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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하사담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가 사라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체프라
작품등록일 :
2018.04.09 13:35
최근연재일 :
2018.05.23 19:5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0,623
추천수 :
93
글자수 :
164,610

작성
18.04.18 15:02
조회
526
추천
3
글자
7쪽

3-악마의 외출(4)

DUMMY

13.


부산 사상터미널에 도착한 철웅은 곧장 서면으로 갔다. 세형의 자형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펄스 나이트클럽. 세형의 자형이 철웅에게 마지막 남긴 말이었다. 철웅과 함께 술을 마셨던 그날, 그가 한번 놀러오라며 거들먹거렸었다.


저녁 5시. 나이트클럽이 문을 열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철웅은 서면을 무작정 돌아다녔다. 같은 거리를 몇 번을 왕복했지만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갔다. 덥기도 했고, 다리도 아파왔다.


‘어디 좀 들어가서 앉자.’


철웅은 주변을 둘러보며 마땅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가 갈만한 곳은 뻔했다.


‘식당...? 아니면 커피숍?’

그가 간판을 번갈아보며 잠시 갈등했다.


철웅은 고민 끝에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니를 때우며 기다리는 것이 나을 듯 했다.


미닫이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선 철웅은 사람이 없는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아줌마. 여기 국밥 하나요.”

철웅이 손을 들며 말했다.


철웅은 모자를 벗어 가방 위에 던졌다. 그리고 찬바람을 느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아이고 다리야...”

철웅이 다리를 접었다 폈다하며 주물렀다. 그러다 멍하니 벽에 붙은 메뉴판을 쳐다봤다. 이내 시선은 벽을 훑으며 천천히 이동했다.


그의 시야에 갑자기 사람이 들어왔다. 3시 방향에 앉아 있던 여자가 철웅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철웅은 급하게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녀는 놀란 얼굴로 철웅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너, 철웅이 아냐?”


철웅은 놀라 피하던 시선을 다시 되돌렸다. 그녀와 동석하고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 남자 앞에는 전문가만 사용할 법한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사진..기자?’

철웅은 그렇게 보였다. 철웅은 얼떨떨해 하며 시선을 여자에게로 옮겼다.


그녀가 의자를 밀치며 벌떡 일어섰다.

“맞네.”


철웅은 다가오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봤다. 불현 듯 그의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지은..이?”

철웅은 웅얼거리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 맞다. 도대체 너는 어떻게 된 거고? 윤아는 네가 죽었다고 하던데....? 살아있었네. 여긴 언제 왔는데?”

지은이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


“아, 그..그래. 바..반갑다야.”

철웅이 난처한 듯 주변 눈치를 보며 말했다.


“야... 어찌 된 건데? 그때 네가 이상한 사람들한테 잡혀 가가꼬...... 윤아 말로는 네가 어찌 됐다 하던데?... 아니가?”

지은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아... 아냐. 별일... 그래 넌, 어떻게 지냈노? 잘 지냈재?”

철웅은 두리뭉실하게 말하며 화제를 돌렸다.


“나야 뭐... 보시다시피 잘 지내지.”

지은이 밝게 말했다.


“후후.. 그렀나? 다행이네.... 근데, 기자가?”

철웅은 턱짓으로 지은의 일행을 가리키며 물었다.


“호호호... 니 진짜 눈치 빠르네. 여기 뭐 좀 취재할 게 있어서 나왔다가...”

“취재? 그럼 너도 기자가?”

철웅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지방지라 좀 그렇지만, 기자는 기자지. 호호호.”

“이야... 멋진데.”

철웅이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네가 이렇게 무사한 줄 알면 윤아가 엄청 좋아할 건데... 윤아 아직 못 봤재?”

“윤아?... 벌써 만났다.”

“진짜? 언제? 이야... 고 기집애가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지은이 입을 삐죽였다.


“그게 아니고... 어제 봤다, 우연히.”

철웅이 손사래 치며 말했다.


“어제? 윤아 걔는 지금 제주도에 있을 건데? 연수 땜에.”

지은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맞다. 제주도에서 봤다.”

철웅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너, 그럼 제주도에서 온 거가?”

“응... 어젯밤에 왔다.”

“이야... 너, 잘 나가는가 보네?”

지은이 부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무슨...! 일 때문에 갔다 온 거다.”

“그래? 어디서 무슨 일 하는데?”“머, 이것저것... 여기저기서.... 하하하.”

철웅은 겸연쩍게 웃었다.


“아직도 중국에서 있는 거가? 아니면...?”

지은이 국밥이 왔는데도 제자리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물었다.


“왔다 갔다 해.”

“그래? 그럼 또 언제 가는데?”

지은이 집요하게 물었다.


“봐가면서...”

철웅이 숟가락을 들며 말했다.


“윤아가 아마 내일 돌아올 건데... 같이 안 볼래?”

지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일?”

“응... 머, 꼭 내일이 아니더라도.... 시간 되면.”

“좋지.”

철웅이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면 나중에 이리로 연락해라. 아무 때나 괜찮으니까. 알았지?”

지은은 신이 난 듯 명함을 내밀었다.


“응. 알았다.”

“그럼, 밥 맛있게 먹어.”

지은이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세상 참 좁네.’

철웅은 속으로 생각하며 국밥을 퍼먹기 시작했다.


지은이 일행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철웅의 시야에 들어왔다. 철웅은 눈인사를 보내고 식사를 계속 했다.


“철웅아. 네 밥 값 내고 간다. 나중에 꼭 전화해, 알았재?”

지은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철웅이 손을 들어 화답하고 숟가락을 퍼 입에 넣었다. 양이 많은 건지, 입맛이 없는 건지 도통 국밥은 줄어들지 않았다. 철웅은 다 먹기를 포기하고 숟가락을 놓았다.


식사를 마쳤지만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계속 식당에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도 안 열었겠지?”

철웅은 입맛을 다시며 식당 밖으로 나갔다.


식당에서 나온 그는 곧장 나이트클럽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철웅은 나이트클럽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담배를 피웠다.


잠시 후, 나이트클럽 현관문을 열리면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나타났다. 그들 손에 빗자루가 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청소를 시작할 모양이었다.


철웅은 담뱃재를 털고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어이, 아저씨!”

누군가 못마땅한 듯 시비조로 말했다.


철웅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스포츠머리를 한 남자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철웅을 꼬나보고 있었다. 그가 바닥에 침을 뱉으며 말했다.

“청소하는 거 안 보여요?”

철웅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철아. 됐다 고마....”

꽁지머리를 한 남자가 말했다.


“하여튼, 시발 놈들이...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쳐 버리고.... 확 마!”

스포츠머리를 한 남자는 바닥을 쓸면서 궁시렁거렸다.


그와 같이 있던 남자는 철웅을 힐끔 보며 재미있다는 듯 낄낄거렸다.


“너,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철웅이 살벌한 눈빛으로 상철에게 말했다.


그러자 꽁지머리를 한 남자가 굳은 얼굴로 철웅을 노려봤다.


“우와... 돌겠네...”

상철이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하아... 그럼, 돌아라! 자슥아!”

철웅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고....!”

꽁지머리를 한 남자가 빗자루를 바닥에 던졌다.


“니 돌았나? 아니면 죽고 싶어서 그러나?”

상철이 철웅에게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이 새끼가...’

철웅의 미간이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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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악마의 외출(5) 18.04.19 527 3 7쪽
» 3-악마의 외출(4) 18.04.18 527 3 7쪽
12 3-악마의 외출(3) 18.04.17 528 4 9쪽
11 3-악마의 외출(2) 18.04.16 539 3 10쪽
10 3-악마의 외출(1) 18.04.15 591 2 10쪽
9 2-악마와 천사(5) 18.04.14 571 4 9쪽
8 2-악마와 천사(4) 18.04.13 57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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