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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의 서재

인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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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호두
작품등록일 :
2022.07.15 18:12
최근연재일 :
2022.10.02 18: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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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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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82

작성
22.10.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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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 첫번째 루프(1)

DUMMY

“···라는 상황입니다. 다들 회의 준비해 주십시오.”


세르의 목소리가 들렸다. 힘겹게 눈을 뜬 나는 침대에서 상체를 들고 주변을 보았다. 평온한 방, 책상에 있는 물건들은 어제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누군가 방에 왔다갔나?

침대에서 창문으로 몸을 움직인 나는 커튼을 걷고 밖을 보았다. 어제와 비슷하게 잔잔한 바람에 의해 몇 안 남은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내 침대에서 두 다리를 내려 바닥에 있는 실내화를 신으며 일어나 옷걸이에 있는 셔츠에 손을 뻗었다.


‘똑똑.’


누군가가 방문에 노크 하는 소리가 들렸기에 다급하게 셔츠를 입고 단추를 채우며 대답했고, 이내 누군가가 구두 굽 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어-엇! 세리?”


방문 쪽을 본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붉은색 단발머리에 어제와 같은 제복을 입은 세리가 방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방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허겁지겁 셔츠를 입고 있는 나를 보았다가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을 나두며 말했다.


“오늘 회의, 이야기 들었지?”


“아, 응. 들었어. 그런데 무슨 일 있어?”


“아, 미안. 좀 바빠서 말이야.”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고, 이내 방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는 모습에 다급하게 질문했다.


“세리! 어제 지하 감옥으로 간 제리는?”


“제리···. 맞아. 제리.”


나의 물음에 걸음을 멈춘 세리는 무언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레이, 너도 알고 있지? 제리라고,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


그녀가 방문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책상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고,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들며 말했다.


“나도 아침에 일어나서 세르가 정리해 준 정보에 대해 인쇄 된 서류를 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분명 우리는 어제 제리를 지하 감옥에 가뒀단 말이지. 그 이후로 소식이 없고, 오히려 새로운 회의가 시작되려 한단 말이야.”


“새로운 회의가 시작 되려 한다고?”


그녀의 말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지만, 그녀 또한 이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 했을 것이기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니다. 세리, 일단은 회의는 가야 하니까, 좀 있다가 이야기 해보자.”


“알았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녀가 방문을 통해 복도로 나갔고, 그녀가 시야에서 없어질 때, 나는 멍하니 창문을 보았다. 무언가 이상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제복 외투를 걸친 나는 방문을 통해 복도로 나갔을 때, 복도에서 세리와 누군가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분홍색 긴 머리에 우리와 같은 제복을 입고 있는 여인이었는데,


“아, 레이! 여기는 혜리야. 우리 선원 중에 한명인데, 아마 기억 못 할 것 같아서 먼저 이야기 해주는 거야.”


“아, 안녕! 레이!”


혜리라는 여인은 세리가 보는 방향으로 보고 손을 올려 인사했다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녀의 인사를 받으려고 손을 올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세리에게 인사하며 뒤도 보지 않고 강당 쪽으로 뛰어갔다.


“혜리가 좀 부끄러워하는 면이 많아. 그래서 이야기하기가 좀 많이 힘들 긴 해. 일단 가자. 다들 강당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내려와 복도를 밝혀주었을 뿐, 어제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복도를 걷던 나는 무언가 생각이 났기에 세리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아, 세리. 마침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회의 참석 명단은?”


“아, 맞아. 그걸 들고 와버렸네···.”


그녀가 걸어가다가 나의 질문에 멈추더니 들고 있던 서류 중 하나를 넘겼고, 이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녀가 넘긴 서류에는 오늘 회의에 참석하는 명단이 적혀있었다.


“라오, 로엔, 에반, 혜리, 나, 세리, 그리고 셀린. 총 7명. 정말 제리가 없네? 첫 회의인데?”


명단에 제리가 없다. 그리고 세리 또한 제리가 명단에 없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뿐, 명답을 찾을 수 없었다.


“후, 강당에서 정보를 모아보자. 지금은 그게 최선인 것 같아. 아, 그리고 강당에 가기 전에 하나 이야기 해둘게.”


세리가 복도 중간에서 멈추어 뒤를 돌아보며 말했고, 손가락 하나를 올리며 이야기를 이었다.


“셀린이라는 녀석에 대해 이야기 할게. 그 녀석, 조심해. 회의는 참여하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어. 그래서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서, 회의를 망치는 경우도 많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셀린이라는 녀석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그녀는 나에게서 명단 서류를 가져가더니 다시 뒤를 돌아 강당으로 향했다.

복도를 따라 강당에 도착한 우리는 강당 중앙 테이블에 선원들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우리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해주었고, 우리가 테이블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가 세리를 보며 이야기했다.


“세리~ 오늘 저녁 어때?”


“응. 안 돼.”


딱 봐도 셀린이라는 녀석인 것 같았다. 보라색으로 물들인 머리에 간단한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목에는 다이아몬드모형이 달려있는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세리에게 이야기했지만, 세리는 그의 말을 단칼에 자르곤 테이블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세리를 보내고 나는 에반과 로엔 사이에 앉으며 좌우에 있는 그들에게 인사했다. 에반은 웃으며 나를 반겼고, 로엔은 나를 보며 윙크했기에 빠르게 세리에게 고개를 돌렸기 때문에 로엔은 ‘힝···.’ 이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다들 세르의 이야기로 들었을 겁니다. 현재 참여인원 7명 중 인소자 감염자가 2명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모두는 웅성이기 시작했고, 세리는 다시 박수 치며 말했다.


“자자, 조용! 그리고 세르의 이야기에 따르면 마침 우리 지역에 검정 받은 기술자가 1명 있다고 합니다. 혹시 기술자 있습니까?”


기술자라고? 그녀의 물음에 질문을 위해 손을 들고 말했다.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혹시 기술자가 어떤 역할을 합니까?”


“아, 맞아. 레이에게는 설명해야겠네요.”


그녀가 오른손으로 소리를 내자 테이블 중앙에 파란 화면이 활성화 되었고, 곧 세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세르, 기술자에 대해 설명해 줘.”


“알겠습니다.”


세르가 대답을 했고, 이내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그가 있던 곳에 글자가 생성되더니 가장 위에 있는 문장을 확대시키며 설명했다.


“기술자는 지구에서 시행하는 인소자 검출기계 운용 자격 검정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확대되었던 문장이 축소되었고, 다음 문장이 확대되었다.


“회의 후, 기술자들은 지구에서 허용된 시간 내에 하루에 한명씩, 인간들에게 ‘인소자’가 감염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다음 문장이 확대되었다.


“현재는 인소자가 감지되어 시스템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기술자에 대한 검토를 하질 못합니다. 그로 인해 인소자들도 자신이 기술자라고 거짓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조심하고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술자에 대한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설명을 마친 문장이 축소되었다가 마지막 문장이 확대되었다.


“기술자 자격을 가진 인간이 지하 감옥에 가둬졌을 경우,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임이 확정되나, 확정되는 순간 기술자 자격을 잃게 됩니다. 이상입니다.”


“고생했어. 세르. 여러분들도 설명 들었다 시피, 기술자는 회의 후, 밤 시간 중 허용된 시간 내에 인간들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별했다고 말하는 기술자가 인소자일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기술자라고 믿으면 안 됩니다.”


세리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누군가가 비꼬듯이 말을 했다.


“이것도 모르다니, 레이. 너 인소자 아니냐?”


셀린이라는 녀석이 깍지 낀 손을 자신의 턱에 대며 나를 향해 쏘아붙였기에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세리가 팔로 막으며 말했다.


“의심은 조금 있다가 해주시고, 오히려 의심스러운 건 셀린 선원이니까 조용히 해주세요.”


셀린이 ‘쳇’이라는 말과 함께 깍지 낀 손을 머리 뒤에 놓으며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고, 세리는 다시 테이블에 손을 얹고 이야기 했다.


“자, 그럼 기술자, 혹시 누구입니까?”


“저, 기술자입니다!”


그녀의 질문에 한명이 손을 올리며 이야기했다. 노란머리의 청자켓을 입은 라오였다.


“그래요. 라오 선원. 그럼 기록···.”


“자, 잠시만!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제가 기술자입니다!”


세리가 메모하려고 했지만,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며 이야기했기에 모두가 그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시선을 향한 곳에는 분홍머리에 제복을 입은 혜리가 손을 들고 있었다.


“혜리와 라오. 둘이 기술자라···. 기술자는 분명 한명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들의 반응에 에반이 당황하며 이야기했고,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로엔이 세리를 보며 이야기를 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세리?”


“아쉽지만 아까 세르가 이야기한대로, 따로 분별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들이 서로서로 이야기해서 분별해내야 합니다.”


세리가 설명을 했고, 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어쩔 수 없습니다. 잠시 10분간 쉬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모여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을 끝으로 세리와 나를 제외한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 나는 묵묵히 자리에 앉아 세리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무언가 고민하는 듯 깍지 낀 손을 이마에 대고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레이. 잠깐 시간 좀 될까?”


세리를 보고 있던 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곤 옆으로 시선을 향했다. 목소리의 주인은 혜리였다.


“아, 응.”


“다행이다. 할 말이 좀 있어서. 잠시 자리 좀 옮겨도 될까?”


그녀는 나에게 자리를 옮기자며 이야기 했기에 세리를 살짝 보았다가 그녀를 따라 강당의 한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당의 한 곳에 도착한 혜리가 나를 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아무래도. 회의에서 혼자서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 것보다는 한명이라도 더 아군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혹시, 레이가···. 나의 편에 서 줄 수 있을까 해서···.”


그녀가 나를 보았다가 주변을 보았다가를 반복하며 물어보았기 때문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 저기, 혜리. 미안한데, 나는 지금···.”


“아, 알고 있어. 세리와 같이 협력하고 있다는 거···. 그래서 조금이라도 같이···.”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운 듯 이야기를 했었다가 다시 이야기를 했다.


“안 될까···?”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한숨 쉬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미안해. 아직은 혜리에 대해서 모르겠어서···.”


“그렇구나. 그, 혹시 말이야···. 세리가 인소자일···.”


그녀가 말하다가 깜짝 놀라 자신의 입을 막으며 말을 멈추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아니야! 미안, 미안해!”


혜리가 다급하게 사과하더니 강당 중앙으로 뛰어갔다. 나는 그녀를 따라가지 않고 그저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만 볼 뿐,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세리가 인소자···?

시간이 흘러 쉬는 시간이 끝나고, 강당 중앙 테이블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모였다.


“자, 다들 충분히 쉬시고, 생각들 정리 하셨을 것이니,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혹시 의견 있으신 분?”


세리가 모두를 집중시키며 이야기했고, 모두에게 의견을 물었다. 선원들은 그저 서로의 눈치만 볼 뿐, 침묵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혹시 혜리랑 레이 아니야? 아까 둘이 모여서 무언가 이야기 하고 있던데?”


처음으로 입을 뗀 것은 셀린이었다. 셀린은 나와 혜리를 번갈아 가리키며 의견을 제시했다.


“셀린,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야기 할 거면 그만하라고 했지?”


셀린의 이야기를 듣던 세리가 한숨 쉬며 반박했고, 이내 주변 선원들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평소에 조용하던 셀린이 이렇게 의견을 계속 꺼내는걸 보니 더더욱 수상한 걸?”


내 옆에 있던 로엔이 셀린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이야기 했기에 셀린은 묵묵히 입을 다물 뿐, 침묵을 지켰다.


“지금 의심해야 하는 건 기술자인 라오와 혜리인 것 같은데, 둘 중에 한명은 인소자니까 말일세.”


에반이 라오와 혜리를 지적하며 말했지만, 나는 그 말에는 동의하지 못했기에 의견을 냈다.


“에반 선원님의 말씀도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하다가 진짜 기술자가 권한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세르가 설명했듯이, 인간이 확정된다 한들, 지하 감옥에 다녀오면 기술자 권한을 잃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최대한 기술자들 쪽은 마지막에 검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으음, 자네 말도 맞는 것 같군.”


에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의 대답 이후로 침묵이 이어지다가 혜리가 손을 들며 말했다.


“저, 저는 아무리 봐도, 셀린이 의심이 됩니다. 저, 그···. 처음에 세르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레이만 계속 의심하고, 아까도 저와 레이가 이야기 했다고 그것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니까 말이에요.”


혜리의 이야기에 모두가 동의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기에 셀린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 의심스럽다면 의심이 되겠지. 난 의견을 말했을 뿐이고.”


셀린의 이야기에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였기에 도저히 끝날 생각이 없는 회의에 대해 세리는 한숨 쉬더니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시간만 지체될 뿐, 지금 회의 시간도 얼마 안남은 상황이니, 잔인하지만, 지하 감옥에 가둘 인원에 대해 투표로 결정합시다. 세르, 화면 부탁해.”


세리가 중앙 테이블에 화면을 활성화 시켰고, 모두에게 작은 화면이 활성화 되었다. 저번처럼 각 선원들에 대해 사진과 투표관련 화면이 나왔다. 선원들은 모두 서로를 한 번씩 보았다가 다짐한 듯 화면의 한 곳을 눌러 투표를 완료했다.

세리는 결과를 받고 모두에게 보일 수 있게 화면을 활성화 시켰다. 선원들의 사진과 데이터가 나왔고, 곧 받은 투표 숫자를 볼 수 있었다.


‘셀린3, 에반1, 라오1, 혜리1, 레이1.’


“결과에 따라 셀린 선원이 지하 감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다들 오늘 회의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녁에 휴식을 취한 후, 내일, 볼 수 있으면 보도록 합시다.”


“쳇, 내가 3표나 받았다니. 기분은 찝찝하지만 어쩔 수 없지. 선원들의 선택이니까.”


투표 결과를 본 셀린은 혼자서 중얼중얼하고 있었다. 세리는 셀린에게 다가가 그와 함께 지하 감옥 쪽으로 걸어갔다.

강당을 나와 복도를 통해 방으로 돌아온 나는 한숨 쉬며 어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처럼 침대에 앉아 멍하니 책상을 보고 있었다.


‘똑똑’


어제와 같이 노크소리가 들렸다. 멍하니 있다가 다급하게 대답하며 방문을 보았고, 이내 방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분홍머리에 하얀색 평복을 입은 혜리가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저기, 레이. 아까 내가 한 말, 생각해 봤어?”


그녀가 방문에 서서 나를 보며 질문했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부정했고, 곧 그녀를 보며 말했다.


“혜리. 너는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


나의 물음에 그녀는 그저 침묵을 지킬 뿐, 대답해 주지 않았다.


“미, 미안해. 그것에 대해서는 이야기 못 하겠어.”


“그렇다면 나도 협력할 순 없어.”


그녀의 대답에 반응한 나는 침대서 일어나 방문을 통해 복도로 나가려고 했다.


“저기, 레이!”


방문 앞에 도달한 순간, 혜리가 나의 팔을 잡으며 불러 세웠다가 본인이 화들짝 놀라며 팔을 놓았다가 고개를 좌우로 쌔게 흔들더니 무언가 다짐한 듯 입을 뗐다.


“나···. 나, 사실···. 이, 인소자야···. 그게···. 나···.”


“그게, 무슨 소리야?”


그녀의 실언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잘못 들은 걸까? 그녀가···. 인소자라고?


“나, 나는···. 인소자가 싫어! 선원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속여야 한다니···. 너무하잖아!”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울먹이는 목소리에···. 설마···.


“혜리? 침착하고, 다시, 차근차근 이야기 해줘.”


나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숙이며 상태를 보았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그녀의 뺨을 통해 작은 물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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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1년 전의 사건(1) 22.09.17 6 0 16쪽
2 2. 첫 회의 22.08.07 6 0 14쪽
1 1. 인소자 22.07.15 2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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