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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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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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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작성
24.05.0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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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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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악개와 몬스터

DUMMY

헌서는 그가 누군가와 페로몬으로 교신하는 것을 느꼈다.


‘누구야? 누구와 교신하는 거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복도에서 이러지 말고 들어가서 얘기하자. 여기는 사람이 지나다니니까.”


더스틴은 옆의 빈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헌서는 그를 따라들어갔다. 그는 방문을 닫고 들어온 헌서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그래서, 내가 팬들을 일부러 자극해서 분노하게 만든다는 거야? 뭐 틀린 말은 아니야. 약간의 시련이 팬덤을 더 코어화 시켜주기도 하니까.”


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꺾으며 헌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가 팬에게 아드레날린을 나오게 하려고 그런다는 건 도대체 어디서 나온 상상력인지 모르겠네. 건방진 후배님? 그게 밥이 돼, 돈이 돼?”


헌서는 더스틴이 자신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말을 끌어내려고 한다는 걸 깨달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헌서의 말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무슨 엉뚱한 소리냐며 무시하고 지나갔겠지만, 조용한 곳으로 불러서 물어보는 걸 보면 헌서가 아는 걸 알아내려고 하는 수작이었다.


헌서는 자기가 아는 것을 말하는 대신에, 더스틴을 궁지로 몰아갔다.


“사람들은 알까요? 선배님의 정체를? 알게 되면 더는 아이돌을 할 수 없겠죠.”


더스틴이 정체를 드러내어 그를 공격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 정체? 그게 뭔데? 말해봐.”


더스틴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오히려 헌서에게 말을 하도록 유도했다.


“대체 나에 대해서 뭘 알고 있는데?”


그때, 뒤에서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구지?’


헌서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들어온 사람은 더스틴의 악개 도로시였다.


‘이 사람이 왜 여길?’


더스틴은 도로시에게 말했다.


“이 후배님이 내가 너희들에게 아드레날린을 얻으려고 악개로 만드는 거라고 하던데?”


그러자 도로시는 눈빛을 번득이며 히죽 웃었다.


“에이리프의 헌서?”


그녀는 이빨을 드러내며 입맛을 다셨다. 이유없이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마침 잘 됐군. 새로운 집이 필요했는데. 제 발로 찾아오다니.”


집이라는 건 숙주로 사용할 인간을 말하는 것일 터.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헌서는 놀라서 다시 쳐다보았다.


‘도로시가 몬스터였어?’


도로시는 더스틴의 악개일 뿐이고, 더스틴에게 속고 있다고 여겼는데, 도로시도 몬스터였다.

조금 전에 더스틴이 누군가와 교신하는 듯한 느낌이 든 게 도로시를 페로몬으로 불러온 것이었다.


헌서가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도로시가 긴 머리를 휘달리며 달려들었다.


“캬아아악!”


양손으로 헌서의 팔을 움켜쥐었다. 포크레인의 팔과 같은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헌서를 벽으로 밀치고 양손을 붙잡아서 꼼짝하지 못하게 했다.


“에잇!”


헌서는 팔을 뿌리치려했지만, 도로시는 점점 더 강하게 손을 조였다. 수갑처럼 단단하게 양팔을 붙잡은 도로시의 옆으로 더스틴이 다가왔다. 그는 헌서의 목을 붙잡고 조였다.


“컥!”


숨을 쉴 수 없었다. 몸부림쳤지만, 두 사람에게 붙잡혀 있어서 꼼짝할 수 없었다.


그때, 더스틴이 목을 잡은 손을 놓았다. 헌서는 숨을 몰아쉬며 입을 벌렸다. 공기가 순간적으로 폐에 가득 들어왔다 나가는 동안 빠르게 산소를 흡수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더스틴의 입에서 기생 몬스터가 나타났다. 개미처럼 생긴 여섯 개의 발이 달린 몬스터는 꿈틀꿈틀 기어서 헌서의 입속으로 재빨리 파고 들어왔다.


‘어딜!’


헌서는 재빨리 혀로 목구멍을 막으면서 이빨로 몬스터를 꽉 깨물었다.


“끄르르륵!”


헌서의 이빨에 몬스터의 더듬이가 잘려나갔다. 기생 몬스터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소라게가 고둥 속으로 들어가듯이 재빨리 헌서의 입에서 벗어나서 도로 더스틴의 몸속으로 돌아깄다.


그러나, 더듬이가 잘려나간 개미 기생 몬스터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허둥거렸다. 더스틴이 휘청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너희 둘 다 몬스터였군.”


더스틴이 헌서에게서 떨어져나가고, 도로시만 남았다. 도로시의 힘은 강력했지만, 헌터인 헌서가 상대하지 못할 정도의 힘은 아니었다.


“둘 다 붙잡아주지.”


헌서는 팔에 불끈 힘을 주었다. 가슴과 팔의 근육이 팽팽해지면서 힘줄이 솟아올랐다. 헌서의 양팔을 붙잡은 도로시의 팔이 천천히 벽에서 떨어졌다.


“이, 이런!”


도로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헌서의 힘에 놀라서 낯빛이 창백해졌다. 도로시는 양손으로 헌서의 양팔을 잡고 있었지만, 헌서는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양팔을 움직였다.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 팔을 잡은 도로시의 손을 잡아서 떼어내고 자유로워진 오른손 주먹을 도로시의 얼굴에 날렸다.


“퍽!”


헌서의 주먹을 얼굴에 맞은 도로시는 얼굴이 홱 돌아가며 헌서에게서 떨어졌다.


헌서의 괴력에 도로시의 얼굴 피부가 일부 뭉개지며 피가 나왔다. 초록색 피였다.


‘언데드 몬스터였군.’


도로시는 핏발이 선 눈으로 중얼거렸다.


“저 놈은 헌터야.”


몬스터의 힘을 당해낼 수 있는 인간은 헌터뿐이었다.


“우리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살려둘 수 없다.”


더스틴의 몸속으로 돌아간 기생 몬스터는 더스틴을 조종해서 헌서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더듬이가 잘려나가서인지, 정확하게 헌서를 겨누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주먹을 휘둘렀다.

헌서는 몸을 숙이고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더스틴의 다리를 걸어서 쉽게 넘어뜨렸다.


쿠당탕-


넘어진 더스틴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것도 평형감각을 잃어서 쉽지 않았다.

그 사이에 헌서는 도로시를 향해 몸을 돌렸다.


“죽어라!”


도로시는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거대한 렌즈가 달린 대포 카메라로 헌서의 머리를 내리쳤다. 무거운 렌즈가 산산조각나며 헌서의 머리 위에서 쏟아졌다. 그러나, 헌서의 머리카락이 동전 크기만큼 조금 떨어져나가고 피부에는 긁힌 얕은 상처만 났을 뿐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을 본 헌서는 눈썹을 치켜뜨고 도로시를 노려보았다.


“이 놈이 감히 내 귀한 머리카락을?”


도로시는 살벌한 헌서의 눈빛에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이 색깔 만드느라고 탈색 3번하고 염색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헌서는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검은 머리카락 나면 처음부터 다시 탈색하고 염색해야 하잖아!”


분노한 헌서는 공중을 날아서 도로시의 몸통을 날라차기했다.


“키기기긱!”


도로시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초록색 피를 토하며 잠시 꿈틀거리더니 조용해졌다.


더스틴이 바닥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자, 입 안에 있던 기생 몬스터는 방향감각을 잃고 더스틴의 입 속에서 기어나와 헤매고 돌아다녔다.


[이헌서]

[Lv.8]

[특성 – 미확인]

[방어력 민첩성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교감능력 강화


상태창이 뜨며 보상으로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문이 열리고 승권이 들어왔다. 헌서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자, 걱정되어서 휴대폰으로 위치를 찾아서 온 것이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바닥에 쓰러져 죽은 도로시의 모습을 한 언데드 몬스터와 바닥을 기어서 돌아가니는 더듬이 잘린 기생 몬스터와 쓰러져 기절한 더스틴을 보고 어이없어하며 입을 벌렸다.


헌서는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도로시는 언데드 몬스터였고, 더스틴은 기생 몬스터에 감염되었어요.”


“혼자서 두 놈을 상대한 거야? 무기도 없이?”


아무리 헌터라고 해도 무기 없이 몬스터를 여럿 상대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기생 몬스터는 작아서 상관없지만, 언데드 몬스터는 그렇지 않았다.


“위험하게 혼자 몬스터 잡고 그래? 나한테 미리 말을 하고 같이 잡아야지. 몬스터 여럿이 한꺼번에 덤비면 아무리 헌터라도 위험해.”


승권은 법적으로 아직 무기를 지닐 수 없는 헌서가 혼자 맨손으로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몬스터가 둘일 줄은 몰랐죠.”


지금까지는 몬스터가 혼자 개별적으로 행동했다. 더스틴과 도로시처럼 함께 움직이며 손발을 맞춰서 인간의 호르몬을 채집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승권은 놀라운 사실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더스틴은 악개를 자극할 떡밥을 던지고, 도로시는 홈마 계정을 운영하면서 악개를 선동하고. 둘이 아주 계획적으로 악개 판을 만들었구먼.”


나인티나인의 팬덤이 악개만 남을 정도로 심각해진 데에는 둘의 조직적인 설계가 있었다.


“몬스터가 이렇게 고도의 협력을 하는 경우가 있나요?”


“그러게.”


승권은 고개를 갸웃하며 머리를 쓸었다.


“게이트 안에서 사냥할 때 몬스터들이 매복했다가 앞 뒤로 협공을 해오는 경우는 종종 있었어. 하지만, 이렇게 몬스터가 인간 사회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회적 활동을 한 경우는 처음인걸?”


몬스터가 인간과 접촉한지 십여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처럼 빠르게 인간 사회에 적응하도록 진화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인간에게서 흡수하는 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뒷처리는 내가 할 테니, 너는 어서 가서 무대 올라갈 준비 해.”


승권은 더스틴을 병원으로 옮기고, 죽은 도로시의 신원을 파악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헌서는 휴대폰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비춰보았다. 구멍이 난 것처럼 카메라에 맞은 자리의 머리가 살짝 비었다.


“아, 내 머리카락!”


헌서는 하아 한숨을 쉬며 짜증을 냈다. 피부와 머리카락 등 자신의 몸을 다치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도 아이돌의 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면에서는 헌터와 아이돌은 상극인 직업이었다.


“머리가 나긴 나는데... 은이사님이 어쩌다 이렇게 됐냐고 물어보시겠네요.”


휴대폰으로 머리가 빠진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다행히 헌터는 상처의 재생능력이 있어서, 벌써 피부가 아물고 모발이 거뭇거뭇하게 조금씩 돋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걱정 마. 내가 매니저한테 잘 말해둘게.”


승권이 헌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했다.


“몬스터를 둘이나 잡았는데, 머리카락이 대수냐? 너 아주 큰 일 했다.”


헌서는 노란 머리를 빗어넘겨서 검은 머리가 나는 부분을 보이지 않게 덮었다. 작은 동전만큼 좁은 부위여서 그럭저럭 보이지 않았다. 구겨진 의상을 제대로 펴서 입고, 에이리프의 분장실로 돌아갔다.


“어? 너 머리가 왜 이래?”


감췄는데도 지솔이가 헌서의 머리카락이 브릿지 한 것처럼 검게 된 부분을 알아차렸다.


“문에 부딪혀서요.”


헌서는 대충 둘러댔다.


“아이고, 조심하지.”

“얼마나 세게 부딪쳤길래?”


온제와 일유도 헌서의 머리를 보고 황당해했다.


그때, 디영이가 문을 열고 뛰어들어왔다.


“나인티나인 더스틴 선배가 쓰러졌대!”


갑작스러운 소식에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로?”

“왜?”

“엊그제 봤을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는데?”


디영이가 자신이 밖에서 들은 소식을 전했다.


“조금 전에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서 구급차 타고 병원으로 이송했대.”


“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요즘 왜 이렇게 쓰러지는 사람이 많지? 지난 번에 오르페의 희융 선배도 방송 직전에 쓰러져서 실려갔잖아.”

“맞아. 다들 너무 과로하나봐.”

“우리 놀이공원 합숙 때도 몇 명 쓰러졌잖아. 그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긴장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멤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일유는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듯이 말없이 헌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자신이 쓴 베레모를 벗어서 헌서에게 내밀었다.


“이거 네가 써. 머리카락 빠진 거 보이지 않게.”


헌서가 헌터라는 걸 아는 일유는 더스틴이 쓰러져서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자, 헌서가 몬스터와 싸우다가 머리카락이 빠진 거라는 걸 눈치챘다.


무대의상을 마음대로 바꾸는 건 원래 안되는 거지만, 혹시라도 팬들이 헌서의 머리카락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래도 되죠?”


의상 담당에게 허락을 받은 일유는 베레모를 헌서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모자를 쓰니,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가 전혀 티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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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92 6 12쪽
76 관계성 24.05.02 98 6 12쪽
75 아드레날린 24.05.01 104 6 12쪽
74 후속곡 활동 24.04.30 103 6 12쪽
73 나인티나인 +1 24.04.29 105 6 12쪽
72 악개 24.04.28 115 6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23 7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133 7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136 6 12쪽
68 신뢰 24.04.24 130 5 12쪽
67 렉카 아담 +1 24.04.23 136 6 12쪽
66 추적 24.04.22 134 6 12쪽
65 음악방송 1위 24.04.21 134 6 12쪽
64 역바이럴 24.04.20 141 7 12쪽
63 루머 24.04.19 141 7 13쪽
62 프로모션 24.04.18 148 6 12쪽
61 데뷔 24.04.17 173 6 12쪽
60 폭로 24.04.16 166 7 13쪽
59 KPOP 합동 콘서트 24.04.15 158 6 13쪽
58 비밀 연애 24.04.14 164 7 12쪽
57 다이아몬드 24.04.13 161 7 12쪽
56 화려한 무대 만들기 24.04.12 172 6 13쪽
55 파워보컬의 합류 24.04.11 180 6 12쪽
54 일유의 속사정 24.04.10 181 6 12쪽
53 음악 방송 스타 24.04.09 194 7 12쪽
52 인과응보 24.04.08 197 7 12쪽
51 공포의 챌린지 24.04.07 187 7 12쪽
50 새로운 목표 24.04.06 194 6 12쪽
49 온제 영입 작전 24.04.05 192 7 12쪽
48 시지푸스 엔터테인먼트 24.04.04 201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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