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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냥] 문장

옛날에는

‘이런이런 식은 안 된다’

‘저런 식으로 쓰면 더러워 보이니까 하지 말자’

등 아예 쓰지 말자고 어떤 형식, 연결의 금지를 정해 놓았었다.

어떠한 표현에 있어서 말이다.

 

헌데 지난 2달간

(아마도 그 2차 창작물을 본 계기로 시작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처음에 그 글의 문체가 부러워 반복해 읽으며 형용사와 동사, 주어의 배열을 달달 외우다가

그 다음에는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뭔가 실마리를 얻었다.

어제와 오늘은 글 쓰다가 그랬다.

 

문장이 더러워져도 되니까 묘사를 덕지덕지 붙이자고.

 

[보다빨리보다많이]를 원한 내 문장은 간결했다.

그게 쓰기도 편하고 내용 전달에도 유리하다고 봐서였다.

그런데 그 실용성에 비해 정작 내 취향과는 동 떨어진 문체였다.

내가 내 글을 읽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저것일 테다.

글로 먹고 살고 싶다는 꿈은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것으로 바뀌었다.

 

묘사가 길어진다고 해도 적당히를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알맞게다, 알맞게.

과거에는 단문을 주로 썼다. 비문과 오문이 덜 생기고 좀 더 문장의 구성(주어, 형용사, 동사 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단계에만 머물 수는 없잖아?

이제는 오문과 비문을 구별할 눈도 생겼을 거다. 그래도 문장을 묘사하는 방법은 서툴지.

그러니까 막 써보고 한 문장씩 한 문장씩 뜯어 고쳐가자.

 

빨리빨리 해도 남는 건 글과 자기만족밖에 없다.

물론 자기만족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지만? 그 글과의 감수성과 내 감정기복, 심리선이 일치할 때 다 써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변해도 집필과 퇴고는 할 수 있는 거니까, 기왕이면 집중했을 때의 마음일 때 써놓고 퇴고하는 게 좀 더 시야가 넓지 않겠나.

본목적이 저것이었지만

뭐 빨리빨리는 불가능하다. 이 글 너무 길다고. 아무리 애써도 단기간에 끝낼 수 없어서, 지쳤다.

이제는 포기하지 않게 하며 써나가야 할 것이다.

 

문장 말인데,

‘이렇게 쓰지 말자’라고 하는 건 자신에게 해롭다. 발전이나 변화 가능성까지 단절되는 듯.

‘이렇게 쓰면 안 되니 이걸 저렇게 해볼까?’로 이어가야 한다. 무작정 단문으로 가지 말고, 연결 가능한 장문을 구상해보아야 한다. 찾고 찾으면 결국 만들어지더라.

 

저걸 이론으로 깨달은 것이 근래다.

아직도 앞으로도

알았던 것도 몰랐던 것도

깨우칠 게 많다.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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