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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3,349
추천수 :
2,370
글자수 :
400,683

작성
17.09.18 19:49
조회
706
추천
25
글자
17쪽

4----

DUMMY

"아 젠장. 대체..."


남궁쌍민은 엑스 반도를 차고 총을 메었다. 군화에 대검도 착용하고 있었다. 차림은 그렇지만 지금 신분은 시타델의 야전 총사령관이나 다름없었다.


즉 황무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병력의 관리자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평소 때라면 이런 위치에 오른 것에 감격해서 날뛰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내내 얼굴이 죽을상이었다. 지금도 자신의 침대 위에서 악몽에 몸부림치다가 기어 나왔다.


까치 집 머리를 한 쌍민은 세숫대야에 담긴 물로 세수를 하더니, 수건으로 얼굴을 닦을 생각도 없이 벌컥 화부터 냈다.


"야! 실드도 없는 표적인데 왜 그것도 못 맞춰!"


머지않은 거리에서 움직이는 로봇을 상대로 사격을 하고 있던 군인들은 어깨를 움츠렸다. 남궁쌍민은 더러운 사령관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기라도 하는지 악을 써댔다.


"드론에 마법 수치만 있었어도 싹 다 드론으로 바꿔버렸을 거야! 여하튼 짬밥만 축내고 하는 게 없어요! 하는 게!"


키가 작은 그가 방방 뛰면서 진지를 돌아다녔다. 시타델의 청사진을 보면 청영 외부를 크게 한 바퀴 두르는 모양새가 될 것이었다. 청영의 지름보다 더 큰 테두리가 될 테니까 엄청난 군인들로 방어벽을 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진은 앞으로도 더 모여들 그들에게 한가지 규칙을 정해 주었다. 앞으로 절대적 룰이 될 것이다.


"청영으로 절대 출입할 수 없다."


라는 것이다. 장성한 남자도 있었지만 앳된 소년병 사들도 마구 사들여서 벌판에 풀어 놓았다. 주둔지는 점점 완성되어 가고 있었고, 군사훈련이 치열했다. 참호를 파고 각개전투를 외치며 바닥을 기어다는 한편, 철망이나 클레이모어 같은 것으로 경계를 만들었다. 그 경계 밖으로 자주 교전이 일어났다.


쌍민은 지프카를 타고 다니면서 경계 밖까지 몸소 나가 병사들과 함께 전투를 벌였다. 지나다니는 몬스터가 있으면 일단 바주카포부터 쏘고 본다. 그리고 총알을 들이부었다. 종종 전략을 짜서 산개하고, 유도하는 훈련도 실시했다.


헬로 군인들을 사는 것 외에 자진해서 들어오는 자유 병사도 있었다.


"진해에서 오셨다고요?"

"예"


수염이 꺼칠꺼칠한 무뚝뚝한 남자가 접수대 앞에서 더플백을 메고 있었다. 그의 얼굴과 팔에는 상처들이 가득하다.


"중사로 근무하셨군요."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12-11번 막사로 가시면 됩니다. 거기에는 과거 군 간부였던 사람들이 모여 있거든요."


"실례지만 앞으로 제 처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까요?"

"아마 못해도 교관은 되실 겁니다."

"예 감사합니다."


예전에 군대는 지긋지긋한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었다.


쌍민은 진지를 마구 헤집고 돌아다녔다. 오전에는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노발대발하다가, 오후에는 건빵을 튀기는 취사장에서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식이었다. 커다란 솥 안에서 설탕과 함께 튀겨지는 건빵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쪽에서는 닭들이 노릇노릇하게 튀겨지는 중이다. 빈 기름통들이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보던 쌍민은 옆에 있는 맛스타 북숭아맛 한 캔을 땄다. 그리고 마셨다.


"크아! 장 쉐프! 요리는 잘되어 가나?"


장쉐프는 이름만 대면 아~ 거기!? 하는 고급 호텔의 알아주는 요리사였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 야전의 취사실에서 이렇게 물건 찍어내듯이 요리하는 신세다. 그래서 그의 얼굴은 당연히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간부식당 감독관은 못될지라도 차라리 밥차 쪽으로라도 빠지게 해달라고 청원서를 냈지만, 거기도 지금 아줌마들로 꽉 차 있다.


"나같은 인재를 고작 이런 곳에 처박아 놔?"


장쉐프는 주변인들에게 고압적으로 굴었고,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태클을 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요리에 대한 깐깐함 떄문에 식사가 늦춰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쌍민은 장쉐프가 하도 청원서를 내면서 귀찮게 하자 요리에 독을 탈지 모른다고 중얼거리며 다녔다.


"요리? 이딴건 요리가 아냐. 먹이지."


"그래 그렇군."


쌍민은 인상 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팔짱을 낀 상태로 장쉐프에게 말했다.


"이봐 장쉐프.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어. 내가 보기에 장쉐프는 그중 후자 같아. 아주 안타까운 일이지."


장쉐프는 국자로 스프를 저으면서 당연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쌍민은 그대로 취사장을 나가버렸다. 잠깐. 그러니까 두 가지 종류가 뭐 뭐 있는데?


****


청영의 외부가 몰려든 인파들로 인해 시끌벅적할 때 한국의 정세는 급변했다. 그동안 유명 신문이나 공영방송들은 가공된 정보를 쏟아냈었다. 지식인들과 방송인들도 패널로 나와 가공된 정보를 입을 모아 떠들어 댔었다.


그러니 국민은 깜박 속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실을 고발하려는 세력은 어디든 있었다. 전쟁 중인 타국에 목숨 걸고 나가 취재하는 종군기자가 있듯이, 사이비 종교에 투신해 진실을 밝히고 고발하려는 의지를 가진 지식인이 있듯이 말이다.


물론 조작자들도 그걸 알고 있었다.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 필사적으로 밝히려는 자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조작자들은 진실을 영구 은폐하기 위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가능한 더디게 밝혀지는 것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것만 해도 반 이상의 성공이다.


이미 제대로 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시민들이 있는 도시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슬슬 진실과 직면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러건 말건 상황은 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계속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으로 최방석이 당선되었다. 과거 친일파 논란이 불거지자 성을 갈아버렸다는 논란도 불거졌는데 너무 비현실적인 소문이라 일축되어 버렸다.


그는 대통령이 되자 국기를 바꿔 버렸다. 그리고 이상한 정책들을 추진하기 시작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짓에 국민이 들고 일어났지만, 결과적으로 소용없었다.


전에 국회의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수의 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결국, 붉은 바탕에 하얀 별이 한국 국기다.


"국민이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압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중국의 팔괘 어쩌고 하는 법칙에 대한민국이 얽매여 있어야 합니까? 음양오행은 또 어떻고요? "


붉은 바탕에 하얀 별이 찍힌 국기를 몸에 두르고 나와 시사 채널에서 열변을 토하는 최방석이다. 그런 그를 보며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언론들이 입을 모아 극찬한다.


"과거 비행기 안에서 한 개인이 급조한 태극기가 무슨 가치가 있습니까? 그게 국가의 얼굴을 대변한다고 보십니까? 이건 여러 저명한 디자이너와 역사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논의한 결과 나온 국기입니다! 어느 것이 더 정통성에 맞을까요? 구습을 ㅌ나파해야 하는게 바로 저! 최방석입니다!"


그는 어영부영 실시하는 국민 투표를 통해 헌법을 수정했고, 방송국 통제를 강화했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자유로운 시기가 오면 저마다 목소리를 내지만 막상 혹독하게 몰아붙이면 찍소리도 못 내는 습성이 있었으므로 당연히 복종했다. 훗날 최방석의 정권이 물러나면 그제서야 규탄을 시작할지 몰라도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국민의 불만은 급기야 최방석이 애국가를 고치겠다고 했을때 극에 다다렀다.


국민은 서로 싸웠고 사분오열되었다. 진영은 서울의 테러로드가 최방석을 꼭두각시로 세워놓고 하는 짓을 먼 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정래는 자제를 촉구했지만, 지금와선 그의 말도 안 먹히는 듯 싶다.


자제 촉구도 한계가 있다. 서울의 테러로드가 던전 공략을 아예 안 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그는 던전에 자주 들어가는 편이다. 그리고 드워프 들을 죽인다. 그러니 테러로드들에게 주어진 의무에는 충실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불문율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많은 테러로드들이 그에게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으로도 보였다.

정래가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자 진영이 채널을 통해 입을 열었다.


"도시는 우리에게 살려달라고 말했어. 그래서 우리는 생존을 향해 전력을 쏟아붓지. 하지만 욕구 중 생존은 밑바닥에 있어. 욕구의 피라미드중에서 상위 욕구가 바로 자아실현의 단계야. 도시들은 테러로드들에게 그런 자아실현에 대한 단서나 강제를 주지 않았어.


물론 우리로서는 고마운 일이지. 굴레가 없으니까. 생존은 모든 것에 우선시 되니까. 하지만 그러니까 우린 저마다 자아실현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는 범위가 넓어진 거야. 생존만 담보되면 나머지는 자유니까."


"우리의 생존은 아직 담보되지 않았어."


정래가 그때 끼어들었다. 천사들이 언제 강림할지 모른다. 그러면 완전한 파멸이다. 지하에서는 드워프들이 미친 짓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의견은 진영도 익히 아는 것이다. 물컵의 물을 마신 진영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과거에 북한이 핵을 만들고 있을 때의 위협도, 천사들의 강림과 같은 위험도야. 결국 모든 것이 증발할지도 모르지. 정치인들이 미친 짓을 하고 다니고. 경제가 파탄 나고, 인간으로서 자식도 담보하지 못할 때, 그런 동물로서 기본적인 자아도 실현하지 못했을 때조차.


인간은 사회가 행복하다 믿으며 모든 사치스러운 짓을 했어. 그때도 양쪽에 파멸이 있었어. 하지만 어땠지? 마냥 즐거운 사람들은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며 다녔지."


정래는 거기에서 견해차를 느꼈다. 테러로드들은 인간보다 상위존재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영은 말을 계속했다.


"물리학의 중력 법칙과 같이, 인간에게도 중력의 법칙이 있어. 우리 테러로드에게도 그것은 엄연히 존재한다."


인간은 언제나 큰 고통이 따를 것 같이 보이는 조건으로부터 고통이 덜할 것 같은 조건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태어나서 심장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부터, 큰 고통에게서 경감된 고통 선택의 연속선이다.


우린 끊임없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을지라도, 선택은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행복을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고, 그 기다림에서조차,


"기다림의 결실이 기다림 내내 주는 고통보다 황홀하지 않다면 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다."


"······."


이것이 불변의 법칙이다.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말하는 까닭은 그런 자아실현조차 큰 고통 사이에서의 더 작은 고통으로의 선택. 즉 쾌락을 위한 욕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고통받기 위해 살지 않았다. 적어도 기나긴 고통 끝에 황홀경이 있다는 것이 담보 돼야 선인들조차 고행한다.


진영은 채널을 끄고 와인잔을 들었다. 생선 음식 앞에서 든 하얀 와인은 잔 속에서 찰랑거렸다.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를 수 없는 것처럼, 중력의 법칙은 인간을 지나 우리 테러로드들에게도 적용되고 있어. 그 법칙은 변하지 않아. 단지 아주 가끔 희생이라는 수단으로 그 틀을 벗어날 때가 있는데."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부모처럼. 타인을 위해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때 절대적으로 인간을 지배하는 듯한 법칙을 깨트린 장면을 볼 수가 있었다. 그 초월 앞에서, 진영은 그게 바로 신의 자취라고 생각했다. 그게 그가 맛보는 신이라는 정의 한 토막이었다.



그로부터 두달후. 최방석은 북한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산주의의 잔재를 청소하겠다는 것이다.



***


"군기가 빠졌어! 군기가!"


쌍민은 길길이 날뛰었다. 세진의 옆에서 말이다. 세진과 쌍민은 현재 자동차 경주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휘통제소 천막 옆에 있는 지휘관 천막은 매우 컸다. 하지만 둘은 그런 공간의 10분의 1 정도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탈영병이라니! "


최근 10명의 탈영병이 발생했다. 물론 미쳤다고 벌판으로 도망가려 했을 리는 없었고, 청영의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청영으로 도피를 꾀한 것이다. 멀리에서 보면 몬스터들이 우글 거리는 곳으로 안보이는 고층 건물들이 즐비하니까.


밤을 틈타 위병 조장과 짜고 탈출을 감행한 10명의 젊은이가 영창에 있었다. 우연인지 뭔지 그들 중 9명이 세진이 습격했던 부대의 인물들이다. 그들은 평소에도 불만이 많았었다. 그들 중 유일하게 1명은 장쉐프였다.


쌍민은 투덜거리면서도 은근히 세진의 눈치를 살폈다. 정확히는 그의 딴에는 세진이 영이라는 테러로드의 어떤 지령을 받았을지 간을 보는 것이다. 그로서도 이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애매했다. 어떻게 보면 이때 처리를 잘해야 군기가 바짝 선다.


세진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게임 패드를 내려놨다. 쌍민에게 골인을 연거푸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는 쌍민을 남겨놓고 천막을 나왔다. 그러자 강한 햇볕이 그의 눈가를 찡그리게 했다.


"마음에 안 들어."


하늘에 불평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도시 근처라고 해도 도시를 벗어나면 기후에 간섭하기 힘들었다.


천막 밖으로 나온 그는 보초 인원을 제외한 전 병력을 연병장으로 소집했다. 가장 큰 연병장은 마라톤도 가능한 어마어마한 크기였지만 사람들로 가득 차 바글댔다.


연설용으로 쓰이는 넓은 단상에 올라간 세진은 의자에 앉은 채로 탈영병들을 기다렸다.


군중들의 눈빛이 빛나는 가운데 10명의 탈영병들이 끌려 나왔다. 그들은 포승줄에 묶여 있었지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


변호기회때 불만을 성토하려고 단단히 준비한 모습이다. 서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입도 맞췄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세진은 비합리적이게도 그들에게 변론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건 군법회의가 아니었다.


"나는 분명히 말했어. 어떤 경우에도 청영으로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세진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기립해 있는 장병들에게로 퍼져 나갔다. 다들 부동자세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재 너희들은 청영 방위군이나 다름없다. 물론 독자적인 재량권도 허락한다. 부흥을 추구해도 좋다. 군사적인 목적만으로 모인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니까. 당장은 그런 성향이 강하긴 해도 말이다. 훗날 그럴듯한 건물을 짓고 가족들을 불러와도 좋아."


그는 잠시 침묵 지켰다. 그리고 절망이 깔리는 10명의 면면을 훑어보았다. 장내는 이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세진이 일어섰다.


"모든 것을 떠나 너희들은 노예다. 돈 주고 산 물건이라고. 충성 운운은 받지 않겠다. 왜냐면 너희들의 충성은 가치도 없거든. 물건에 충성 받아서 뭐에 쓰겠어? 값은 언제나 충분히 지급하고 있다. 거래 때도 너희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자가 있으면 곤란해. 아주 좋지 않아."


세진은 권총으로 포승줄에 묶인 남자의 무릎을 쐈다. 군중들 사이에서 약간의 동요가 일었다. 그때 연단 근처에 있는 지휘관들 중 하나가 크게 외쳤다.


"부~대~ 차렷!"


착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군인들이 차렷 자세를 취했다. 그 앞에서 세진은 총으로 남자 한 명의 팔과 다리를 쐈다. 그의 앞은 순식간에 피바다가 되었다. 다른 9명의 사람은 도망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다른 군인들이 그들을 뒤에서 붙잡았다.


5명을 무자비하게 쏴 죽였을 때 세진은 말했다.


"간단한 규칙조차 지키지 못하는 것은 폐기한다. 너희들의 충성은 너희들이 바치고 싶은 곳에 바쳐라. 너희들의 가치관이나 꿈은 너희들이 부여하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쏟아부어라. 그런 자잘한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헬을 받았으면 그 값을 해야 하는 거야. 그것조차 하지 못하는 건 부당한 게 아니야. 물건에 부당함이 어디 있겠냐? 그냥 소유주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거지. 반품조차 귀찮거든."


나머지 4명을 살려 달라고 빌었다. 그들을 쏴죽인 세진은 마지막으로 남은 장쉐프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뭐 할 말 있나?"


"나..나는.."


정작 대답을 요구해 놓고서 그는 입을 벌린 장세프의 얼굴을 향해 총질했다. 그리고 쓰러지는 장쉐프를 향해 탄창이 빌 정도로 사격을 계속했다. 모여있는 군인들은 세진의 그런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친절히 다시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폭격을 들이붓겠다. 근처에 규칙을 어기지 않은 다른 물건이 있다 해도 상관없어. 애초에 그런 형평성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야. 짜증을 푸는 거지. 너희들은 그 정도란 이야기다. 분수를 지켜라."


쌍민은 몰라도 세진은 그들에게 경례를 받지 않았다. 그들의 경례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인 인원들은 세진의 모습을 도시 안에 있는 테러로드가 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틀린 생각은 아니다.



세진이 모습을 감췄을 때 지휘관들은 해산을 명령했다. 군인들은 분분히 흩어졌고, 싸늘한 시체들은 옮겨져 밖에 버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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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6 아침돼지
    작성일
    17.09.18 20:23
    No. 1

    비슷한 성향이지만 동시에 확 다르네요, 단편작 중에 엄청 강했던 마왕님 나오는 작품이랑 제일 비슷하긴 하네요. '갓핸드'였나요? '갓핸드'에서 좀 더 진지함이 들어간 작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5 국수먹을래
    작성일
    17.09.18 20:44
    No. 2

    솔직히 현대물에서 아쉬움이 남네요. 나중에라도 가볍게 현대물좀 끝내고 판타지를 쓰고 싶은데.ㅠㅠ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아침돼지
    작성일
    17.09.18 21:57
    No. 3

    현대물이 확실히 가치관, 생각 같은게 시대가 가장 가까우니 표현할 수 있는게 다양하고 공감이 많이 되서 작가님 처럼 많은 걸 담고 싶으신 분 한테 맞고 전 그래서 작가님 모든 작품을 좋아하는데, 작가님의 작품을 계속 찾고 봐주는 다른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거기에 이런 작품이 대중성이 없는게 문제라기 보단 사람들이 그냥 못보고 지나치는게 문젠 것 같아요. 작품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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