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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김정일의 아들로 환생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4.03.29 18:24
최근연재일 :
2024.04.13 18:5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476
추천수 :
79
글자수 :
74,998

작성
24.04.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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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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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미끼 (1)

DUMMY

넓으면서도 깔끔한 사무실. 대한민국 대기업의 사무실 같이 꽤 큰 넓이를 자랑했지만 정작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나 소파는 많이 없었다. 아마 이 곳에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 사무실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그 중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뿐이었다. 바로 김정일의 아들이자 김정혁의 이복형인 김정은이었다.


“방금 뭐라 그랬네? 누가 어디를 갔다고?”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김정은의 물음에 간부 하나가 쩔쩔매며 대답을 했다.


“부부장 동지의 아우님이신 김정혁 동지가 금강산으로 떠났다고 합니...커억!”


묵직한 물건 하나가 보고하던 간부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당 간부에게도 아무렇지도 않게 재떨이를 집어던진 김정은은 성난 얼굴로 호통을 쳤다.


“누구보고 함부로 동생이라 지껄이네? 내가 정혁이 그 새끼 감시 똑바로 하라 하지 않았니? 그 새끼가 병원을 떠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었다 이 말이야?”

“죄송합네다! 부부장 동지. 의사를 찾아가 다짜고짜 퇴원시켜달라고 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떠났다고 합네다. 저희가 심어 놓은 이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말입네다.”

“끙...길탄 말이디...”


골치가 아픈지 김정은이 잠시 눈 주위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말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근데 왜 하필 길로 간기야?”

“의사 말로는 요양을 하기 위해 금강산으로 갔다고 합네다.”

“개간나 새끼가 요양은 무슨. 그 새끼 뭐 기억상실증인가 뭔가 걸렸다고 하는 거. 그거는 믿을 수 있는 기야?”

“틀림없는 사실입네다 동지. 진료기록까지 꼼꼼하게 확인을 했습네다.”


김정은이 답답한지 담배를 하나 물었다. 재떨이에 맞은 간부가 얼른 불을 붙여 주었다.


‘하필이면 금강산일게 뭐란 말인가...’


평소 김정혁이라면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보다 못한 존재로 여겼던 김정은이었다. 웬만하면 그가 뭘 하든 자신에게 위협도 되지 않기에 별 신경도 안 썼고, 또 요양을 핑계로 북한 최고의 관광지인 금강산에 간다는 게 특별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다. 하필이면 지금 금강산에 방문을 한다는 게 마음속에 찜찜함으로 다가왔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완전히 낫지도 않고 퇴원했다는 것은 둘째 치고 어쨌든 그곳은 현재 김정은이 담당하고 있는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니 말이다.


“그래서 정혁이 그 새끼는 거기서 뭘 하고 있나?”

“특별히 하는 건 없다고 합네다. 별장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요양만 하고 있다고 합네다.”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 진짜로 요양이 목적인가?’


“일단 계속 정혁이를 지켜보라. 혹시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게 즉시 보고 하라. 굳이 대면으로 할 필요도 없고 전화상으로 보고 해. 아! 그 건에 관련해서는 보고하는 건 반드시 이 손 전화로 하는 거 알고 있디?”

“명심하갔습네다! 부부장 동지!”


일반 전화가 아닌 손 전화로 굳이 보고를 하라는 것은 감청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 것은 아버지 김정일에게조차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말뜻을 알아들은 간부들은 지급받은 손 전화를 만지작거리며 힘찬 경례를 한 후 밖으로 나갔다.


잠시 그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김정은이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가 서랍을 열었다. 서랍 구석구석을 뒤지던 김정은이 마침내 구석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들었다. 자신을 포함한 형제들이 모두 찍혀 있는 거의 유일한 사진이었다. 그 사진 속에는 김정혁의 얼굴도 있었다.


김정혁을 보자 저도 모르게 이를 갈던 김정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벌레가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짜증이 몰려왔다.


‘형님들도 아니고 이런 놈을 왜 아버지는 아직도 내치시지 않는 기야? 첩년의 자식이 혈통에 똥칠을 퍼붓고 있는데도 말이야.’


이 사진도 아버지 김정일이 억지로 찍은 것이었다. 애초에 자신과 어머니가 같은 친형 김정철과 여동생 김여정외에는 형제의 정을 느낀 적이 없는 김정은이다. 보다 못한 김정일이 억지로 사진을 찍게 한 것이다.


아주 어릴 때는 김정혁이 자신이 정말 형인 줄 알고 어리광을 부리며 안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를 형제로 인정하지 않았던 김정은은 매몰차게 그를 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때부터 아주 확실하게 정혁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 줬다. 그 정도가 어린 나이임에도 심했던지 오죽하면 친형 김정철이 말릴 정도였다.


‘흥! 정철이 형은 역시 아무 것도 몰라. 내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독하게 마음먹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놈이 후계자와는 아주 거리가 멀게 살았던 것 아닌가. 제 분수에 맞게 산거지.’


간혹 그런 말이 있기는 했다. 김정은 때문에 김정혁의 성격이 개차반이 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그 이야기가 전혀 껄끄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웠다. 그러니 이제 대가리가 좀 컸다고 다시금 기어오르려는 정혁이 어찌 좋게 보이겠는가. 물론 정혁이 정말로 관광 목적으로 간 것일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정은이 아는 정혁은 능력이나 야심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벌레가 감히 자신의 시야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정은은 기분이 상했다.


‘벌레는 벌레답게 사람 눈에 띄지 않아야디...암 그래야 하고 말고. 정혁이 이 새끼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오랜만에 내가 누구고 너는 누군지 알려줘야겠구만기래.’


정혁을 어떻게 응징할지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 손 전화가 울렸다. 정은은 깜짝 놀랐다. 아까 간부에게 금강산 관련해서 보고하라고 준 손 전화였다.


‘나간 지 아직 10분밖에 안되지 않았네? 그 사이 무슨 일이 터졌단 기야?’


“갑자기 뭐이야?”


만약 별거 아닌 보고라면 반드시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정은이었다. 아까 분명 사소한 것도 보고하라고 했지만 김정은에게는 지금 자신의 감정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걸려온 전화는 결코 사소한 보고를 하기 위해 걸려 온 전화가 아니었다.


“부부장 동지! 방금 김정혁 동지가 금강산 별장과 가까운 군부대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뭐이야? 그게 참말이네?”


**


김정혁은 한강준을 대동하고 바로 후배가 있다는 군부대로 가고 있었다. 차로 이동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부대의 정문을 보며 정혁이 말을 걸었다.


“호위대장 동무. 근데 이 부대는 어떤 부대요?”

“네. 이곳은 육군 1군단 제2보병사단 제4보병연대입네다.”


이윽고 정혁이 탄 차가 연병장에 정차를 했다. 한강준으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은 것인지 꽤 높아 보이는 군 간부 하나가 대기하고 있다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반갑습니다. 김정혁 동지! 4보병연대에서 연대장을 지내고 있는 상좌 리덕철이라고 합네다.”

“반갑소. 리덕철 상좌 동무. 그래 근무하는 데 별 일은 없소.”

“아무런 이상도 없습네다 동지!”


‘굳이 별 일이라면 김정혁 동지가 이 곳에 온 것 아니겠습네까?’


하지만 속마음은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어쩐 일로 오신 겁네까?”

“아! 별 건 아니고 말이오. 이 곳에 우리 호위대장 동무의 후배가 있다고 하기에 얼굴 좀 보려고 한 번 찾아왔소. 그래도 고생하는데 내가 한번 격려를 해주면 동무들의 사기도 오르고, 동무들의 사기가 오르면 부대의 사기도 오르고 참으로 좋은 일 아니겠소? 하하!”


‘염병. 너 같은 개차반이 격려 차 왔다고 사기가 오르겠나? 아니 오히려 더 떨어지지. 안 그래도 지금 너 때문에 갑자기 모인다고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닌데 말이디...’


하지만 리덕철은 절대 속마음을 내비칠 수 없었다. 개차반이니 뭐니 해도 어엿한 김정일의 아들이다. 비록 후계자와는 거리가 많이 멀다 하더라도 상좌 따위가 함부로 대할 수는 없다.


“기, 길코 말고요. 틀림없이 우리 군에 도움이 되는 일입네다. 제가 안내하겠습네다. 이리로.”


하지만 정혁은 리덕철의 말에 손을 내저었다.


“아니오. 그래도 산을 올라왔더니 좀 피곤하군. 이 몰골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단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만나는 것이 좋겠소.”


‘염병! 니 발로 걸어 왔네? 편하게 벤츠 타고 온 주제에 피곤은 무슨. 피곤 하면 호텔에서 잠이나 쳐 잘 것이지 이까지 기어와선 이 무슨 짓거리네.’


하지만 이번에도 속마음을 내비칠 수는 없다. 꼬우면 출세, 아니 혈통 잘 타고 태어나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리덕철은 귀빈용 숙소에 정혁을 안내했다.


확실히 귀빈용 숙소라 그런지 군부대임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호화로웠다. 김정혁은 정말로 피곤한 듯 호위대에게 아무도 들이지 말라 명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일단 이 곳까지 오면서 리덕철외에는 만난 사람이 없지? 그럼 오늘 꿈엔 그가 나올 확률이 높겠군. 물론 한강준도 계속 만났으니 그의 꿈을 꿀 수도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큰 문제는 안 될 터였다. 오늘 한강준의 꿈을 꿨다면 내일은 오직 리덕철만 만나면 해결 될 일이다. 핑계거리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


“하! 씨발! 이 새끼도 별 거 없는 새끼잖아?”


결국 김정혁은 원하던 리덕철의 꿈을 꿀 수 있었다. 하지만 꿈을 꾼 정혁의 표정에는 실망감만 가득했다. 리덕철 역시 리만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 그럼 리덕철이나 리만석도 아니라면 어떤 새끼가 새끼돼지의 끄나풀인 거지?”


그렇다고 이 연대의 모든 인원과 만나보며 빙의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제 완전히 사막에서 바늘 찾기가 됐다.


이제 직접 김정은의 끄나풀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이나 마찬가지였다.


‘대체 어떻게 해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정혁.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석민이던 시절, 자주 쓰던 방법이 있었다.


‘굳이 내가 찾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찾아오게 만든다!’


그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한강준이었다.


“김정혁 동지! 연대장 동지가 찾고 있습네다. 오늘은 부대 간부들을 만나보시겠냐고 묻고 있습네다.”


한강준은 정혁이 거절할 것이라 생각했다. 김정은의 눈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가야지. 더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동무! 지금 즉시 리덕철에게 가서 연대의 모든 간부들을 소집해 놓으시라 하시오. 내가 직접 그들을 만나 인사할 것이오.”

“네? 그, 그게 정말입네까?”

“안될 거 없지 않소.”


연대 간부들이 모두 모인 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친다. 이 것이 김정은이 자신을 찾게 만드는 정혁의 계획이었다.


‘만약에 김정은이가 여기에 뭔가 수작을 부리고 있다면, 내가 이 곳에 왔다는 사실 역시 김정은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다. 그 새끼한테 진짜로 뭐가 있다면 내가 이렇게 부대 간부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뭔가 반응을 할 것이다. 분명 내 의도가 어떤지 알아내기 위해서 어떻게든 내게 자신의 사람을 접근 시킬 것이다.’


리덕철이나 리만석이 김정은의 끄나풀이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틀어졌으니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일부러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고 김정은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김정은이 의심할 만 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모두가 아는 김정혁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동안 그는 자신에게 끄나풀만 보내주면 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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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색마가 맞나? (1) +1 24.04.09 210 4 11쪽
9 미끼 (2) +1 24.04.08 209 4 12쪽
» 미끼 (1) +4 24.04.06 240 5 12쪽
7 금강산 (3) +1 24.04.05 255 5 12쪽
6 금강산 (2) +1 24.04.04 261 7 12쪽
5 금강산 (1) +1 24.04.03 285 7 13쪽
4 이상한 꿈 (2) 24.04.02 291 5 11쪽
3 이상한 꿈 (1) +3 24.04.01 338 8 12쪽
2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 +3 24.04.01 339 8 11쪽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 +2 24.04.01 40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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