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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무(姜武)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대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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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무(姜武)
작품등록일 :
2007.06.20 04:41
최근연재일 :
2007.06.20 04:41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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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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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8
글자수 :
286,017

작성
06.07.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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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9쪽

먼치킨 대한국인(大韓國人)

DUMMY

***


무부(武夫). 싸울아비 아니 싸움꾼들에게 석씨벌은 무(武)의 정점에 있는 곳이었다. 석씨가 가지고 있는 절세무급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는 멀리 천축부터 상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극강무공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무예도보통지에는 속성으로 익힐 수 있는 천무신공과 대역근대법이 있어 1년 만에 누구나 60년 내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명 석무도(石武道)를 배운 사람은 절세고수 아닌 자가 없었다.


“여기가 바로 무림 천하제일가인가?”

“뿐만 아닙니다. 석씨는 천하제일 부자이며, 천하제일 상가이기도 합니다. 석씨벌에서 만들어지는 유리그릇은 아름답기가 천상의 그것만이 견줄 정도 인지이라 누구나 만금을 들여서라도 가지고 싶어 하지요. 어떤 유리그릇은 같은 무게 2배의 금과 바꿔지기도 합니다.”

“그 정도란 말인가?”

“그 위세의 대단함은 석씨벌이 원래 가진 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청수한 백발노인은 길잡이를 자처한 노상인의 말에 대로를 따라 걸었다.


‘호오? 오가를 사람 사람마다 기골이 장대하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걸음이 가볍고 경쾌한 것을 보니 무공을 익혔음인가?’


그뿐만 아니었다.


‘허어! 창검을 든 무사들은 하나같이 눈에서 정광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일류고수를 능가하는 구나.’


청수한 백발노인은 보보(步步)를 옮길 때마다 놀랐다. 일개 병졸의 무위가 일견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력을 안으로 갈무리한 자신을 알아보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어디, 내력이 어느 정도인지 볼까?’


노인은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병졸에게 내력을 발경했다. 헌데 그 병졸은 부드럽게 노인이 쏘아 보낸 내력을 흘리며 살짝 미소까지 짓는 것이 아닌가?


“노신선께서는 그만 내력을 거두어 주십시오. 아직 수련이 얇은 저로써는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듭니다.”

“허허허, 내가 주책을 부렸구먼. 그래 자네 이름은 뭐고 스승은 뉘신가?”

“수장어른의 호위무장이신 돌쇠형님에게 배웠습니다. 소생은 흑치맥입니다.”

“돌쇠? 그보다 한어를 무척 잘하는데 대당인이신가?”

“아닙니다. 저는 대백제 사람입니다. 그보다 노신선께서는 무슨 일로 먼 바다 건너 예까지 걸음하셨습니까?”

“호오? 자넨 날 아는가?”


노인의 말에 병졸 흑치맥는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당황제의 무예스승이신 천무공 궁우염이 아니십니까?”


천무공 궁우염. 그는 대륙제일의 무인이다. 당나라에선 무신선으로 불리며 무에 뜻을 둔자라면 누구나 존경에 마지않는 일대종사였다.


“그러네. 내가 궁우염일쎄. 불쑥 찾아와 염치없는 부탁인줄은 알겠네만 가주를 만날 수 있겠는가?”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궁우염은 새삼 석씨벌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가주의 호위무장이라는 돌쇠를 대면했을 땐 놀라움을 넘어 경악에 경지에 이르렀다. 궁우염으로써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강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 돌쇠라는 자 말고도 그와 비슷한 실력자들이 즐비했다. 하나같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자들 이었다.


“당황제의 스승께서 본가를 방문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아, 아니오. 저야 말로 불쑥 찾아와 폐를 끼쳤습니다.”


궁우염은 석씨의 가주 석용을 보고서 말 못할 감흥을 받았다. 20세 젊은이 인데도 60이 넘은 노인의 현기를 지닌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궁우염은 본래 찾아온 목적은 꺼내지도 못한채 도(道)에 관한 진리를 논하다 돌아가 버렸다.


“그 할아버지는 도대체 뭐 하러 왔데? 나는 당주 이세민이 밀지라도 가지고 온줄 알았는데?”

“글쎄요? 그제 저도 잘…. 하지만 사이코 단련기 없이 그 정도까지 이룬 싸울아비는 그가 처음이네요.”

“사이코가 아니라 사이어닉.”

“그게 그거죠.”

“그래, 그게 그거지.”


석씨벌 싸울아비의 비밀은 바로 사이어닉 장치에 있었다. 근육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힘을 키우고 요가로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세상에 천무신공과 대역근대법으로 알려진 비밀의 정체였다. 거기에 체계적인 사이어닉 에너지 연구를 바탕으로 이른바 기(氣)를 다루었다.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수련이라 미래에는 건강과 취미생활의 하나로 여겨졌었다. 그것이 냉병기 전투를 결심한 김군한에 의해 많은 무인들의 손을 거쳐 수정 보완되어 상급자용을 따로 만들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던 모든 기술과 수련법을 모은 무술백과사전인 무예도보통지는 바로 그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었다. 인간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끓어 올린 존재들이 바로 돌쇠와 함께 석용을 호위하는 1024명의 절정고수들이었다. 그리고 무협지 마니아였던 석영재가 만들어낸 무림고수들이기도 했다.

아무튼 무예도보통지를 한번 보고자 찾아왔던 궁우염의 방문으로 훗날 당태종으로 불리는 이세민이 석씨벌을 예의주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백제 땅엔 유리걸식하는 백성이 없다. 마를 깨어 연명하는 아이들도 없다. 당연한 말이다. 석왕, 혹은 석성공이 그들을 모두 거둬 먹여주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고구려나 신라에서도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흉작으로 기근이 들거나 역병이 창궐하여 고향을 등진 사람들은 의례 석씨벌로 석씨벌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석씨벌은 백제사람은 물론 고구려사람, 신라사람, 왜인에 당나라 사람, 돌궐사람, 천축사람, 서역의 벽안의 색목인에 온몸이 새까만 사람까지 북적거렸다.


“로마의 지점장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지점장이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석씨벌이지.”

“와! 대단해요.”

“알겠니? 아들아. 내가 노예들과 널 함께 이곳으로 보낸 이유를…….”

“예, 아버지도 저기 노예아이들처럼 이곳에 노예로 팔려오셨죠?”

“그렇단다. 하지만 석씨의 노예는 노예가 아니다. 한 가족이지.”


콘스탄티노플 석씨 상회 지점장 퀀투스는 아들과 더불어 해가 뜨는 땅에 석씨벌을 찾았다. 그동안 확보한 노예들을 부려놓고 수장 석용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말이다.


“여! 이게 누구야? 콘스탄티노플의 퀀투스아니야?”

“아부 신다! 인사드리거라. 바그다드의 대상인이고 오랜 친구란다.”

“사, 사라센 사람이 아닙니까? 이교도인데….”

“허허, 여기엔 예수도, 마호멧도 없다. 이곳 사람들은 붓다를 모시지만 석씨벌엔 붓다사원도 없어.”


바그다드를 포함한 아라비아세계는 칼리프라는 이슬람지도자가 지배하고 있었다. 위대한 선지자 마호멧이 천국으로 떠난 지가 겨우 30년이 흘렀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리상으로 이슬람제국과 비잔틴제국은 맞다 있었고, 이슬람제국은 끊임없이 비잔틴제국을 위협했다. 그러니 어린 소년이 아라비아 상인인 아부 신다를 경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퀀투스 소식 들었나?”

“가주께서 이번에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 말인가?”

“그래, 그거. 처녀가 그러더군. 반역음모가 들통 나는 것이 두려워 결혼을 피하고 싶어하시지만 마음은 온통 공주님에게 빼앗겼다더군.”

“허허, 우리 처녀는 그런 말은 해주지 않았는데….”

“이번 아라비아 처녀는 수다가 심해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이 많아서 편해.”

“그런가?”


아버지의 친구인 사라센 상인 말고도 어린 소년에게 석씨벌은 세계였다.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듣도 보도 못한 제국들의 사람들이 친구처럼 한데 어울렸다. 문명세계 사람들뿐만 아이라 스키타이의 야만인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엔 부쩍 사람이 많아 진 것 같아? 그렇지 않냐? 돌쇠야?”

“뭐 아마도 좋은 소식을 기다리느라 그런거겠죠.”

“좋은 소식? 내가 모르는 좋은 소식이란 것이 있나?”

“왜 없겠습니까? 좋은 소식이죠.”


선문답 같은 돌쇠의 말에 석용은 고개를 갸웃했다. 각 문명권을 책임진 장들은 언제든 무중력비행선을 요청해 석씨벌을 방문한 권한이 있었다. 때문에 지점장들은 1년에도 서너번은 각가지 이유로 석씨벌은 다녀가곤 했다. 그러나 모든 지점장이 따로 부르지도 않았는데 모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석씨벌에서 석용이 모르는 일은 없다. 그런데 이번 일은 알 수가 없었다.


“아무튼 탐라의 일이 마무리 되었으니 군사를 조련할 무장을 추천해봐.”

“황야천, 노야지, 무치가 어떻습니까? 셋 모두 병법에 일가견이 있는 장군감이지 않습니까?”

“그것 밖에 안 돼?”

“예?”

“나는 장군하나에 1만 이상 맡길 생각이 없어. 당장 20명은 필요하니 다시 선발해.”

“아! 알겠습니다. 그보다 오늘은 공주님이 찾지 않습니까?”


돌쇠의 물음에 석용은 내심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러지 않아도 공주가 함께 사냥 가잰다.”

“당장 준비하겠습니다.”


석용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먼저 나서는 돌쇠의 모습에 실소했다. 호위가 어렵다며 사냥가는 것을 싫어하던 돌쇠가 앞장서는 것이 우스웠기 때문이다.


“애효! 역시 공주는 예사 여자가 아닌가 보군.”


석용이 거느린 여자는 많다. 굳이 공주가 아니어도 말이다. 한데 온 집안사람들이 공주와 혼인을 바라고 있었다. 이는 공주에게 그만한 매력이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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