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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의 서재

인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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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호두
작품등록일 :
2022.07.15 18:12
최근연재일 :
2022.10.02 18: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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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82

작성
22.08.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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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 첫 회의

DUMMY

“레이, 지금 상황, 따라올 수 있겠어?”


강당의 한 구석, 철로 된 의자에 앉은 나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붉은색 단발머리에 제복을 입은 세리라는 여인이 고개를 숙인 채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응. 조금은···.”


아직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나는 약간 얼버무리듯 대답했다.


“그렇겠지. 지금은 많이 힘들 거야. 억지로 기억하려 하지 마.”


옆에 있는 의자에 세리가 앉으며 이야기했고, 그녀는 앉자마자 천장을 보았다.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했다.

강당의 천장은 오전에는 빛이 들어올 수 있게 유리로 되어있었고, 밤에는 어두운 강당을 밝히기 위한 전등들이 달려있었다.


“세리, 무언가 물어볼게 있는데···.”


나는 의문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기에 나를 보며 대답했다.


“응?”


“나, 그러니까 레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어?”


나의 질문에 세리는 눈을 크게 뜨며 놀라했지만, 이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말하기엔 좀 쑥스럽지만, 후훗. 내가 아는 레이는 베이스 최고의 리더라고 볼 수 있었지.”


“내가···. 리더···?”


세리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녀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너는 우리, 베이스의 리더 였어. 레이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는 거지.”


그녀가 자랑하듯 싱글벙글 웃었고, 이어 말했다.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그 하나가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 줬었지. 우리는 리더인 레이의 도움 아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말이야. 지금은 임시방편으로 내가 리더를 하고 있지만, 한없이 부족해. 네가 한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봐도 될 것 같아.”


그녀가 한숨을 쉬었지만, 이내 다시 입을 떼며 말했다.


“항상 네 뒤에서 너의 뒷모습만을 보며 쫓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반대가 되어버렸어. 1년 전, ‘그 사건’이후로 말이야.”


“그 사건?”


“그 사건이라고 해서, 어떤 사건이었냐면···.”


“세리! 레이! 시간 되었어! 회의하러 와!”


강당의 중앙 테이블에서 우리를 보며 에반이 외쳤기에 세리는 손을 들어 반응을 보였고, 이내 나를 보며 말했다.


“일단 회의가 먼저인 것 같네. 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테이블 쪽으로 달려 나갔고, 그녀의 뒤를 따라 나도 허둥지둥 따라갔다.

테이블 옆 의자에 착석한 나는 테이블 주변을 천천히 걷고 있는 세리를 볼 수 있었다. 세리는 천천히 걷더니 이내 모두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멈추며 입을 열었다.


“자, 일단 회의의 첫 논점은 알리바이입니다. 여러분들이 어제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이야기에 한쪽에서 손을 든 사람이 있었다. 노란머리에 청자켓을 입은 라오였다.


“일단 저부터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는 옆에 있는 로엔과 함께 매일 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증거로 봉사활동 했다는 근거도 댈 수 있습니다.”


그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손으로 무언가 조작하더니 원하는 것을 찾은 듯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테이블 중간으로 날리는 행동을 취했다. 곧 테이블 중간으로 파란색 화면이 떠올랐다가 글자가 적힌 하얀 종이로 바뀌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한 건 아닐 거 아냐?”


라오의 반대편에서 그를 보고 있던 갈색머리 여인이 말했지만, 세리가 손으로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


“제리, 반론은 조금 있다가 발언해 주시고, 라오, 이어서 말씀해주세요.”


그녀의 말에 제리와 라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라오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봉사활동 외에도 항상 하던 일을 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도 있었고, 매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샀고, 해당 사항들은 그 매점에 물어보면 답해줄 겁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세르도 알겠지만 해당지역에 있었습니다.”


“그럼 로엔과 라오 둘 다 같이 행동한 건가요?”


세리가 로엔과 라오를 번갈아가며 질문했기에 로엔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니, 봉사활동은 같이 한 건 맞지만, 그 외에는 따로 행동했어.”


“그럼 로엔의 알리바이, 들어도 될까요?”


“오케이~”


라오가 자리에 앉았고, 이내 옆에 있던 파란머리의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까 언급했듯이, 라오와 봉사활동을 마치고, 그 외에는 따로 개인 활동을 했었어. 다들 알다시피 나의 경우에는 대부분 방 안에서만 활동해서 딱히 없었거든. 라오가 언급했듯이 세르가 잘 알거야.”


그녀의 알리바이 설명에 세리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에반과 갈색머리의 여인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이제 제리와 에반의 이야기를 들어도 될까요?”


세리의 물음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건 제리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와 에반의 경우에는 항상 옆에 있는 교회에서 기도를 했어. 매일 하는 일이잖아? 그리고 기도가 끝나면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식사가 끝난 이후로는 대부분 지역 내에서 활동했었고.”


그녀가 옆에 있는 에반을 보며 말했고, 에반은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이래서는 끝이 나질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의 의견을 들은 세리는 검지손가락을 자신의 턱에 대며 말했고, 무언가 고민에 빠진 듯 테이블에 손을 얹었다.


“그럼 세리는 어때?”


그녀의 모습을 보던 로엔이 고민하는 세리에게 질문했기에 세리는 화들짝 놀라했지만 이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응? 아, 맞아. 정신을 못 차렸네. 미안, 미안. 나도 이야기 해야지.”


그녀가 들고 있던 휴대폰의 화면을 밝혔고, 곧 테이블 중간에 화면을 띄우며 말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그 사건이 있었던 이후로 하루 종일 레이를 돌보았습니다. 그가 일어날 때까지, 식사도 그렇고, 전부 지역 내에서 했었습니다. 벗어난 적이 없었죠. 세르를 통해서 들어보면 더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거 에요.”


그녀의 대답에 모두가 공감한 듯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알리바이들에 대해 무언가 질문이 있으신 분 있습니까?”


세리의 질문에 모두가 침묵을 지켰고,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며 이야기했다.


“저, 그런데 이런 알리바이는 상관없지 않아? 결국 인소자는 낮에는 평범한 인간에, 늦은 밤에 활동한댔으니까?”


갈색머리의 여인, 제리였다. 그녀는 걱정이 많은 표정을 지으며 세리에게 질문했고, 세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알리바이를 통해 걸러내는 건 어렵다고 봐야죠.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지하 감옥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야합니다.”


그녀가 오른손으로 소리를 내며 세르를 불렀고, 테이블 중앙에 활성화 된 세르를 향해 이야기했다.


“세르, 장치에 대해서 한 번 더 이야기 해줘.”


“네 알겠습니다.”


세리의 요구에 세르는 대답하며 이야기했다.


“방금 안내해드린 내용에 대해서 다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현재 각 지역에는 ‘지하 감옥’이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또한 지하 감옥의 경우 지구에서 만든 특수한 장치가 되어있기 때문에, ‘인소자’가 활동을 시작하면 인소자는 바로 소멸하게 됩니다. 다만 소멸하지 않을 경우에는 인간이 확정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게 됩니다.”


“잠시만,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지하 감옥에 사람 한명을 가뒀어, 그런데 인소자가 활동할 때, 지하 감옥에 가면···.”


세르의 설명을 듣던 제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했기 때문에 세리는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 방금 세르가 설명 했습니다만, 지하감옥에서는 ‘감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즉, ‘감지’ 시스템에 ‘활동하는 인소자’에 대해 반응이 보일 경우 자동 소멸 된다고 했죠. 이해 가셨습니까?”


세리의 대답에 제리는 ‘아!’ 한마디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즉, 우리는 어떤 사람이든 한 사람을 지하 감옥에 가둬야 합니다. 다만 그 사람이 하루가 지나고, 아침에 확인했을 때, 남아 있다면 그 사람은 ‘인간’이 확정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사람은 확정인데, 그 전에 인소자는 밖에 있으니···.”


“네. 안타깝게도 그 인소자에 의해 한 사람은 소멸하게 됩니다.”


라오의 이야기에 세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다시 고개를 들며 이야기 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 서로를 의심하는 건 안 좋은 것이지만···. 이렇게 반응이 나타난 이상, 한명은 꼭 지하 감옥에 가야합니다.”


“제, 제가 가도 될까요···?”


그들의 회의를 지켜보던 나는 답이 나오지 않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모두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갑자기 기억을 잃은 것도 그렇고, 모두를 기억하지도 못하고, 그렇다면 의심스러운 것은 저 하나인데···. 모두가 이렇게 서로를 의심하는 것을 못 보겠습니다. 그러니 꼭 한명 가야한다면···.”


“미안하지만 레이. 해당 발언은 승낙할 수가 없어. 다른 이들도 허락하지 않을 거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세리가 손을 내밀며 말했고, 다른 이들 또한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가 안심하라는 듯 웃고 있었다.

세리는 다시 테이블에 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더 이상의 회의는 시간만 지체할 것 같습니다. 바로 투표로 넘어가겠습니다. 투표는 비공개 투표이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투표했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좋은 선택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녀가 한숨 쉬며 다시 세르를 불렀고, 곧 모두의 앞으로 개개인마다 작은 파란색 화면이 활성화 되었다. 화면에는 동료들의 이름과 함께 투표 대상을 정해달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모두가 하나씩 선택하려했다가 다시 손을 내렸다가 고민하곤 했다. 나의 경우에도 기억을 잃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투표를 하라니···.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투표를 끝낸 인원들은 일제히 한숨 쉬며 화면을 내렸고, 이내 모두가 투표를 끝냈기에 세리는 한곳에 집중시켰다.


“모든 투표가 끝났습니다. 그럼 투표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테이블의 중앙으로 화면이 활성화가 되었고, 이내 모든 인원들의 사진과 함께 투표수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제각각 1표씩 받은 투표, 그 중에 2표를 받은 인원이 보였다. 바로 ‘제리’였다.


“라오1표, 로엔1표, 에반1표, 세리1표, 그리고 제리··· 2표···.”


결과 발표하던 세리는 묵묵히 제리를 보았고,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투표는 투표,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래···. 내가 제일 의심스럽구나.”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중얼중얼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세리는 한숨을 쉬었고, 이내 고개를 들고 모두를 보며 말했다.


“다들 회의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시간 부로 투표를 제일 많이 받은 제리는 제 인솔 하에 지하 감옥에 가둬지게 됩니다. 그럼 해산!”


그녀의 한마디에 라오와 로엔은 강당을 떠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고, 제리 옆에 있던 에반은 불안한 표정으로 세리와 제리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세리는 그 에반을 보더니 살짝 웃어보였고, 이내 제리에게 다가갔다.


“제리, 지하 감옥으로 갑시다.”


세리의 말을 들은 제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함께 테이블을 떠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에반은 테이블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기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레이, 자네도 세리를 따라가게. 나는 잠시 생각할 일이 있어서 말이네.”


불안한 표정을 지은 나를 본 에반이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하 감옥으로 향하는 세리와 제리를 따라 갔다. 따라가는 와중에도 에반을 봤지만, 그는 묵묵히 테이블에 앉아 우리 쪽을 볼 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세리와 제리의 뒤에 붙은 나는 묵묵히 그들을 따라갔고, 곧 지하 감옥에 도착했다. 지하 감옥의 문이 개방되었고, 어두운 공간에 횃불이 자동으로 밝아지기 시작해 안을 밝혀주었다.


“저, 세리. 지하 감옥 안에서 잠시 레이와 이야기해도 될까?”


“응. 괜찮아. 시간 줄게.”


제리의 물음에 세리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고, 이내 자동으로 밝아지는 횃불을 따라 지하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걸을 때 마다 구두굽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메아리 울렸고, 메아리가 멈췄을 때, 세리는 한쪽을 가리켰다. 그 곳에는 철제로 만든 문이 우리 앞을 막고 있었다.


“자, 제리. 천천히 이야기 해.”


“고마워. 세리.”


제리가 세리를 보고 웃으며 대답했고, 그녀는 나를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레이, 아까 발언. 되도록 너 자신을 지키도록 해. 너 자신은 지금 절대로 인소자가 아니야. 네가 인소자가 아니어서 만약 다음 날에 너는 풀려나겠지만, 인소자를 찾아내지 못한 우리들 중 한명은 무조건 사라지게 되어있어. 그러니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발언은 용서 못해. 알겠지?”


그녀의 진지한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그런 나를 보던 그녀는 방긋 웃어 보였고, 이내 세리에게 이야기를 했다. 세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철제문을 개방시켰고, 개방된 철제문 안으로 작은 공간이 보였다. 공간에는 하나의 침대와 하나의 책상, 그리고 빛이 간단하게 들어올 수 있는 작은 창틀이 보였다.

제리가 들어가고, 철제문이 다시 폐쇄가 되었다. 어두운 지하 감옥을 나온 나는 멍하니 지하 감옥 입구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한 사람씩···. 꼭 보내야 하는 걸까···.”


나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세리가 한숨 쉬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안 그러면 인소자가 우리를 소멸시킬 거야.”


“응···.”


“일단 우리도 올라가자. 아까 하던 이야기도 마무리 짓고.”


그녀가 내 등을 토닥이며 먼저 자리를 떠났고, 나도 그녀 뒤를 따라서 강당으로 올라갔다. 강당 중앙 테이블에는 이미 모두가 떠난 뒤였고, 테이블을 뒤로 하며 강당을 빠져나온 나는 내 방이라고 하는 곳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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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첫 회의 22.08.07 7 0 14쪽
1 1. 인소자 22.07.15 2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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