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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황제 님의 서재입니다.

이국제후[異國諸侯]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마천대성
작품등록일 :
2019.06.10 14:43
최근연재일 :
2019.12.28 18:03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9,714
추천수 :
319
글자수 :
432,687

작성
19.12.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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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Chapter-17 전설

본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세계정복&황제 등극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착각하여 들어오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려주세요.




DUMMY

엘랍에는 3왕 전설이 있다.

3왕은 엘랍의 시조를 따라 엘랍의 여러 도시들을 건국하고 시조가 엘랍을 다스리는 것을 도운 공신들이라고 하였다. 시조는 죽기 전 그 셋에게 세개의 왕관을 주며 셋이서 함께 엘랍을 다스리라는 유언을 남겼고, 3왕은 시조의 유훈에 따라 통합된 엘랍을 다스렸다. 그들이 죽고난 후 엘랍은 오래가지 않아 갈라졌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시조는 3왕에게 왕관을 줄때 이 왕관을 가진 자가 자신을 대신하여 엘랍의 다스리는 자일 것이니 반드시 잃어버리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조와 함께 하던 3왕이 죽고 시간이 흐르자 엘랍은 분열되어 갔고, 3왕들의 영향은 약해져만 갔다. 이 상황에 당시 3왕중 하나이자 '은의 왕관'의 주인이던 코스티리아의 왕 [아르토스]는 통일 엘랍을 꿈꾸며 다른 2왕의 왕관을 노리며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 왕관의 주인은 수차례 바뀌었다.


시간이 흘러 에피로스의 [피루스] 왕은 코스티리아를 정복하며 은의 왕관마저 녹여 자신이 소유한 3왕의 왕관중 '금의 왕관' 왕관과 합쳐 모두 하나로 만들었다. 막강한 군대와 뛰어난 군재를 가진 피루스 왕은 시조 이후 처음으로 엘랍을 지배할 왕으로 보였다.


그러나 피루스는 3왕의 왕관을 가졌다는 영광도 잠깐. 그는 왕관을 써보기도 전에 죽은 코스티리아 병사의 노모가 집어던진 기와에 맞아 죽고 왕관은 피루스 왕의 장례로 혼란스러운 틈에 왕관을 도둑 맞았다.


그리고 3왕의 왕관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소문에 따르면 도둑은 '위대하고도 오래된 것'이 있는 곳으로 가서 죽음을 맞이 하였다는 말이 있지만, 그 '위대하고도 오래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굳이 추측을 하자면 도둑이 도주한 곳은 동쪽이었으니 동쪽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는 것 정도였다.


.

.

.

.


'이후 엘랍 통일과 패권을 주장하는 엘랍의 많은 참주들이 3왕의 왕관을 찾아다녔고 지금도 그 전설은 유효하다....라.'


3왕 전설에서 나오는 3왕의 왕관은 말하자면 엘랍판 '옥새' 같은 거라고 할수 있다. 이스탄타르에서도 종종 들어오긴 했지만 전설같은 경우 판본이나 지역마다 다르다고 들었는데 이 산타나 거리에서 구한 이 책에선 전설이 보다 상세히 적혀있었다. 카이사레아에서는 구한 책에는 없던 도둑의 동쪽 도주설이 적혀 있었으니 말이다.


'그 왕관이라는 건 어디에 있을까?'


동쪽이라고 했지만 엘랍 기준 동쪽인 동엘랍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엘랍의 크기를 생각하면 동 엘랍이라도 작은 편은 아니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군대는 이미 산타나의 궁전 앞까지 도착해 있었다.


***


"이 먼곳까지 왕래하여주셔서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산타나의 참주 젤라틴이 환한 미소로 티차르의 지원군을 맞이 하곤 대접하였는데 이때 젤라틴은 직접적으로 처리를 할 티차르의 쿠크다우스보다는 이스탄타르 사트라프를 더욱 높은 자리에 두고 신경을 썼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쿠크다우스도 아무런 말을 할수가 없었다. 이스탄타르의 사트라프는 티차르에서도 참주가 직접 나와 맞이할 귀인으로 그가 불만을 내비치기에는 민감한 사항이었다. 그나마 그의 불만을 달랜 것은 산타나의 참주 젤라틴은 쿠크다우스의 대한 식사와 자리또한 산타나 참주와 똑같이 대접하며 결코 홀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산타나에선 티차르에 대한 위계를 뒤집을 의사가 없다고 볼수도 있었다. 티차르의 동엘랍의 주도권을 쥐려는 티차르에 있어서 기존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는 그 어떠한 사례보다 값진 것이었다.


"이야기는 오면서 들었습니다. 뒷산에서 변이 있었다지요?"

"부끄러운 일이오만, 우리 병사들이 죽기 전까지는 그들의 존재조차 눈치챌수 없었소. 그리고 정확한 규모조차 알수가 없소."


쿠크다우스는 매기 수염을 쓰다듬으며 바라보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있게 답했다.


"알겠습니다. 이후 일은 우리 티차르 군에게 맡겨주십시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바로 말이오?"

"예. 티차르를 계속 비워둘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사트라프께선 어찌하시겠습니까?"


쿠크다우스의 질문에 타레온은 따라가겠다고 답했다. 사실 정상대로라면 쿠크다우스로선 출병하기 앞서 타레온에게 묻는 것이 맞았으나, 티차르의 대군을 끌고 나왔다는 것과 산타나를 돕기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무례하지 않은 선에서 권력을 부린 것이었다. 타레온도 이를 알았지만 굳이 드잡이 질 하고 싶진 않았다. 바른 말로 만약 여기서 강제로 좀더 있다가 가겠다고 한다면 500명의 식비와 주거를 산타나에서 전부 처리해야 하며, 티차르는 티차르 대로 500명이라는 병력을 빼낸 상태가 지속된다. 이는 티차르나 산타나에 있어서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타레온은 개인의 목적으로 양 도시 전부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았다.


"가도록 하지."

"호위는 맡겨주십시오."


***


"휴식을 취한뒤 곧바로 산을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나야 상관없으나. 조만간 밤이 될 것인데 괜찮겠는가?"

"어차피 구울들을 처리하기 위해 끌고 온 병사들입니다. 저들이 활동할때 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됩니다."


500명이나 끌고 왔으니 어지간한 구울 정도면 피로가 조금 있다 한들 문제없을 것이다. 애초에 동굴 내에선 낮이든 밤이든 어두운 것은 똑같을 것이고 말이다.


"그럼 그러도록 하게. 그보다 장군은 이 마을 주민이 말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나의 질문에 그는 노골적으로 표정을 구겼다.

산 마을의 주민들은 티차르의 군대를 환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적대하지도 않았다. 산의 동굴로 가는 것을 반대하기는 하였으나 그것 마저 적극적으로 막는다기 보다는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지나가는 식으로 만류에 가까운 말들 뿐이었다.


"예? 뒷산의 동굴 그곳에 군대를 끌고 간단 말입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냐니? 이미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나?

"아-. 그러고보니 그런 일이 있었죠. 하지만 그건 그들이 동굴 내에 시끄럽게 했거나 시체에 손을 댔으니까 일어난 겁니다."

"잠깐. 그렇다면 그대는 저 산에 구울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건가?"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동굴을 나와 사람을 덮친 적은 없습니다. "

"허어. 구울은 사람을 덮치는 시체라는 걸 모르는 건가. 지금까지는 몰라도 앞으로도 멀쩡할 것이라고 어찌 그리 장담하는가. 우리가 여기 왔으니 이 참에 저 구울들을 완전히 지워버릴 것이니 안심하게."

"왠만하면 안가시는 것이..."

"그만하게. 언데드들을 바로 지척에 두고 놔두라니..."

"정말로 딱히 동굴 내에서 문제만 안일으키면 저들도 사람을 치지 않습니다."

"이미 희생자가 나온 시점에서 관망할수 없네."

"가신다면 막지 않겠습니다만. 납골당 안에서는 조용히 계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전 예전부터 납골당 동굴에선 절대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들었습니다."

"흥."


비교적 협력적인 마을의 촌장만 해도 이정도 였으니 주민들에 이르러선 어째서 가는 건지 의아해 하는 반응들 투성이었다.


주민중 누군가는 동굴에서 시체만 건들지 않으면 문제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동굴에는 신이 살고 있으니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누군가는 동굴 속 구울은 일반 구울이 아니라 신의 신도들이니 말이 통할 지도 모른다고 했다.

누군가는 동굴의 구울들은 다른 세계의 존재라고 하였다.

누군가는 구태여 동굴로 가는 티차르 병사들을 멍청이라도 보는 것 처럼 비웃음의 시선을 보냈다.


산타나에서 받았던 극진한 대접까지는 바라진 않았으나 마을을 구하러 오는 군대인 만큼 환대를 기대했던 쿠크다우스와 티차르의 군대는 물론 별생각 없이 올라온 나조차도 그들의 반응에는 황당했을 정도다.


"도대체 더 멀리 있는 산타나에선 구울들의 규모를 몰라 떨고 있는데 지척의 마을에선 이렇게 태평하니... 어느 쪽이 더 가까이 있는지 모르겠군."

"확실한건 그들은 동굴 속 구울의 존재를 이전 부터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상식을 모른다는 겁니다."


쿠크다우스는 입가를 비틀며 마을주민들에 대한 평을 남겼다. 이에 대해선 나도 저들이 안전불감증에 걸린 것이라 생각했기에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

"저. 장군. 저희들은?"


휴식을 취하고 동굴로 출발하기 직전 병사도 의원도 아닌 일행의 무리가 쿠크다우스를 불러세웠다. 쿠크다우스는 그들을 보고는 귀찮다는 듯 답했다.


“아, 자네들인가. 그냥 산타나나 이곳에서 기다리면 안되는가? 위험할수도 있는데 굳이 따라가서 무슨 고생할 필요가 있나.”

“장군! 우리들은 조상님의 시신이라도 보고자 여기까지 왔습니다! 동행시켜주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분명 그랬지. 하지만 말이야. 설마 구울들이 있는 동굴 안 까지 동행시켜달라고 할줄은 몰랐네.


이건 자네들을 위해서 말하는 것이니 섭섭치 말게. 그냥 사건이 해결될때까지 이곳에서 기다리게. 보아하니 노인도 계신데 무리하게 동행하였다가 구울에게 상처를 입으면 어찌 하는가. 설마 우리 티차르의 병사들이 저런 구울들 하나 처리 못하겠는가?”


짐짓 으름장을 내듯 목소리를 내리깔자 일행중 노인이 노구를 이끌고 나서며 쿠크다우스의 손을 잡으며 재차 간청하였다.


“장군. 이 늙은이는 일생의 부탁이오. 방해 하지 않을 것이니 누구보다 먼저 조상님의 시신을 뵙게 해주시오.”

“허. 허어. 이거 참. 어쩔수 없군. 어르신께서 이리도 간청하니 할 말이 없군. 내가 우리 병사들에게 어르신과 그대들을 잘 지키라고 하겠네. 험험. 아무쪼록 어르신과 그대들도 조심하게.”

"감사합니다. 장군."


언뜻 보면 쿠크다우스는 늙은 노인의 부탁을 못이겨 수락하는 듯 보였으나 나는 노인이 그의 손을 잡을 때 은화를 쥐어준 것을 보았다.


'인생은 뇌물인가.'




이게 글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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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17 전설 +3 19.12.28 206 2 10쪽
59 Chapter-17 산타나 +2 19.12.11 120 2 15쪽
58 Chapter-17 방문 +5 19.12.02 139 2 11쪽
57 타레온 잡서 +4 19.11.25 138 2 8쪽
56 Chapter-16 종전. 그리고 변화. +2 19.10.09 172 2 15쪽
55 Chapter-16 하사금 +2 19.10.07 130 3 15쪽
54 Chapter-16 오늘 밤은 기습이 없다. +3 19.10.05 147 2 14쪽
53 Chapter-15 고마워요. +3 19.10.02 150 3 14쪽
52 Chapter-15 익숙하다. +1 19.09.30 141 3 14쪽
51 Chapter-15 출병하다. +1 19.09.28 157 1 13쪽
50 Chapter-15 지원을 부탁받다. +2 19.09.25 150 2 14쪽
49 Chapter-14 I'm Grouchy. +2 19.09.23 218 3 15쪽
48 Chapter-14 제지법을 알려달라 권하다. 19.09.21 147 2 9쪽
47 Chapter-14 +1 19.09.18 160 3 16쪽
46 Chapter-14 추격? 회군? 19.09.16 162 2 17쪽
45 Chapter-13 함정 그리고 반격. +1 19.09.14 179 4 17쪽
44 Chapter-13 타레온 파병. +2 19.09.11 225 3 20쪽
43 Chapter-13 전후 이스탄타르와 엘랍의 사정. 19.09.09 161 3 17쪽
42 [외전]어부 야수프와 딥원 야수프의 기묘한 경험. +1 19.09.07 146 3 16쪽
41 Chapter-12 +2 19.09.04 177 3 11쪽
40 Chapter-12 병주고 동정하다. 19.09.02 178 2 19쪽
39 Chapter-12 전쟁을 위한 준비 +1 19.08.31 186 2 17쪽
38 Chapter-12 성문은 열리고... +2 19.08.28 193 3 16쪽
37 Chapter-11 티차르 공성전 +1 19.08.26 186 3 25쪽
36 Chapter-11 티차르의 충신 +2 19.08.24 183 2 17쪽
35 Chapter-11 티차르의 발버둥 +1 19.08.21 187 1 16쪽
34 Chapter-10 고립되어가는 티차르 19.08.19 206 2 15쪽
33 Chapter-10 북벌(北伐) +3 19.08.17 226 2 17쪽
32 Chapter-10 남정[南征]대신 북벌[北伐]을 말하다. +1 19.08.14 216 5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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