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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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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7.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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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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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8화

DUMMY

프린은 괜히 제국 제일 기사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그 역시도 어릴 때부터 천재라고 주목받던 인재답게 백상우의 공격을 편안하게 피하고 또 받아넘기기도 해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대결은 시종일관 프린의 우세였다. 아무리 실전이 아니라고는 해도 누가 봐도 프린이 더 강하다는 것은 알 수 있는 대결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에 깔끔하게 대결 결과를 승복하는 백상우의 예의 바른 모습에 곳곳에서 박수는 터져 나왔고.


대결이 끝난 뒤 벌어진 술판에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고 여관 안에 울려 퍼졌다.

독고진과 백상우는 프린과 그의 제자인 기사 대장들과 연신 술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무예와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한편에서는 하프나타와 마탑의 장로들이 렉시아와 이네시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난 그 모습을 오랜만에 바 테이블에 홀로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구경했다.


아까 잠깐 보였던 천가휘는 기다리던 환자들에게 휩쓸려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레니언과 헤루마누는 현실에서의 일 때문에 당분간은 접속하지 못한다고 했다.

예전 같았으면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익숙했겠지만 지금은 뭔가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 정도로 맺은 인연이 인생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는 게 새삼 실감이 되었다. 만난 기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만나도 서먹서먹한 사람이 있듯, 반대로 얼마 만나지 않아도 빠르게 친해지는 사람도 있었다.

잠시 여관의 정겨운 풍경에 미소 짓던 그때였다.


"옆에 앉아도 돼요 오빠?"


구석진 테이블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던 한예린이 어느새 다가와 묻는 말에 응이라는 짧은 대답과 함께 의자를 빼주었다.

의자에 앉는 모습을 보다가 별생각 없이 그녀의 가족들이 앉아 있던 테이블을 보았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얼마 전 천가휘의 손에 치료받은 어머니와 딱 눈이 마주치게 된 순간이다.


일전에 본 적이 있어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를 전했다. 피어오르는 미소에서 한예린이 떠오르는 걸 보니 가족은 역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고갯짓으로 인사를 받아주었던 그녀의 어머니는 남은 가족들의 부름에 다시 그 사이로 녹아들었다.

이전부터 그려왔던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에 눈길이가 한동안 시선은 머물렀다.


"증오의 꽃 토벌전 다녀오셨다면서요?"

"응. 상우랑 둘이 다녀왔어."


어머니가 치료받은 날. 엉엉 울면서 마황성 원정을 함께했던 모두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던 그녀다. 그날 한예린과는 말을 놓는 사이가 되었다.


"둘이 갔다가 네 사람 온 거 같은데. 저분들은 누구세요?"

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려면 이야기가 꽤 길었다. 먼저 대답한 건 탁자에 등껍질을 붙이고 빙그르르 돌던 바투아였다.


"금붕어랑 문어야."

"금붕어? 문어?"

"응 백설. 저기 검은 머리가 금붕어고 저기 하얀 머리가 문어야."


백설은 바투아가 사는 정령계의 물고기 중 하나. 한예린의 하얀 피부가 하얀 물고기인 백설을 담아 붙여진 별칭이다.


"백설 넌 저 금붕어랑 놀지 마. 나쁜 애는 아닌데 난폭해. 괜히 물들 수도 있으니까. 재랑 어울리면 안 돼 알겠지?"

"으응...어.. 어.."


렉시아 쪽을 쳐다보는 한예린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색해져 처음에는 왜 그런가 싶었다. 한예린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자리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렉시아가 있었다.

길지도 않은 발을 성큼성큼 뻗어 다가오는 동작에 약간의 불만이 느껴지는 건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사이에 금붕어처럼 큰 눈이 수차례나 한예린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아무 말 없이 다가와서는 털썩 소리가 날 정도로 내 옆 빈자리 하나를 꿰차고 앉았다.


왼쪽에 앉아 있던 한예린에게 짧게 렉시아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렉시아라고 하고 나스탈 인 출신 유저야. 나이는 25살인데 자기들이 사는 지역에서는 신분만 같으면 존댓말을 안 쓴 데. 그래서 뭐, 친구처럼 지내다 보니 같이 다니게 됐어."

"아, 네. 안녕하세요. 전 한예린이라고 해요."


고개를 살짝 내밀고 하는 인사에 렉시아가 기계처럼 딱딱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받고는 내게 물었다.


"예쁜 친구네. 내 소개는 된 거 같은데 저 친구에 대해 소개도 좀 해주지?"


말하는 것도 뭔가 평소랑 다르게 딱딱했다. 워낙 평소에 말을 거침없이 시원시원하게 해서 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가 소개해도 돼?"

"네."


렉시아에 대해 잘 모르는 한예린은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며 미소로 웃어넘겼다.


"이름은 한예린. 나이는 28살이고.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야."


유명하다고? 한예린을 보는 두 눈이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보다 오빠가 더 유명하잖아요."


한예린의 말에 렉시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분명 착각이 아니다.

삐죽 내민 입술에서 중얼거리는 말이 새어 나왔다.


"나도 내가 있는 곳에서는 엄청 유명한데 말이지."


"백설 금붕어랑 놀지 말라니까!"


백설이 누구를 말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눈치 없지는 않았다. 바투아가 하는 말에 발끈하며 소리쳤다.


"야! 바투아! 나랑 왜 놀지 말라는 건데!"

"금붕어는 내가 본 여자 인간 중에 제일 난폭해! 백설은 금붕어랑 완전 반대야!"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사는 곳의 여자들은 원래 다 이래!"


말문을 막은 사람은 이어서 합류한 이네시아다.


"다 그렇진 않지. 네가 우리 마을에서 제일 유별나고 그다음이 나잖아. 그래서 우리 친구도 별로 없잖아."


어떻게 보면 친구를 깎아내릴 수도 있는 말을 왜 하는지 했다.

뒤이어 속닥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알게 되었다.


"지금 네 매력이 하나도 안 먹히는 데. 아직 잘 모르는 네 매력 중 하나인 솔직한 성격이 말실수 한 번에 사라져 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여전사답지 않게 흥분해서 막 내지르지 마. 십수 년을 수련해오면서 평정심 하나 조절도 못 해 이 친구야."


듣기로는 남녀가 완전히 수평을 이루는 평등한 사회가 렉시아가 사는 마을이었다. 다 들리게 말해, 이야기를 들은 한예린은 고개를 갸웃하며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막 이네시아에 대해 소개하려던 때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열게 할 인물은 나타났다.


"용환! 예린!"


시끌벅적한 여관 안으로 기다리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스티븐이 반갑다는 듯이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했다.


"내가 지금 어디 다녀오는 줄 알아?"


당연히 알 리가 없다.


"어디 다녀왔는데?"


내 말에 스티븐은 여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천장에 뭔가 있나 싶어 같이 시선을 따라 옮겼다.


"하늘."

"하늘?"

"응 하늘에 다녀왔어!"


특유의 단정한 신사 같은 외모와 미소가 멋있어서 가슴이 뛰는 게 아니었다.


"하늘 위 높은 곳에 유적지가 있어. 그 이름하여 천공의~ 요새-! 상우랑 네게 부탁이 있는데 말이지."


뭔데? 나오려는 말을 삼키고는 두 눈을 보았다.


"유적지를 발견한 친구랑 나랑 같이 사냥 좀 가자."


거부할 이유도 없고, 오히려 반길만한 일에 온몸에 활력이 돋아 미소는 지어졌다.


*


[해왕의 창](legend)

설명:하만사루바의 왕에게 대대로 전해져오던 창. 귀속되는 아이템이기에 사용자가 죽기 전에는 양도가 불가하다.

-고유 특성 수력水力 개방-

효과:근+4 민+4 체+3 마+5

효과:일정량의 마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해 마스터 오러 트라이던트를 유지할 수 있다.

효과: 수력을 다루는 데 필요한 마력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파동을 2중첩까지 사용할 수 있다.

효과:수력을 다루는 데 필요한 마력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파동을 4중첩까지 사용할 수 있다.

효과:(200레벨에 개방됩니다.)

효과:(300레벨에 개방됩니다.)


레벨은 어느덧 102가 되었다.

얻는 스텟 전부를 마력에 찍었더니 우연찮게도 마력 역시 102라는 같은 수치를 맞출 수 있었다.

이제는 4서클 위력의 수력을 의지대로 활용할 수 있어 바투아의 도움 없이도 웬만한 몬스터는 내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늘따라 햇살이 유독 따사로웠다. 정확하게는 해가 평소보다 더 가까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미소 짓다 날아오는 대형종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들뜬 가슴을 가라앉혔다.

그렇다.

지금 있는 곳은 바로, 바로 이름만 들어보았던 탐험가 러실 기아르디아의 마공정 위였다.

배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배에 탑승해 샐파리온이 지나다니는 경로를 찾아다닌 지는 이틀째였다.


샐파리온이 오는 모습을 보며 러실이 배 속도를 높였다.


스티븐이 말하길.

샐파리온은 일전에 친분이 있는 유저들과 함께 사냥해 본 적이 있는 몬스터로 지금 우리 파티면 충분히, 쉽게 사냥이 가능할 거라고 했다.

그렇다고는 하나 배 위에서 싸우기에는 신경 쓸 게 많았다.


전투로 인해 혹 배가 손상을 입어 수리비가 나올지도 모르고 백상우를 포함한 일행 몇몇은 하늘을 날지 못해 굳이 하늘 위에서 싸우는 건 손해였다.


우리는 시야 멀찍한 곳에 걸린 한 산꼭대기에서 사냥하기로 하고는 항해를 이어갔다.


실제로 대형종을 코앞에서 보는 것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영상으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위압감에 소름이 오싹 돋았다. 엄습해오는 긴장감도 이제는 즐길 수 있게 되어 괜히 몸을 풀어보면서 샐파리온을 살펴보았다.


"네 차례까지 안 갈 거 같은데 괜히 몸 풀지 마. 배만 꺼져. 덩치만 컸지 딱 봐도 내 한주먹거리도 안될 녀석 같으니 그냥 저기 렉시아랑 손잡고 구경이나 해."


백상우가 옆에 다가와 팔짱을 끼며 하는 말에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옆에서 도울 수준은 되지 않아 마법 지원 말고는 할 게 없는 처지였다.

지금 배 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같은 처지긴 했다.


안전하게 사냥하기 위해서라도 전면에 나서는 건 백상우 혼자 하는 게 맞았다.

수준 차이도 나고 호흡도 안 맞는 사람과 함께해봐야 서로에게 거치적거릴 뿐이었다. 오랫동안 수련 혹은 레벨 업을 해온 모두였으니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이번 사냥에 참전한 인원은 총 7.


러실, 스티븐, 백상우, 렉시아, 이네시아, 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합류한 사람은.


"뭘 먹으면 네처럼 키가 커지고 가슴도 그렇게 커지고 엉덩이도 커질 수 있어?"


렉시아의 물음에 귓속말을 하는 한예린이다.


무뚝뚝한 독고진과 친하게 지내는 걸 보았을 때부터 느꼈지만 한예린은 사교성이 좋았다.

어제까지는 서먹서먹하더니 몇 시간 전부터는 세 여성이 붙어서 곧잘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뭐?! 전용 운동법이 있다고?! 근데 그걸 공짜로 알려주겠다고?"


지구에 사는 한국인과 토란에 사는 천백 지역인은 들려오는 소리를 애써 모른척하며 샐파리온만 보았다.

들려오는 이야기의 수위가 널뛰기를 반복해 어쩔 수 없었다.


전속력으로 나아가는 마공정은 샐파리온보다 더 빠르게 하늘을 가로질러 가 이윽고 산꼭대기에 이르렀다.

러실을 제외한 모두가 배 위에서 뛰어내려 산꼭대기에 내려섰다.

스티븐이 양손으로 기이한 문양을 그리며 스펠을 맺던 것도 잠시.

이내 읊조리는 말이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8서클 마법

소닉 바스터


8서클 마법

퓨리 오브 더 헤븐


왜 스티븐이 수많은 유저 중에서도 최강자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위용이 펼쳐졌다.


"까아아아아악!"


허공 한편을 번개와 바람의 칼날이 뒤덮었다. 8서클 마법답게 저서클 마법보다 범위는 훨씬 넓고 위력은 더 강했다.

비틀거리다 떨어져 내리는 샐파리온을 향해 백상우가 허공을 뛰어서 올라가 맞이해주었다.


벽석권劈石拳

오의 금강벽金剛劈


먼 거리였음에도 무공 명과 초식 명을 외치는 속삭임이 귀에 닿아 웅웅거렸다.

퍼ㅡ엉!

뒤이어 살벌하고 묵직한 굉음이 산맥 전체에 울려 퍼졌다. 퍼져가는 충격파에 공간이 일렁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산맥 곳곳에서 일제히 날아오르는 새들이 바람에 휩쓸리는 꽃잎처럼 우왕좌왕하다가 흩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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