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엘라나스의 서재입니다.

인디비듀얼리티 앤드 퀘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완결

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4.06.15 17:40
최근연재일 :
2015.07.30 14:59
연재수 :
178 회
조회수 :
318,774
추천수 :
9,914
글자수 :
1,022,631

작성
14.07.24 14:32
조회
2,963
추천
84
글자
12쪽

4. 천의무봉(天衣無縫)Ⅰ

DUMMY

샤아아-

두제의 손끝에서 노란 광채가 춤췄다. 마치 바람을 닮으려는 듯 자유자재로 춤추는 빛을 보며 선화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기야 누군들 휘두르는 저 수족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노란 빛… 바로 처음 끌어올리던 순간부터 주인의 속성을 따라 전기의 속성을 띠고 있었던 두제의 오라가 선보이는 광경을 고작 배우기 시작한지 8시간밖에 되지 않은 인간이 태연하게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라가 춤추면서 실타래처럼 꼬이고, 풀려나가며 바람을 타고 흐른다. 저렇게나 오라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지배력은 분명 아직까지 그 어떤 유저들도 닿지 못한 드높은 경지. 여우족에서 가장 오라를 잘 다루는 선화조차 그 경천동지할 성장에는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낄 정도로 백지에서부터 이능을 쌓아올리는 두제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연 귀인… 오라만 해도 이 정도일진대 선기를 수련하신다면…….”

두제가 선기를 봉인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련했다면 어떤 괴물이 될지 상상을 불허한다. 물론 선기는 오라와 달리 타인에게 배울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가 가진 경이로울 정도의 적성은 틀림없이 길을 만들 것이다. 처음엔 오라보다 느릴지언정 가속이 붙는 순간 그 성장은 어쩌면 그 ‘족장’조차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선화는 중얼거렸다.

‘좋아. 이제 감이 잡힌다.’

선화가 그러고 있는 사이 정신을 집중한 채 오라를 조종하고 있던 두제는 마치 자신이 ‘가면을 쓰고 변장한’ 듯한 느낌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이능 중에서도 특이하기로는 손꼽는 이능인 오라는 사용하는 두제에게 스스로의 생명을 뽑아서 조종하는 듯한 기이한 감각을 선사해주었는데 지금 그 감각이 비틀리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두제의 손에 피어나던 오라가 서서히 변한다. 노랗던 빛깔이 서서히 하얗게 변해간다. 겉으로 잘 보이지는 않음에도 뚜렷하게 느껴지던 전기의 힘이 서서히 죽어가고, 두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스스로 흔들리면서 ‘바람’이 되었다.

“어?”

“됐다. 성공했어.”

변하는 오라를 보며 선화가 멍청한 신음을 흘리고 두제가 주먹을 콱 쥐며 선언했다. 그 순간, 두제의 눈앞에 성공을 축하하듯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오라 마스터리’ 스킬의 레벨이 중급 86->상급 1으로 올랐습니다. 유저 최초로 드높은 경지에 닿았기에 업적에 2배 보너스를 적용합니다. 단번에 본래 있던 경지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도달했기에, 업적에 2배 보너스를 적용합니다.]


[4,000의 업적을 얻었습니다.]


[오라의 최대치가 15,000 상승하였습니다. 의지, 이능 스탯이 100 상승하였습니다. 첫 상급 스킬을 얻었기 때문에 환골탈태 보너스로 여섯 기본 스탯이 100 상승하였습니다.]


[칭호, 오라 마스터(Aura Master)를 획득하셨습니다.]


우우웅-

두제의 몸에서 특유의 노란 오라가 흔들리며 뿜어졌다. 스킬의 성장을 통해 이능의 최대치가 오르면서 통제의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힘이 새어나온 것이다. 두제의 손에 들린 하얀 오라와 몸에서 뿜어진 노란 오라. 그 둘을 번갈아가며 보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선화가 중얼거렸다.

“속성… 변환?”

본디 오라는 스스로의 영혼을 형체화 시킨 것과 비슷한 능력이다. 생명의 근원이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이 이능은 그렇기에 어떠한 이능보다도 사용자를 닮아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오라에 타격이 오면 사용자의 생명력의 최대치가 오라가 회복될 때까지 감소되는 오라만의 특징과 이 속성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말 그대로 사용자 본인의 근원이니까. 말하자면 그 속성은 스스로를 증명하는 개성과도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타인과 자신을 구분하는 지표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근원을 뒤바꿔버릴 인생의 대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오라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속성이라는 것이, 분명 좋을 때도 있지만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간단하게만 생각해도 모든 공격이 전기 속성을 띤다면 그것은 전기 속성에만 대비하면 아무리 이능의 힘이라 해도 턱없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 아니던가. 무엇보다 속성에 대한 대응은 오라를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이 위험하다.

더군다나 어떠한 이능보다 범용성이 뛰어나 단순히 결집시키는 것만으로 다른 물질을 비슷하게나마 구현할 수 있기까지 한 오라에게 있어 속성은 오히려 한계를 규정짓는 불편함이 된다. 아무리 한계가 없는 힘이라지만 전기가 마구 흐르는 재료로 철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

운 좋게 상성 자체가 없는 무속성을 손에 넣는 경우라면 모를까, 두제를 포함한 대부분의 오라사용자들이 가지는 한계를 돌파해내는 오라의 경지가 바로 속성을 바꾸는 경지다. 불변의 속성에 다른 속성을 덮어씌움으로서 본래의 속성을 가리고 바꿔버려 다른 속성을 띠게 만든다. 그로서 오라의 응용폭은 한없이 넓어질 수 있게 된다.

“말도 안 돼… 아무리 귀인이라도 이건.”

분명 축하할만한 경지. 그러나 그것을 이뤄낸 것이 고작 오라를 다루기 시작한지 8시간밖에 되지 않은 존재라면 얘기는 다르다. 초급에서 중급의 스킬로 2시간 만에 넘어갈 때도 경악을 금치 못했고, 지금에 이르러선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었지만 상급의 스킬이라면?

그곳은 NPC 인간들 중에서도 천재 중의 천재들이나 평생을 다 바쳐 닿을락 말락한 경지. 그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네임드 NPC는 못해도 무려 유저들의 만렙인 300을 넘는 괴물들밖에 없고, 어지간하면 남의 성과에 놀라기만 하며 그 실력을 칭송할 유저들도 듣는다면 사기꾼이라고 게임사에 항의를 넣을 수준인 것이다.

인퀘의 스킬은 레벨당 1씩 주는 스킬 포인트를 활용하는 것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그것은 이능의 근원이 되는 마스터리 스킬 역시 포인트만 많이 들 뿐 예외는 아니었지만 유저들을 기준으로 레벨 150을 딱 맞췄을 때 9번의 전승을 필요로 하는 수준이다. 물론 유저가 노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수련을 하고 사용하다 보면 스킬레벨은 오르겠지만… 두제가 닿은 곳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르니 정당하게 했다고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흠. 선화의 반응을 보니 스킬은 충분한 것 같고. 이제 레벨을 올리도록 할까.’

선화가 지나치게 놀라는 모습을 보며 두제는 쓴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이 게임의 이능은 그를 조금 지나치게 흥분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능력이야 아무리 강해도 없는 것보단 나으니 상관없지만 그래도 조절이라는 게 필요한데 선화의 정성어린 지도와 나름 흥미가 생기는 오라의 운용, 그리고 인퀘의 이능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궁합이 좋은 상황이 그에게서 고삐를 앗아갔다.

‘다른 이능들도 비슷하면 조금 시간을 들여서 익히든지 해야겠네. 아니면 들인 척 하든지. 일단 새로 얻은 칭호나 볼까.’

두제는 아까 퍼뜨렸던 오라를 잘 갈무리하면서 생각하고는 새로 얻은 칭호인 오라 마스터를 불러냈다. 괜찮으면 지금 쓰고 있는 여우족의 영원한 사랑을 받는 칭호가 아니라 이걸 쓸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여우족의 영원한 사랑을 받는 칭호는 사용하지 않아도 효과를 발휘할뿐더러 이 지상낙원을 숨기고자 하는 두제에겐 친구들에게 결코 드러내선 안 될 비밀이기도 하니까!


『칭호

오라 마스터

오라에 대한 이해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에게만 수여하는 칭호. 당신은 이제 오라의 주인이라 칭함에 한 점 부족함이 없다.

옵션 : 칭호 착용 시 오라 회복속도 500% 증가.

칭호 착용 시 속성 3개를 선택해 속성변환을 할 수 있다. 변환할 수 있는 속성은 플레이 타임 6시간에 1번 바꿀 수 있다.』


‘흐음. 속성변환 추가는 확실히 괜찮네.’

오라 회복속도 500%야 분명 괜찮은 옵션이긴 하지만 애초에 사용자의 생명력과 직결된 오라라는 이능은 소모하는 순간 생명력의 최대치가 깎여버리기에 사용 자체에는 소모 자체가 없다시피 하며, 회복속도가 원체 굼벵이 같은지라 500%도 딱히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 딱히 큰 의미 있는 옵션 같지는 않았다.

반면에 속성변환이 가능한 속성의 추가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 두제가 할 수 있는 속성변환은 바람 하나. 사실 원래 목적은 오라로 무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강철속성이었지만 그건 좀 힘들어서 그나마 잘 될 것 같았던 바람으로 했었으니까. 아마 칭호 옵션을 통해 다른 속성의 변환을 경험한다면 그 경험을 토대로 직접 변환하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칭호 사용.”


[오라 마스터 칭호를 사용합니다. 속성을 선택해주십시오.]


“강철하고… 흠. 뭐로 하지?”

두제는 짤막하게 고민했다. 강철 하나만 얻어도 상관없지만 3개의 속성을 전부 경험해볼 수 있는 경험은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잠시 고민하던 두제는 이내 결정을 내리고 속성을 골랐다.

“나머지 두 개는 흙하고 무속성으로.”


[선택되었습니다. 강철, 흙, 무속성의 속성변환이 가능해집니다.]


칭호를 바꾼 두제는 게임이 감각을 주입하는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만끽하며 손을 들어올려 오라를 끌어올렸다. 아까부터 경악한 채 굳어있던 선화는 슬슬 진정되었는지 멀뚱멀뚱하게 그를 보고 있었다. 속성을 선택하는 모습은 NPC들에겐 꽤나 이상할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리 사람 같은 인공지능을 가졌다고 해도 일단 NPC였기에 시스템이 의심을 차단해준 모양이었다.

우웅-

‘감각 자체는 바람과 비슷하네. 쓰다보면 감이 잡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두제의 손에서 피어오른 특유의 전기 속성을 띤 노란 오라가 날카로운 회색으로 변해갔다. 새로 얻은 강철의 속성을 증명하는 색. 여기에 추가적인 처리를 하면 강철속성의 오라를 강철이라는 하나의 물질로 굳혀버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이어서 황토색의 흙속성과 반투명한 무속성으로의 변환도 시험해본 두제는 선화를 돌아보며 말했다. 본래라면 갑작스레 세 가지 속성으로 변환하는 두제에게 놀라야겠지만 칭호를 통한 시스템 어시스트였기에 선화는 그 광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선화. 나 사냥 좀 다녀올게. 익숙해지려면 조금 써봐야 할 것 같아.”

“네… 지금 두제님께 이 근방의 몬스터들은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지만요.”

물론 그건 스킬로 사람의 역량을 파악하는 NPC의 오해였다. 애초에 네임드 NPC는 스킬과 레벨이 거의 동시에 오르는지라 유저 역시 그렇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유저는 스킬이 아무리 높아도 레벨만 맞으면 경험치는 얻을 대로 얻을 수 있다.

특히나 오라 마스터리의 수련에 빠져서 레벨이 9밖에 안 되는 두제는 상급 스킬의 소유로 인해 오른 스탯과 환골탈태 보너스를 더해 레벨을 초월하는 강함을 얻을 정도였지만 경험치는 아직 4레벨인 왕청하에게서 얻는 것만으로도 레벨을 올릴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그렇기에 두제는 자신보다 월등히 레벨이 높은 군청하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는 아니고 시간의 대부분을 귀여운 여우족들과 장난치고 놀면서 굉장히 설렁설렁 사냥해서 레벨 20을 찍었다. 다만 전직은 20이 되도록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냥 없어도 딱히 불편하지 않은데다 생겨나는 직업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칭호 옵션으로 사용하던 강철속성으로의 속성변환을 옵션 없이 터득하게 될 무렵. 두제가 북대륙으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작가의말

사족입니다만 네임드 NPC는 저런 성장방식때문에 동레벨의 유저와 싸울 경우 대부분의 경우 매우 높은 승률을 보장합니다. 유저는 전승을 거치지 않는 경우 레벨에 비해 스킬이 낮은 경우가 많거든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디비듀얼리티 앤드 퀘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6. 두제의 방식Ⅲ +4 14.08.23 2,670 76 13쪽
30 6. 두제의 방식Ⅱ +6 14.08.21 2,892 71 13쪽
29 6. 두제의 방식Ⅰ +10 14.08.19 2,639 78 12쪽
28 5. 그랜드 크로스Ⅳ +10 14.08.16 3,912 77 12쪽
27 5. 그랜드 크로스Ⅲ +8 14.08.14 2,966 80 14쪽
26 5. 그랜드 크로스Ⅱ +10 14.08.12 3,657 75 13쪽
25 5. 그랜드 크로스Ⅰ +9 14.08.09 2,689 71 12쪽
24 4. 천의무봉(天衣無縫)Ⅶ +6 14.08.07 2,987 86 14쪽
23 4. 천의무봉(天衣無縫)Ⅵ +3 14.08.05 2,954 77 13쪽
22 4. 천의무봉(天衣無縫)Ⅴ +5 14.08.02 4,036 83 12쪽
21 4. 천의무봉(天衣無縫)Ⅳ +4 14.07.31 3,760 85 12쪽
20 4. 천의무봉(天衣無縫)Ⅲ +6 14.07.29 3,151 79 15쪽
19 4. 천의무봉(天衣無縫)Ⅱ +9 14.07.26 3,051 86 15쪽
» 4. 천의무봉(天衣無縫)Ⅰ +5 14.07.24 2,964 84 12쪽
17 3. 선기(仙氣)Ⅶ +8 14.07.22 2,794 75 13쪽
16 3. 선기(仙氣)Ⅵ +4 14.07.19 2,935 87 13쪽
15 3. 선기(仙氣)Ⅴ +8 14.07.17 3,044 98 13쪽
14 3. 선기(仙氣)Ⅳ +5 14.07.15 3,137 81 13쪽
13 3. 선기(仙氣)Ⅲ +5 14.07.12 3,261 93 13쪽
12 3. 선기(仙氣)Ⅱ +8 14.07.10 3,284 93 13쪽
11 3. 선기(仙氣)Ⅰ +3 14.07.08 3,315 99 14쪽
10 2. 여우의 섬, 연화도(蓮花島)Ⅴ +7 14.07.05 3,345 87 12쪽
9 2. 여우의 섬, 연화도(蓮花島)Ⅳ +5 14.07.03 3,475 94 13쪽
8 2. 여우의 섬, 연화도(蓮花島)Ⅲ +4 14.07.01 3,483 93 13쪽
7 2. 여우의 섬, 연화도(蓮花島)Ⅱ +5 14.06.28 3,523 89 12쪽
6 2. 여우의 섬, 연화도(蓮花島)Ⅰ +7 14.06.26 3,588 90 12쪽
5 1. 접속Ⅳ +7 14.06.24 3,562 99 15쪽
4 1. 접속Ⅲ +6 14.06.21 4,197 92 13쪽
3 1. 접속Ⅱ +3 14.06.19 5,609 126 13쪽
2 1. 접속Ⅰ +4 14.06.17 5,979 13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