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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0답보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강철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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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0답보
작품등록일 :
2017.08.17 19:54
최근연재일 :
2017.09.15 08: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066
추천수 :
692
글자수 :
93,314

작성
17.09.08 08:00
조회
874
추천
24
글자
8쪽

023_봄을 기다리며

DUMMY

“저를 영입하는 곳에 저와 함께 가면 안 되나요?”

세이건이 망설이다가 물었다.

“나와 같이 가자고?”

“네.”

“나에게는 제안하지도 않았는데?”

“제가 타즈할에게 그쪽에 물어보라고 말할게요. 바스티아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쪽에서도 매우 환영할 거예요.”

바스티아가 반응을 보이자 세이건이 반가워하며 말했다.

아직 배울 게 많이 남아 있었다.

바스티아가 같이 가준다면 최상이었다. 비록 전장이라 마음대로 시간을 내기는 힘들겠지만, 전장이라도 싸움을 매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수용소보다 배울 시간이 훨씬 많을 것 같았다.

“미안하네. 정체를 잘 모르는 자 밑에서 일할 수 없네.”

“아닙니다. 제가 괜한 말을 해서 오히려 죄송합니다.”

“괜찮네.”

바스티아는 평소보다 일찍 훈련을 끝냈다. 오늘 세이건의 상태가 훈련을 계속할 만하지 않아서였다.

얼마 있지 않아 점호가 있었다.

점호가 끝나자 막사 안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침대에 누운 세이건은 타즈할의 제안과 바스티아와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이번 결정이 앞으로 자신의 운명을 크게 좌우할 게 분명했다. 결정 내리기 쉽지 않았다.

어느덧 날이 밝았다. 불침번이 라이더들을 깨우는 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날 저녁 작업을 마치고 저녁 식사하러 가기 위해 줄을 섰다. 타즈할이 사람들을 헤치고 세이건 옆으로 다가왔다.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둘의 걸음걸이가 살짝 느려졌다. 식당을 향하는 일행의 제일 뒤로 살짝 쳐졌다.

“결정했어?”

세이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기로 했어.”

“놓치기 아까운 제안이지만, 이곳에 남기로했어.”

타즈할은 거절당할지 몰랐는지 걸음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세이건을 바라봤다.

“후회하지 않겠어?”

“나중에 후회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그때 뒤에서 간수가 일행에게서 떨어지지 말라고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타즈할은 아무런 말 없이 걸음을 재촉했다. 앞서가는 일행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예상 못 한 차가운 반응이었다.

세이건의 예상은 자신이 거절하면,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재차 강요할 줄 알았다. 그런 강요에 계속 거절하기 곤란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모양이었다.

세이건도 걸음을 빨리해 일행의 맨 뒤에 합류했다. 일행의 맨 뒤쪽에 있던 한센이 그런 세이건의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식사를 서둘러 마친 타즈할은 식당을 나섰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본 그는 어제 세이건과 식사했던 식당 뒤에 창고로 향했다.

그곳에는 뚱뚱한 간수 한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쿠코치로 식당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감독하는 인물이었다.

“어떻게 되었나?”

“거절했어요.”

“그 좋은 제안을 정말로 거절했단 말인가?”

쿠코치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네, 제가 전에 말했잖아요. 그가 거절할 확률이 높다고요.”

“너의 그 말을 들었기에, 그렇게 파격적인 제안까지 한 거잖아.”

“그래도 싫다고 거절한 것을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 않아도 작은 눈을 더욱 찌푸리며 쿠코치가 물었다.

“혹시, 우리가 누군지 눈치챈 것은 아니겠지?”

“눈치챘다고 해도 그가 거절할 이유는 없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쿠코치는 절대 거절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제시한 조건을 세이건이 거절하자 찜찜한 모양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조건으로 거절했으니. 저쪽도 그를 데려가는 것 실패할 테니까요.”

“그래도, 이번 작전을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니 방심하지 마라.”

“네, 알았어요.”

“그런데, 혹시 그를 그쪽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알았느냐?”

“그가 나이도 어리고 실력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니에요. 오래전부터 은근히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을 잘 알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그쪽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이다.”

“혹시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 있는지 한번 알아볼게요. 그런데, 끝까지 알아내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쪽에서 관심을 보였다면, 그가 변수가 될 수 있잖아요.”

“걱정하지 마라. 변수는 존재해야 변수지. 세상에서 사라지면 더는 변수가 아니게 되니까.”

쿠코치가 지금까지 보여 주었던 사람 좋은 인상이 아닌.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무로 만든 단검과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타-닥.” “탁-탁.” “탁-타.”

서로의 손이 쉴 새 없이 부딪치며 소리를 냈다.

싸우는 둘은 마치 뒤가 절벽이라도 되는 듯이 뒤로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반 발자국 정도 내딛던 바스티아가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밟았는지 중심이 흐트러졌다. 그것을 본 세이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에든 단검을 살짝 틀어 바스티아 심장 부근을 베려 했다.

심장을 베는 것은 공격의 시작이었다. 그곳을 베고는 원을 그리며 목을 베는 공격이었다.

세이건의 나무 단검이 막 상대의 심장에 닿으려는 순간 바스티아가 몸을 살짝 틀었다. 한 손으로 단검을 든 세이건의 팔꿈치 부분의 옷을 잡고 반대편 손으로 어깨에 걸었다. 살짝 숙였던 상체를 피며 세이건의 팔을 잡아당겼다.

커다란 세이건이 몸이 허공에 붕 떴다가 바닥에 등부터 떨어졌다.

중간에 바스티아가 살짝 속도를 늦춰주지 않았다면 돌처럼 단단한 겨울 땅에 그대로 부딪혀 척추를 다칠 수도 있었다.

그뿐 아니라 상대의 몸을 띄운 후 바로 아래로 잡아당기며 몸을 빼면,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죽을 수도 있었다.

세이건도 체술을 배울 때 익힌 기술이었다. 처음에 배울 때 여러 번 당해 몸이 무척 고생했었다.

확실하게 막는 방법을 익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차 하는 순간 기술이 들어오자 잘 알고 있는 수법에 허무하게 당했다.

바스티아가 손을 잡은 손을 놓아 주자 세이건이 일어났다.

살살 했는데도 아픈지 허리 쪽을 주물렀다.

“네가 왜 패했는지 알겠느냐?”

“네. 상대의 허점이 보이자 너무 성급하게 공격을 했습니다.”

“맞았다. 상대의 허점을 발견하면 놓치지 않고 공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허점에 저절로 반응해 공격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랬다가는 지금처럼 오히려 역습을 당할 수 있다. 너보다 강한 자를 상대할 때는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 될 테니. 명심하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세이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것을 끝으로 오늘 수련을 끝냈다.

잠시 바람 쐬고 들어가겠다는 바스티아의 말에 세이건은 아픈 허리를 주무르며 막사로 향했다.

멀어지는 세이건을 보며 바스티아가 중얼거렸다.

“정말 아깝군.”

사실 조금 전에 대련에서 승리는 조금 억지가 있었다. 일반 대련을 한다고 했으면서 실전 대련처럼 함정을 파서였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속여 수련을 좀 일찍 끝냈다. 이제는 단검술도 더는 가르칠 것이 없었다.

실전 대련은 응용력이 뛰어난 세이건이라면 앞으로 며칠이면 다 배울 것 같았다. 배운 것을 몸에 숙달되도록 익히는 것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본인의 몫이었다.

아직 가르칠 것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더는 수용소 안에서 가르칠 수 없었다.

다시는 밖에 세상에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러나 세이건을 가르치며 그런 결심이 점점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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