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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황제 님의 서재입니다.

이국제후[異國諸侯]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마천대성
작품등록일 :
2019.06.10 14:43
최근연재일 :
2019.12.28 18:03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9,715
추천수 :
319
글자수 :
432,687

작성
19.08.14 10:00
조회
216
추천
5
글자
23쪽

Chapter-10 남정[南征]대신 북벌[北伐]을 말하다.

본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세계정복&황제 등극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착각하여 들어오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려주세요.




DUMMY

#Chapter-30, 2부 Chapter-10.


“폐하! 국도(알레포)에 카이사레아에서 사자가 왔다 합니다.”


아르마비르 성에 입성하고 식사를 하고 있던 미트라다네스는 부하의 말에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카이사레아에서? 그말은 타레온이 사자를 보냈단 말인가?”

“예.”

“차라리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왔다고 한다면 바라지는 않는 상황일 지언정 납득은 되는데. 사자를 보냈다라... 그래. 무슨 이유 때문에 왔다 하더냐?”

“이스탄타르의 사신이 사트라프의 직위를 하사했는데 타레온은 이를 받아들인 것과....”


보고가 길어질수록 미트라다네스의 눈썹이 간간히 꿈틀 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도 보고가 끝났을때쯤엔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으로 돌아와있었다.


“....그래. 알았다. 사자에겐 사트라프에겐 이후로도 변방의 안전을 계속 부탁한다고 전하라.”

“예.”


미트라다네스는 식사를 마치자 마자 곧바로 아리 브라하와 부하들을 불러 이에 대해 논의 하였다.


“지금 타레온한테서 사자가 왔다. 그가 전해준 것은 남쪽(이스탄타르국) 국도에서 온 칙사에게서 사트라프 직위를 하사 받고 그것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감히 폐하께 충성을 맹세하였으면서 이스탄타르의 직위를 받다니 이건 아니될 말입니다!”

“그렇고 말고. 이건 우리 파르티스와 이스탄타르 사이를 저울질하는 것이며 파르티스와 폐하를 능멸하는 행위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설령 지금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곤 하더라도 타레온은 미트라다네스의 무패신화를 깨부순 유일한 장수. 세력이 이쪽이 큰 지금도 주변 군벌들은 물론 본인들조차 마음 속 한켠에 ‘그 미트라다네스를 위협하고 적대하는 강자’로 남아있었다. 그러니 대부분의 파르티스의 무장들과 호족들의 입에선 좋은 소리가 나올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미트라다네스를 비롯한 일부는 이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였다.


“그런가. 능멸하는 행위라 그렇게 생각할 뿐인가?”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오호?! 아산드로스. 네녀석이 왠일이냐? 그래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의외라는 표정을 전혀 숨기지 않은채 바라보는 군주의 모습에 아산드로스는 부끄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그 자가 지금 이스탄타르의 칙사가 온 것과 자신이 그들이 하사한 사트라프 직위를 받은 것을 알린 것은


‘자신은 이스탄타르와 만나서 직위를 받기는 했으나 우리와는 적대할 뜻이 없다.’


-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됩니다. 그들이 칠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 우리의 뒤를 쳤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스탄타르 군에 타레온의 병사들까지 상대하며 위아래로 전선이 확대가 되게 됩니다. 그런데 굳이 사자를 보내 사실을 알렸다는 것은.... 칠 생각이 없으며 오해를 풀기 위해 보낸게 아니겠습니까?”


아산드로스의 설명에 장수들 사이에서 그럴수도 있다는 공감의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미트라다네스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는 늙은 책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 말이 맞다. 짐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아리 브라하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테지?”

“예. 저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보고를 한 것은 자신들이 이렇게 알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치거나 혹은 지금은 넘어가도 이후 꼬투리를 잡을까봐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뒷말을 흐렸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책사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질문을 시작했다.


“...혹시 그들에게 다른 일이라도 벌어진 것 입니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리 브라하님?”


웅성 거리는 무장들의 소란을 빠르게 진정시키고 미트라다네스는 그 질문이 실로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폐하께서 예전에 말씀하신 타레온이 친조를 할시 알려주신 이유의 연장선으로 생각한 것뿐 입니다. 그가 입조를 하였다곤 하나 진정으로 폐하께 굴복했을 리는 만무하며, 지금 같은 상황에 사람까지 보내 이스탄타르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먼저 알렸습니다. 그렇다고 사트라프 직위를 거절한거나 반납한 것도 아닙니다. 이는 그가 이스탄타르의 관계를 거절해서는 안되면서 우리와도 단절할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브라하의 설명이 다 끝나기도 전에 미트라다네스는 웃음을 터트리며 순순히 인정하며 사실을 알려주었다.


“크.큭.하하하하! 동북쪽 문제를 최대한 터트리지 않기 위해 양쪽 전부와 관계를 맺는다. 이건가? 맞다! 맞는 말이다. 짐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리 브라하. 너의 말이 정답이다. 지금 타레온은 전쟁을 하고 있다고 하는군.”

“?!”


* *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돌아가던 칙사에게서 연락이 오기 며칠 전...


“국도가 아니라 카이사레아에서 온 것 아닌가?”


카이사레아에서 그것도 수레스가 직접 보내오는 통신이었다. 평상시 왠만한 연락이나 기록 보고는 부하들이나 관리에게 맡기는 그가 직접 보고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회의 중임에도 우선 받았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말에 나를 포함한 회의실 전원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즈라에서 이번 도적 사건에서 납치된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자가 발견되었다고?!”

“예. 아직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본인은 티차르에서 노예로 지내다가 강에 뛰어내려 모즈라까지 탈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냐?”

“최소한 이스탄타르 사람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수레스의 설명이 계속될때마다 내 안색은 새하얗게 변했다고 생각한다. 티차르는 피라하 강을 통해 카이사레아와 오고 가는 것이 가능한 동쪽 엘랍 도시다. 이 때문에 요전에 티차르가 이쪽을 두려워하고 그것의 일환으로 상인조차 도시에 들이는 것을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그들또한 카이사레아를 치려고 온다면 칠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카란을 탈환하고자 움직일수 있는 군대의 상당수를 카란에 배치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도적들 문제로 변경이 허술한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카란카에서 군대를 끌어내 변경 부분을 강화&순찰했고 이렇게 카란카가 비게 되자 이번에는 카이사레아에서 병력을 끌어 카란카 방비를 하게 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지금 카이사레아는 방어가 약한 상황이다. 그런데 요전에 문제가 있었던 티차르가 용의 선상에 떠올랐다. 이걸 식겁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자칫 잘못했으면 카이사레아가 불바다가 될뻔 했다는 사실이다. 되도 않는 잡놈에게 말이다.


“....지금 당장. 그를 카란카로 보내라. 아니. 아니다. 그 곳에서 데리고 있어라. 그 자의 이름과 정보를 밝혀라. 이쪽에서 확인 하겠다.”

“알겠습니다.”


이후 수레스의 보고를 다 받고 연락을 끊은 나는 곧바로 함께 듣고 있었던 부하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들도 곁에서 전부 듣고 있었기에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대들도 다 들었을 것이니 잡설은 생략하고 말한다. 카란 탈환을 위해 대기시켰던 카란의 군대들을 전부 소환하여, 카이사레아에 군대를 배치하라. 나는 이 일은 결코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영주님. 티차르는 엘랍입니다. 그를 쳤다간 엘랍 연맹의 반격이...”


그것에 대해 말한 자는 피에르가 아니라 예전에 티차르 정복을 건의했던 안드레다트였다. 엘랍 연맹이 전면적으로 나설시 서쪽 도시들과의 관계도 단절되는 만큼 어떻게 보면 미트라다네스와의 대결 이상으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서쪽 도시들과 코리스, 그리고 국경 부근 레시크 제국 영주들에게 보낼 사자를 준비하라. 판을 키운다.”

“판을 키운다고 하셨습니까?”


누군가 의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차피 설명해야 할 문제니 순순히 대답했다.


“그렇다. 현 상황은 우리의 계획과는 전혀 달라졌지만 어떤 의미에선 호기라고 할수 있다.”


잠시 생각해 보았다. 조금 침착하게 생각해보니 티차르가 뒤통수를 칠수 있다는 것에 식겁하긴 했지만 남쪽에 군을 몰지 않을 빌미를 찾고 있던 우리에겐 절호의 상황이라고 할수 있었다. 레시크 제국과 미트라다네스 그렇다고 이스탄타르와 대립을 한다면 이쪽의 손해 밖에 없고, 열세인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러나, 티차르라면?


‘티차르 따윈 껌이지. 안그래도 칙칙했는데 정말 잘걸렸군.’


“음유시인이나 집시들에게 이 티차르의 만행을 알려 그들의 부당함과 잘못을 퍼트리게 하고, 우리와 긴밀한 서쪽 도시들과 상인들에게도 돈을 쥐어 우리는 결코 엘랍 전체와 척을 질 생각이 없고, 티차르가 주민들을 돌려주고 약탈한 용병들, 그리고 피해를 보상해준다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 설명한뒤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엘랍 전역에 전하게 하라.”

“....티차르를 치지 않으실 것입니까?”


배틀러의 질문에 나는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좋든 싫든 정말 군을 움직이지 않는 다면 파르티스든 이스탄타르든 이쪽을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아니, 친다. 그들이 거절 혹은 주저하는 답장이라도 돌아오는 순간. 우리는 티차르의 성을 공략한다. 그러니 지금 부로 티차르와 전쟁 및 전 지역에서 비상령을 선포하도록 한다. 카이사레아는 티차르로 갈 함대를 준비하라. 이스탄타르의 사자에겐 티차르가 이전의 앙심으로 도적들로 꾸며 마을을 약탈한뒤 주민들을 납치. 그리고 우리가 군을 빼낸 순간, 카이사레아를 칠 야욕을 품고 있다고 설명한다.”

“....영주님. 이번 도적들은 용병입니다. 엘랍 용병들은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고용되어 움직이는 자들인데 그들의 문제를..!”

“티차르는 엘랍 용병들을 이용해서 우리의 신경을 변경과 레시크 제국으로 돌리게 한뒤 제국과 불화를 부추겼다. 그리고 그 사이 카이사레아를 치려고 하는 음험한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그러나, 약탈한 노예가 티차르에서 탈출하여 돌아와 계획이 성사되기도 전에 들킨 것이다. 알겠나? 그렇게 전하라.”

“.....”


피에르의 주저하며 만류의 뜻을 내비쳤지만 나는 그의 말을 끉고는 단번에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 이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버린 피에르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무슨 심정인지는 알겠지만 그것에 대해 물을 시간은 없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속전속결. 전속전진이다!


“레시크 제국 영주들에게는 이번 도적들의 정체가 엘랍 용병인 것과 그 의뢰자가 레시크 제국 사람으로 보이는 자로 추측된다는 것까지 설명하라.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안드레다트 너에게 맡긴다. 이렇게 하면 레시크 영주들도 직접적으로 군대를 지원 보내 나를 돕지는 않겠지만 간접적으로 티차르를 배격하거나 최소한 나를 방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 레시크 영주들만이 아니다. 엘랍을 비롯한 카란, 그리고 조만간 연락을 해올 국도의 인간들을 납득할 만한 말을 안드레다트 너에게 맡기겠다. 너에게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이번 일은 피에르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지. 내키지 않아하는데다가 요새 정신적인 피로도 많으니 여긴 젊은 안드레다트에게 맡겨야 겠군.


* * *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지금. 칙사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칙사가 건네준 내용이 참... 예상대로라고 할지. 이상이라고 할지...


‘치면 좋은 4가지 이로움 운운하는 거나, 그러면 상을 준다느니... 지가 무슨 정강의 변을 당한이후 고려보고 금나라 쳐달라고 부탁하는 남송의 고종이냐? 그래! 그나마 남송 고종처럼 직접적으로 안묻고 칙사의 생각을 묻는다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물어 거절할 경우 체면도 대비한거 보면, 남송보다는 낫네. 뭐, 나도 전쟁 때문에 거절했으니 고려보다 대응이 나은 편인가?’


정강의 변은 중국인들이 가장 치욕으로 여기는 사건중 하나로 한국으로 치면 조선의 삼전도 굴욕이나 그 이상 가는 사건이다. 아예 나라 자체가 절반으로 절단이 나고 황제 2명과 관련 황족,황후, 후궁들이 여진족에게 납치되었으며, 이때 남송 황제 고종은 자신의 형과 아버지, 그리고 국토를 되찾기 위해 고려에게 사신을 보내 금나라를 쳐달라고 부탁하거나 후에는 길이라도 열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때 부탁하는 글들은 차마 상국이라고 볼수 없을 정도로 매우 애절했기에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려는 정식으로 거절했고, 어떠한 이유든 황제가 공식으로 부탁한 요청을 제후가 거절한 것은 황제의 위엄과 국격에 손상을 입을수 있는 문제였던 만큼 100년 넘게 이어진 양국의 국교는 사실상 단절이 되버렸다.


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어떻게 거절해야 하나 고민했던 건데, 아무래도 저쪽도 이걸 염두하고 칙사 개인 판단으로 일종에 명의를 바꾸는 식으로 물어온 듯 하다. 어찌보면 나를 의심하고 단절할려는 것도 염두하고 보냈다고도 해석할수도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그건 배려해준 걸로 밖에 안보인다. 실제 그 덕분에 어깨까지 바싹 긴장시킨 부담이 어느 정도는 가벼워졌다. 물론 이를 겉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전쟁 중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러하네. 그래서 치려고 해도 칠수가 없는 상황이네.”

“어.언제 전쟁을..? 아니 어디와 말입니까? 설마. 레ㅅ...!!”


칙사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가며 더듬거리는 거리는 것을 진정시키며 오해를 풀었다. 아니 이 인간아 아무리 내가 급해도 레시크 제국이랑 싸우겠냐? 거기랑 싸울바엔 그냥 국적을 전환하지.


“...엘랍이네.”

“에.엘랍? 엘랍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나마 다행..아니 거기서 어째서?”

“저번에도 언급하지 않았나! 그들또한 용의선상에 있다고!”

“그,그랬지요. 그래도 그렇지... 그래서 얼마나 입니까? 설마 엘랍 연맹 전체는 아니겠지요?”

“모르네. 우선 최소한 도시 1개 전체가 연류되어있네.”

“....예? 하나?”


도시 하나라는 말에 칙사의 안색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갔다. 도시 국가 1개 규모라고 하니까. 별것 아니라고 느낀 것이 겠지. 실제 티차르 정도면 그렇게 위협될 것도 없다. 그러나... 나는 단번에 인상을 구겼다.


“왜,왜그러십니까?”

“분명 이전에 엘랍을 얕보지 말라고 했을텐데? 어떻게 고작이란 말이 나오는가? 정말 그 도시 하나가 이번 일을 전부 꾸몄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그 대답에 큰 한숨을 내쉬며 짐짓 화를 억눌려 삼키는 척하였다.


“...후우. 아직 추측 범주라 말하긴 꺼려지지만 이번 사건들의 배후에는 레시크 제국 영주들도 관련있다고 나는 추측하고 있네.”

“무슨 말이십니까? 레시크라니요?”


레시크 제국이 언급되자 다시 동요하기 시작했다. 레시크 제국이라니까. X줄이 타는 것 같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이번 도적들은 용병이고 그를 의뢰한 자는 레시크 사람으로 추측된다고 했네. 티차르가 아무리 욕망이 넘쳐났다 한들, 자네 말대로 고작 도시 하나가 이런 짓을 벌였겠는가? 그리고 어째서 이스탄타르로 온 그들이 카란카와 카이사레아 전역에 퍼진 눈을 피해 엘랍으로 돌아갔겠는가?”

“....제국을 경유해서 갔다는 말씀이시군요. 하지만 그걸로..”

“그래. 그걸로는 부족하지. 그러나, 지금까지 있었던 관련될지도 모를 요소들을 전부 무시하고, 레시크 제국에 대한 경계를 일절 하지말라고 정녕 그대는 말하는 건가?”


쌍심지를 키며 노려보자 칙사는 찍소리도 못했다.


“....제국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유를 생각하자면 많지. 내 영지를 노리거나 혹은 제국 전쟁중 침입을 우려하여 내 시선을 돌린다. 혹은, 미트라다네스와 밀약이 있었던가.”

“그런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


칙사는 정색하고 소리쳤다.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는 것이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레시크 제국과 대립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여기서 엘랍의 티차르는 조기에 제압하지 않으면 안되네. 나를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가 첫 번째 이유고, 어수선한 영지 내 불안과 분노를 풀어주기 위한 것이 둘째요, 그들이 증거를 숨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샛째 이유네. 무엇보다 어줍잖게 관망하다가 자칫 엘랍 연맹이 우리 변경을 가벼이 여기고 침공을 하지 않게 빨리 대응하는 것이 마지막 이유네.”

“엘랍의 연맹 전체 뜻으로 번지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직은 티차르와 레시크 제국 영주 정도의 밀약의 범주라고 생각하네. 그래서 레시크 제국 영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

“무슨 뜻입니까?”

“[제국의 뜻이 아니다.] 하면 이번 일은 누구의 소행이겠는가? 그리고 무엇을 노렸단 말인가? 엘랍과 본국의 대립 혹은 레시크 제국과 본국의 분단을 노렸다는 말이 겠지. 이번 일에 대해 영주들은 각자의 뜻을 밝히고 엘랍 연맹에도 전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네. 이렇게 되면, 그들이 정녕 우리를 배신한게 아니라면 티차르가 벌인 짓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엘랍 연맹의 움직임을 꺼려하는 의사를 보이겠지. 만약 맞다면 이쪽과 티차르 나아가 엘랍 전체의 문제를 더욱 크게 할것이고.”

“...그걸로 범인이 나온다고 확신합니까?”


고작 그게 대안이냐는 듯한 질문에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며칠 동안 깊이 생각해 보았다. 티차르가 아무리 우리에게 감정이 있다곤 해도 역시 본인이 주도해서 우리를 칠 것 같지는 않다. 이제까지 관찰한 바로는 티차르는 우리에게 별로 선제공격을 할 의사가 없을뿐더러, 지금은 이왕 조약으로 얻게 된 모즈라 각장에서 그나마 수익을 얻는 것에 신경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다른 나라 이야기라 딱히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티차르 자체는 의외로 레시크 제국과는 크게 긴밀한 관계는 가지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그들이 분명 레시크 제국의 물건을 팔아 부를 축적하고는 한다지만 레시크 제국과 맞닿은 다른 도시들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직접적으로 수입하는 것은 적은 편이다.

쉽게 말해 지금 같은 상황은 티차르를 레시크 제국 영주들이나 상인들이 손절한다 해도 큰 문제가 없고, 부근 엘랍 도시들도 레시크 제국이나 나를 적대하면서 까지 비호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역시 드는 생각이 이거다.


‘역시 배후는 레시크 제국인건가? 티차르는 버림패. 혹은 이용당하는 것이고...’


레시크 제국 영주의 수작이라면 아마도, 이쪽에서 티차르를 치게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일 것이다. 그리고 제국 전쟁중 내가 레시크 제국을 치는 것을 막기 위한 짓이겠지. 그러나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해줬다. 그리고 뭐가 되었든 여기까지 온 이상 나는 티차르를 단죄하고 치는 것 밖에 길이 없다. 실제 레시크가 배후라고 한들 레시크 제국을 선빵 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일이니 말이다. 즉, 명확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과 뭔가 이용된다는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게 정말 마음에는 들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최악보다는 차악이다. 하물며, 최악의 상황에 처할 상황에서 최선은 아니라곤 하나 손쉽게 차선을 이끌수 있는 선택지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무얼 노린 건지는 몰라도 이번에는 속아주지.’


“사트라프?”

“아니, 배후가 누군지는 안나온다고 보네. 속으로는 어떻든, 겉으로는 유감을 표하거나 내 말에 찬동하겠지. 어쩌면 이 사태 그 자체만으로 만족하였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그렇게 되면 내가 알수가 없지.


그러나 그건 그것대로 좋다.

그들이 노리는 것이 내가 그들을 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이걸로 목표를 이뤘으니 최소한 이번에 그들이 우리를 치거나 하지는 않을테니 어찌되었든 그대가 걱정하는 본국과 제국의 전쟁은 피할수 있는 것 아닌가? 뭐, 그들이 생각이 관심을 돌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영지를 넘본다면? 그때는 그들이 움직이니 범인을 알아낼수 있겠지만 말이네.”


내가 말하는 것이 뭔지 대략 눈치챘는지 책사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사트라프께선 사트라프 나름대로 제국과 본국의 문제를 불거지게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군요. 그러나 그것이 정녕 미트라다네스의 후방을 치는 것보다 먼저해야할정도 입니까?”

“그렇네. 엘랍, 레시크 둘중 하나. 아니 미트라다네스 쪽 까지 관련하여 셋 중 어느 쪽이 어느쪽과 작당하고 여기를 노리려는지 장담이 안서네. 특히 이번 일을 자칫 넘겼다가 엘랍 전체가 본국을 가벼이 여기게 된다면 어쩌면 미트라다네스 이상으로 골치 아픈 적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네. 그때 가서 방비를 한다 한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되겠지.”

“...그게 무슨?”

“별 것 아닌 일을 좌시했다가 두고 두고 큰 문제가 된다는 말이네. 브레트 왕국을 침범했을 때 엘랍의 군대는 12만 대군이 움직였다고 하는데 만약 그들이 작정하고 본국의 영토를 확장하려고 한다면 어찌 대응을 할수 있겠는가?”

“....으음.”


브레트 왕국을 쳤을 때 동원된 병력 수는 기록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단 최대 기록으로 말했다. 그래야 저들도 겁을 먹을게 아닌가.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재차 쐐기를 박아넣었다.


“미트라다네스가 샤한샤라고 자칭한다고 하나, 결국 반란자로 본국의 내부 문제일뿐이네. 그러나 엘랍이 얽히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국제간의 분쟁도 시작되는 것이지. 미트라다네스를 토벌한다고 해도 전국의 소란이 단번에 잦아드는 것도 아니고, 만에 하나라도 미트라다네스를 끝을 내기도 전에 그들이 움직인다면 나는 양면전선 아니, 최악 그 이상으로 전선이 확장될 것이네. 그때는 능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버틸수 있다고 장담할수가 없네.”

“....알겠습니다. 현재 카이사레아가 처한 상황과 사트라프의 뜻을 잘알았습니다. 폐하께선 제 생각을 물었는데 저로서는 힘들다고 보이는군요.”


겨우 긍정적인 대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불만이라거나 공격을 하는게 어떠냐고 계속 권유했다면 진짜 어찌하냐. 고민했는데... 그나마 머리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내가 안심하던 말던 그로서는 원하던 협공 계획이 무산이 된다는 것에 힘이 빠졌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보다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쪼록 사트라프께는 이후로도 변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이네.”




이게 글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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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6 류시크
    작성일
    20.06.14 19:20
    No. 1

    ......이번 일로 골치아픈 문제를 넘기긴 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문제가 생기게 만든 시초자체가 프로센의 암약 때문이니... 문제를 해결한것도 아니고 오히려 서로가 그 상황을 이용하고 이용당한 걸로도 볼수 있겠군요... 아, 제가 너무 프로센 싫어하는 것처럼 자주 악담하고 있지만 이것도 다 애증하기 때문인거 아시죠..? 그렇지 않아도 주인공'들' 빼고 이계시점에서 보면 그나마 맘에 드는 나라는 레시크하고 프로센 밖에 없어요^^ 아쉽게도 프로센은 이마살 시점에선 이미 그쪽 주인공 입장에서도 그렇고 등장부터 서로 척진 것도 있고, 여기 주인공 타레온하고도 묘하게 은원이 성립되기 시작하니... 자연히 주인공 편애가 유독 심한 저로썬 애증을 담아 이런 식으로라도 악담을 퍼부어 주는것 밖에 프로센을 응원(?)해줄 수 있는 방법이 이외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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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제후[異國諸侯]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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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주1회 비정기 연재로 바뀌었습니다. +5 19.12.20 100 0 -
60 Chapter-17 전설 +3 19.12.28 206 2 10쪽
59 Chapter-17 산타나 +2 19.12.11 120 2 15쪽
58 Chapter-17 방문 +5 19.12.02 139 2 11쪽
57 타레온 잡서 +4 19.11.25 138 2 8쪽
56 Chapter-16 종전. 그리고 변화. +2 19.10.09 172 2 15쪽
55 Chapter-16 하사금 +2 19.10.07 130 3 15쪽
54 Chapter-16 오늘 밤은 기습이 없다. +3 19.10.05 147 2 14쪽
53 Chapter-15 고마워요. +3 19.10.02 150 3 14쪽
52 Chapter-15 익숙하다. +1 19.09.30 141 3 14쪽
51 Chapter-15 출병하다. +1 19.09.28 157 1 13쪽
50 Chapter-15 지원을 부탁받다. +2 19.09.25 150 2 14쪽
49 Chapter-14 I'm Grouchy. +2 19.09.23 218 3 15쪽
48 Chapter-14 제지법을 알려달라 권하다. 19.09.21 147 2 9쪽
47 Chapter-14 +1 19.09.18 160 3 16쪽
46 Chapter-14 추격? 회군? 19.09.16 162 2 17쪽
45 Chapter-13 함정 그리고 반격. +1 19.09.14 179 4 17쪽
44 Chapter-13 타레온 파병. +2 19.09.11 225 3 20쪽
43 Chapter-13 전후 이스탄타르와 엘랍의 사정. 19.09.09 161 3 17쪽
42 [외전]어부 야수프와 딥원 야수프의 기묘한 경험. +1 19.09.07 146 3 16쪽
41 Chapter-12 +2 19.09.04 177 3 11쪽
40 Chapter-12 병주고 동정하다. 19.09.02 178 2 19쪽
39 Chapter-12 전쟁을 위한 준비 +1 19.08.31 186 2 17쪽
38 Chapter-12 성문은 열리고... +2 19.08.28 193 3 16쪽
37 Chapter-11 티차르 공성전 +1 19.08.26 186 3 25쪽
36 Chapter-11 티차르의 충신 +2 19.08.24 183 2 17쪽
35 Chapter-11 티차르의 발버둥 +1 19.08.21 187 1 16쪽
34 Chapter-10 고립되어가는 티차르 19.08.19 206 2 15쪽
33 Chapter-10 북벌(北伐) +3 19.08.17 226 2 17쪽
» Chapter-10 남정[南征]대신 북벌[北伐]을 말하다. +1 19.08.14 217 5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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