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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 사생아의 인생 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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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작품등록일 :
2024.03.13 16:47
최근연재일 :
2024.05.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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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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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억 배

DUMMY

내가 미래를 몰랐다면 문 부회장의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예상하고 꾸준히 준비했던 일이다. 다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는 한 달 정도 빨랐는데 당시 난 외부에 발표된 사실만 기억했었다. 이 정도의 오차는 범위를 벗어난 것도 아니다.


”채권자들이 더는 참지 못했군요.“

”맞아. 불황이 거의 2년째 이어지지 않은가? 거기에 금융권에서 시작되어 부동산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였기에 금융권 채권자들이 더 견디기 힘든 거지.“

”그럼, 강상수 회장과 함께 3자 회동으로 슬슬 엔진을 가동해야겠네요.“

”그래, 컨소시엄도 만들고 역할도 분담해 이젠 행동에 들어가야지.“


”할아버님은 언제쯤이 좋으세요?“

”언제든 상관없어. 요즘 회사 일을 많이 내려놓았고 그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회사 일은 왜요?“

”일부러 그런 것도 있지만, 그냥 마음도 멀어졌어, 그러다 보니 일도 흥미가 떨어지더구먼.“


일부러 그랬다는 건 지난번에 대충 들었다. 그런데 마음도 멀어졌다는 소리에는 가슴이 무척 아팠다. 북두는 그가 평생을 바친 기업이었다.

이전 삶의 경험과 과거 파가니니에서 그가 했던 말, 이후 몇 차례 이어진 그의 행동과 말투에서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짐작한 내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할아버님,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그 멀어진 마음은 곧 반대로 바뀔 수도 있을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최근에 제게 특이한 정보 하나가 들어왔거든요.“

”그게 뭔데?“

”죄송합니다. 아직은 때가 이르지 않아서요. 궁금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십시오.“

”허허, 이 도깨비 같은 친구 같으니.“


그의 마음이 멀어진 이유는 북두그룹, 특히 최천수 회장에게 큰 실망을 탓이다. 그런데 실망으로 무너진 마음에 대한 치료제는 신뢰와 희망이다. 그의 마음에, 나에 대한 신뢰는 이미 싹을 피었고 이젠 희망과 가능성이란 불씨를 던져 그의 마음에 불을 활활 피워 올릴 것이다.


난 문 부회장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로 강상수 회장에게 전했다.


”회장님, 드디어 하이닉스 매각이 시작되었네요.“

”그게, 정말인가? 마침내 기다리던 때가 왔군.“


강상수 회장은 무척 공격적인 성향이다.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그런 성격 탓에 내가 만류하지 않았다면 벌써 회사 몇 개는 인수했고 이번 불황에 엄청나게 고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만류로 회사를 안전하게 지켰고, 그런 결과를 눈과 마음으로 확인하다 보니 나에 대한 신뢰도 더욱 깊어졌다. 다만 공격적인 성향을 누르고 꾹 참고 있으려니 내심 무척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성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번 하이닉스 인수 건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네, 그래서 북두의 문무진 부회장과 3자 회동을 했으면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언제 할까?“

”문 부회장님은 언제든 좋다고 하시네요.“

”자넨 어떤데?“

”죄송한데, 사실은 제가 약속이 좀 많네요. 내일은 어렵고 모레 4시 정도면 어떨까요? 이제 동맹군이 되었으니 기본 합의를 마친 후 저녁까지 이어졌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하, 알았네. 내 거기에 시간을 맞추지. 참, 그러고 이번 하이닉스 인수 건을 성공하면 내 자네에게 크게 보상할 생각이네.“

”네?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일세. 사실 자네 덕분에 우리 회사가 지금과 같은 불황을 넘어가고 있어. 하이닉스란 공룡기업 인수전에 뛰어들 자금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되지. 암, 안되고말고.“

”그래서 어떤 보상을 생각하시는데요?“

”돈도 좋고 우리 회사 지분도 좋네. 양이야 어쩔 수 없이 내가 정하겠지만, 내용만은 자네가 정하게.“


사실 내가 강상수 회장을 도운 건 내가 놓치기 싫었던 하이닉스가 나 같은 병아리가 넘겨보지 못할 정도로 무척 큰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격적 성향이 강한 데다 내 이전 삶에서도 하이닉스를 욕심냈던 STX의 강 회장과 컨소시엄 파트너로 삼기 위해 도왔다. 그리고 난 내기란 형식을 빌렸지만, 그에게 6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다.

하지만 강상수 회장은 그걸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럼, 나도 땡큐지.‘


”그럼, 제 삼의 방법도 가능합니까?“

”그게 뭔데?“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죠. 들어보시고 결정은 회장님께서 하시고요.“

”허허, 그러세.“


이렇게 계속 웃는 것만 봐도 그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까지 상황을 바둑으로 대입해 보면 그는 공격적인 기풍과는 다르게 그동안 싸움을 피하고 집과 세력을 보강만 했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답답했는가? 그런데 이제는 견고하게 지키며 구축했던 그 세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대마를 잡으러 들어간다. 그 마음이 얼마나 벅차고 흥분되겠는가? 그래서 이렇듯 웃음을 참지 못하고 나를 보상하겠다는 생각도 미리 밝힌 것이다.


***


암호화폐 거래소 CHES가 마침내 닻을 올리고 대양을 향해 항해하기 시작했다. 바로 나 최재하가 만든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과거의 내 삶에서의 최초 거래소 Mt. Gox가 개설되기 1년 1개월 정도 전이다. 1만 BTC로 피자 두 판을 구매한 하예츠의 거래가 이루어지기 11개월 전이기도 하다.


이 거래소 명칭과 관련해서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그냥 영문 이니셜로 간단하게 정했다. 내 영문 이름의 앞과 뒤를 본떠 만든 CH에셋도 있거니와 C는 암호를 의미하는 크립토, H는 유산을 의미하는 헤리티지란 복합적인 의미를 지녔다. 뒤쪽 ES는 익스체인지 스테이션으로 거래소란 말이다.


그런데 암호화폐라는 총괄 명칭과는 달리 그곳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단 하나 비트코인에 불과했다. 비트코인 외에 다른 암호화폐는 아직 단 하나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 거래는 이루어지고 있나?‘


거래 사이트를 열어 확인해 보니 아직은 단 한 건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매물은 한 55개가 나와 있었으나 매수자가 없어 매도자는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었다.


’허, 겨우 0.00085달러야?‘


지금 환율은 1,255원이니 0.00085 US달러라면 겨우 1원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전혀 담보되지 않는 최초의 거래라도 이건 채굴에 따른 전기료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너무 낮은 가격이다.

1만 개에 피자 두 판이면 그래도 개당 0.004 달러 정도는 되는데 그때 가격의 20%에 불과한 액수이기도 하다.


’이렇게 낮게 내놨는데 사지 않으면 내 거래소에 너무 미안하지.‘


난 바로 매수 버튼을 눌렀다.


띠릭-


[ 비트코인 55개가 0.00085 달러에 매수되었습니다. ]


그 후 비트코인은 30개 정도가 더 매물로 나왔고 가격은 0.00091로 조금 올라 있었다.

이번 역시 바로 매수했다. 난 모두 85개를 매수했고 거기에 들어간 돈은 100원도 되지 않았다. 참 허무할 정도로 어이없는 거래였다.


’이런 거래도 나중에는 사람들의 입에 두고두고 오르내리겠지?‘


내가 회귀하기 전은 비트코인 4차 반감기를 앞두고 한창 오르던 시점으로 개당 1억 원을 오르내렸다. 그런데 난 1원에 샀으니 1억 배, 100억%의 수익을 본 셈이다.


’그냥, 이대로 놀고먹을까?‘


새삼 이런 욕구가 강하게 치밀었다. 내 순수 금융재산은 1,200억 원이다. 거기에 CH에셋, 로빈 믹스, 에코 비전의 지분 가치까지 고려하면 2,000억 원은 가볍게 넘어간다. 이 돈을 그냥 은행에만 넣어놓고 비트코인 가격 1억 원들 돌파할 2024년까지 매일 3천8백만 원씩 소비해도 되는 금액이다.


그러다 2024년이 되면 현재 보유 중인 비트코인 15만 1,720개를 처분하면 15조 원 정도가 들어온다. 당연히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할 테니 100조 원도 우습다. 1년에 1조 원, 하루에 27억씩 펑펑 돈을 뿌려도 백 년 동안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하지만 이런 욕구를 꾹 눌러 참았다.


’돈은 없어도 문제지만, 많아도 문제야.‘


내가 그렇게 돈을 쓴다고 하자. 그 정도의 돈을 쓰면서 인생을 즐기려면 바로 동반되는 것이 술과 여자, 도박이다. 어쩜 마약도 끼어들 수 있다. 그럼, 몸과 마음은 물론 인생 자체를 망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젠 코인은 아예 없는 것으로 치기로 했다.


’15년 후는 아무도 몰라.‘


내 이전의 삶에서 나는 2024년 초까지는 분명히 살아있었다. 하지만 이번 삶에서는 갑자기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거나 천재지변으로 내가 죽을 수도 있다. 조금 더 확대하면 인류가 통째로 멸망할 수도 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내 새로운 행동으로 세계가 변하고 있는 만큼 그 변화가 내게 어떻게 작용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난 지금 현재를 살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가장 중요해!‘


그러더라도 목표는 명확해야 한다. 내 1차 목표는 과거의 나와 엄마에게 한을 심어 주었고, 미래의 내게는 죽음을 선물한 북두가 음모자들을 처단하고 북두그룹을 먹어 치우는 일이다. 그런 이후 북두를 내 이름이 들어간 CH 그룹으로 재편해 세계 최대의 기업군으로 키우는 것이 내 두 번째 목표이다.


그 이후?


그때는 그냥 내 멋대로 사는 거지 뭐.

초호화 요트, 초호화 개인섬. 초특급 술과 요리에 초미녀들까지 마음껏 사치와 향락도 즐겨보고 일론 머스크처럼 우주 개발 기업을 사서 우주여행도 해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다인이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고,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 등 기부활동을 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 수도 있다.


’그래, 세상에서 성취만큼 만족감을 주는 일도 없어.‘


그리고 지금 당장 성취할 것은 하이닉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다지며 난 문 부회장과 강 회장과 3자 회동이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난 미리 준비한 자료를 나눠주었다. 재무상태표를 비롯한 하이닉스의 현황과 예상 인수 가격, 문제점 및 개선 대책, 향후 경제전망과 추가 투자계획까지 정리된 자료였다.

자료를 살펴보던 문 부회장과 강 회장의 얼굴이 민망함으로 가득했다.


”이거 참, 부끄럽기 그지없구먼.“

”그러게 말입니다. 최 군은 이렇게 완벽한 자료를 만들어 왔는데, 기업계의 한참 선배인 저희는 빈손으로 달랑 왔네요.“

”어차피 하이닉스 인수 건은 제가 시작했잖습니까? 주창자가 당연히 자료도 준비해야죠.“

”아무튼 자료까지 준비했으니, 자네가 이야기해 보게. 그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채권단의 생각을 바꿔놓아야죠.“

”해외에 매각하겠다는 생각 말이지?“

”네, 그걸 철회시키고 국내 매각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다행히 명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기반 산업이고, 일방 독주가 아닌 쌍방 경쟁 속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요.“

”그래, 명분은 확실히 우리에게 있지.“


”네, 거기에 매각 대상자로 거론되는 마이크론은 그 분야의 세계 4위입니다. 거기에 하이닉스를 넘긴다면 1위의 자리를 그들에게 내주게 됩니다. 기술력과 자본력이 좋은 회사이니, 세계 최고인 우리 반도체 산업을 미국에 내주게 됩니다. 비메모리 1위인 대만이나 후발 주자인 중국에도 밀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특히 그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네. 그럼, 우리 각자 역할을 분담하세. 난 은행을 비롯한 채권자 그룹을 직접 맡지.“

”전 국회 쪽을 두드리겠습니다. 이날을 대비해 유력인사 몇 분과 미리 사귀어 놨거든요.“

”그럼, 전 정부 쪽을 맡지요. 그런데 국회나 금융권 쪽에도 아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그럼, 당연히 함께 뛰어야죠. 지금 분담은 그저 주력 분야일 뿐입니다.“

”맞아. 각자 맡은 분야뿐만 아니라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연결해야지.“


”그다음은 3자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겁니다. 기초 자본금으로 동일하게 5천억 원씩을 내서 SPC를 만드는 겁니다.“


SPC는 Special Purpose Company의 약자로 번역하면 ’특수목적법인‘이다. 특정한 프로젝트를 위해 주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우리는 하이닉스를 인수해 정상화될 때까지 키워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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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1차 경쟁 +5 24.05.18 3,528 103 12쪽
62 입성 (2) +2 24.05.17 4,531 100 13쪽
61 입성 (1) +2 24.05.16 5,148 111 12쪽
60 2단계 +5 24.05.15 5,559 123 12쪽
59 1단계 +4 24.05.14 5,832 128 13쪽
58 유럽지사 +3 24.05.13 5,991 131 12쪽
57 SB 코인 +9 24.05.11 6,747 152 12쪽
56 설득 +3 24.05.10 6,770 140 12쪽
55 무기 +4 24.05.09 7,135 140 13쪽
54 단서 +3 24.05.08 7,330 150 12쪽
53 이중 대출 +4 24.05.07 7,078 149 13쪽
52 하이닉스 인수전 (4) +2 24.05.06 7,133 163 12쪽
51 하이닉스 인수전 (3) +1 24.05.04 7,384 161 13쪽
50 양 날개 +1 24.05.03 7,400 142 13쪽
49 출범 +2 24.05.02 7,721 153 13쪽
48 하이닉스 인수전 (2) +3 24.05.01 7,727 148 12쪽
47 하이닉스 인수전 (1) +9 24.04.30 7,956 150 12쪽
» 1억 배 +6 24.04.29 8,494 155 13쪽
45 요행 +6 24.04.27 8,588 158 13쪽
44 정글의 법칙 +3 24.04.26 8,512 149 13쪽
43 마굴 +8 24.04.25 8,405 159 13쪽
42 인맥 쌓기 +13 24.04.24 8,611 151 12쪽
41 오해는 깊게 +8 24.04.23 8,793 160 13쪽
40 뜻밖의 호의 +10 24.04.22 8,885 153 12쪽
39 유료화 +7 24.04.20 9,135 153 12쪽
38 새로운 의욕 +7 24.04.19 9,119 147 13쪽
37 메기 효과 +3 24.04.18 9,164 175 12쪽
36 BC포럼 +8 24.04.17 9,355 156 13쪽
35 유비무환 +7 24.04.16 9,475 1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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