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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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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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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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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0화 허세의 대가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빠직!

“응?”

“헐!”

“부러트린다면...?”

지호와 시험관 나 셋의 눈에 동시에 물음표가 떴다.

“어라? 이, 이상하네. 잠시만요. 그게 원래 부러지는 게 아닌데? 너무 많이 사용해서 고장 났나? 그럴 리가 없는데...”

시험관이 내 손에 들린 악력기 잔해를 챙겨서 이리저리 돌려봤다.

악력기 계기판에 ‘err’가 표시됐다.

“error? 하하, 거 참, 이상하네. 갑자기 왜 이래?”

시험관이 악력기를 바닥에 다시 내려놨다.

그러자 악력기가 바닥으로 사라졌다.

그러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테스트 중인데 부러졌네요. 네, 이공간으로 보냈으니 확인하고 전화주세요.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아, 죄송합니다. 우선은 다음 거부터 하고 계시죠. 악력기는 확인되는 데로 다시 보내준답니다.”

“네.”

“근데 시험관님 아까 악력기 부러트리면 뭐 말하려고 하지 않으셨나요?”

시험관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끝을 흐렸다.

“아, 제가... 전화를 해야 한다고요. 흠흠!”

자세히는 모르지만 내용이 바뀐 것 같다.

틀림없다.

‘말을 끝까지 다 듣고 해볼걸.’

“어쨌든 다음은 이것입니다. 이두근육을 측정하는 기계죠. 팔꿈치를 여기 대시고, 이두 근의 힘으로 당기시면 됩니다.”

흔히 헬스장에서 보는 이두근 운동기구였다.

다만, 그것과 다른 점은 줄이 바닥의 이공간이랑 연결 돼 있다는 것이다.

시험관이 바닥에서 줄을 끄집어냈다.

의자에 앉아 팔걸이 같은 곳에 팔꿈치를 얹었다.

그리고 팔을 뻗어 기다란 줄이 달린 바를 잡았다.

“이렇게 당기면 되나요?”

“네.”

“혹시 또 부러지면 어쩌죠? 물어내라거나 그러지는 않죠?”

“하하, 물어내라고 하지도 않지만 부러질 일도 없습니다. 이건 아까 악력기보다 중량이 훨씬 높게 돼있거든요. 중량 15000kg까지 버텨집니다. 아프리카 수컷 코끼리 세 마리 무게죠. 아직 5000kg를 넘긴 사람도 없으니...”

우직!

“...?”

줄이 끊어졌다.

“시험관님?”

시험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뭐야! 오늘 왜 이래?”

시험관이 끊어진 줄을 뺏어갔다.

그러더니 양손으로 줄을 잡아당기고 깨물었다.

“아오, 진짜!”

시험관의 뒤에 있던, 지호가 개운한 표정으로 실소(失笑)를 머금었다.

시험관의 뒤에서 지호의 입이 뻐끔뻐끔 움직였다.

“다. 부. 셔. 시. 험. 관. 콧. 대. 납. 작.”

아아~ 오케이!

내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


시험관 구본은 죽을 맛이었다.

우직!

“또 부러졌는데요?”

“......”

처음에는 무시했다.

옛날에 종종 보았던 진상 지호와 찌질해 보이는 남자.

헌터 시험을 치러 왔다지만 끼리끼리 모이는 법이다.

지호는 능력자인 것치고는 무투파에 가까워, 자신에 비해 능력도 없고, 랭킹도 낮다.

심지어 매일 술이나 먹고 다니고, 그 귀하다는 헌터 자격을 종종 정지당했다.

‘갑자기 뛰어난 능력이 생긴 운 좋은 한량.’

그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유형이었다.

노력도 없이 운 좋게 능력을 타고난 인간.

그리고 그런 지호가 같이 데리고 온 남자 역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무투파에 성격도 소심해보였다.

헬스에 대해 물어보니 역시나 모른다.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렇지. 끼리끼리 모이네.’

안 그래도 싫어하는 인간유형에 거기다 조금은 무시하고 있는 무투파.

하기 싫은 짓을 하고 있자니, 어제 먹었던 술의 숙취가 다시 올라오려했다.

‘아, 하기 싫어 죽겠네. 얼른하고 보내야지.’

바닥에 손을 대고 이공간에서 악력기를 꺼냈다.

“이거 부러지지는 않나요?”

놈팽이 주제에 별걸 다 걱정한다.

기가 찼지만, 웃으며 악력기에 대해 설명해줬다.

“하하, 절대... 악력기... 흠집하나 못내요.”

빠직!

-err

‘응? 이게 무슨 소리야? 뭐야 부러졌어? 에러?’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지만 저 찌질이가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분명히 기계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아, 짜증나네. 이게 돈이 얼마짜린데! 사용한 지 얼마나 됐다고. 업체에 한 소리 해야겠네.’

사무실에 전화해 사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부러트리면 전 재산을 준다느니, 괜한 말을 해서 자존심이 상할 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하지 않았다.

말을 돌렸다.

‘휴, 역시 난 재수가 좋아. 괜히 업체 때문에 손해 볼 뻔했네. 새 악력기 오기 전까지 다른 거라도 먼저 끝내놔야지.’

“다음 거는... 이두... 당기시면 됩니다.”

“......물어내라거나 그러지는 않죠?”

찌질이가 센 척을 했다.

‘참나, 웃기고 있네. 운 좋게 고장 난 악력기 한 번 부셨다고 기고만장하기는.’

우직!

‘뭐야?’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벅벅 문댔다.

이공간이랑 연결 돼 있던 로프가 끊어졌다.

A급 이능력.

‘물질 강화’가 걸려 있어서 15t이상의 힘이 걸리지 않는 한, 절대 끊어질 리가 없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

‘저게 왜 끊어져? 진짜 미쳤나?’

이두를 측정하는 줄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찌질이의 표정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줄을 이리저리 당기며, 이로 깨물어봤다.

흠집도 안 났다.

‘허! 오늘 이공간에 문제가 있나보군. 근데 저거, 저거 표정 보게나. 무슨 자기가 힘이 세서 부순 줄 아나보네? 운 좋게 작은 근육 관련 기구 몇 개 부셨다고 기고만장하는 꼴이라니. 이제부터 진짜 커다란 근육들이랑 관련된 기구들을 보여주지. 지금부터는 이공간에 문제가 있어도 최대 하중(荷重)부터 다르다고. 전완근이나 이두근 이런 작은 근육이 아닌, 대흉근, 광배근이랑 관계된, S급 능력자도 깜짝 놀랄 만큼 점수가 안 나오는 난이도의 기구들을 꺼내주지.’

구본은 아직 자신 있었다.

지금부터 꺼낼 기구들은 업체의 실수 따윈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기구들이니까.

하지만 그는 몰랐다.

자신이 술이 아직 덜 깨있었다는 걸.

그리고 곧 알 수 있었다.

술기운의 만용(蠻勇)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

.

.

뿌직!

“하, 참! 이것!”

으득!

“이, 이건?”

뿌드득!

“이, 이럴 리가. 이게 진짜...!”

쾅!

.

.

.

‘망했다...’

이능이 깃든 대부분의 기구들이 박살났다.

이 찌질이 놈이 미친 괴물인건지, 내가 미친 건지, 이공간이 미친 건지 구분이 안 갔다.

후반에 사용한 것들은 일반 능력자들의 능력을 측정할 때, 쓰는 기구들이 아니었다.

소고기로 치면, 특특특특등급 한우.

A급 헌터 전용 기구들이었다.

하나에 천문학적인 가격이 매겨진 기구들.

그걸 일반 능력자에게.

그것도 아직 헌터 자격증도 없는 사람에게 마음대로 꺼내 쓰고, 심지어 다 부러트렸으니 자신은 이제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신이시여 저에게 새로운 능력을 주소서...!!’

하지만 이미 기차는 떠난 후다.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그리고 아까부터 지호와 찌질이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더 없냐?’ 그런 눈빛.

기구들이 모두 박살난 것도 마음이 아팠지만, 이런 놈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더더욱 아팠다.

아프다 못해, 아렸다.

어차피 망했다.

비 오듯, 땀이 흘러내렸다.

이미 숙취는 사라진지 오래.

‘으... 저런 놈들한테 무시당하고 이대로 물러설 순 없어!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간다!’

헌터 협회 중심부와 이어진 이공간 바닥으로 손을 뻗었다.

잠시 후, 머릿속에 빨간 경고창이 떠올랐다.

-이것은 사용이 금지된 기구입니다. 소환하시겠습니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yes

펀치 기계가 올라왔다.

온통 피처럼 붉은 색으로 된 기계.

온 몸에서는 식은땀이 미친 듯이 흐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걸렸다.

숱한 능력자들의 손목을 날려버린 죽음의 기계.

별명은 ‘양손잡이’

한 손 잡이 능력자들을 양손잡이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너무도 위험해서 이미 1년 전에 사용중지가 내려진 기구였다.

S급 능력자의 이능이 3개나 중첩돼 있고, 지구에서 제일 단단하다는 다이아보다 3배는 더 단단한 물질인 카르빈으로 만든 것이다.

‘S급 능력자의 이능, 마찰력 강화, 물질 강도 강화, 질량 강화’

‘어지간한 능력자들도 이 기계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기계가 하도 튼튼하고, 빡빡해서 계기판 숫자도 999kg까지 밖에 표시 안 되지. S급 능력자들도 겨우 500kg를 못 넘긴다. 어디 이것도 웃을 수 있나 보자.’

“이거 그냥 치면 되나요?”

찌질이가 기계 앞으로 다가갔다.

‘치료사에게 연락 해놔야겠다. 괜히 팔 부러졌다고 난리치면 안 되니까.’

“네, 맞습니다. 장혁 씨, 걱정 말고 치세요. 이건 협회에서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펀치 머신 양손... 아니 EX231이니까요. 다만, 기계가 매우 단단하니 정말 조심해서 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처럼 막 하시다간 큰일 납니다. 어지간한 힘에는 꼼짝도 안하거든요. 아무리 무투파라도 무리해서 치다가는 다치실 수도 있으니 정말! 정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 당연히 한손으로 치셔야 합니다. 다치시면 치료는 해드리지만 손해보상 같은 건 해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무리하지 마십쇼.”

찌질이와 지호가 같잖다는 듯이 웃었다.

걸려들었다.

있는 힘껏 치겠지.

핸드폰을 꺼내 치료사와 연결된 번호를 눌렀다.

“흡!”

콰아앙!!

“끄악!”

갑자기 몰려온 충격파에 궁둥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삐~~~~~~~~~~

충격파와 같이 몰려온 소음에 의해 귀가 먹먹해졌다.

핸드폰에서 시선을 들어, 소음의 근원지를 쳐다봤다.

찌질이가 손목을 돌리고 있었다.

주먹에서는 하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양손잡이’가 고정돼 있던 바닥이 통째로 뜯어지고, 기계는 이공간 벽 끝에 박혀있다.

삐~~~~~~~~~~

“와, 진짜... 단단... 손... 시큰...다.”

찌질이가 뭔가 말을 했지만 귀에서 울리는 이명에 의해 중간 중간 끊겨 들렸다.

핸드폰을 손에서 떨어트렸다.

‘미친... 이공간 바닥이 찢어지다니...’

구본의 머릿속으로 후회가 미친 듯이 밀려들었다.

이제 자신이 잘리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다.

집에는 온통 빨간딱지가 붙고, 평생 헌터협회의 개가 돼야 할지도 모른다.

구본이 핸드폰을 꺼내 이름 검색을 눌렀다.

-하나님보다 마눌님.

그리고는 천천히 메시지를 썼다.

-미안해 여보. 나 이제 집에 못 갈 것 같아... 그리고 사랑해. 혹시 누가 찾아오면 나 없다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 안녕. 내 마지막 사랑.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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