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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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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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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노숙자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그날 이후로 일주일이 지났다.

고양이 가면, 이글리자드, 쫄쫄이 타이즈, 서해의 영웅... 검색 횟수 총 123회.

티비나 인터넷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서 아무런 보도도 없고, 관심도 없다.

“참나! 그래도 사람의 생명을 구했고, 그런 거대 괴수를 잡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 할 수가 있지? 말도 안 돼.”

절대 내 기사가 안 떠서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영웅들은 하급 괴수를 잡아도 난리가 난다.

CF를 찍고, 인터뷰를 하고, 돈을 받는다.

하지만 내가 영웅은 아니니 솔직히 보상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서해 쪽에 괴물이 나왔고~ 퇴치를 했다.’ 이런 식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이해가 안 됐다.

9급을 잡든, 10급을 잡든 인터넷이나 tv 혹은 뉴스에 기사가 떠야하는데 전혀 없다.

“무려 8급 괴수를 잡았는데?”

기사는커녕, 어떤 정보도 없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찌질...은 아니고, 오타쿠라서?

그래도 나름 세상을 구하는데 보탬이 되고 있는데 이렇게 관심이 없다니.

괜히 심술이 났다.

“그래. 어차피 8급 괴수인데 특별할거도 없지. 영웅은 무슨 영웅이야! 자기들끼리 다 해먹으라지. 더러운 세상 게임이나 하자.”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잡았다.

이때 난 몰랐지만, 괴수를 잡고 어디에도 기사가 뜨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이상한 일이라는 것을 나중이 돼서야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될 수 없다면.”

떠나겠다.

내가 영웅이 될 수 있는 세상으로.

모니터 화면이 뜨자마자 마우스 포인트를 한 아이콘으로 이동시켰다.

L.O.K(league of king)

다양한 특성을 가진 수십 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상대방의 진영을 부수면 승리하는 5:5pvp대전 게임이다.

마우스로 L.O.K아이콘을 더블클릭했다.

의자에 앉고, 컴퓨터를 켜고, 아이콘을 실행하는 것이 자고, 일어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무상의 경지.

심지어 하도 반복을 해서 그런지, 몇 개의 조건만 갖춰지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L.O.K을 켜야 마음이 편안했다.

화면에 수십 개의 캐릭터 영상이 떠올랐다.

“이쪽이 진짜 내 세상이지. 자, 오늘은 어떤 영웅이 돼볼까?”

난 이 게임에서 상위 0.0001%안에 드는 실력자다.

0.0001%.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지만 숫자로 보면 크게 와 닿지 않는 단위다.

하지만 이것을 정확하게 계산해보면 10000명 중에 1등, 100000명 중에 10등이다.

현재 L.O.K의 게임 플레이어 수는 20만 명.

한 마디로 20등 안에 든다는 말이다.

컨디션이 좋거나, 운이 좋으면 더 올라가기도 한다.

반대로 컨디션이 나쁘거나, 운이 나쁘면 떨어지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 20위에서 왔다 갔다 한다.

0.0001%

프로게이머를 제외하고 누구한테든 ‘나 이 게임 잘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내 아이디를 안다.

‘대머리는멋있어’

접속만 하면, 폭발적인 친구 추가와 다수의 메시지가 오고, 같이 게임하자는 요청이 끊임이 없다.

-대멋님, 들어오셨네.

-우리 형님~ 왜 이제 오셨어요? 기다리다 목 빠지는 줄 알았네.

-님아 버스(같이해서 승리로 이끌어주는 것.)좀 부탁드릴게요. 점수 좀 올려주세요. 제발.

-같이해요. ㄱㄱㄱ!

“오늘은 듀오(같이) 안 합니다. 솔랭(혼자)합니다.”

나의 말 한 마디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토로한다.

-아~ 아쉽다.

-대멋님, 등수 올리시려나 보네. 파이팅이요!

-다음에는 꼭 같이해요.

이곳에서는 모두가 나를 인정하고, 관심을 가져준다.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이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덕분에 이 세상에만 오면 원기가 충전되고,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외모로 인하여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오직 눈앞에 있는 적을 무찌르고, 승리를 쟁취하기만 하면 되니까.

겉모습, 돈, 명예, 권력, 지식 등등.

현실에서 취급하는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다.

빠른 마우스 클릭과 승리를 향한 집착만 있으면 영웅이 되는 것이다.

때로는 게임을 하다 승리에 도취돼 끼니를 거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 세계는 나에게 밥으로는 채울 수 없는 어떤 무언가를 채워주는 곳이다.

게임이 시작됐다.

방금까지 머릿속에 있던 현실적인 불만이 모두 잊히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하얘지며 모든 신경이 손끝과 눈앞의 세상에 집중됐다.

.

.

.

-승리!

“후~ 질 뻔 했네. 50분 게임이라니. 이 트롤 자식! 넌 리폿이다.”

팀원의 트롤 짓으로 질 뻔한, 게임을 엄청난 정치질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겨우 역전한 나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하며, 냉장고로 향했다.

“어? 어? 이, 이럴 수가...? 어, 없다! 그게 없어!!”

냉장고에 머리를 끝까지 들이밀고, 냉장고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하지만... 없다!

“이렇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후엔, 초코우유로 당을 충전해줘야 하는데!!”

나는 보통 보름에 한 번 마트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주문한다.

한국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문화 중 하나다.

배달.

어지간한 물품은 집에서 마우스 클릭 질 몇 번으로 살 수 있다.

(아마 인터넷으로 살 수 없는 걸 찾는 게 더 빠를 것이다.)

돈만 있으면 된다.

의, 식, 주.

물품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 필요도 없고,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문할 때는 언제나 딱 15일치 물품들을 주문하고, 거기에 딱 맞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하나가 부족했다.

“안 돼.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24년 인생에 있어 최대의 위기!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방금 게임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조금 유식하게 말하자면 머릿속의 포도당을 조져서 두뇌를 100% 풀가동 한 상태.

그러므로 지금 나는 비어버린 포도당을 채워 줄 필수품 ‘초코우유’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 역시 ‘파블로프의 개’의 행동에 포함된다.

게임 후에는 당연히 해야 하는 행동.

이게 아니면 안 된다.

이유는 모른다.

옛날부터 그래왔기에 그렇게 한다.

이 타이밍에 초코우유를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것이 입을 지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감각이 평소보다 배가되어 느껴지며, 엄청난 행복감고 만족감이 동시에 찾아온다.

온 몸에 힘이 차고, 절로 미소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것을 섭취해야한다.

지금이야말로 그 극상의 행복을 느끼기에 최적의 타이밍.

이것을 섭취하지 못한다면 오늘 나의 게임은 이것으로 끝이 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먹지 않고도 게임을 더 할 수는 있지만 분명히 평소보다 조금 덜한 자제심과 흐려지는 판단에 의해 게임이 어려워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그런 상상은 하고 싶지도 않다.)

마트의 배달 날짜를 확인했다.

빨라도 내일 오전.

“으! 어떻게 하지? 무슨 수가 없을까?”

멍하게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장혁의 윗집.

이곳에 산 지, 10년 된 부부가 쇼파의 끝과 끝에 앉아, 편안하게 tv를 보고 있다.

드드드!

컵 안의 커피가 살짝 요동쳤다.

“?”

“여보, 바닥이 좀 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

“그러게, 지진인가? 핸드폰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데? 티비 틀어봐. 지진 소식 있는지 보게.”

드드드드드드!

집안의 가구가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으악! 여보! 지진이야! 밖으로 나가! 어서!”

“꺅!”

그날, 장혁은 몰랐지만, 9시 뉴스에 장혁이 사는 집을 기준으로 반경 5km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도 3.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며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10분 후,

“그래! 결정했어. 잠깐 나가서 내일까지 먹을 수 있는 초코우유만 금방 사고 돌아오는 거야.”

떨리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시킨 후, 검은색 캡 모자를 눈까지 푹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섰다.

밖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집안에서나 입고 있을 법한, 잠옷과 슬리퍼를 신고, 오순도순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응? 사람들이 왜 다 밖에 나와 있지?”

다들 왜 나와 있는지 궁금하지만 딱히 물어볼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지금은 초코우유가 더 급했다.

“파자마 파티의 날이라도 생겼나? 참나, 언제 괴수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팔자 좋은 양반들이구만.”

아니면 다들 능력자인가?

에이~ 알게 뭐야.

“난 내 할 일이나 해야지.”

발걸음을 조금 옮기자, 편의점 ‘이써유’가 보였다.

좋아. 최대한 빨리 임무를 완수하고 집으로 복귀해야겠다.

“캬~ 술맛 죽인다!”

이써유 앞에는 손질 안 된 잡초 같은 수염을 길게 기르고, 앞머리를 코 아래까지 길러 얼굴의 반을 가린 노숙자가 술에 만취해, 혼자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빈 소주병 여러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저쪽의 파자마 파티 하는 사람들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다.

한국이 아무리 안전하다지만 언제, 어디서 괴수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저렇게 무방비하게 술을 마시고 있다니.

그 순간, 노숙자와 눈이 마주쳤다.

“뭘 봐, 이 자식아!”

헛! 실수다.

세상에서 제일 위험하다는 술 취한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다니.

이게 다 초코우유를 먹지 못해서 일어난 불상사다.

“죄, 죄송합니다.”

괜히 시비 걸기 전에 빠르게 사과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휴, 놀래라. 나쁜 노숙자 같으니라고, 사람 놀라게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성격이 그러니까 이 시간에 거기서 그러고 있는 거지! 평생 그러고 살아라!”

노숙자가 보이지 않는 위치까지 와서 노숙자 쪽을 노려보며 손으로 뫼산 모양을 만들었다.

한바탕 노숙자 뒷담화를 하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

나갈 때, 시비 걸지는 않겠지?

후딱 집에 가자.

재빨리 초코우유가 있는 코너로 가, 초코우유 세 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안녕하세... 헉!”

“응?”

계산대 위에 초코우유를 내려놨을 뿐인데 반갑게 인사하던 편의점 직원의 표정이 요상해지더니 급히 창고로 달려갔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갑자기 뭐야?”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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