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자속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글자속
작품등록일 :
2023.07.31 20:39
최근연재일 :
2024.01.31 20:35
연재수 :
163 회
조회수 :
305,302
추천수 :
4,907
글자수 :
1,070,016

작성
23.08.27 20:07
조회
3,035
추천
48
글자
16쪽

매화검 (5)

DUMMY

一.





“우리 강호인들이 그들에게 지금껏 얻어먹었으니, 그들을 더 미치게 만드는 악인들 정도는 막아줘야 하지 않겠소?”


나는 그것을 위해 강호로 나왔소이다.


백표는 진지한 얼굴로 그리 말하는 눈앞의 사내를 홀린 듯 바라봤다.


나이는 자신과 비슷할 것 같았지만, 사용하는 말투와 단어는 꼭 스승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


더군다나 그가 펼치고 있는 협객론을 듣고 있으면,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기실, 아무것도 보여준 적 없는 사내가 이런 말을 했다면 백표는 사기꾼의 헛소리로 치부하고 넘겼을 것이다.


악인을 징벌하기 위해 강호로 나오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사형과 사부께서 해주신 말이니.’


청하와 같은 스승을 모시는 백표. 그의 스승은 강호라는 진창을 구를 대로 구른 용문이었다.


백표에게 있어서 사부와 사형의 말은 믿음 그 자체였다.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진짜 현실을 알게 해주는 사형과 사부가 있었기에. 백표는 강호에 출두한 적이 없었지만, 강호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이 말씀을 저에게 하시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조휘는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는 듯,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백표를 바라봤다.


“허어. 의외로군.”


“무엇이 말입니까?”


“구파의 제자들은 실제로 강호에 나가보기 전까진 이 지옥이 엄청나게 살기 좋은 곳인 줄 알고 있지. 하나, 강호라는 곳이 살기 좋은 곳이던가?”


조휘가 고개를 저었다.


“무림인 중에서도 악인이 무수히 쏟아지지. 강호를 살아가는 사람은 무림인만이 아니야. 이 드넓은 천하 전부를 강호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강호에는 나쁜놈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렇겠지요.”


“보통은 악인을 막고자 강호에 나왔다는 말을 꺼내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오. 하나는 멍청이의 헛된 망상으로 치부하지. 다른 하나는 나를 사기꾼 취급하는 것이오. 결국 너도 똑같은 사람이 아니냐며.”


조휘가 작게 웃었다. 어딘가 쓴맛이 묻어나오는 미소였다.


“참 씁쓸한 일이지. 뜻을 품었지만, 뜻을 말하고 다닐 수 없으니.”


“······.”


“그러나 나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오. 강호는 꿈을 품은 자의 세상이라고.”


“······!”


“꿈을 품지 못한 사람은 폭력적인 강호의 흐름에 휩쓸려 사라진다오. 그것은 저 하늘의 별처럼 드높은 무성십존 급의 무위를 자랑하는 고수도 마찬가지지. 무성십존이 그 거창한 이름으로 묶이는 까닭은, 그들이 나름의 꿈을 가지고 강호를 살아가기 때문이오. 세상 사람들도 아는 것이지. 그들이 품은 꿈이 얼마나 원대하고 위대한 것인지를.”


조휘는 무성십존의 모두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들 모두가 선인은 아니지만, 존경할 구석이 있었다.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보고 배우면, 훌륭한 사람이 되기 마련이오. 그런 점에서 백표 도장은 훌륭한 사람인 것 같소. 용문진인과 패협을 잘 따라가고 있으니.”


백표는 스승과 사형을 인정해주는 저 말에 괜히 울컥했다. 이상하기도 하지. 분명 처음 보고 처음 말해보는 사이일 진데.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이 기왕이면 나와 같은 꿈을 꿔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소.”


“그렇습니까.”


“좋지 않소? 훌륭한 사람들이 나와 같은 꿈을 꾸어 준다는 사실이. 그것만으로 나는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소.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지. 꿈이란 것은 그런 거니까.”


“실로 그러합니다.”


“협객이 되어달라고 말하지 않겠소. 그러나 언젠가 강호로 나오게 된다면, 나의 말을 잊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소. 그저······.”


조휘가 한참을 말을 끌었다. 그의 눈동자에 아련함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빚을 갚기 위함이니.”


백표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휘가 껄껄껄 웃었다.


“좋군. 술 한잔합시다.”


짜앙!


병과 병이 부딪치고 술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폭포가 떨어지고 비산하는 물방울이 태양 빛을 반사해 작은 무지개가 걸려있는 절경. 그 속에서 술을 나눠 마시는 오늘을 백표는 평생 잊지 못했다.


‘사형도 한 번 모시고 와야겠군.’


백표가 그리 생각하고 있는데, 조휘가 말했다.


“나중에는 용문진인도, 패협도. 아니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술이나 함께 마십시다. 여기서.”


“······.”


백표가 활짝 웃었다.


“좋습니다.”




二.




조휘는 화산의 어느 봉우리를 찾았다. 널찍한 공터가 높은 나무들에 숨겨진 곳이었다. 근처에서 경공을 펼치며 빠르게 지나가면, 쉽게 찾지 못할 곳이었다.


회귀 전, 청하가 조휘를 수련시키던 곳이었다.


“오랜만이네······.”


조휘는 공터 곳곳을 돌았다. 천천히 걸으며 수련장을 천천히 살펴봤다.


흙에 박힌 돌부리도 뽑아내고 발로 땅을 다졌다. 자유분방하게 뻗은 가지도 슬며시 처 냈고, 공터의 구석진 곳에 홀로 남은 나무 밑동을 평평하게 깎아서 쉴 공간을 만들었다.


마른 가지를 모아 작은 모닥불을 만들었다.


화르르륵!


나무껍질 모은 것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장심으로 내공을 불어넣자 껍질이 순식간에 검어지더니 타오르기 시작했다.


장작 위에 불씨를 던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장작에 불이 붙었다.


잘 늘어나는 천을 불 근처의 나무에 야무지게 매달았다. 한 사람 정도는 편히 쉴 수 있는 간이침대가 완성되니 조휘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 속의 그곳과 흡사해진 공터. 조휘는 아까 깎아둔 나무 밑동에 주저앉았다.


가만히 앉아서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성장세가 굉장히 빠르긴 했다. 회귀한 지 이제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고작 두 달의 시간만에 절정의 경지를 돌파했다.


하단전과 중단전을 연결했고, 대환단을 먹어서 상단전도 이전과 비 할 바 없이 비대해졌다.


대환단의 일갑자 약력은 잘 정제해 단전의 구석에 고이 모셔뒀고 얼마 전에는 검에 대한 약간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성광류의 성광십보와 유성개벽검을 완전히 몸에 붙이기까지 했다.


이만하면 사실상 성장의 발판은 완전히 준비됐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나 조휘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어. 나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 그것을 알게 되어 심원공을 처음부터 뜯어고쳤지.’


그래서 심원공은 순후한 백색의 진기를 자랑하게 되었다. 척마멸사의 극치를 달리게 되었고, 백도의 심공을 익힌 자라면 심원공의 진기를 호의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면 이후에 익힐 무공 역시도 성질이 바뀌어야 한다.’


성광류는 전장의 무공이다.


효율적인 움직임과 적의 말살이 무공의 진의인 성광류의 기반.


성광회공(星光會功).


역시나 깊이는 없고 파괴력만 존재하는 조화가 깨진 심공이었다.



하급무사 조휘를 검대주의 위치까지 올려준 심공이다. 조휘는 심원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갈고닦아 발전시킨 그만의 무공이었다.


성광회공의 핵심 구결은 회전과 압축에 있었다. 하단전에서 중단전으로. 중단전에서 다시 하단전으로. 진기는 계속해서 순환한다. 두 단전 사이에서 생겨나는 흐름은 거대한 인력을 만들어내고, 주변의 자연기를 미친 듯이 흡입한다.


기운의 정순함은 의미가 없었다.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난 진기는 중단전에서 내단의 형태로 압축되었다. 탁기마저 함께 압축시키지만, 원체 방대한 진기의 양 덕에 내단은 압도적인 순수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탁기가 껴있는 것은 사실이지.’


장강에 아무리 오물을 뿌려도 장강은 장강이다. 오물강으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물의 양이 점차 늘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게 패착이었다.’


순수함은 순수함을 유지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순수함을 표방하는 심공에 탁기가 끼어드는 순간, 심공은 그 자체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중단전을 내단화(內團化)할 때 탁기가 개입할 여지를 없애버린다.’


그것을 위한 대환단의 약력이었다.


‘일단 몸부터 만들어야겠군.’


곽영의 수련법을 참고해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육체를 진화시킬 수련법을 고안해냈다.


길게 잡아도 두 달. 그 안에 육체의 수준을 두 단계는 올려놓을 자신이 있었다.


‘우선 심원공을 대성해야겠다.’


무공이라는 것은 대성하겠다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대성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조휘 정도의 무인이라면 말이 달랐다.


이미 절대의 경지를 돌파하고 인간의 몸으로 신선의 조화를 부렸던 존재다. 과거에 품었던 막대한 진기와 강인한 육체는 사라졌더라도 그 깨달음과 영혼의 힘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대성을 미뤄뒀던 까닭은, 심원공이 지닌 특성에 있었다.


몸과 마음은 하나.

마음은 곧 몸이요 몸은 곧 마음이다.


마음이 무엇인가.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조휘는 그것이 내심 상단전이 아닐까 생각했다.


상단전은 기이한 곳이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가는데, 그 행동은 곧 업(業)이 된다. 세상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면 미칠수록 업은 거대해지고, 거대해진 업은 곧 영혼의 양식이 된다.


영혼의 힘이 강해지는 것은 곧 의지가 강해지는 것이다. 살기를 뿜어 상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심인상인(心因傷人)의 수법이 바로 이 ‘의지’를 이용한 수법이었다.


‘내가 적을 죽이겠다는 의지를 품으면 그것이 심상에 나타나지. 그 심상은 나의 법칙이다. 그리고 자연은 자연의 법칙이 존재하지.’


이미 존재하는 법칙 위에 또 다른 법칙을 새기는 과정은 무척이나 험난하다.


단계별로 나누면 이렇다.


一. 적을 죽이겠다는 의지를 품는다.

二. 의지는 곧 나의 심상이 된다.

三. 심상은 내 세상의 법칙이 된다.

四. 현실은 자연의 의지가 존재하고, 그것은 곧 자연의 법칙이다.



여기까지는 필연적인 여정이다.



五. 자연의 법칙 위에 나의 법칙을 덮어씌운다.

六. 그것을 위해 의지력을 소모한다.


‘나의 의지를 세상에 관철한다. 관철하는 것도 의지고 의지를 가지는 것도 의지다. 그러므로 나의 세상은 나의 의지로 돌아간다.’


고작 인간의 몸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 상단전이고, 가능하게 하는 힘이 의지력이다.


조휘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나의 깨달음은 너무도 높다. 육체의 수준이 받쳐주지 못해. 깨달음을 수용하는 상단전도 위태롭다. 대환단의 약력을 상단전으로 일부 돌렸기에, 잠잠해진 것이지 만약 이 육체의 상단전이 그대로였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파탄이 났을 거야.’


상단전의 파탄.

단전의 파탄은 다른 말로 주화입마다. 꼭 하단전과 중단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만 주화입마가 아니라는 뜻이다.


심원공을 대성해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됐다면, 파탄 나기 직전인 상단전의 상황처럼 몸의 균형도 어긋나게 된다.


그렇기에 함부로 심원공을 대성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기회가 찾아왔다.


약력을 흡수해서 보강한 상단전. 상단전이 파탄난 정도보다 이제는 신체가 튼튼해진 정도가 더 컸다.


지금 심원공을 대성하면, 신체의 수준에 상단전이 맞춰갈 것이다.


‘그러나 조급하게 단번에 가지 않는다.’


2개월에 걸쳐서 천천히 몸을 끌어 올리며 심원공을 대성한다. 정확히 2개월이 지난 후에 바로 다음 무공에 입문한다.


‘그것을 위해서 발전할 여지를 남겨둬야겠지.’


성광회공이 아닌, 다른 무공을 구상할 예정이었다. 그보다 깊이 있고, 안정적인 무공을.


“이럴 때, 유서 깊은 무공 몇 개 관찰하면 좋을련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소림의 역근세수경과 화산의 자하신공, 무당의 혼원공 정도.


다른 무성십존의 독문무공이나 곽영의 흑사자권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디서 무공 안 떨어지나······.’


조휘는 달이 하늘 정상에 걸릴 때까지 육체 단련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 운기조식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밝았다.





三.





비무대회는 한창이었다. 이틀 전, 조휘와 청하의 비무를 보며 피가 끓은 무인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앞다투어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휘와 청하의 비무만큼 인상적인 비무는 없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비무도 있었다.


화산의 장로가 강호삼기, 곽영을 알아보고 비무를 신청한 것이었다. 곽영은 끝까지 안 나가겠노라 부정했지만, 용문의 등살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올라갔다.


그때부터 곽영의 일인극이 시작됐다.


화산과 종남. 그 둘뿐만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온 무인들은 곽영에게 조금이라도 가르침을 받고자 미친 듯이 비무를 신청했고, 대회 셋째 날은 곽영 홀로 비무장을 독점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어유, 씨벌. 미치겠네.”


용문이 허허 웃었다.


“후배들이 잘 되면 좋은 일이지. 고생 많았다.”


“이거 콱. 선생님을 비무장으로 불러낼 수도 없고.”


“내 체면도 좀 지켜줘.”


“예에.”


곽영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청하놈도 두문불출이고 조가놈도 코빼기를 안 비추는데, 무슨 재미로 여기에 있습니까.”


“조휘라는 사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었나?”


“싫어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습니까. 놈 말대로 제가 진짜 마교를 증오했다면 더 조심했어야 했습니다. 등골이 오싹하더이다. 자신이 만약 혈마라면 어쩔 뻔했냐면서.”


“······.”


“들어 보니 맞는 말입니다. 그렇게 처참하게 처발렸는데, 혈마놈이 제 안목 하나 못 속이겠습니까. 그 음흉한 놈이!”


곽영이 한숨을 쉬었다.


“다 제가 모자란 탓이지요. 조가놈한테 한 소리 들었을 땐 콱 혀깨물고 뒤져버릴까 생각도 했습니다만, 아직 복수도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곽영이 속으로 말했다.


‘혈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고 했으니.’


“그리고?”


“아닙니다.”


용문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곽영을 바라보다가 김빠진 소리를 냈다.


“됐다. 맥아리 없는 놈.”


“예에. 맞습니다.”


“그나저나, 조소협에게 뭘 줄꼬.”


“뭘 주시렵니까?”


“뭐라도 줘야지 않겠나.”


용문이 눈을 번뜩였다.


“아직 절정의 경지임은 분명한데 청하와 동수를 이룬 놈이야. 아니, 청하를 이기기까지 했지.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벽을 넘보고 있는 초절정 고수를 고작 절정 고수가 이기다니.”


곽영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네요.”


“더군다나, 제자에게 큰 깨달음을 줬어. 아직까지 청하가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무의식 속에서 벽을 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단초를 준 것이 바로 조 소협이 준 깨달음이지.”


“······!”


“참으로 큰 은혜를 입었어. 그런데 그냥 입 닦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명색이 무성십존인데 말이야.”


그때였다.


“장문인.”


밖에서 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너라.”


“제자가 사부님을 뵙습니다.”


백표가 용문에게 포권을 취했다. 옆에 곽영을 발견한 그가 짧게 고개를 숙였다.


“그래, 무슨 일로 찾아왔누?”


“아. 조휘 소협께서 장문인을 뵙고자 청했습니다.”


“그 친구가 너한테?”


“예에. 어쩌다 인연이 닿아서요.”


“허허허.”


용문이 수염을 쓰다듬었다.


‘계획된 접근인가.’


백표는 스승의 얼굴을 살피다 조심히 말했다.


“저······ 제자가 주제넘게 한 말씀 올려도 괜찮겠습니까?”


용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될 것이 뭐가 있겠느냐. 그래, 무슨 말을 해주려고?”


“그 조휘······ 말입니다. 굉장히 큰 뜻을 지닌 사내 같습니다. 어제······.”


백표가 조휘와 있던 일을 용문에게 전했다. 제자의 이야기를 듣는 용문의 눈이 점점 깊어졌다.


“······ 그런 사내입니다.”


“제자는 조휘라는 사내가 무척이나 좋은 것 같구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올곧습니다. 그가 품은 큰 뜻은 천하를 바라보고 있으니, 어찌 기껍지 않겠습니까.”


용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모시고 오거라. 제자가 이렇게까지 말 해주는데, 한 번 만나는 봐야지.”


백표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어서 모시고 오거라. 나는 차라도 한 잔 우리고 있어야겠으니.”




밖으로 나선 백표가 하늘을 바라봤다.


‘나는 나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내가 소협에게 받은 값진 말은 이걸로 갚은 것입니다.’


잠시 후.


“장문인. 조휘입니다.”


조휘가 용문을 찾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타초경사 (5) +3 23.09.15 2,225 41 14쪽
44 타초경사 (4) +2 23.09.14 2,241 42 14쪽
43 타초경사 (3) +3 23.09.13 2,292 41 14쪽
42 타초경사 (2) +2 23.09.12 2,364 38 14쪽
41 타초경사 (1) +3 23.09.11 2,505 44 14쪽
40 천하를 거닐며 칼춤을 추다 (2권 完) +5 23.09.09 2,680 52 25쪽
39 비와 주먹과 사나이 (5) +2 23.09.08 2,533 46 14쪽
38 비와 주먹과 사나이 (4) +2 23.09.07 2,502 41 14쪽
37 비와 주먹과 사나이 (3) +2 23.09.06 2,590 46 16쪽
36 비와 주먹과 사나이 (2) +2 23.09.05 2,578 45 15쪽
35 비와 주먹과 사나이 (1) +2 23.09.04 2,692 45 13쪽
34 남문 (4) +6 23.09.03 2,724 48 14쪽
33 남문 (3) +3 23.09.02 2,757 48 19쪽
32 남문 (2) +6 23.09.01 2,901 41 17쪽
31 남문 (1) +5 23.08.31 3,121 46 18쪽
30 매화검 (8) +5 23.08.30 2,995 45 17쪽
29 매화검 (7) +4 23.08.29 2,890 46 13쪽
28 매화검 (6) +3 23.08.28 2,882 46 13쪽
» 매화검 (5) +3 23.08.27 3,036 48 16쪽
26 매화검 (4) +2 23.08.26 3,099 49 16쪽
25 매화검 (3) +4 23.08.25 3,033 51 13쪽
24 매화검 (2) +4 23.08.24 3,133 50 16쪽
23 매화검 (1) +5 23.08.23 3,380 49 17쪽
22 화산에 오르다 (3) +3 23.08.22 3,477 48 18쪽
21 화산에 오르다 (2) +5 23.08.21 3,460 55 12쪽
20 화산에 오르다 (1) +3 23.08.20 3,770 54 15쪽
19 회자정리 거자필반 (1권 完) +3 23.08.19 3,741 55 16쪽
18 나만 기억하는 악연 (2) +4 23.08.18 3,719 60 18쪽
17 나만 기억하는 악연 (1) +4 23.08.17 3,723 57 16쪽
16 드리우는 암운 (3) +4 23.08.16 3,785 5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