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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하사담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가 사라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체프라
작품등록일 :
2018.04.09 13:35
최근연재일 :
2018.05.23 19:5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0,626
추천수 :
93
글자수 :
164,610

작성
18.04.20 15:59
조회
528
추천
3
글자
8쪽

3-악마의 외출(6)

DUMMY

15.


나이트클럽 안은 붉은 조명으로 어두침침했다. 퀴퀴한 냄새가 철웅의 코끝을 찡그리게 했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한순간, 나이트클럽 안에는 대호에게 인사하는 목소리로 채워졌다. 그는 성가신 듯 얼굴을 찌푸린 채 거만하게 걸어갔다.


“어이, 갈치... 도다리. 따라와 봐라.”

대호가 손짓하며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매가 날카로운 남자 둘이 후다닥 달려와 철웅의 뒤를 따랐다. 철웅은 긴장하며 뒤를 경계했다. 대호는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구석진 룸으로 들어간 대호가 상석에 털썩 앉았다. 철웅은 입구에서 잠시 멈칫했지만 뒤따라온 그들에 의해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앉아라.”

대호가 다리를 꼬며 말했다.


철웅은 그에게서 멀리, 그리고 출입문과 가까운 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가방은 최대한 자신의 곁에 밀착시켰다.


철웅이 자리에 앉자 갈치와 도다리가 문을 닫고 보초처럼 문 앞을 지키고 섰다.


“이봐라.. 야가... 명우를 찾아 왔단다. 자형이라 카면서... 재밌재?”

대호가 히죽거리며 문 앞에 선 남자들을 보고 말했다.


“예에?”

얼굴이 가늘고 긴 남자가 놀라며 철웅을 노려봤다.


“새끼, 놀라기는 크크크.... 아, 맞다. 놀랄 만도 하겠네.... 명우 그 새끼를 자형이라 부르던 그 자슥은 뒈졌는데, 그쟈?”

대호가 담배를 입에 물고 말했다. 그러자 갈치가 담뱃불을 붙여주려 재빠르게 대호 쪽으로 움직였다.


“........”

철웅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니... 그 자슥이 어떻게 뒈졌는지 모르재?”

대호가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철웅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그를 노려봤다.


“하긴, 알 턱이 없지...... 명우 그 새끼가 어떤 놈인지 알면....”

대호가 기분 나쁜 미소를 머금었다.


“사람 불러 놓고... 지금 뭐 하자는 건데?”

철웅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갈치가 황당한 표정으로 도다리를 쳐다봤다. 그러자,


“이 새끼가.”

도다리가 대뜸 철웅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갈겼다.


“이 씨....!”

철웅이 벌떡 일어섰다.


갈치가 움직였다.


“야. 야. 가만히 좀 있어봐라. 명우 찾아 온 손님인데... 잘해 줘야지. 안 그렀나?”

대호가 담배 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안 가리켜 줄 거면... 나는 갈란다.”

철웅이 가방을 들며 말했다.


“앉으라. 새끼가 확 마!”

도다리가 철웅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


“니... 내가 누군지 아나? 모르재? 그래서 여기 와서 명우를 찾는 거고?”

대호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 모른다. 내가 그걸 꼭 알아야 되나? 명우 형님 있는 데나 빨리 말해라.”

철웅은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하아... 이 새끼가.... 끝까지 말을 놓네, 형님 앞에서. 죽을라고.”

도다리가 주먹을 들며 말했다.


대호는 담배를 몇 모금 연거푸 빨고는 입을 열었다.

“크크크... 명우가 아마........ 남포동, 솔로몬인가... 거기 있지, 아마?”



철웅이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대호가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가서 만나거든... 꼭 좀 전해주라. 내가 조만간 찾아 갈 테니까... 모가지 잘 간수하고 있으라고.”


대호가 갑자기 품에서 날카로운 회칼을 꺼내며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니도.... 보답은 하고 가야지, 안 그렀나?”


“...뭐?”

철웅이 당황하며 말했다.


“야들아.”

대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갈치와 도다리는 철웅의 양팔을 잡고 그를 제압했다.


“아. 아... 이거 안 놨나? 야!”

철웅이 몸부림치며 말했다.


룸 밖에는 음악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철웅의 고함소리는 음악 소리에 쉽게 묻혀버렸다.


도다리는 철웅의 왼손을 잡고 탁자 위로 끌었다. 대호가 칼끝을 철웅 손등에 갖다 대었다.


“자고로... 겁을 상실하는 순간.... 다치는 거라. 알겠나?”

대호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뭐? 뭘 어쨌는데?”

철웅이 고개를 치켜들고 말했다.


“이것 봐라... 싸가지 없는 노무 새끼가! 내가... 명우 그 새끼한테 쌓인 게 좀 많거든... 나 말고 명우를 원망하라고.”

대호는 칼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눌렀다.


우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으....”

철웅이 이를 악물었다.


“햐아... 이 새끼 봐라.... 소리도 안 지르네.”

대호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칼을 뽑았다.


철웅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손을 감쌌다. 손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대호가 하얀 수건을 잡고 칼날을 닦으며 말했다.

“잘 기억해둬....... 용기엔 항상 고통이 따른다는 걸.”


철웅은 씩씩 거리며 가방을 열었다. 넥타이가 보였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넥타이로 손을 둘둘 감았다.


“명우 만나거든 말해. 대호가 그랬다고.... 니도 똑같이 해줄 거라고... 크크크.”

대호가 다리를 꼬고 앉으며 말했다.


손을 감싼 넥타이를 한손과 이빨로 묶은 철웅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장난이 좀 심하네?”


“너....., 자꾸 그러면 여기서 살아서 못 나간다? 얼라들 앞에서...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안 그렀나?”

대호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체면은 개뿔....! 죽으면 그뿐인데.”

철웅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야들아... 손님 가신다. 잘 배웅해 드려라.”

대호가 의자에 등을 깊숙이 기대며 말했다.


“아, 맞다.”

철웅이 일어서며 말했다.


모두들 물끄러미 철웅을 바라봤다.


철웅은 탁자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안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여기 있었는데.... 그것참....... 근데.”

철웅이 손을 가방에 넣은 채 대호를 바라보고 말을 계속했다.


“니는 내가 누군지 아나?”

“알지....... 또라이. 완전 또라이 아이가? 크하하하하.”

대호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철웅이 총을 꺼내 보이자 그의 웃음소리가 그쳤다.


“니. 니.... 이쪽으로.”

철웅이 갈치와 도다리에게 총구를 겨누고 말했다.


출입문을 등지고 선 철웅이 싱긋이 웃었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죽고 싶으면 움직여봐! 그리고 너..., 칼 꺼내놔.”

철웅이 총구를 겨냥한 채 대호에게 말했다.


“야... 말로 하자, 응? 그 총 내려놓고.”

대호가 칼을 탁자 위에 놓고 달래듯 말했다.


“시발 노미... 지는 칼로 해 놓고, 말로 하잔다... 개새끼가... 야. 너희 둘. 아까처럼 붙들고 잡아, 어서!”

철웅이 칼을 집으며 말했다.


갈치와 도다리가 대호의 양팔을 붙잡고, 그의 한쪽 팔을 잡아 앞으로 내밀었다.


철웅은 칼을 탁자 위에 놓고 밀었다.


“야, 너...”

철웅이 갈치에게 턱짓하며 말했다.


“허튼 짓 했다가는 알지?”


갈치가 칼을 잡고 망설였다. 대호는 갈치를 노려보며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얼른! 너 먼저죽고 싶어?”

총구를 겨눈 채 방아쇠에 걸친 손가락을 부르르 떨었다.


갈치가 칼을 대호 손등위에서부터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힘차게 내려 꽂았다.


억!


대호가 비명을 질렀다.

철웅은 눈을 껌벅이며 대호 손등을 쳐다봤다. 멀쩡했다.


철웅이 눈치를 챈 순간, 갈치가 철웅에게 칼을 던졌다. 도다리는 탁자를 밟고 올라서며 달려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총알이 빠르다고. 멍청한 새끼.’

철웅이 방아쇠를 연거푸 당겼다.


탕. 탕. 탕.


도다리가 맥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갈치와 대호는 일어나 덤벼들려다 말고 굳어버렸다.


“하지 말라니까.....”

철웅이 바닥에 쓰러진 도다리를 보고 중얼거렸다.


“명우... 솔로몬에 있는 거 확실하지?”

철웅이 대호에게 물었다.


“예. 확실합니다.”


철웅은 가방 손잡이를 왼팔에 끼워 들었다. 그러면서 넥타이로 감싼 왼손을 쳐다봤다.


“아 씨.... 디게 아프네.....”

하며 대호를 꼬나봤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갈치도 마찬가지였다.


“야! 너, 내가 누구라고?”

철웅이 물었다.


“저, 그게.......”

대호는 선뜻 말을 하지 못했다.


“하하하..... 또라이.. 완전 또라이라며?”

철웅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그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탕. 탕.


둘은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았다. 두 눈을 뜬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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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악마의 외출(6) 18.04.20 529 3 8쪽
14 3-악마의 외출(5) 18.04.19 527 3 7쪽
13 3-악마의 외출(4) 18.04.18 527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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