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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더 게이머 오리진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4.02.09 14:28
최근연재일 :
2015.03.03 22:06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17,356
추천수 :
9,898
글자수 :
126,189

작성
14.03.11 23:00
조회
9,290
추천
220
글자
7쪽

비록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DUMMY

그러나 그 몸매와 다르게 눈빛은 조금 다부져서 어찌 보면 소년처럼 보였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녀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여성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니까.

하지만 지금의 내 눈에는 조금 다른 것도 보였다.


$[천부문 운귀]

Lv 32 풍세영$


레벨이 32로구나. 선일이보다 조금 더 세네. 이 정도면 그 권시연이랑 비슷한걸.

“누나, 오랜만. 잘 지냈어?”

“그래. 두 달 만이지?”

“대충 그쯤 되었나. 선일이는 어디 있어?”

“일단 따라와.”

누나는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렸다. 그나저나 이 누나는 예나 지금이나 노출 많은 옷을 입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구나. 사실 이 누나하고는 참 여러 가지 추억이 많았다.

같이 놀기도 했고. 꽤 친하게 지냈었지.

그녀의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인스턴트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천부문 풍우운삼합진(風雨雲三合陳)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풍사진기를 익히지 않아 능력치가 10% 감소합니다.

-운사진기를 익히지 않아 능력치가 10% 감소합니다.

-우사진기를 익히지 않아 능력치가 10% 감소합니다.

“이, 이게 뭐야?”

헐. 나도 모르게 허상 결계 안에 들어온 건가?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잖아? 천부문 풍우운삼합진이라고?

이게 뭐야?

쿵! 쿵! 쿵!

내가 걷던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선 지점을 기점으로 주변의 모든 것이 전부 무너졌고, 무너지는 곳에서 강철 같은 기둥이 생겨났다.

사방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되었고, 높이가 10미터 되는 원통형의 기둥만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쏴아아아아아!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이윽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한지한은 평범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 폐인이었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주변보다 10미터 정도 높은 기둥 위. 그곳에 풍세영 누나가 서서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게임 폐인이라니. 듣는 폐인 기분 나빠요.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서 환성곤의 일을 언급한다…… 수상하잖아?”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며 하는 말에 소름이 돋았다.

오메. 저 누나 예전부터 성격 급하더니 앞뒤 안 재고 나를 죽일 셈인 건 아니겠지?

“저, 저기 누나.”

“닥쳐. 우선 어디서 온 놈인지 좀 볼까?”

싱긋 웃으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요.

“불어라 구름이여!”

우르릉!

그녀의 외침과 함께 하늘의 구름이 더더욱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살려줘!


* * *


그녀의 주변으로 갑자기 구름이 생겨나 퍼져 나갔다. 비와 바람은 어느새 그쳤고, 구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몸이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자 내 눈앞에 메시지창이 생겨났다.

-띠링.

-움직임이 50% 느려집니다.

-상태 이상 ‘둔화’에 걸리셨습니다.

“둔화? 상태 이상 회복제 같은 거라도 가져올 걸 그랬나?”

물론 그런 거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한가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사방은 마치 자욱한 안개가 깔린 것처럼 되어 버렸다.

물론 그냥 안개가 아니다. 이게 구름이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그나저나 어쩌지.”

구름이 깔리자 소리도 안 들리고, 앞도 안 보인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개를 두리번거려 본 다음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즉시 손을 들었다.

“인던 탈출!”

-삐빅.

-탈출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뭣이!?”

경악의 표정이 내 얼굴을 덮었다.

그 순간이었다.

퍼어어억!

“으아아악!?”

엄청난 고통이 등에 가해졌다. 몸이 단번에 붕 떠서는 몇 미터나 날아가서 땅바닥을 굴렀다.

“으…….”

그야말로 죽을 만큼 아프다.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땅에 얼굴을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HP150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리 내성의 숙련도가 오릅니다.

그리고 생겨난 메시지창. 사실 이거 글자만 뜨는 게 아니라 소리도 같이 들린다. 친절하게 내 HP의 75%가 빠졌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거다.

“역시. 네 녀석은 지한이가 아니야.”

구름 속에서 세영 누나가 말했다.

“맞, 맞다고…….”

“흥. 적어도 등뼈가 부러질 정도의 공격을 맨몸으로 버텨내는 일을 네가 할 수 있었다는 걸 믿으라고?”

갑자기 등뼈 부러트리는 일격 같은 거 날리지 말라고!

“갑, 갑자기 그렇게 되었다고.”

“닥쳐. 진짜 지한이는 어디 있지? 환성곤의 수하냐?”

구름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큭. 이대로 세영 누나에게 죽는다면, 선일이 녀석 볼 낯이 없다!

“인벤토리!”

팟! 하고 내 눈 앞에 인벤토리가 나타났다.

쑤욱.

인벤토리 안에는 빵과 우유가 있다. 빵은 곰보빵. 무려 HP를 10이나 채워주는 아주 귀중한 에너지원이다.

호시딘보다도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회복시켜 주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거기다가 이 곰보빵에 우유를 같이 먹으면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HP가 50은 찬다.

“나는 빵을 소환한다! 그리고 먹는다!”

우걱우걱.

내가 빵을 먹는 것을 세영 누나는 방해하지 않았다. 아마도 어이가 없어서 그런 것이겠지? 덕분에 나는 HP를 100까지 회복하고서 일어설 수 있었다.

“내가 진짜 한지한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지.”

한 손에는 빈 빵 봉지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빈 우유팩을 든 상태로 나는 당당히 선언했다.

그런 내 모습 때문인지 구름 저편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큭. 그래. 나의 행동에 황당함을 느끼고 있겠지? 하지만 곧 깜짝 놀랄 거다!

“풍세영 누나는 중2 때부터 검은 실크 레이스 팬티를…… 푸억! 푸케케켁!”

그것은 내가 아직 초딩이었던 시절의 일. 풍세영 누나가 중2였던 어느 날. 나는 선일이네에 놀러 왔었고, 무언가를 보았다.

이것을 아는 것은 나뿐이지. 후후후후.

그런 세영 누나의 비밀을 외치려는 순간 무언가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것은 그대로 내 목을 후려쳤고, 나는 숨이 막혀서 켁켁거리며 쓰러져야 했다.

숨이 막혀서 무지막지하게 고통스러웠다.

누, 누구를 죽일 셈이야?

“한지하아안.”

귀신같은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그 소리 하지 말라고 했지!?”

큰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내 앞에 풍세영 누나가 도끼눈을 하고서 서 있었다. 등 뒤로 살기가 흘러넘치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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