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Qui es

전체 글


[☆을 나눠요] 평의 자세.

이 감+평 노하우에는 여러분을 가르치겠다는 교만한 의도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평을 하자면 이런 준비 자세는 갖추고 시작해야지 않을까 싶어 제 시점을 제시해보는 것입니다. 말재주가 없어서 아래 내용이 복잡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무슨 주장을 하는 건지 눈에 읽히지 않는다면 빨간 글씨를 중심으로 보면 됩니다.

 

1) 처음은 정독(감상)부터.

독자는 읽는 이입니다. 읽다가 입맛에 안 맞으면 하차해버려도 되고 어떤 구미가 당기면 쭈욱 읽어가지요. 또한 평자 역시 해당 비평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는 독자의 시선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왜냐고요? 독자의 눈일 수 있는 건 처음 그때뿐일 테니까요.

평자는 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건 안 맞건 끝까지 읽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해서 재미없게 보다가 재미없게 끝날 수도 있고 아인님의 〈천공(天工)〉처럼 처음엔 무덤덤히 읽기 시작하다가 이율과 윤자영의 부부관계에서부터 재미가 생기면서 이 부분에 터닝 포인트가 있다는 걸 체감할 수도 있습니다.

단편이나 옴니버스를 읽는 것도 아니고 장편 작품을 읽으면서 한 편, 한 편을 논하는 것은 첫 정독에서는 지양해야 할 바입니다.

좋은 독자는 잘 읽어주는 독자라고 하지요. 평자도 그러합니다. 필자가 무엇을 썼다면 모르긴 몰라도 그 필자에게는 어느 부분이 재미있었다는 겁니다. 독자는 필자의 문체나 전개 방식 등이 기호에만 맞으면 됩니다. 안 맞으면 버리면 되는 거고요. 하지만 평자는 다릅니다. 평하려고 읽는 것이니 만큼 필자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잘 읽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얘기가 평자에게 격 떨어진다면 질이 별로라고 근거(평자 개인의 기호도도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를 제시하고 주장해야지, 어떤 얘기인지도 모르면서 처음부터 ‘이런 것 같은데.’하는 것은 평이 아니라 감상일 뿐입니다.

해서 〈천공(天工)〉에 대한 제 비평문은 추측이 넘쳐났었습니다. 분량이 짧아서 이렇게 보았다고 말하기보다는 이렇게 제시되었으니 이렇게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혹은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많이 적었지요.

 

2) 기본이 재주행입니다.

평자는 독자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평을 하기 위해 해당 비평작품을 읽었습니다. 한날에 한 작품을 완주하고 그것으로 평을, 할 수는 있습니다. 이게 또 스킬이라서, 많이 읽어보고 분석해본 숙련자라면 어지간한 작품은 한 번 보고도 견적이 나옵니다. 구성, 캐릭터, 사건 전개 방식, 문체, 작가의 철학 등등 말이지요.

허나 저는 평할 때 기본적으로 다른 날, 완주하는 것을 두 번 이상합니다. 같은 작품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서 읽는 깊이가 달라지곤 합니다. 또한 두 번째 읽는 것이기에 해당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으므로 좀 더 필자의 시선에서 작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평자는 독자의 시선이 이러하다고 얘기도 해줄 수 있지만 작품 자체를 가지고도 평해야 합니다. 필자의 시선에서 ‘이러한 구도를 짰구나’도 파악하지 못한 채 평을 한다면 그것이 평일까요.

시간이 없거나 작품이 무난하면 여기서부터 바로 비평문서 작성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3) 문서작성에 들어가는 3주행입니다.

이미 두 차례 읽어본 바가 있기에 전체적인 전개는 머릿속에 정리되었습니다. 무엇이 문제고 어떤 감상인지 틀이 있을 겁니다. 비평을 감상 위주로 하느냐, 지적 위주로 하느냐에 따라서 비평 성향을 정하고 무엇을 중점으로 기술할 것인지 또한 선정합니다.

중점으로 삼은 기준을 위주로 비평 문서를 작성해나가며 그 논거가 받침 되는지 해당 작품을 틈틈이 확인합니다.

 

4) 4주행부터는 평자의 해당 비평작품에 대한 이해도나 애정도에 달려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읽으면 또 새로 보이는 것이 있다죠. 실로 그러합니다. 하지만 재정독은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못하니까 애정도가 중요하지요. 작품에 대해 더 꼼꼼히 평문을 작성하고 싶다면 계속 읽고 아니면 현재까지 읽고 알아둔 것으로만 비평 문서를 작성 완료합니다.

 

 

 

 

 

 

이런 걸 굳이 작성하는 나는 어떻게 되어먹은 인간일까?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 ☆을 나눠요 | 평의 자세. 13-05-14
112 처리중 | 20130514 *7 13-05-14
111 ♥을 받다 | 라비나님께서 주신 요네즈&요하스. 13-05-13
110 처리중 | 20130513 *10 13-05-13
109 ♥을 받다 | 베르리나님께서 주신 마요네즈. 13-05-12
108 처리중 | 20130512 *7 13-05-12
107 ♥을 받다 | 탓님께서 주신 요네즈. 13-05-11
106 ☆을 나눠요 | 주아인의 〈천공(天工)〉을 읽고. 13-05-11
105 처리중 | 20130511 *7 13-05-11
104 ♥을 받다 | 쉐일라님께서 주신 요네즈. 13-05-10
103 처리중 | 20130510 *14 13-05-10
102 ♥을 받다 | 猫香☆님께서 주신 요하스. 13-05-09
101 처리중 | 20130509 *11 13-05-09
100 비아냥 | 〈창백한 말〉 추키노 사건. 13-05-08
99 처리중 | 20130508 *9 13-05-08
98 ♡을 받다 | 『하지마! 요네즈』, 광기를 숨긴 소녀의 이계적응기문피아x조아라/ 간략감상 13-05-08
97 ♡을 받다 | 선우아겸님께서 주신 서평. 13-05-08
96 ♥을 받다 | 심심한량님께서 주신 팝아트. 13-05-08
95 ♥을 받다 | 라비나님께서 주신 요네즈. 13-05-08
94 보물함 | 스캣 [scat] 13-05-08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