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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의 소년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01.13 23:43
최근연재일 :
2013.06.17 00:04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2,723
추천수 :
87
글자수 :
124,470

작성
13.01.17 18:00
조회
426
추천
3
글자
8쪽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3)

DUMMY

“야, 저거 막아!”

“날아다니는 걸 어떻게 막아?”

운동장에 한 무리의 학생들이 우왕좌왕 거렸다. 아직 갈피를 못 잡는 사이 하늘 위에서 공 하나가 포탄이 발사되는 기세로 날아왔다.

“으아아악!”

슈우우웅, 촤아악!

미쳐 막을 생각조차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동안, 공은 골키퍼를 스쳐 지나가 골망을 흔들었다.

“아미타불, 운이 좋았군요.”

그리고 지상으로 착지하며 합장을 하는 스님 하나. 공무는 이렇게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이자, 헤트트릭을 달성했다.

“이야, 역시 괴물이라니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공무에게 다가간 지하가 환희 웃으며 그의 등을 팡팡 두들겼다.

“하하하, 괴물 아닙니다, 스님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굇수 수준이지.”

마주 웃으며 공무와 지하는 함께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2학년 3반 학생들의 심정은 모두 똑같았다.

‘너도 만만찮거든?’

3, 4반 합동 수업인 5교시 체육시간. 점심시간에 먹은 음식이 소화되는 건 물론, 오히려 충전된 것보다 더욱 에너지가 소비될 기세로 전쟁 같은 축구를 시작한 두 반이었으나, 4반에 존재하는 단 두 명의 괴물 덕분에 전세는 확연히 기울어져 있었다.

지하와 공무 콤비는 전교에서 유명했다. 축구든 농구든 어떤 종목이든 그들이 나서면 이미 상대가 없었다. 때문에 체육대회를 한다면 그들이 속한 4반에는 꼭 페널티가 뒤따랐다. 그 예 중 하나로 오늘처럼 전반전에만 출장 가능. 곧 있을 체육대회 예선의 일환으로 전후반 20분씩 뛰는 축구 경기였지만, 문제는 그 20분만으로도 압도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슬슬 전반도 끝나 가는데 이대로 한 골만 더 넣을까?”

“여섯 점 정도면 안심할 수 있지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4반 골대 근처로 다가가는 두 사람. 둘을 향한 4반 선수들의 눈빛은 믿음과 신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4반의 운동능력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스펙이 워낙 높아 체육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것인데, 반대로 말하자면 그 둘이 4반 전력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밸런스 패치란 거지.”

지하는 자신의 골대를 향해 공을 몰고 들어오는 3반 선수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4반 선수들이 나름 노력하곤 있으나, 역시나 공이 오는 족족 뚫리고 있었다. 하지만 골을 몰고 들어오는 3반 선수들의 표정을 그리 좋지 않았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별로라지만, 그래도 반대표로 선발된 이들. 작정하고 수비에 치중한다면 쉽게 뚫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고속도로가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간다, 하압!”

우렁찬 기합과 함께 지하가 먼저 달려들었다. 무섭게 쇄도하는 그의 모습에 공을 몰고 있는 3반 선수는 서둘러 패스할 곳을 찾았다.

“윽, 이런.”

하지만 어느새 4반 선수들이 두셋이 달라붙어 주위에 패스할 곳아 마땅찮았다. 그렇다고 지하를 상대로 정면돌파할 자신은 없었다.

“안전하게 백패스를…….”

턴을 하며 등 뒤의 수비수에게 공을 돌리려는 3반 공격수. 하지만 생각을 하고, 패스할 곳을 찾고, 판단을 내리고, 몸을 뒤돌리는 과정이 너무 길었다.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하가 달라붙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안녕, 친구.”

3반 선수가 반쯤 몸을 돌렸을 때였다. 지하는 그의 옆으로 붙으며 다리 사이로 발을 뻗어 공을 툭 찼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을 따라 더 빨리 회전을 했다.

“어? 어어?”

공을 뺐긴 3반 선수는 얼떨떨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나 싶었더니, 어느새 자신의 옆에 있었고, 눈 깜짝할 사이 지금은 자신의 눈앞에 지하의 등이 보인다. 제자리를 돈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안녕, 친구.”

다른 의미의 인사를 날리며 지하는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막아, 막아!”

“태클!”

“빨리 달려!”

지하가 공을 몰자 3반 선수들은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재빨리 수비로 달려가는 공격수들, 그를 향해 태클을 시도하는 미드필더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지하보다는 느렸고,

툭, 타앗!

“어이쿠, 위험.”

사방에서 태클이 날아와도 지하는 여유 있게 그걸 피했다. 태클 궤도를 읽고 가볍게 몸을 피하거나, 점프를 하며 그들을 뛰어넘거나 하며 어느새 하프라인 부근까지 공을 몰고 왔다.

하지만 어느새 상대진영에는 촘촘한 수비망이 생성되어 있었다. 몇 번 당하다보니 이골이 낫는지 수비전환 속도가 매우 빨랐다. 혼자서 뚫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였다.

“간다!”

지하는 당황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공을 뻥 찼다. 그냥 허공에 뻥 찼음에도 어이없어 하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좋은 패스입니다, 시주.”

그 허공에서 패스를 받는 머리가 반짝이는 스님이 있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아!”

두 사람의 키를 합한 것보다 더 높이 뛰어오른 공무의 착지지점을 향해 3반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지하 시주.”

그는 공을 가지고 내려오지 않고, 허공에서 그대로 전방의 지하를 향해 패스를 내질렀다.

“너무 높잖아!”

엄살과는 달리 다른 선수들보다 머리 한 개는 더 높이 뛰어오른 지하가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자리에는 어느새 다시 뛰어오른 공무가 있었다.

“저 스님 잡아라!”

또다시 우르르 몰려가는 3반 선수들. 다시 방금 전 패스를 경계했는지 지하를 향해서도 선수들이 붙어 있었다. 두 사람 외에는 노마크였지만, 나머지 4반 학생들도 자신들 진영에서 구경만 할 뿐, 둘처럼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아니, 나서봐야 방해만 될 뿐이란 걸 알기에 만의 하나를 대비한 수비만 견고히 한 채, 열심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조금 날아봐야겠군요.”

허공에서 상대의 수비를 지켜본 공무가 굳은 결심과 함께 다리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뻐엉!

날아오는 공을 그대로 지면을 향해 내려찍었다. 그 반동으로 공무는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앞으로 날아가며 부유시간을 벌었으며,

“으아아, 피해라.”

“맞으면 죽는다!”

무서운 기세에 겁을 집어먹은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피하자 공은 아무런 방해 없이 땅을 짚고 다시 하늘 위로 튀어 올랐다. 거기엔 이번에도 공무가 먼저 대기하고 있었다.

뻥, 뻥, 뻐엉!

공무를 담당하던 3반 선수들은 멍하니 턱이 빠지랴 입을 벌리며 그 광경을 지켜봤다. 공무가 똑같은 방식으로 수십 미터를 날아간 것이다.

“야야, 우리도 소림사로 유학 가볼까?”

실없는 소리나 할 뿐, 도저히 공무를 막을 수 없었다.

“쏘, 쏜다. 아니, 찬다.”

“막아, 막아! 이번엔 피하지 말고 육탄으로 막아!”

“쪽수로 밀어붙여. 골대를 메워버려.”

결국 수비수들은 그를 막길 포기하고 골대를 메워쌌다. 지금 각도에서 공무가 슛을 찬다면 사람 여럿 실려 나가게 만들 수 있을지언정, 골대 안으로 공을 집어넣진 못했다.

“시주, 갑니다!”

그러나 공무는 무작정 슛을 쏘지 않았다. 인의 장막의 사각, 반대쪽 골포스트에 지하가 이미 담당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 어어?”

그제야 노마크의 지하를 눈치 챈 수비수들이 그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지만, 이미 공무의 하늘에서 날아온 패스가 그의 발 앞까지 택배로 와 있었다.

“가랏!”

공을 잡지 않고 그대로 날린 지하의 발리슛은 뛰어오른 수비수들 다리 아래로 절묘하게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촤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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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8) +1 13.04.02 288 4 8쪽
33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7) +1 13.03.30 293 2 8쪽
32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6) +1 13.03.28 356 3 7쪽
31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5) 13.03.23 202 2 7쪽
30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4) 13.03.21 192 2 6쪽
29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3) 13.03.19 233 3 7쪽
28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2) 13.03.16 204 2 10쪽
27 제5장 요정이 아니라 천사 (1) +1 13.03.14 265 2 9쪽
26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5) 13.03.12 320 4 6쪽
25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4) 13.03.09 281 2 7쪽
24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3) 13.03.07 361 2 10쪽
23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2) +1 13.03.05 292 2 10쪽
22 제4장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1) 13.03.02 309 2 8쪽
21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7) +1 13.02.28 277 2 7쪽
20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6) +1 13.02.26 300 2 6쪽
19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5) 13.02.23 269 2 9쪽
18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4) 13.02.21 297 2 8쪽
17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3) 13.02.19 328 2 11쪽
16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2) 13.02.14 282 2 10쪽
15 제3장 이 직업, 의외로 흔한 것 아냐? (1) 13.02.12 341 2 11쪽
14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6) 13.02.09 339 2 8쪽
13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5) 13.02.07 404 2 7쪽
12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4) 13.02.05 389 2 10쪽
11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3) +1 13.02.02 463 2 9쪽
10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2) 13.01.31 401 2 11쪽
9 제2장 계약, 계약을 맺자! (1) 13.01.29 428 3 10쪽
8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7) 13.01.26 432 2 9쪽
7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6) 13.01.24 489 2 10쪽
6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5) 13.01.22 447 3 8쪽
5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4) 13.01.19 360 2 6쪽
»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3) +1 13.01.17 427 3 8쪽
3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2) 13.01.15 492 4 7쪽
2 제1장 나를 부른 건 요정이었다. (1) 13.01.13 709 3 9쪽
1 프롤로그 13.01.13 1,010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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