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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의 소년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01.13 23:43
최근연재일 :
2013.06.17 00: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2,722
추천수 :
87
글자수 :
124,470

작성
13.01.19 18:00
조회
359
추천
2
글자
6쪽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4)

DUMMY

“휴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이제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팀의 여섯 번째 득점이자 헤트트릭을 달성한 지하가 공무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밝게 웃었다.

“이길 수 없어.”

“슈퍼계와 리얼계 사기가 동시에 있다니, 밸런스 최악이잖아.”

“이건 열심히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야.”

“우린 아마 안 될 거야.”

반대로 말도 안 되는 플레이로 여섯 골을 먹은 3반 선수 일동은 절망과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표정이었다.

삐익, 삐익-

“우와아아아!”

“으어어어어.”

전반을 마치는 휘슬 소리가 들리자 양 팀은 상반된 소리를 내질렀다. 아직 경기가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승패가 나뉜 분위기였다.

“그럼, 전 저들을 위로하고 오겠습니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불제자로서 도리를 다하러 침울한 분위기의 3반에게 다가가는 공무.

“그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잖아.”

악마에게 위로 받는 기분일걸, 라고 중얼거리며 피식 웃은 뒤 지하는 스탠드를 향해 걸어갔다. 응원을 하던 반 친구들의 열렬한 환호를 들으며 그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회색 머리카락의 소녀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수고했어.”

하연은 싱긋 웃으며 물통을 건네줬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지하였지만, 고맙게 받아 마신 뒤 아쉽다는 어조로 말을 걸었다.

“너도 출전하면 재밌었을 텐데.”

“쿡쿡, 저기서 또 어떤 좌절을 안겨주려고 그래?”

그녀는 공무에게 위로받으면서 더욱 분위기가 다운된 3반 진영을 가리켰다. 약 올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위로를 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들은 공무에게 화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니, 화를 낸다면 공무를 향해 연모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3반 여학생들에게 단체로 얻어맞을 것이다. 그게 무서워서라도 조용히 좋은 말씀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너까지 나오면 상대가 좀 불쌍하긴 해.”

지하는 하연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168cm에 늘씬한 체형인 그녀는 겉으로 봐선 운동과는 전혀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인다.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다녀 활동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새하얀 피부가 태양빛 못 보고 자란 귀한 아가씨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고2 학년 초 체육시간에 잠시 축구를 하던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말이다.

“그래도 난 네가 좀 뛰어 다녔으면 좋겠는데.”

“고등학교에선 이미지 관리를 해야지. 괜히 너 때문에 뛰었다가 이상한 소문이 돌 뻔했잖아.”

그 날에도 오늘과 똑같이 3반이 상대였다. 불쌍한 3반은 판타스틱3, 3각 편대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늘에선 공무가 쭉쭉 공을 배급해주고, 지하와 하연은 그야말로 영혼의 투톱이란 무엇인가 보여줬다. 지하의 실력이야 이미 유명했지만, 하연이 달리는 모습에 학생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거친 몸싸움은 잘 하지 않았지만, 절묘한 드리블과 테크닉에 3반은 넋을 잃고 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나야 뭐, 중학교 때 생각이 나서 즐거웠지만.”

과거를 떠올리는 지하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친구였던 지하는 그녀의 진가를 알고 있었다. 하연은 웬만한 성인남성 이상의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었다. 지하도 그녀와의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

“흥, 고등학생 성하연양은 힘든 일이란 모르는 고귀한 아가씨란 설정이었단 말이야. 너 때문에 설정붕괴가 일어날 뻔했잖아.”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평하는 하연. 하지만 그녀의 우려와는 반대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문제라면 문무겸비 완벽 미소녀란 설정 때문에 그녀에게 접근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있겠지만.

“그나저나 후반전도 시작됐는데 스님은 뭐 하고 있기에 안 오는 거야?”

금방 오겠다던 공무가 오지 않자 지하는 째려보는 하연의 시선을 피하며 두리번거렸다. 찾는 게 어렵진 않았다. 여학생들이 몰려있는 곳을 찾으면 됐기 때문이다.

“또 붙잡혀 있구먼.”

“저러다 환속하는 거 아냐?”

불편한 표정 없이 일일이 미소를 지으며 여학생들을 상대하는 공무를 보며 하연이 반쯤 장난스럽게 말했다.

“뭐, 그 점에서는 정말 걱정 없는 녀석이긴 하지만……, 윽!”

피식 웃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지하가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로워했다.

“괘, 괜찮아? 갑자기 왜 그래?”

그 모습에 놀란 하연이 걱정스런 어조로 말을 걸었다.

“양호실에 갈래? 부축해줄까?”

“아니, 아니야. 너무 무리했나? 머리가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자신을 일으키려는 하연을 제지하며 지하는 웃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정말 괜찮아?”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걱정할만한 건 아냐.”

“어지럽다며? 조금 누워있을래? 특별히 무릎베개를 해줄 수도 있어.”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단 걸 모를 리 없는 지하다.

“고마워. 하지만 지금도 괜찮아지고 있으니까.”

계속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자 하연도 더 뭐라 말할 수도 없었다. 걱정스런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미안, 하지만 정말 아픈 게 아닌걸.’

지하는 속으로 사과를 하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의 말과는 달리 어디 아프거나 한 건 아니었다. 그저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한 영상이 선명하게 재생되었기 때문이었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이제는 희미해졌다고 생각했던 바로 꿈의 그 장면이었다.

‘누구야? 도대체 왜 자꾸 나를 부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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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에필로그 +2 13.06.17 245 3 3쪽
34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8) +1 13.04.02 288 4 8쪽
33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7) +1 13.03.30 293 2 8쪽
32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6) +1 13.03.28 356 3 7쪽
31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5) 13.03.23 202 2 7쪽
30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4) 13.03.21 192 2 6쪽
29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3) 13.03.19 233 3 7쪽
28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2) 13.03.16 204 2 10쪽
27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1) +1 13.03.14 265 2 9쪽
26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5) 13.03.12 320 4 6쪽
25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4) 13.03.09 281 2 7쪽
24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3) 13.03.07 361 2 10쪽
23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2) +1 13.03.05 292 2 10쪽
22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1) 13.03.02 309 2 8쪽
21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7) +1 13.02.28 277 2 7쪽
20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6) +1 13.02.26 300 2 6쪽
19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5) 13.02.23 269 2 9쪽
18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4) 13.02.21 297 2 8쪽
17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3) 13.02.19 328 2 11쪽
16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2) 13.02.14 282 2 10쪽
15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1) 13.02.12 341 2 11쪽
14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6) 13.02.09 339 2 8쪽
13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5) 13.02.07 404 2 7쪽
12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4) 13.02.05 389 2 10쪽
11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3) +1 13.02.02 463 2 9쪽
10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2) 13.01.31 401 2 11쪽
9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1) 13.01.29 428 3 10쪽
8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7) 13.01.26 432 2 9쪽
7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6) 13.01.24 489 2 10쪽
6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5) 13.01.22 447 3 8쪽
»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4) 13.01.19 360 2 6쪽
4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3) +1 13.01.17 426 3 8쪽
3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2) 13.01.15 492 4 7쪽
2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1) 13.01.13 709 3 9쪽
1 프롤로그 13.01.13 1,010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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