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인황제 님의 서재입니다.

이국제후[異國諸侯]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마천대성
작품등록일 :
2019.06.10 14:43
최근연재일 :
2019.12.28 18:03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9,712
추천수 :
319
글자수 :
432,687

작성
19.09.11 10:00
조회
224
추천
3
글자
20쪽

Chapter-13 타레온 파병.

본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세계정복&황제 등극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착각하여 들어오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려주세요.




DUMMY

“도련님. 기다리세요.”


배위에서 돌아다니는 어린 아이를 쫒던 한 소년이 나와 눈을 마주치곤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


“....”

“이 아이는 전 참주의 아들인가.”

“....예.”


대답을 한 것은 소년이었다. 소년의 얼굴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반반했지만 정작 복장은 이스탄타르에서는 보기 힘든 천 하나로 이루어진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알타리오나 참주와 달리 그 천이 짧아 특히 하체는 자칫하면 중요한 부위가 보일 가능성도 높아보였다.


“정말 너도 따라 갈것이냐?”

“예. 베르도트님의 자식분을 보필하는 것이 제게 남은 마지막 임무이자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주저앉고 대답하는 소년의 이름은 ‘나르시’. 내가 죽인 티차르 참주의 소년 시종이자 동성 연인이다. 말 실수 한게 아니라 진짜 동성 연인이다. 베르도트가 광장에 끌려나오기 전에 참주와 만나서 작별의 인사로 입맞추고 나누는 대화 보고 처음에는 ‘이게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와 해괴한 광경인가?’ 했는데 예전에 읽은 것 중에 엘랍 지역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한 것을 떠올렸다. 물론 고대 그리스 마냥 남성 끼리의 동성애만 한정이다. 여튼 그 소년은 자신을 전 참주 일가와 같이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충성심인지, 사랑인지, 동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개간 인력이 하나라도 더 느는 것에 사양할 이유가 없었던 지라 원하는대로 내가 음유시인(엘랍에서 음유시인은 다른 나라나 지역들보다 존중 받는다. 그들은 주로 노래로 역사를 배우기 때문이다.)과 역사 책들을 챙긴 배에 참주와 알티리오 일가와 함께 동행시켜줬다.


“너의 뜻이 그렇다면 막지는 않겠지만, 도착한 이후 구역에서 도망간다면 목숨은 보장할수 없다.”

“알고 있습니다.”


한번 더 당부를 받는 것으로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이후 개간이 성공할때까지 견뎌서 그 곳의 유지가 되던 아니면 견디지 못하고 도망갔다가 잡혀서 사형이 되던 이제는 지 팔자다.


그보다 내가 신경써야 할 건 이번 티차르 토벌에 사용한 금액을 매우는 것이다. 그나마 얻은 재산들은 휘하 군벌들이 다 들고 갔고, 무역이나 조공품들도 당장의 손실은 매우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역시.... ’저기‘ 밖에 없나?’


나는 아직도 한참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스탄타르 내전 이상으로 대륙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격전지를 바라보았다.


* * *


레시크 제국의 황도[皇圖] 프리우스.


검과 마법, 그리고 기적마저 있는 플라투르 대륙에서도 논외중 논외로 취급받는 대륙 제일로 ‘축복받은 땅’이라고 불려지는 황도 프리우스. 레시크 제국의 황궁은 서남쪽 크레세트 변경백에게서 연락온 보고에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


<이번에 이스탄타르의 칸자카 근방을 맡고 있는 장군. 히다스가 와서 말하길,


‘본국은 레시크 제국과 경계가 서로 연접(連接)해 있으며 친하게 지낸게 십년이 훌쩍 넘어가는데 지금 레시크 제국도 프로센과 퓨리아 제국에게 벌써 침탈되었고 그들의 군대가 계속 남하하고 있는 상황에 국도에서 가는 길이 막혀 돕지를 못해 나라 안팍으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국도에서 군대를 보내지는 못하나 우리 카이사레아의 사트라프. 타레온 님 휘하에는 수만의 정병(精兵)이 있으며, 사트라프 님 또한 출중한 무용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트라프께서 말씀하시길 제국에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적은 수라곤 하나 본국이 레시크 제국과의 친교를 잊은 것이 아닌 것을 증명하고자 힘을 보탤 것이니 허락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사트라프의 이 고마운 말과 나라와 자신의 왕(이 경우 이스탄타르 샤한샤)를 생각하는 충의가 대단하며 개인적으로 설명을 덧붙이자면 실제 그의 실력은 이 근방에서 이스탄타르는 물론 제국과 엘랍 근교에도 떨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또한 타국인이면서도 평소 우리 제국을 배려하고 관계를 걱정하는 모습도 사실인지라 받는 것도 어떠할까 생각합니다만, 이런 중요한 일은 제 역량에 벗어나며 감히 변경에서 처리할수 없기에 이렇게 보고 드립니다.>


--------------------------------------------------------------------


황도에서 이 보고를 들었을 때 베이스 공작은 사실인지 의심스러웠다.


“이스탄타르에서 군대를 지원해주겠다고 한게 사실인가? 분명 전에 온 이스탄타르의 왕족은 분명 지금은 군대를 지원 하는 것은 힘들다고 하지 않았는가?”

“예. 그래서 이스탄타르 왕도군이 아니라 사트라프 개인의 병력으로 보내온다고 합니다.”

“...정말 사트라프 개인이 보내겠다고 한 건가? 수만이라곤 했는데 실제 지원이 가능한 병력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하는가?”

“기병 2천명이라고 합니다.”

“흐음. 부족하긴 하나 개인이 보내는 병력 치고는 확실히 나쁘지 않은 수이긴 하군.”


나름 강대국인 이스탄타르에서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적은 수지만 일개 영주 한명이 그것도 이스탄타르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기병 2천명이나 타국에 지원하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렇지만 전쟁에선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초기 연합군의 진격에 국경이 허물어지고 십수만 대군을 허용한 레시크 제국이었지만 최고의 제국이라는 타이틀은 허명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천천히 반격 하기 시작했다. 특히 케스트라 황제가 친정을 하면서 제국 전쟁의 전황은 초기와 반대로 레시크 제국이 좀더 우세에 있었다.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지만 지금 와선 그리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군.”

“그렇다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는 우세를 점하고 있다곤 하나 언제 뒤집힐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지원군이 오는건 좋지. 그러나 사트라프라면 제국에선 최하 백작 상당. 그가 변경을 담당한다면 변경백 이상. 여기에 이스탄타르 대표 인사 자격으로 온다면 사실상 변경후(邊境侯) 이상으로 대우해야 하는데. 으음... 뭐, 이에 대한건 폐하께서 결정하실 일이니 보고부터 하도록 하지.”


.

.

.


[허락한다. 이스탄타르와의 친교를 위해서라도 성의를 무시할순 없겠지. 그리고 주 전선에선 짐의 군대가 이기고 있다곤 하나 마을 주민들에게 있어선 별동대나 우연히 떨어져나간 패잔병 잔당들 하나도 위험하다. 그들에겐 이런 잔당들을 처리시키도록 하겠다.]

“명대로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폐하.”


선대 황제도 암군은 아니었지만 이번 대의 황제는 특히나 뛰어난 명군이며, 그 권위는 선대를 뛰어넘는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 황제의 명령에 베이스 공작은 단 한마디의 토도 달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 * *


“여기가 레시크 제국인가. 멋지군.”


이스탄타르과 같이 허허벌판이라고 생각한 것도 과거. 출발하고 3일에 접어들 때 쯤 부터는 눈에 보이는 전부가 비옥해 보이는 평야와 숲들 천지다. 괜히 이스탄타르 샤한샤들이 자기보다 체급도 크고 인구도 많고, 병력도 많은 레시크 제국을 무리하게 치려고 시도했는지도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일단 이스탄타르에 보고를 하고 허락은 받긴 했는데...’


사트라프 직첩을 헌수 받았을 때 함께 받은 연락 수정구로 국도에 지원을 허가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 처음에는 레시크 제국에 지원보낼 여력 있으면 미트라다네스 뒤통수나 후드려 패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변명거리를 많이 준비했는데 의외로 이미 사정을 알고 있다면서 흔쾌히 허락을 해줬다.


[비록 나라가 어지럽고 도적에 가로막혀 제국을 돕지 못해.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는데 그대는 스스로의 병력을 움직여서라도 제국과 본국간의 관계를 지속시키려 하다니...이렇게 먼 변경에서 본국과 제국의 친교를 걱정하여 도우려는 마음이 참으로 가상하다. 그대야말로 진정한 충신이로다. 어찌 그 요청을 거절하겠느냐! 기꺼이 군대를 보내 돕도록 하라. 짐은 추후 그대의 이 충직한 행동에 대한 상을 내릴 것이다!]


이스탄타르와 레시크 제국 간의 관계 지속을 빌미로 할려고는 했지만 이렇게 흔쾌히 받아들여주니 되려 찜찜하다.


“타레온 님.”

“무슨 일이지. 이사키오스?”

“기병들이 보입니다.”


그 말에 사색은 단번에 깨지고 현실로 돌아왔다. 이사키오스 말대로 마을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기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레시크 제국군이냐?”

“아직 모르겠습....”

“꺄아아아!!”


밭에 일하러 갔다가 비명을 지르는 여성과 그녀에게 칼을 휘두르며 마을로 들어가는 기병들.

두말 할 것 없는 적들이다,


“이븐 베이. 쏴라.”

“예!”


이븐 베이의 트롤 뼈로 만든 합성궁으로 쏜 화살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여성을 향해 내리치려던 적의 기병의 목을 관통했다.


“윽.”


신음성과 함께 말에서 꼬꾸라지는 기병. 동료가 갑자기 죽어나가자 깜짝 놀라며 그제서야 우리들을 눈치챘다. 수가 이쪽이 많은 것을 알자 그들은 곧바로 마을로 달려가던 동료를 부르곤 말머리를 돌려 도주했다.


거리가 있는 편이라 추격을 한다해도 불가능은 아니더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차라리 마을이 공격받고 있을 때 덮쳤더라면 오히려 쉽게 잡혔을 지도 모르지만 그랬다간 희생자가 여럿 생길 것이었으니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 * *


“적들을 내쫒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촌장으로 보이는 노인이 고개를 숙이며 연신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를 비롯한 뒤에 모여있는 군중들의 눈에선 경계와 공포라는 감정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수 있었다. 레시크 제국군과는 다른 복장에 경계를 하는 것이리라.


“나는 이스탄타르 카이사레아의 사트라프. 타레온이다. 레시크 제국이 프로센 왕국과 퓨리아 제국의 침공을 받는다 하여 도와주기 위해 왔으며, 지금은 레시크 제국의 황제 폐하의 명에 의해 이 근방으로 오는 연합군을 토벌할 것이다. 그대들은 아무런 걱정하지 않고 평소대로 일에 종사하면 된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크레세스 령에서 훨씬 북쪽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레시크 서부의 중앙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이는 프로센 군과 퓨리아의 군대가 여기까지 파고 들었다는 뜻이 된다.


‘이대로 남하한다면 내 영토(이스탄타르)까지 맞닿을 수 있는데... 설마 연합군의 제1 목표는 레시크 서쪽 점령인건 아니겠지?’


계속 진격을 하길래 수도부터 노리는 전략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만 케스트라 황제가 친정한 시점에서 굳이 수도로 갈 필요도 없어 보이긴 한다. 어찌 되었든 지금 중요한건 연합군은 남하한다는 것이다.


‘남,북으로 절반으로 갈리면 몰라도 동서로 갈리면 이쪽도 곤란한데...’


이스탄타르와 프로센 왕국은 대대적인 전쟁까지는 없지만 여전히 적대 관계다. 지금 이스탄타르 최강의 세력이라고하는 서북면 영주들이 그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난세에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전부 프로센 왕국의 소규모 국지전 때문이다. 그런데 내 영지 바로 위에 프로센 왕국이 들어선다? 와우-. 일단 귀순도 염두해야 할 듯 하다. 근데 귀순한다고 무사히 끝날까? 아니 귀순해도 남하한답시고 영지가 혼란스러워질 가능성도 높은데다가 더욱이 테르모성 창고를 알아버리면 십중 팔구 빼앗길 것 같다.


‘젠장.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합군을 막는게 이득이군.’


그런데 내가 아무리 걱정한들 직접적으로 도울 방법은 없다.

프로센,퓨리아 본군과 맞붙는 전선에는 도대체 보내주지를 않는다.

여러 수식어가 섞인 긴 설명들이 있었지만 결국 요약하면 이거다. ‘그 병력으로 굳이 본대가 있는 쪽으로 올 필요가 없다.’

2천이면 충분히 대군인데 하물며 전원 기병이다. 이정도면 어디가서 이런 대접을 받을 일은 없는데. 이 제국 전쟁이 거의 삼국지연의급으로 군대를 뽑아내는 지라 차마 많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고, 거기다 레시크 제국에서 아는 이스탄타르 군대는 수십년전 제국을 침략했을 때 기준인지라 수만은 기본이요. 수십만이라고도 염두를 하고 있으니 그 실망감이 더 클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것만이 모든 이유는 아닐 것이다.


“...이스탄타르 군인가봐.”

“으으으. 여자와 애들을 숨겨. 어서..”

“할아버지 괜찮아요. 저들은 지원군으로 온거에요.”

“이눔아. 할애비 말 들어. 어서!”


속삭이는 소리가 전부 다 들리는데 시선이나 대하는 태도가 무슨 조선이나 명나라 사람이 여진족을 볼 때 저랬던 게 아닌가 싶다. 뭐,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선조가 누르하치의 원군 요청을 거절한 것을 생각하면 레시크 제국 령에 들여보내준 것만 해도 어딘가 싶지만... 일단 이제 우호국 아닌가? 쩝.


“흠흠. 우리는 마을에서 떨어져서 진영을 세울 것이다. 비록, 우리 군이 곁에 있기는 하나 적들이 근처에 있는 이상. 촌장은 마을에서 장정을 뽑거나 아니면 자경단이 있다면 그들로 하여금 경비를 철저히 하여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서 막사를 준비 하면서도 나는 아까부터 뭔가 꼬인 것 같다는 불안감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철썩 들러붙어 사라지지 않았다.


* * *



“척후의 보고에 따르면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적의 진영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


타레온은 지휘봉으로 탁자 위로 올려진 지도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적은 과감하게도 도주하지 않고 진영을 설치한 것이다.


“본진과 떨어진 별동대로 그 규모가 5백여명에 달하니 가볍게 볼수는 없다. 그러니 이번에는 내가 가장 먼저 나서도록 하겠다.”

“오오오!”


백전불패에 만부부당의 맹장이 참여한다는 소식에 사기는 단번에 치솟아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타레온님께서 굳이 선두에 나서실 필요가 있는 지요? 제가 선두로 가겠습니다.”


기사단장 이사키오스는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며 말려보았지만 타레온의 의지는 굳건했다.


“아니, 너는 중기병 100과 경기병 200. 도합 기병 3백기로 대기하고 있도록 해라.”


말을 마친 그는 막사 내에 있는 부하들을 둘러보며 격려했다.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너희들은 이 내가 자랑하는 정예병 중 정예병이다. 설령 프로센 왕국군이라 할지라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자신한다.”


타레온은 진심으로 그리 생각했다. 카이사레아,카란카, 카란등 그리고 산하 군벌 직속 세력 모두 포함한 전력 중 보병은 크산티포스의 용병단이 가장 우월했지만 기병이라면 자신이 소유한 기병이 가장 강하다고 믿었다. 원래부터 기병이 장기였던 만큼 카란 전쟁이후 카란과 카이사레아 등지에서 병사와 유목민들을 고르고 골라 양성하여 만든 것이 이번 제국 전쟁에 끌고 온 기병들이다. 그렇기에 자신감을 갔고 참여한 것이다. 이 참여에는 경제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자신의 기병들이 대륙에서 명성이 자자한 군대와 싸워 얼마나 먹혀드는지 알아보고, 전쟁의 경험도 쌓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본진은 피에르에게 맡겼고, 이사키오스와 안드레다트. 둘이나 데려왔다. 예상보다 작아 별볼일 없어보이는 별동대라는게 아쉽지만 대륙에서 손꼽히는 강국의 실력을 알아보기엔 좋은 기회다!’


.

.

.

.


“저것들은 우리가 근처에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것이냐?”

“....아무래도 그런 듯 합니다.”


보초를 서는 병사가 입이 찟어질 정도로 하품을 하며 꾸벅 꾸벅 졸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타레온은 야밤의 기습이 아니라 사실상 달밤의 회전이라고 생각하고 온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 혹시 함정은 아니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낮에 쓰러트린 자들과는 다릅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이븐 베이의 말에 타레온은 시력을 집중시켜 확인했다. 정말로 낮에 본 기병과는 다른 병사들이었다. 단순 복장 문제가 아니다.


“저 깃발은 퓨리아 제국군 아니냐?”


연합군의 깃발 아래에 아침에 쓰러트린 프로센 왕국이 아니라 북방 동토의 제국. 퓨리아 제국의 깃발만이 나부끼고 있었다.


‘뭔가 회를 먹으러 갔는데 소고기를 먹게 될 느낌이군.’


“....예정과는 달라졌지만 계획대로 한다. 근처에 갈 때 까지 불을 키지 마라. 사거리에 들어온 후 불화살로 막사를 불태우고 적이 당황하고 있을 때 일제히 쳐라!”

“예!”


* * *


“큐르켈 자작. 잠이 안오는가?”

“아, 장군. 그렇습니다. 어째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젊은 장군에게 늙은 장수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전장을 자주 나간 그로서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첫 출전이니 그럴것이야. 하지만 출전이 잦아지고 적들을 많이 쓰러트릴수록 괜찮아 질것일세. 날이 밝으면 프로센 군과도 합류할 것이니 억지로라도 눈을 붙여두는 것이 좋을 것이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젊고 경험이 없기에 주전선에서 떨어진 별동대로 임무를 받았지만 눈앞의 그 또한 이후 제국을 이끌어갈 젊은 인재인 것을 노장은 모르지 않았다. 비록 이번 전쟁에서 별동대의 임무만으로 그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을 쌓고 성장 할수 있을 것이다.


‘분가를 했다곤 하나 그란베르트 대장군의 아들. 분명 장성할 것이야.’


만약 영 잠이 오지 않는다면, 비록 전장터에서 음주는 불가했지만 전쟁이 처음인 젊은 장수에게 한잔 줘서 긴장을 풀게 하는 것을 누가 뭐라하겠는가? 자신도 전장에 참가했을 때 이렇게 하지 않았던가.


“큐르켈 자작. 정 잠이 오지 않는다면 내 막사에서 한잔.....”


노장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시선 끝에서 아군 진영 끝이 묘하게 밝은 것과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막사의 천은 질기고 두껍긴 했지만 불길이 번진다면 진영 전체가 불타는 것은 시간문제 일 것이다.


“불이다!! 불을 꺼라!”


퓨리아 제국군의 진영은 단번에 시끄러워졌다. 실수로 불이 번진 것인가 아니면 적의 기습인가? 그때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연실색. 당황하고 있는 큐르켈 자작을 뒤로하고 노장은 재빨리 뛰어다니는 병사를 붙잡고 물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자,장군! 적군! 적군이 기습을 하였습니다!”

“기습이라니?! 분명 이 근방에는 군대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마 적의 수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대오를 정비하고 반격하라!”

“...예!”


노장은 서둘러 지시를 내리고는 아직도 곁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는 젊은 귀족의 뺨을 때려서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정신차리게. 큐르켈. 지금부터 내가 이 곳을 지휘할테니 그대는 당장 노이반슈타인 경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게!”

“예?...아, 예!”


“저기 적의 수장이 있다! 공격하라!”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혼란스러워 하는 아군들 사이로 과감히 돌진하고 있는 기병들이 보였다.


“어느 사이에 여기까지 몰려왔단 말인가?!”

“큐르켈! 어서 가지 않고 뭐하는 건가! 빨리 가게!”

“장군!”


큐르켈을 뒤로 보내고 노장은 검을 꺼내들고 기병들을 막아섰다. 이 상황에서 누가 남아야 진영을 그나마 지휘할수 있는지는 뻔할 뻔자다.


“이놈들!”


큐르켈은 문득 등 뒤에서 들려오는 노장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게 됬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입술을 깨물며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이게 글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0 thfud010..
    작성일
    19.09.11 23:07
    No. 1

    점점 카란과 알레포 방향과는 멀어지는 타레온... ㅋㅋㅋ

    그리고 부디 자학하지 말아 주세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류시크
    작성일
    20.06.15 00:45
    No. 2

    이스탄타르 국왕의 속내가 보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대로 나라의 위상만 올리고 남의 전쟁에 치여 알아서 죽으란 소리넼ㅋㅋㅋㅋㅋㅋㅋ 미트라다네스 뒷통수 안 쳤다고 벌써 빈정 상한것 봐.. 나중에 타레온 금의환향 하고 나면 지을 표정이 벌써부터 눈앞에 선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국제후[異國諸侯]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1회 비정기 연재로 바뀌었습니다. +5 19.12.20 100 0 -
60 Chapter-17 전설 +3 19.12.28 205 2 10쪽
59 Chapter-17 산타나 +2 19.12.11 120 2 15쪽
58 Chapter-17 방문 +5 19.12.02 139 2 11쪽
57 타레온 잡서 +4 19.11.25 138 2 8쪽
56 Chapter-16 종전. 그리고 변화. +2 19.10.09 172 2 15쪽
55 Chapter-16 하사금 +2 19.10.07 130 3 15쪽
54 Chapter-16 오늘 밤은 기습이 없다. +3 19.10.05 147 2 14쪽
53 Chapter-15 고마워요. +3 19.10.02 150 3 14쪽
52 Chapter-15 익숙하다. +1 19.09.30 141 3 14쪽
51 Chapter-15 출병하다. +1 19.09.28 157 1 13쪽
50 Chapter-15 지원을 부탁받다. +2 19.09.25 150 2 14쪽
49 Chapter-14 I'm Grouchy. +2 19.09.23 218 3 15쪽
48 Chapter-14 제지법을 알려달라 권하다. 19.09.21 147 2 9쪽
47 Chapter-14 +1 19.09.18 160 3 16쪽
46 Chapter-14 추격? 회군? 19.09.16 162 2 17쪽
45 Chapter-13 함정 그리고 반격. +1 19.09.14 179 4 17쪽
» Chapter-13 타레온 파병. +2 19.09.11 225 3 20쪽
43 Chapter-13 전후 이스탄타르와 엘랍의 사정. 19.09.09 160 3 17쪽
42 [외전]어부 야수프와 딥원 야수프의 기묘한 경험. +1 19.09.07 146 3 16쪽
41 Chapter-12 +2 19.09.04 177 3 11쪽
40 Chapter-12 병주고 동정하다. 19.09.02 178 2 19쪽
39 Chapter-12 전쟁을 위한 준비 +1 19.08.31 186 2 17쪽
38 Chapter-12 성문은 열리고... +2 19.08.28 193 3 16쪽
37 Chapter-11 티차르 공성전 +1 19.08.26 186 3 25쪽
36 Chapter-11 티차르의 충신 +2 19.08.24 183 2 17쪽
35 Chapter-11 티차르의 발버둥 +1 19.08.21 187 1 16쪽
34 Chapter-10 고립되어가는 티차르 19.08.19 206 2 15쪽
33 Chapter-10 북벌(北伐) +3 19.08.17 226 2 17쪽
32 Chapter-10 남정[南征]대신 북벌[北伐]을 말하다. +1 19.08.14 216 5 2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