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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 사생아의 인생 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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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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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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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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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로빈믹스

DUMMY

인터넷에서 웹툰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을 검색해 봤다. 다음과 네이버를 비롯해 코미코, 엠넷닷컴, 로빈믹스 등 줄줄이 흘러나왔다.


‘벌써 이렇게 많이 진출했나?’


웹툰 시장의 활성화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는 2010년대부터다. 그런데 벌써 국내 포털시장의 일인자인 다음과 이를 맹추격 중인 네이버를 비롯해 십여 개의 업체가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무료였다. 다음이 마음이 드는 작가에게 후원금을 보내는 ‘선택결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네이버가 완결작과 연결하는 ‘랑스’라는 일부 유료화 서비스를 도입해 봤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일단 다음과 네이버는 제외하고’


물론 웹툰이 그들의 주력사업은 아니겠지만, 지금 나는 그런 곳과 상대하기엔 형편없이 작은 존재다. NHN의 자회사인 코미코는 물론이고 케이블 TV이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인 엠넷닷컴도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로빈믹스’란 회사가 눈에 들어왔다.


‘이 회사도 이름을 들어봤는데?’


아니 코미코나 엠넷닷컴보다 귀에는 더 익숙하다. 웹툰을 별로 보지 않았던 내 귀에도 익숙한 이름이라면 꽤 큰 기업일 텐데 인터넷에 자료는 거의 없다. 홈페이지에도 회사 소개나 연결된 회사 자료가 없다. 다만 올라온 웹툰의 수는 다음에 못지않았다.

결국 지훈이 도움을 받았다.


“그 회사, 무척 작던데? 고정직원이 로빈과 그의 친구를 포함해 단 세 명에 불과해. 그 둘은 출퇴근이 자유롭고 급여도 유동적이라 실제 직원은 사이트를 관리하는 한 명이라고도 해도 돼.”

“그렇게나 작아? 웹툰은 꽤 많이 올라와 있던데?”

“그들은 일정한 플랫폼만 제공하고 작가들이 직접 올리는 시스템이거든. 그래도 웹툰 쪽에는 꽤 인기가 높아. 로빈이란 친구는 그쪽 업계에서 꽤 유명한 작가이자 블로거였더라,”


“그러다 회사를 차린 거야?”

“어, 처음에는 그저 동호회 성격이었어.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광고가 들어오다 보니 ‘어? 이거 돈 이 될 수 있겠는데?’하고 차린 거야. 그게 바로 8개월 전이고.”

“회사 형태는?”

“주식회사, 로빈이 80%, 그루라는 그의 친구가 20%.”

“그 친구 연락처 있어?”

“어, 톡으로 보낼게.”


톡으로 기본 인적 사항과 사진, 연락처가 들어왔다.

‘홍영철? 나이는 이제 스물아홉이고 학교는 어? 대학에 다니다 그만뒀네?’


아마 로빈믹스나 블로그에 관심이 깊어서일 텐데, 그런 열정이 있으니 이 정도라도 키웠을 것이다.

바로 그에게 연락했다.


“홍영철 씨, 맞나요?”

“네, 제가 홍영철인데, 누구시죠?”

“전 CH에셋 대표입니다. 로빈믹스를 제가 인수했으면 하는데···.”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그의 대답이 들렸다.


“안 팝니다.”

“9억을 줄 건데요?”

“네? 9억요?”

“동시에 홍영철 씨와 친구분도 원하면 그 회사에 채용하고요.”


로빈의 목소리가 확 달라졌다.

9억 원이면 서울 아파트 두 채를 사고도 남을 돈이다. 로진믹스가 받는 1년 광고료의 15배에 달한다. 아무리 열정이 있다지만, 그저 용돈이나 가져가는 곤궁한 생활에서 당장 탈피할 수 있는데 직원으로도 채용도 한다고 한다. 거액의 돈과 급여에, 기존 생활까지 유지할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인 것 같았다.


“그게 정말입니까?”

“네, 저도 웹툰을 좋아하거든요.”

“그럼, 일단 만나죠.”

“좋습니다. 제가 그 회사로 찾아가죠.”

“지금요?”

“아뇨,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요. 이틀 후에 가죠.”


어차피 돈을 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머리도 잘 돌아가는 친구 같은데, 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가면 귀찮은 샅바 싸움을 시작하려고 할 수도 있다.


“아, 그래요? 꼭 오실 거죠?”


이 정도면 완전히 혹한 상태다.


“전 약속은 칼같이 지킵니다. 그 자리에서 아예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고 싶으니, 그쪽도 관련 서류를 준비해 놓으세요.”

“네, 그러죠. 근데요.....”

“네, 무슨 할 말이라도?”

“.... 아뇨, 모레 뵙겠습니다.”


홍영철이 뭐라 말하려다 포기했는데 그게 내겐 읽혔다.

‘10억을 달라고 하고 싶었겠지?’

그러다 내 마음이 바뀌면 안 될 것 같아 포기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군.’


아직 웹툰 시장이 활성화나 유료화가 되지 않았다. 이곳에 진출한 다음이나 네이버도 플랫폼 기업이란 특성 때문에 외연을 확장한 거지 사업모델로 정착된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 재산을 모두 털어도 인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난 곧바로 미 증시에 투자한 옵션 일부를 정리했다.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가지고 있으면 계속 오를 텐데.’


9억이면 그 열 배 가까이 투자할 수 있다. 두서 달만 가지고 있어도 20억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그와 비교해 웹툰 쪽은 추가 투자를 하면서 5년,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그렇게 기다리면 그 가치가 수십 배로 오르겠지만, 지금 당장 확실한 수익을 놓치는 것이 아깝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저 돈이 아니다. 내 영역의 확장이고 떳떳하게 북두가에 입성할 수 있는 바탕이다. 거기에 엄마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이후 난 곧바로 조민철 교수를 찾아가 내 계획을 설명했다.


“정말? 정말로 웹툰 시장이 그렇게 활성화될까?”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되고 있잖아요. 주로 전철 같은 곳에서 사용될 텐데 그런 시간에 보기에는 웹툰만 한 것이 없어요.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든지 발휘될 수 있어 콘텐츠의 보고가 되어 확장성도 충분할 것이고요.”

“하긴 지금보다는 훨씬 낫겠지. 그런데 네 엄마는 경영이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았을 텐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지금은 구멍가게 수준인 데다 교수님과 제가 도와드리면 충분할 거예요.”

“나도?”


“그럼, 엄마가 하시는데 그냥 구경만 하려고 했어요? 우리 엄마, 좋아하신다면서요.”

“하하, 알았다. 그럼 나도 돈 좀 대지.”

“돈까지요?”

“그래야 참여 명분이 생기지.”

“하긴요. 얼마나 대실 건데요.”

“많이는 없다. 한 1억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하죠.”


거긴 나와 엄마의 회사고, 조교수와 엄마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데, 많이 투자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런 이후 난 엄마까지 설득해 로진믹스 인수 준비를 모두 마쳤다.


***


북두 재단 이사장실에서 큰소리가 튀어나왔다.


“네가 지금 제정신이냐?”

“왜요?”

“그런 차와 그런 옷차림으로 카이스트 본관으로 찾아가? 사람들이 우리 북두를 뭐로 보겠어?”

“그깟 놈들의 시선이 뭐가 중요해요?”

“이 자식이, 어디다 대고 말대꾸야? 네 할아버지가 알면 퍽이나 좋아하겠다. 아니, 그 양반이 모르실 리 없지.”


“그래도 엄마가 다인이 그 계집애 마음을 잡으라면서요.”

“그게 잡는 거냐? 오히려 밀어내는 거지. 걔 스타일 몰라?”

“아무튼 그런 계집애를 왜 그리 신경 써요?”

“어디 걔를 신경 쓰는 거냐? 그 뒤에 있는 문 부회장을 신경 쓰는 거지.”

“그래봤자 오성보다 적잖아요.”


이주희가 남편이 없음에도 아직 북두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녀의 친정인 오성 그룹, 특히 오성 자산운용은 북두그룹 계열사 지분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 거기에 그녀는 북두의 비자금까지 관리하니 최천수 회장이나 그의 아들과 딸들인 최인상, 최인문, 최서영이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분만 따질 일이 아니야. 문 부회장을 따르는 사람들이 더 문제지.”


문무진은 북두의 창업 공신으로 그룹 내 인망이 두텁다. 이사들이나 사외 대주주와 친분도 돈독하다. 만일 그룹에 욕심을 낸다면 최인상이나 최인문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바로 그다. 그리고 그 사실은 최천수 회장도 잘 안다. 하지만 그는 엄정중립을 지키고 있다. 북두에 대한 욕심을 내비친 적도 없다.

그래서 더욱 그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넌 당분간 조용히 있어. 쓸데없이 스캔들이나 만들지 말고 회사 일에만 집중하고.”

“그럼요?”

“엄마가 알아서 할게.”


어차피 대학은 졸업해야 정략결혼이든 뭐든 추진할 수 있다. 시간은 충분하니 만회할 기회도 있고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 수도 동원할 수도 있다.


***


난 엄마와 조교수와 함께 로빈믹스를 찾아가 인수 절차를 마쳤다. 홍영철과 기존에 근무하던 두 사람과 근로계약도 체결했다.


“홍영철 씨는 작가 관리 쪽을 담당해 주세요. 이주형 씨는 마케팅을 맡아주시고요.”

“전 그대로 사이트 관리를 맡으면 되죠?”

“네, 대신 독자나 작가 모두 이용하기 편하도록 개선해야겠어요. 믿을만한 곳에 외주를 맡기세요. 강운미 씨.”

“네, 이사님.”


엄마는 대표이사, 나와 조민철은 이사로 등재하기로 했다.


“여기, 당분간 경비로 쓸 자금입니다.”


내가 주는 수표 액수를 확인한 강운미가 조금 놀랐다.

“1억 원이네요? 자체 자금도 조금 있는데요. 광고료도 계속 들어오고요.”


“그건 운영비로 쓰시고요. 이건 사업확장 자금입니다. 사이트도 개선하고 공모전도 개최할 경비요.”

“네? 공모전까지 개최하시게요?”

“그래야 실력 있는 작가들을 끌어모으죠. 공모전은 두 분이 기획해 보세요.”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하시게요.”

“총 1억 원 규모로 대상은 5천만 원,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고요.”


“헉, 1억이나요?”

“그 정도는 되어야 흥미를 갖고 모두 달려들죠. 그걸 기회로 작가들을 많이 발굴해야 합니다. 괜찮은 작가들에겐 명절 선물 등 관리를 잘하세요. 그분들이 우리 회사의 주인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내 지시는 일사불란했고, 공격적이었다. 이를 따르는 직원들은 희망을 보았고, 엄마나 조 교수는 내 새로운 모습에 조금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내 아들, 맞아?’


‘저게 고작 스무 살의 대학 신입생이야?’


“그럼 우린 그만 가보겠습니다. 대표님은 내일부터 출근하시고, 저와 조 이사님은 가끔 들릴 겁니다.”

“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대표님, 그리고 이사님들.”


로빈믹스를 나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엄마에게도 당부했다.


“이젠 엄마가 저 회사의 주인이야. 직원들이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사정없이 혼내.”

“주인은 너 아니야? 대주주잖아.”

“저와 엄마는 동일체잖아요. 엄마는 회사를 대표해 모든 걸 결정하는 대표이사고요. 사실 오늘은 제가 나섰지만, 앞으로는 뒤에서만 서포트할게요.”

“나도 그럴 테니 결정은 주연이 네가 해. 재하 말처럼 네가 로빈믹스의 대표야. 얼굴이고.”

“너희들이 그러니 엄청나게 부담되네?”

“부담될 것이 뭐 있어요. 직원은 고작 세 명이고 당분간은 기존에 하던 대로만 하면 되잖아요.”


“사이트도 개선하고 공모전도 개최한다며?”

“그러니 엄마의 디자인 감각을 보여줘야죠. 공모전은 우리 회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좋은 기회니 좋은 아이디어를 좀 내시고요.”

“홍보 쪽은 내가 지원할게.”

“민철이 네가?”

“어, 그쪽으로 꽤 실력 있는 친구가 있거든.”


“그런 일에 친구까지 동원하게?”

“나도 이 회사 주주고, 이사잖아. 어차피 다른 데 써먹을 데도 없는데 그런 데라도 써야지.”

“그분이 누군데요? 저도 좀 소개해 주면 안 돼요?”

“허, 네 욕심은 정말 끝이 없구나. 네 목표가 도대체 뭐냐?”

“지금은 비밀요.”


과거에는 북두그룹의 후계자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기에 복수가 추가됐고 최종 목표도 더 크게 변했다. 과거의 목표가 그것이었는데, 회귀라는 엄청난 기회가 주어졌는데, 과거의 목표에 그대로 머문다면 나를 회귀시켜 준 신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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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하이닉스 인수전 (4) +1 24.05.06 3,247 93 12쪽
51 하이닉스 인수전 (3) +1 24.05.04 3,796 100 13쪽
50 양 날개 +1 24.05.03 3,947 86 13쪽
49 출범 +1 24.05.02 4,257 97 13쪽
48 하이닉스 인수전 (2) +2 24.05.01 4,310 89 12쪽
47 하이닉스 인수전 (1) +8 24.04.30 4,538 92 12쪽
46 1억 배 +5 24.04.29 5,007 99 13쪽
45 요행 +3 24.04.27 5,310 100 13쪽
44 정글의 법칙 +3 24.04.26 5,181 92 13쪽
43 마굴 +8 24.04.25 5,145 101 13쪽
42 인맥 쌓기 +12 24.04.24 5,339 94 12쪽
41 오해는 깊게 +5 24.04.23 5,518 97 13쪽
40 뜻밖의 호의 +8 24.04.22 5,630 93 12쪽
39 유료화 +6 24.04.20 5,826 93 12쪽
38 새로운 의욕 +4 24.04.19 5,871 89 13쪽
37 메기 효과 +2 24.04.18 5,894 111 12쪽
36 BC포럼 +6 24.04.17 6,040 98 13쪽
35 유비무환 +7 24.04.16 6,159 103 13쪽
34 글피아 +4 24.04.15 6,196 99 13쪽
33 돈이란 도는 것 +4 24.04.13 6,598 125 13쪽
32 전환사채 +4 24.04.12 6,713 115 12쪽
31 에코 비전 +4 24.04.11 6,904 112 12쪽
30 다목적 포석 +6 24.04.10 7,289 113 12쪽
29 도발 +5 24.04.09 7,329 120 12쪽
28 대면 +6 24.04.08 7,514 127 12쪽
27 변수 +6 24.04.06 7,686 136 12쪽
26 동수상응 +4 24.04.05 7,873 125 14쪽
25 채굴 +5 24.04.04 7,905 1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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