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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씨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2.12.26 23:01
최근연재일 :
2013.10.04 01:04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70,082
추천수 :
570
글자수 :
187,499

작성
13.03.20 18:00
조회
1,391
추천
18
글자
8쪽

제5장 멋진 신세계 (2)

DUMMY

“……!”

마신의 말에 대마왕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끌어들이실 생각이신가요?”

“전력은 많으면 좋지.”

마신은 부정하지 않았고, 대마왕은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고 깊이 고심에 빠졌다.

“결국 일은 내가 계속 하는군.”

북마왕은 한숨을 푹 내쉬며 멈췄던 일을 계속했다. 둘이 무슨 얘길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굳이 신경 쓰진 않았다. 한두 번 이랬던 것도 아니고, 둘이 무슨 일을 꾸미든 자신과 이 세계에 해가 되진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바보는 아니기에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감은 잡을 수 있겠지만, 아직 자신이 알아야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저 그들이 먼저 얘기해주길 기다렸다.

다만 북마왕이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 대마왕의 태도다. 그는 뭔가 위험한 일을 준비하는 것 같은데, 세르피나를 끌어들인다는데도 반대하지 않고 수긍을 하고 있었다.

“아휴, 머리 아픈 건 싫은데.”

대마왕은 생각을 그만두고 마우스를 향해 다시 손을 가져갔다.

“게임은 금지입니다.”

“쳇.”

낌새를 눈치 챈 북마왕이 재빨리 말을 하자 대마왕은 불만스러운 표정과 함께 다시 마신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세르피나는 정말 괜찮은 거겠죠?”

“애초에 얼음 속성 원소력을 다뤘고, 친화력도 높은 아이였어. 재능만 따지면 저기 일벌레 소년보다 뛰어날 걸.”

대마왕의 질문에 마신은 몸을 뒤집어 소파 위에 엎드리며 북마왕을 가리켰다.

“제가 일벌레이기보단 가장 높은 두 분이 일을 아예 안 하시는 것 같은데요.”

조금씩 눈치를 보는 대마왕과는 달리 마신은 북마왕의 투덜거림은 가볍게 무시했다.

“용사 아이나 로키가 펼친 얼음 원소력은 꽤 대단하긴 했지만, 세르피나에게 큰 위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야. 문제라면 정신적인 충격 정도겠지.”

부모처럼 믿고 따랐던 스승의 배신. 그 때문인지 세르피나는 아직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대마왕도 퇴원하기 직전 그녀와 만났을 뿐, 그 이후 1주일간 그녀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꽤 강한 아이인 것 같은데, 그리 걱정할 필요까진 없지 않아?”

“뭐, 듣기론 그렇긴 합니다.”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이자벨도 대마왕에게 세르피나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감정을 정리하고 있으며, 우려할 만큼 어두워지진 않았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간 만나질 못했으니 여전히 걱정이 지워지진 않았다.

“네 걱정과는 다른 의도로 만나지 않는 것이지만…….”

마신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병원에서의 그 장면을 떠올린다면 왜 세르피나가 대마왕을 피하는지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뭔가 아시는 게 있습니까?”

“기억 못하지? 바보는 그냥 모르는 게 좋아. 덩달아 너도 그 아이를 피하기 싫다면 말이야.”

쿡쿡 웃는 마신과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대마왕. 그리고 남의 연애 사정이야 어떻든 오늘도 대마왕이 할 일을 대신 처리하고 있는 북마왕.

로키의 침공 덕분에 평소보다 배는 쌓여있는 서류를 제외하면 여느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광경이었다.

“그런데 누님은 1주일간 뭘 하신 겁니까?”

“그걸 이제야 묻니?”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마신이지만, 그녀가 잠적했다가 나타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대마왕 입장에선 그렇게까지 궁금한 일은 아니었다.

“이것저것 일이 있었지.”

“……!”

‘일’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말없이 깜짝 놀란 북마왕이었으나, 대마왕은 건성으로 들으며 마우스와 모니터 쪽으로 시선이 왔다갔다 움직였다. 언제든 틈만 있으면 게임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내가 뭘 하고 있었냐면…….”

똑똑똑!

마신의 말을 끊으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실례할게요.”

이어 이자벨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소파 위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마신을 보곤 정중히 인사를 올린 후, 곧바로 대마왕 앞으로 다가가 그의 책상 위에 자그마한 물건을 하나 던졌다.

“이건 좀 범죄가 아닐까요?”

“아하하.”

싸늘한 시선으로 노려보는 이자벨과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하는 대마왕. 책상 위에는 손가락만한 감시카메라와 마법처리 된 센서가 놓여 있었다.

“금방 걸릴 줄 알았지.”

북마왕이 자그마한 목소리로 얄밉게 중얼거렸지만, 대마왕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변명이 있다면 들어줄게요.”

“아니, 내가 잘못했어.”

대마왕은 구차하게 말을 늘여놓지 않고 시원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상대는 세르피나와 함께 살고 있는 이자벨이다. 괜히 그녀에게 밉보여선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다음부턴 이런 짓 하지 말아요. 그냥 평소에도 열심히 일하면 될 걸 뭐 하러 쓸데없는 일을 하는지.”

혀를 차긴 했지만, 이자벨은 이 문제에 대해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물론 이 CCTV와 센서가 그녀의 방에까지 설치가 되어 있었다면 이대로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제가 온 건 이 안건 때문이에요.”

이자벨은 대마왕에게 결재 파일을 하나 건넸다. 보나마나 일거리가 담겼을 것이기에 대마왕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파일을 받아 펼쳤다. 역시나 파일 안에는 그가 처리해야 할 서류가 하나 있었다.

“어? 이건?”

하지만 귀찮음도 잠시. 서류 내용을 읽어본 대마왕은 깜짝 놀라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이것 자체만으론 여기 올 필요도 없는 안건이지만, 선배는 이걸로 뭔가 계획이 있다고 하셨죠?”

설명을 덧붙인 이자벨이었지만,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 건 엉뚱하게도 마신이었다.

“하지만 이게 2주일 만에 완성될 리가 없는데?”

대마왕이 들고 있는 서류는 바로 [‘가상현실게임 - 뉴월드(가제)’ 오픈 베타 테스트 계획서]였다. 그는 이 가상현실게임을 마계와 신계만이 아니라 지상계에도 퍼뜨릴 생각이었다. 인간들도 게임을 하게 만들어 마족에 대한 경계심을 없애고 친밀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대한 보고서를 받은 게 고작해야 2주 전이었다. 그가 기억하기론 아직 가상현실과 세계관 쪽으로 문제가 많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그가 요구한 추가사항까지 적용하려면 몇 개월은 지나야 가능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아무리 공돌이들을 갈아 넣고, 제물로 바치고, 외계인까지 찾아서 고문을 시키더라도 2주일 만에 오픈 베타가 가능할 만큼 만드는 건 불가능 할…….”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던 대마왕의 눈에 의미심장한 표정의 마신의 모습이 보였다.

“설마?”

대마왕은 저번 서류에서 마신이 후원을 하고 있다는 대목이 떠올랐다.

“조금 도와줬지.”

마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그래도 됩니까? 신이 직접 일을 거들면 어떡해요?”

“그냥 자료를 조금만 건네줬을 뿐이야. 프로그래밍은 내 분야가 아니니까 별로 도와줄 것도 없었고.”

“그래도 신이시잖아요. 지금 가지고 계신 자료도 엄청나실 텐데.”

대마왕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옛날 이 세계를 만들 때가 겹쳐 보여서 말이야. 왜? 해선 안 될 짓을 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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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제7장 혼란 신세계 (2) +3 13.10.04 559 4 9쪽
45 제7장 혼란 신세계 (1) +8 13.09.24 382 8 9쪽
44 제6장 돌입 신세계 (7) +3 13.09.16 435 8 15쪽
43 제6장 돌입 신세계 (6) +4 13.09.08 1,363 12 10쪽
42 제6장 돌입 신세계 (5) +4 13.05.15 715 11 7쪽
41 제6장 돌입 신세계 (4) +2 13.05.14 695 10 7쪽
40 제6장 돌입 신세계 (3) +2 13.05.13 740 8 7쪽
39 제6장 돌입 신세계 (2) +3 13.05.11 624 10 7쪽
38 제6장 돌입 신세계 (1) +7 13.05.10 785 10 8쪽
37 제5장 멋진 신세계 (7) +7 13.04.10 1,140 12 10쪽
36 제5장 멋진 신세계 (6) +7 13.04.08 1,187 10 9쪽
35 [만우절 특집] 최종화? 희망을 가슴에…… +12 13.04.01 830 5 2쪽
34 제5장 멋진 신세계 (5) +6 13.03.27 1,211 11 8쪽
33 제5장 멋진 신세계 (4) +4 13.03.25 1,105 14 8쪽
32 제5장 멋진 신세계 (3) +11 13.03.22 1,429 17 7쪽
» 제5장 멋진 신세계 (2) +6 13.03.20 1,392 18 8쪽
30 제5장 멋진 신세계 (1) +5 13.03.18 1,211 13 8쪽
29 프롤로그Ⅱ +3 13.03.12 1,421 11 3쪽
28 에필로그 +9 13.02.27 1,333 16 2쪽
27 제4장 마왕 등장 (5) +12 13.02.25 1,404 12 11쪽
26 제4장 마왕 등장 (4) +8 13.02.22 1,260 15 12쪽
25 제4장 마왕 등장 (3) +8 13.02.20 1,377 13 10쪽
24 제4장 마왕 등장 (2) +9 13.02.13 1,369 12 12쪽
23 제4장 마왕 등장 (1) +6 13.02.11 1,318 15 11쪽
22 제3장 용사 등장 (2) +5 13.02.08 1,336 12 8쪽
21 제3장 용사 등장 (1) +7 13.02.06 1,488 13 11쪽
20 제2장 마계 관광 (10) +7 13.02.04 1,468 15 12쪽
19 제2장 마계 관광 (9) +5 13.02.01 1,290 19 9쪽
18 제2장 마계 관광 (8) +5 13.01.30 1,470 14 11쪽
17 제2장 마계 관광 (7) +8 13.01.28 1,541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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