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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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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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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0,683

작성
17.08.3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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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

DUMMY

"가는 날이 장날이군"


의미 모를 말을 하며 세진은 헬멧을 뒤집어썼다. 몸에 걸친 블랙슈트와 같이 검은색 헬멧이었다. 마치 최상급 연마제로 공들여 닦은 듯이 매끈하게 빛났다.


그가 입은 파워 슈트는 격렬하게 움직일 때마다 몸의 근육을 조여주고 뼈를 지지해주게 되어 있었다. 그것을 오늘 실험해볼 요량이었다.


오토바이는 그의 옆에 서 있었다. 역시나 검은색이었다. 이것도 오늘 써보고 괜찮으면 좀 더 보완해서 아이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물론 당장은 탈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와 오토바이 밑에는 도시 전경이 비치고 있었다. 전송석을 깎아 만들고, 판으로 겹겹이 붙인 바닥은 어두운 밤에도 환히 빛을 냈다. 건물 하나하나, 그 사이의 복잡한 길과 그 위로 굴러다니는 이물질까지 선명하게 잡혔다. 이런 스크린이 광대한 영역에 펼쳐져 있었다. 즉 세진의 지역 전체가 하나의 스크린이자 지도고, 관찰영역이었다.


물론 낮에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블루투스도 된다.


금속 휴대폰을 든 손을 약간 들어 올리자, 음악이 바닥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 진동이 신발 바닥을 북처럼 울렸다.


그는 바이크 위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출발했다. 오토바이는 순식간에 급가속을 하더니 주변의 사물을 뒤로 밀어냈다. 그렇게 무인지경 속을 달렸다. 심지어 오토바이는 소음도 내지 않았다. 밤에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두운 강물이 물결치는 옆을 쏜 화살처럼 달리던 오토바이는 비스듬한 경사를 탔다. 그리고 위로 솟구쳐 올랐다.


허공에서 오토바이가 한 바퀴 돌며 다시 내려온 아래쪽이 허공에 부딪혔을 때, 다른 광경이 오토바이를 먹어 치웠다.


도어는 물질을 전송하는 문이었다. 외부에서 이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오토바이의 뒷바퀴부터 도로에 닿았다. 그다음은 앞바퀴였다. 그때부터 세진은 그립을 강하게 말아 쥐었다. 소음기 처리된 오토바이 내부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삼켜진 것 같았다.


이제 바이크의 꽁무니 뒤로 모래 먼지가 일어났다. 그렇게 그는 탁 트인 도로 위를 한참을 달렸다.


거리는 비교적 한적했다. 그 위를 누비다가 세진은 허리춤에서 서브머신건을 꺼내어 앞쪽으로 휘갈겼다. 노란 총탄들이 길게 뉘어지며 앞으로 나가는 게 세진의 눈으로 보였다. 그 총탄들은 도로를 횡단하던 소들의 옆에서 빗발쳤다. 물론 두 다리로 걷는 소들이었다.


무너지는 진열 속을 오토바이가 뚫고 들어갔다. 그렇게 거침없이 세진은 전기로 된 말을 몰았다.


테러로드들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협력하기 위해서 뭉쳤다. 지구는 이미 한번 파괴자들의 세례를 받았다. 그 세례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테러로드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공동체가 된 것이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천사들은 너무나 강했다. 그러므로 테러로드들도 뭉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그들의 공동체 의식이 단단하냐 하면 그것도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일단 그들은 각각의 도시가 분신으로 내세운 존재들이다. 당연히 자신들과 도시의 생존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다. 각각의 도시는 붙어 있는 게 아니니까 생활 환경도 다르다. 좁은 한국이라도 어떤 지역은 해송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위쪽은 춥고 남쪽은 덥다. 인구분포도 다르다.


그러니까 생존은 각자의 방식대로 독립적인 도모였다. 성향도 제각각이었다. 연합이란게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 어떤 이들은 파괴자들이 다시 강림할 거라는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대체로 불문율을 지키기는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연합이 탄생했다. 파티를 위해 모일 때만 해도 가면을 쓰는 테러로드들이 많았다. 상대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적인 생존과 외적인 생존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했다. 어떤 테러로드들은 쾌락에 미쳐서 한쪽만 의식하고 살았다.


세진의 도시에 침입한 것은 어떻게 봐도 그들 세계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게 다른 테러로드들의 영역에 대한 인정이다. 그런데 지금 그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금 청영에서 벌어지는 일은 테러로드들 연합에 대한 단면이기도 하다. 비싼 물건들을 위해 주인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온갖 지역의 유저들이 모였다. 그리고 수색에 참여하지 않는 밤에는 흥청망청 놀았다. 어떤 놈들은 큰 건물로 이루어진 던전에 몰래 들어가 보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렇게 사흘 정도 지나도 진척이 없었다. 그런데 긴장감은 더욱 풀어졌다. 주인이 어디에 박혀 있는지는 모르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긴 도시 돌아가는 꼴을 보니 오래전부터 손을 놓은듯하다.


조금 긴장을 하고 있던 주인들도 시간이 지나도 별일이 없자 혹시 청영이 무주공산은 아닌가 싶었다.


결국, 유저들은 트럭을 찾아냈다. 그렇다고 그날 찾은 직후에 돌아가지 않았다. 밤에 찾아낸 것을 축하한다고 파티를 벌였다. 이미 베이스캠프는 계속 몰려든 유저들로 인해 길게 옆으로 띠를 이루고 있을 정도였다.


급이 낮지도 않은 몬스터들이 아무렇게나 몰려다니고 있었다. 녀석들은 유저들에게 있어 좋은 먹잇감이었다. 주인 눈치도 없으니 마구 잡고 다닌다.


불이 환하게 켜진 사무엘의 곁으로 검은 인물이 스쳐 지나갔다. 바이크 헬멧을 쓴 그는 세진이었다. 물론 검은 강화플라스틱 덮개 때문에 사무엘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세진은 그를 보면서 참 묘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금발의 소년이라면 전에 자신을 본 바가 있다. 그가 제정신이라면 여기 올 생각을 못할 텐데 긴장이 풀어졌는지 웃으며 통로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게, 좀 믿기지 않았다.


'이놈 바보인가?'


물론 올 때 보니까 거의 열 개 부대 정도가 청영에 맘대로 머무르고 있었다. 이 정도 병력이면 긴장감이 풀어질 만도 한 건가?


세진은 트럭 하나 때문에 이 정도 병력이 머무르는 게 정상인 것인지 아닌지를 몰랐다. 꼭 트럭 때문은 아닐 수도 있겠다. 얕보였을 수도 있겠지. 찔러보는 감 신세가 그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도 좀 안타까웠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 속의 녀석들이 말이다.


그는 지휘 막사를 골라서 들어갔다. 커다란 텐트 안에 들어간다고 바로 지휘소 진입은 아니었다. 안쪽에 텐트 몇개가 있었고, 군복을 입은 무장병력이 그를 막아섰다.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어. 여기 도시의 주인이거든."


그의 말에 각진 모자를 쓴 군인들이 약간 주춤거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세진이 내뱉은 말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물론 그들은 이미 속으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놨다. 그 안에 이런 케이스는 없었다.


하긴 어차피 죽을 놈들이다. 취객 다루듯이 하며 밀쳐내는 군인들의 목을 부수며 세진이 한 생각이다.


그는 벌레 죽이듯이. 간단하게. 무자비하게 군인들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리고 쓰러진 군인들의 목을 뒤에서 한 번 더 밟았다. 확인 사살이다.


안쪽에 들어가니 텐트가 또 있다. 이번에는 여성 장교로 보이는 여자가 토끼 눈을 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세진도 태도를 좀 바꿨다.


어차피 말이 안 통할 것 같으니 여자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여자의 머리가 터져나가며 그 조각들이 천에 듬뿍 묻었다. 그 천을 젖히며 안쪽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위성 전화기와 원거리 통신 기계가 있는 지휘부가 나왔다.


지휘부는 한 구역만 있는 게 아니었으므로 지역별로 각각 있었다.


탁자에 앉아 회의하고 있던 세 명의 남자는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세진이 손짓을 하자 행동을 멈추었다.


"비상벨은 좀 있다가 울려."


그리고 세진은 통신 채널을 열었다. 모니터에 가면을 쓴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세진은 선수를 쳤다.


"이 도시의 주인이다. 여기 있는 유저들은 무단으로 침입했으니까 죽이겠다."


세진의 뒤에서 남자 한 명이 권총을 꺼냈다. 그 쇠뭉치가 반사한 빛이 모니터에 비칠 때 세진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손바닥을 뒤로 내밀었다. 남자의 머리가 속절없이 터져나갔다.


피보라가 일자 주변의 남자 둘은 제정신을 차린 듯 무기를 휘둘러 왔다. 고개를 숙인 세진의 목 위로 검날이 교차했다.


의자가 옆으로 쓰러지고 세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손을 채찍처럼 좌우로 뻗었다. 한 남자의 머리가 터져나가고 다른 한 남자는 황급히 고개를 옆으로 젖혀 권격을 피해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한 바퀴 몸을 돌린 세진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남자의 턱을 수도로 가격했다.


턱이 부서지는 소리가 모니터에까지 들렸을까? 알 수 없었다. 세진은 처형하듯이 턱이 부서진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리로 면상을 무릎으로 찍었다. 뭉개진 안면에서 이빨들이 폭죽처럼 터졌다. 달군 프라이팬 위를 튀기는 기름처럼 소리를 내던 치아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가장 처음에 죽인 남자의 시체에서 권총을 빼냈다. 그리고 모니터 안의 가면 쓴 테러로드를 향해 쏘았다. 총알이 모니터를 부술 때, 이 소란에 많은 유저들이 세진에게 달려왔다.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세진의 피에 젖은 장갑이 헬멧의 아래쪽을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헬멧 안쪽에 음악이 가득 찼다. 초록색의 줄들이 악보처럼 전류처럼 투구의 표면을 타고 흘렀다. 노래를 부르는 날카로운 여자의 소리가 세진의 고막을 두들겼다. 전자 기타 소리가 그의 고막을 뚫고 들어와 뇌로 역류했다.


비트가 그의 코와 입에 자신의 혀를 밀어넣고 흔들었다. 그 타액이 신경을 흠뻑 적시고 잡아당겼다. 물고 빨기를 반복했다.


여성 보컬의 열창이 머리를 잡고 흔들 때 총탄들이 세진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세진은 그보다 더 빨랐다. 잔상을 관통하는 총탄을 무시하고 옆으로 달려간 세진은 옆으로 샷건을 든 남자를 들이받았다.


그러자 남자는 튕겨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박살이 나버렸다. 피와 근육, 뼈들이 풍물 풍선처럼 터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 잔해들이 세진의 바디를 흠뻑 적셨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다시 빠르게 움직이자 시체의 분비물들이 뒤로 밀려났다.

그가 이동하는 곳에는 몰려드는 유저들이 있었다.


지휘 천막이 들썩이고 고함이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전광이 번뜩이고 텐트가 강풍을 맞은 듯 펄럭였다. 텐트를 고정시키던 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폴대가 땅 위로 튀어나왔다.


서서히 가라앉는 텐트 주변에 몰려든 군인들이 웅성거렸다. 애초에 한 세력만 있는 주둔지였다면 세진이 안쪽 깊숙이 침입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너무 방심했고, 따라서 안일한 경계를 펼쳤다.


펄럭이며 가라앉는 천막 한쪽에서 뭔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전체가 거기에 끌려가며 드러난 인간 형상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그러나 그 자신의 피는 아니다.


소용돌이치듯 천막이 구겨지다가 새된 소리를 내며 찢겨 나갔다. 그리고 피에 흠뻑 젖은 인간 형상을 토해냈다

.

그 검은 물체는 허리춤에서 서브머신건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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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 +2 17.08.30 943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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