08.16 1,737 34 8쪽
18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4 +16 16.08.15 1,756 40 8쪽
17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3 +4 16.08.13 1,855 43 7쪽
16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2 +8 16.08.12 1,948 3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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