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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무림 힐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도덕생활
작품등록일 :
2023.07.28 17:26
최근연재일 :
2023.09.21 17:59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63,152
추천수 :
1,773
글자수 :
110,505

작성
23.08.09 20:00
조회
2,547
추천
79
글자
10쪽

나 혼자만 무림 힐러 #12

DUMMY

소소가 배시시 웃으며 물이 담긴 대야를 내려놓았다.


“아저씨, 여기 물 떠왔어요.”

“내 이름은 대호란다.”

“네, 대호 아저씨!”


대호는 아저씨라는 호칭을 바꿀까 말까 잠깐 고민했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쟁자수 대호는 몰라도 힐러 대호의 나이는 20대 중후반이었고, 조선시대였다면 진작 결혼해서 애를 몇 명 낳았다.


‘이 정도 딸이 있었어도 이상할 나이는 아니지.’


쟁자수 대호가 된 지금은 19살이라서 아저씨라고 불릴 나이는 아니었지만 정신은 20대 중후반이라서 상관없었다.


“엄마는 몸이 좀 어떠셔?”

“많이 좋아지셨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화로의 여신님도 감사해요!”

“옳지. 잘했다. 나한테 감사할 게 아니라 여신님께 감사해야 해. 왜냐면 나를 이곳으로 보내신 분이 여신님이시거든.”


소소는 히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호가 소소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듯 쓰다듬고 다음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

겉으로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보였다.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

“저는 고뿔에 걸려서······.”


고뿔은 평범한 감기다.

현대에서 감기는 독감이 아닌 이상 약을 먹으면 금방 낫지만 이 세상에서는 조금 위험한 병이다. 전염성을 가진 감기라면 빈민가에서는 조금이 아니라 엄청나게 위험해진다.


‘여신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지 않으셨다면 말이야.’


신성주문 힐링과 큐어를 걸어주자 고뿔이 바로 나아버린 남자가 기적을 경험했다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아주 좋구먼.”


하루 종일 빈민가에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었더니 수십 명의 신도가 생겨버렸다.

말로만 여신님을 믿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100명의 신도를 채우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았다.


[화로의 여신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여신이시여.”


여신께서 그를 바라보고 계셨다. 대호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더욱 큰 기쁨이 되기 위해 신도 100명을 전도해야 한다. 대호의 의욕이 판잣집 지붕을 뚫을 것처럼 끓어올랐다.


“대호님, 저 상관명입니다.”

“아.”


대호의 상념이 끊겼다.

상관명이 빈민가 주민들에게 나눠줄 음식을 사온 것이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이라서 돈을 들고 튈 수도 있었지만, 튄다고 해도 별 상관이 없었고, 튈 것 같지 않아서 그에게 맡긴 거다.


‘여신님의 매력에 한 번 빠진 이상 절대로 못 도망치지.’


화로의 여신 교단이 세계에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여신님의 매력이 그만큼 엄청나다는 거다.


“음식은 충분히 풀어주세요. 하지만 보관에 문제가 있을 테니 한 끼 식사보다 더 많은 양은 금지하세요. 건강하게 살려면······.”

“알겠습니다. 그러면······.”

“좋은 생각이네요. 그게 좋겠······.”


해가 저물어갈 무렵 대호는 빈민가를 벗어났다. 철원방으로 돌아가며 빈민가가 어떻게 해야 사람이 살 수 있을만한 환경으로 바뀔지 고민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돈을 쏟아 붓는 것이다.

서주에서 손꼽히는 부자인 진 장자가 도와준다면 가능했다.


‘하지만 그건 절대로 안 될 일이야.’


돈을 쓰기 아깝다는 뜻이 아니다. 대호가 말한다면 진 장자는 흔쾌히 돈을 풀 거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말이 있다.

이들이 정말로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단순히 지원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대호는 교단에서 하는 사업을 떠올렸다.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빈민가 사람들이 할 만한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좋겠어.’


화로의 여신 교단은 다른 교단보다 관계가 끈끈한 편이다. 가정의 평화를 최우선으로 여기기에 자신의 가정이 아닌 타인의 가정 역시 그래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들어서 같은 신도들을 그곳에 꽂고, 또 꽂다보니 한 회사의 직원 대부분이 화로의 교단에 소속되는 일은 흔한 편이었다.

일을 똑바로 안 하거나 민폐를 끼치면 그건 여신께 죄를 저지르는 것이기에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아서 국가에서도 인정한다.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 아닌가!’


해결책을 떠올린 대호는 내일 진 장자를 찾아가기로 생각하며 골목길을 돈 순간이었다.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대호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방금 느꼈던 이상한 감각도 사라졌다.


“······.”


고개를 갸웃한 대호가 다시 발을 움직였다.



* * *



빈민가에 출근(?)한지 3일째가 되었다.


“오오! 여신님의 대리자인 대호님을 뵙습니다.”

“저는 미천한 종일 뿐입니다.”

“여신님의 대리자인 대호님을 뵙습니다.”

“아니 그······.”

“여신님의 대리······.”


대호는 사람들의 호칭을 반쯤 포기했다. 번번이 대리자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입술이 부르틀 지경으로 아팠고, 아니라고 해도 계속 여신님의 대리자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대호가 할 수 있는 건 여신님께 고해성사를 하는 거였다.


[화로의 여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습니다.]


그런 대호의 마음을 아시는지 여신님께서는 그저 미소만 지으셨다.


“대호님.”

“아, 총관님 오셨군요.”

“총관이라고 불리니 뭔가 조금 부끄럽습니다.”


상관명이 쑥스럽게 웃었다.


“빈민가 사람들을 총괄해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지켜본 바로는 총관님만큼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이 없었고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진 장자께선 뭐라고 하셨나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한 번 대리자님을 뵙고 싶다고 간곡히 청하셨습니다.”


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3일 동안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빈민가에서 눌러앉다시피 있었다.

마씨 부자의 얼굴도 아침과 밤에 잠깐 볼 정도.


‘슬슬 녀석들이 냄새를 맡고 나타날 때가 되었지.’


진 장자의 애가 닳을만 했다.

며칠 전 골목길에서 느꼈던 이상한 감각도 신경 쓰였다.


“그럼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예. 고생해주세요.”

“고생은요. 대리자님을 위해서 일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대리자가 아니라니까요.”


대호가 투덜거리듯 말하자 상관명이 웃었다.


‘여기도 거의 다 끝나가네.’


빈민가에 사는 사람은 총 137명.

대호가 하루 종일 진료를 해도 수십 명이 한계였다. 공간이 협소한데 사람은 137명이나 되는 반면 대호의 몸이 하나였으니까.

불사기공으로 피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정이었다.


“······이 사람이 마지막입니다.”


마지막 137명의 빈민이 대호에게 치료를 받고 여신님을 믿겠다고 한 순간.


[화로의 여신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화로의 여신이 신도 100명을 전도한 당신의 업적에 크게 기뻐합니다.]


신도 100명 채우기 퀘스트가 끝났다.


[화로의 여신이 당신에게 자신의 성물을 내립니다.]


화아아악!


대호가 사용하는 화로의 불꽃과는 차원이 다른 신성한 힘이 느껴지는 불꽃이 눈앞에 피어오르며 형상을 이루었다.

불꽃은 팬던트로 변하였다.

화로의 여신을 상징하는 ‘화로’와 ‘불꽃’의 문양이 새겨졌다.


[화로의 여신이 교황의 목걸이라고 말합니다.]


“······!”


대호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교황!


여신을 모시는 종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 서서 모시는 자의 직함이었다.

사람들이 대호를 ‘여신님의 대리자’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그 칭호가 진짜가 되었다.


[화로의 여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짓습니다.]


‘오, 나의 여신님이여!’


대호는 엎드려 절하며 여신을 찬양했다.



* * *



어둠이 내리깔린 밤이 되었다.

서주의 밤은 야경을 즐기는 명소나 객잔 혹은 기루같은 밤손님이 많은 곳을 제외하면 불빛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새카맸다. 하지만 그 어둠이 무섭지 않았다. 여신님께서 함께 하고 계시는데 두려운 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오늘 받은 교황의 팬던트도 그를 보호해주고 있었다.


‘이런 귀한 성물을 내려주실 줄이야.’


대호는 팬던트를 만지며 기억을 더듬었다.

성물에는 4가지의 능력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아공간이다.

크기에 상관없이 최대 1톤 무게의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현대에도 10명밖에 갖고 있지 않은 초레어 능력이었다.


‘여신님 최고! 여신님 최고!’


아공간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는데, 그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뒤로 자빠질 뻔했다.


두 번째 능력은 신성주문의 효과 1.5배 증가였다.

단순히 위력만 증가하는 게 아니었다.

가끔씩 대호의 신성주문으로 치료할 수 없던 상처나 상태이상의 효과가 있는데, 그것들도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세 번째 능력은 팬던트를 착용하고 있을 때 상시 발동되는 ‘성스러운 갑옷’ 주문이다.

‘성스러운 갑옷’은 신관이 아니라 홀리 나이트-성기사 계열이 사용하는 방어의 신성주문으로, 신성한 힘으로 만들어진 갑옷을 몸에 둘러서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총알도 막아낼 정도로 단단했다.


‘그렇다고 무적은 아니지만.’


일정한 데미지를 받으면 ‘성스러운 갑옷’도 파괴가 된다.

여신님께서 직접 펼쳐주신 것도 아니고 성물에 자신의 힘 일부를 불어넣으셔서 만드신 것이기에 당연한 거였다.

하지만 ‘상시 발동’이라는 점이 사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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