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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보이스로 꿀빠는 게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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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3.05.13 14:57
최근연재일 :
2023.06.04 18:5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7,989
추천수 :
202
글자수 :
176,797

작성
23.05.16 19:01
조회
382
추천
10
글자
12쪽

제4화. 챔피언 토끼를 만났어요.

DUMMY

동희 근처에 모여든 푸른 옹달샘 토끼들은 수백 마리다.


그 수백 마리의 토끼들이 일일이 손을 내밀어 동희와 악수하기 청했다.


동희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맑게 웃으며 하나하나 악수했다.


이 모습을 유저들이 못 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저기.”


푸른 옹달샘 토끼는 몬스터로 분류된 동물.


물론 안고 같이 노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유저가 먼저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토끼들이 노래를 듣고, 또 먼저 악수까지 청했다.


이에 궁금증을 못 이긴 ‘유딴딴’이라는 이름의 여성 유저가 동희에게 다가와 그를 불렀다.


“네?”

“혹시, 지금 뭐 하시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토끼들이 저러는 것은 처음 봐서요.”

“아, 별거 아니에요. 악수하니 아이템이랑 경험치 주네요.”

“···네?”


유딴딴은 동희가 장난치는 건 줄 알았다.


그녀는 이 뉴 에픽 월드뿐 아니라, 다른 가상현실게임을 비롯하여 이제는 구시대 유물이라는 PC게임까지 한 적 있는 게이머이자 겜 방송 스트리머다.


몬스터 손잡고 악수해서 아이템이랑 경험치 받았다는 헛소리는 정말 난생처음이었다.


하지만 동희의 얼굴을 보니 장난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더없이 진실을 말하는 얼굴이었다.


“정말 손잡으니 토끼들이 아이템이랑 경험치 줬어요?”

“네!”


‘하, 진짜 목소리 미쳤네.’


듣고 또 듣고, 또 들어보지만 진심 이 남자의 목소리는 미쳤다는 생각 밖에 유딴딴은 들지 않았다.


‘외모도 잘생겼고.’


확실히 저런 목소리와 외모로 거짓말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유딴딴은 믿는다.


그래서 그녀는 근처의 토끼에게 손을 내밀어 봤다.


“······.”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혹, 손을 잡아야 하나 싶어 유딴딴은 토끼 손을 잡아봤다.


보들보들.


부드러운 토끼 앞발이 느껴졌다.

그것이 끝이었다.


토끼가 이상한 눈으로 유딴딴을 쳐다보았다.


“그런 목소리와 외모로 거짓말을 하다니!”

“어라?”

“아무것도 안 주나요!”

“아, 그냥은 아니고, 노래 불러줬더니 토끼들이 줬어요. 미리 말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유딴딴은 의심쩍게 쳐다봤지만, 동희의 목소리에 한 번 더 믿었다.


목을 가다듬은 그녀는 토끼 노래 중 생각하다, 켜 놓은 방송창에서 후원으로 추천한 곡을 불러보기로 했다.


“나는 토끼에요~ 섹시한 토끼에요~”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토끼들에게 큰 반응은 없었다.


오직 동희만 바라보고, 동희에게 손을 내밀뿐이다.


울컥한 유딴딴은 춤에 이어 섹시한 토끼 춤까지 추며 노래를 불렀다.


-툭.


한 토끼가 무언가 하나 유딴딴에게 던져줬다.


그것은 먹다 남은 당근.


“······.”


유딴딴은 먹다 남은 당근을 던진 토끼를 바라보았다.


아까 손잡은 그 푸른 옹달샘 토끼였다.


토끼의 눈이 왠지 모르게 측은해 보였다.


“우엥엥엥!”


결국, 자존심에 상처 난 유딴딴은 그렇게 울며 동산을 떠나갔다.


그녀의 방송창이 ‘ㅋㅋㅋㅋ’로 도배되었다.


“아··· 잘 불렀는데.”


울며 떠나가는 유딴딴을 보며 동희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


이후 동희와 유딴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유저들은 혹시나 하며 토끼 앞에서 노래 불러보았다.


물론, 동희처럼 아이템을 받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삐이익!(감히 우리의 귀를 더럽히다니!)”

“삑삐! 삐이익!(죽어라, 이 음치 대머리야!)”


퍼퍼퍽!


아아악!


맞아 죽는 이들이 생겨났다.


수백 마리에 이르는 토끼들의 발길질에 두들겨 맞아 넝마가 되어 죽어버린 유저들을 보고 노래해볼까 하던 이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동희의 말대로 유딴딴은 잘 부른 편이었다.


“그나저나 저렇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토깽이들 잡으면, 토깽이 잡으러 안 뛰어다녀도 되는 거 아냐?”

“어? 그러네? 잡아도 괜찮겠지?”


모여 있는 토끼들을 보며, 사냥본능을 일으킨 초보 유저들도 있었다.


친구 사이로 보이는 ‘빙’과 ‘신’이라는 이름의 두 유저는 그리 말을 나누더니, 곧장 줄 서 있는 토끼 중 하나를 쳤다.


퍽.


“삐?(뭐여?)”

“삐익삐삐?(시방, 우리 친겨?)”

“삐삐삐!(아그들아 연장 챙겨라!)”


수백의 토끼들이 눈을 치켜뜨고 동시에 그 둘을 바라보았다.


“헉!”

“힉!”


그뒤, 빙과 신은 정말 처절하게 토끼들에게 짓밟혔다.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커헉! 거, 거긴 안!”


퍼퍼퍼퍽!

파파파파팍!


콰지!


노래 못 부른 사람들보다 더욱 잔인하게 밟혔다.


빙과 신은 무엇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10초 만에 밟혀 죽었다.


“······.”

“······.”


밟혀 죽어 회색빛 되어 사라지는 두 사람을 보고, 그 뒤 남은 유저들은 동희 근처의 토끼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네가 마지막이구나?”


수백 마리의 토끼와 악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희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오히려 지금 토끼가 마지막으로 악수를 하는 토끼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었다.


그런 그때!


‘쿵!’하고 땅을 울리는 소리가 동희의 귀에 들려왔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동희의 눈앞에 푸른 벽이 나타나 있었다.


아니, 푸른 벽이라고 생각한 그것은 거대한 토끼였다.


나타난 그 거대 토끼는 다 큰 캥거루만 했다.


양손에는 붉은 글러브를 끼고 있었고, 눈은 부리부리한 것이 끝없는 용맹함을 자랑했다.


“헉! 챔피언 토끼이다!”


누군가 거대한 토끼를 보고 외쳤다.


“챔피언 토끼?”


동희는 고개를 꺄웃하며 그 거대한 토끼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어느 유저의 외침처럼 그 거대한 토끼의 머리 위에는 밝은 주황색으로 {챔피언}이라는 글자가 {푸른 옹달샘 토끼} 글자 위에 적혀 있었다.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는 적어도 레벨 20에 전직까지 한 유저 3명이 있어야 잡을 수 있는 몬스터.


그런 몬스터가 초보자 사냥터나 마찬가지인 이 토끼 동산에 있는 것이 기가 막힌 일이지만, 푸른 옹달샘 토끼 서식지가 이곳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는 다른 푸른 옹달샘 토끼와 마찬가지로 비선공 몬스터라 초보유저들에게 해는 끼치지 않았다.


“와, 저게 대체 몇 마리냐?”

“나 챔피언 토끼가 저리 많이 모여 있는 거 처음 봤어.”


동희에게 다가온 챔피언 토끼는 어림잡아도 10마리는 되어 보였다.


몬스터도 등급이 있다.


일반적으로 노멀등급을 시작하여, 엘리트, 챔피언, 보스형이 있다.


당연히 등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보기 힘들며, 잡기도 힘들다.


챔피언 등급은 보스 바로 아래 단계.


그런 챔피언 등급이 몬스터들이 10마리나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대단히 희귀한 광경이다.


챔피언 토끼들이 동희 곁에 모여든 이유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주변의 노말급 푸른 옹달샘 토끼 중 몇 마리가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에게 가서 끝내주게 노래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삐삐삐!(아빠! 저기 토끼 노래 신이 있어!)”

“삐삐!(오빠, 저기 인간 가창력이 미쳤어! 오빠는 왜 못해?)”

“삐이이이! 삐삐!(자기야, 오늘 끝내주는 노래 들으며 오붓하게 있자!)”


애인, 가족, 부부, 친구인 토끼들 소개와 자랑에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챔피언 토끼가 온 것이다.


모여든 챔피언 토끼들은 그 맑고 푸른 눈으로 동희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삐이이삐!(니가 그리 노래 잘해?)”

“삐삐!삐이이!(못하면 옥상으로 따라와!)”


챔피언 토끼들은 이제는 구시대 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영화 속 대사를 쳐보지만, 듣는 동희는 그냥 토끼 울음소리다.


“노래해줄까?”

“삐삐!”

“삐이이!”

“그래!”


동희는 그렇게 다시 노래 해주었다.


어차피 동희에게 있어 노래하는 것은 세상 가장 행복한 일.


몇십 번이고, 몇백 번이고 더 부를 수 있었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또 한 번 천국의 옹달샘 동요가 토끼 동산을 울렸다.


노래가 끝나자,


“삐이이이(엉엉엉!)”

“삐삐삐!(날 가져요, 오빠!)”

“삐삐!(신이시여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챔피언 토끼들은 글러브 낀 손으로 눈 가리고 울고, 서로의 붙잡고 대성통곡했다.


이윽고 울음을 그친 챔피언 토끼들은 우르르 동희에게 달려가 제 품에 꼭 안는다.


챔피언 토끼들이 갑자기 달려와 와락 안아주기에 놀랐지만, 보들보들한 토끼의 품에 안기니 기분이 좋아진 동희도 양팔 벌려 토끼들을 꼭 안았다.


그 모습을 보던 유저들이 부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챔피언 토끼들의 빛나는 푸른 털은 바라만 봐도 엄청 부드러워 보였으니까.


“나도 안겨 보고 싶다··· 저번에 안아보려고 했다가 DDT 먹이던데···”

“아, 나 봤어요! 토끼가 하이레그 스타일로 하던데. 그게 님이었군요. 쓰러진 시체 밟고 승리 포즈 취하더라구요!”

“······.”


역시 아무나 안아주는 것은 아닌 듯했다.


거기다 바라보는 유저들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안긴 동희에게만 보이는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가 매우,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신이 내려준 목소리에 감동한 챔피언 옹달샘 토끼들이 그 대가를 지불하기 원합니다.]

[최초업적 ‘푸른 옹달샘 토끼 일족을 감동 시킨 목소리’가 한 단계 상승 합니다.]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A’가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 내단’과 ‘경험치’를 선물 합니다.]


“어라? 너희들도 선물을 주는 거야?”


동희에게 안긴 챔피언 토끼를 포함하여, 다른 챔피언 토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동희는 기꺼이 전부 받았다.


“삐삐삐!(힘든 일 있으면 말해!)”

“삐이이!(이 동네에서 우리가 힘 좀 쓴다고!)”


챔피언 토끼들은 글러브 낀 손으로 동희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말을 걸지만, 동희가 알아들을 일 없다.


하도 삐삐! 거리니 무슨 말인지 알고는 싶었다.


“너희들 말을 들어보면 참 좋을 텐데.”


동희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한 챔피언 토끼가 톡톡 동희를 건드린다.


동희가 바라보자, 동희를 건드린 챔피언 토끼가 한쪽 손에 낀 글러브를 벗는다.


“저거 벗겨지는 거였어!?”

“게임 디테일 미쳤네!”


아무도 그 글러브가 벗겨지는 줄은 몰랐다.


어쨌든, 그리 글러브를 벗은 챔피언 토끼는 앙증맞은 토끼 발로 동그라미를 표현했다.


“동그라미?”


이어, 챔피언 토끼가 손을 들어 무언가 입에 털어 넣은 흉내를 내니, 그제야 동희는 토끼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 동그란 걸 먹으라고?”


그런데 자신에게 동그란 것이 있나 싶다.


“게임 내 얻은 물품은 인벤토리에 저장된다고 했었지?”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게임 시스템은 ‘판타지아’라 해서 다르지 않았다.


동희는 곧장 인벤토리를 불러 내 본다.


불러낸 인벤토리의 모습은 작은 정사각형이 각각 세로, 가로로 25×25로 이루어진 바둑판 모양이었다.


그 칸마다 얻게 되는 아이템을 넣을 수 있었고, 맨 밑에는 총 용량이 적혀 있었다.


“와, 아이템이 엄청 많네?”


뉴 에픽 월드에 캐릭터를 처음 생성하면 인벤토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동희의 인벤토리는 무언가 가득 했다.


토끼 털, 토끼 손, 토끼 발, 세잎 클로버, 맛 좋은 당근 등등.


거기다 방금 챔피언 토끼들에게 받은 장비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토끼 권투 글러브’와 ‘토끼 귀’, ‘네잎 클로버’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뉴 에픽 월드에서 사용되는 금전까지.


도저히 오늘 생성하여 노래만 부른 캐릭터의 인벤토리라 볼 수 없었다.


전부 푸른 옹달샘 토끼들에게 받은 것들이다.


그중에 동희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동그란거.”


챔피언 토끼가 손으로 알려준 동그랗게 생긴 것.


총 10개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걸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손으로 집으니 동희의 손바닥에 그 동그란 것이 나타났다.


크기는 환약 크기였고, 이름은 ‘챔피언 푸른 옹달샘 토끼의 내단’ 이었다.


아이템에 대한 설명은 해당 아이템의 이름과 함께 정보 확인이라고 마음속이나 입으로 외치면 되었다.


“토끼의 내단 정보 확인.”


그 정보를 확인했을 때, 동희는 왜 챔피언 토끼들이 내단을 먹으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토끼 내단은 토끼 말을 알아듣게 만드는 효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71 다위
    작성일
    23.06.18 22:53
    No. 1

    투명드래곤같은 소설인가 ㅋㅋㅋㅋ
    진짜 가볍게 쭉 읽기는 괜찮겠네요
    특이하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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