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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단편] [어쩌다 보니 단편]크로스 카운터[본격 군부대 박싱 단편]

"대좌상병 나랑 스파이링 한번 해볼래?"


라뮤레즈 병장이 한쌍의 빨간, 빛이 바래서 제례식 고추장색 같은 연습용 글러브를 들고 내무실로 들어왔다.


'이새끼 뭐지? 평소에 나한테 불만이 많은가?'


대좌는 라뮤레즈 병장이 던진 연습용 글러브를 보며 잠시 고민한다.


'그냥 패? 말어?'


"근데, 이거 이대로 하면 위험한거 아닙니까?"


라뮤레즈 병장은 웃으면서 손을 등 뒤로 한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나온 손에는 '헤드기어'가 들려 있었다.


'도, 도라애몽이냐?'


대좌는 피식 하고 웃으면서 헤드기어를 받아든다. 그리고 헤드기어를 차분하게 머리에 쓴다. 겨울이라 그런가 차가운 가죽의 느낌이 잔잔히 끌어오르는 뜨거운 피를 식혀준다. 머리속이 차분해 지는 느낌이다.


"그럼 준비 해볼까? 예들아~!"


라뮤레즈 병장의 말이 끝나자 마자 다른 애들이 달라붙어서 연습용 글러브를 끼워준다. 대체 이놈들은 어디 숨어있다가 나오는건지 궁금해 할 세도 없이 손에는 연습용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의무대에서 훔쳐온건지 붕대까지 둘둘 감겼다.


"대좌상병님께 걸었습니다."


이등병, 이름도 못외운 똘마니, 동만이라고했던가? 그녀석이 대좌에게 씨익 웃어주면서 마우스 피스를 끼워준다.


'아.. 이놈도 도라애몽인가? 마우스 피스가 갑자기 어디서 나오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대좌는 누군가에게 조정 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준비 하라고, 내 주먹은 계급을 가리지 않으니까."


'하지만 네 주먹은 계급을 가리라는 말이냐? 네가 높잖아!'


대좌는 속으로 투덜 거리면서 주먹을 맏부디치며 상체를 수그리고 라뮤레즈를 노려본다.

 

대좌는 아드레날린이 도는것을 느낀다. 꽉 낀 헤드기어와 입속을 가득 매운 마우스 피스, 그 조임속에서 부터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피가 빠르게 그리고 뜨겁게 혈관을 달리고 주먹이 울기 시작한다.


"자, 그럼 준비하시고... 파이트!"


"땡땡!"


화생방 타종이 울린다.


'대체 저놈들은 다들 도라애몽인가? 어디서 저런걸?'


피식 하고 웃음이 흘러나오는 대좌, 방심하고 있을 때 라뮤레즈가 움직인다.


"툿츄츗!"


가벼운 원투 펀치가 바람을 가르고, 아니 라뮤레즈의 입에서 부터 시작되어 대좌의 머리를 때린다.


'으윽!'


방심하다 맞은 원투펀치 골이 울린다. 헤드기어를 넘어 충격이 골을 울린다. 정말 골때린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방심하다가 맞은 머리라 그런지 정신이 번쩍하고 깬다. 아드레날린이 더 빠르게 분비되기 시작한다.


"하하하핫, 죽어라!"


라뮤레즈는 기쁜듯이 달려든다. 스텝도 없고 마구잡이의 돌격, 좀전의 원투 펀치는 제법 매서웠지만 지금의 라뮤레즈는 아마추어도 되지 못하는 마구잡이 식의 돌격으로 내 안쪽을 파고든다. 몸을 비틀어 등을 내주면서 상체를 숙이고 라뮤레즈의 펀치를 피한다.


툭 하고 라뮤레즈의 펀치가 등을 때린다. 힘 하나 없는 펀치다.


'긴장 해라 이거지?'


대좌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인다. 그리고 그 긴장의 조임 사이에서 더 많은 아드래 날린이 분비한다. 숨이 거칠어지고 뒷목을 타고 전율이 오른다. 노려보는 눈에 힘이 들어간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공법인정 범위와 사적인정 범위라는 동영상 강의를 듣고있다.. 아 햇갈려... 몰입안되네...)

 

스텝을 밟았다. 뒷꿈치를 들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앞으로 뒤로 옆으로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라뮤레즈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라뮤레즈도 가만히있지 않고 눈을 빛내면서 제대로 된 스텝을 밟기 시작한다.

"꿀꺽."

주변의 누군가의 침넘기는 소리가 신호가 되었다. 대좌에게서 라뮤레즈에게로 가벼운 잽이 날아간다. 라뮤레즈는 끝까지 대좌의 주먹을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피한다. 그리고 열린 복부로 달려든다. 잽을 급히 회수할 시간도 없이 라뮤레즈의 펀치가 대좌의 복부를 파고든다.

'크윽'

장기가 선다. 뱃속의 장기가 서는 기분이다. 위에서 신물이 올라오려고 한다. 매스껍다. 하지만 과도한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대좌에게 힘을 준다. 배를 가격당하면서 대좌의 뻗지 않은 주먹이 얄미운 라뮤레즈의 면상을 향한다.

"퍼퍽"

거의 동시에 대좌의 복부와 라뮤레즈의 면상에 펀치가 파고들었다. 라뮤레즈가 비틀 거리면서 물러선다.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전법이다. 주먹이 묵직하다. 라뮤레즈의 면상을 가격한 주먹으로 면상으로 주먹을 맞은듯한 충격이 전해진다. 그 충격은 기분 나쁘지 않은 충격이다. 라뮤레즈는 급히 뒤로 빠져 머리를 흔들며 비틀거린다. 지금을 노려야 한다. 대좌는 라뮤레즈를 따라붙는다.

"퍽퍽퍽퍽퍽!"

가드가 빨랐다. 라뮤레즈는 대좌의 주먹을 가드를 올려 막는다. 안타깝다. 큰 피해를 줄 수 있었는데... 가드한 팔 위로 꽂히는 주먹은 라뮤레즈의 면상을 때렸던 만큼 묵직하지 않았다. 하지만 라뮤레즈를 일방적으로 몰아치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이 폭팔한다.

"하악, 하악, 하아악..."

펀치를 몰아치며 이를 악물고 참았던 거친 숨이 터저나온다. 심장이 산소를 원하고, 에너지 공급을 원한다. 단 몇번의 펀치였는데도 혼신의 힘을 담아서 인가. 폐가 터질듯하다. 하지만 마음만은 후련하다.

"퍽!"

때리다가도 지친다고 했나? 라뮤레즈의 팔과 엽구리 등이 빨갛다. 대좌의 펀치를 막았다지만 가드한 팔도 라뮤레즈의 팔이다. 라뮤레즈도 가볍게 생각하고 몸이나 풀려 했지만, 대좌의 독함에 놀란 것인가? 지친것은 대좌나 라뮤레즈 둘다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둘의 차이가 있었다. 아직 폭발하지 않은 라뮤레즈의 숨은 거칠지 않았다. 가드하고 있던 팔을 내리는데, 라뮤레즈의 눈빛이 시리다.

"취췻!"

원투펀치가 날라온다. 대좌는 가드를 올린다.

"취!"

원투펀치에 이어 훅이 가드 틈 사이를 노리고 들어온다. 대좌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팔에 힘을주고 막는다. 때리는데 너무 집중했는지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퍽!"

막긴 막았지만, 가드가 풀린다.

"퍼벅!"

"끄으으으으...."

옆구리 거친 숨을 몰아쉬는 대좌의 옆구리에 주먹이 꽂힌다. 그 주먹이 대좌의 옆구리를 통해 횡격막을 건드렸다. 오른쪽 폐가 숨을 쉬지 않는다. 숨이 막힌다. 죽을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 어렸을 때 물속에 빠져 물을 마실때 처럼... 숨이 막히고 공포가 밀려오는 와중에 편안함이 밀려온다. 아니 아드레날린이 제차 분비된다.

"끄으으으으아아!"

그리고 반격이 펀치가 날아갔다. 동시에 라뮤레즈의 펀치도 날아왔다.

'묵직해!'

대좌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이다.


"..."

내무실에 침묵이 가득하다.

"저거..."
"크!"
"로!"
"스!"
"카운터!"
"내 대사는?"

라뮤레즈와 대좌는 사이좋게 의무대로 실려갔다.

 

 

이걸 내가 왜썻지? 흐흐흐

 

 

[   http://square.munpia.com/boFree/page/1/beSrl/606041

정말 골이 울리는 기분이랑, 숨이 덜컥 막히는 기분하고


상대방을 가격했을 때 손에 오는 촉감이 참 묵직묵직합니다.


ㅜㅠ 이 경험 그대로 글에 담아낼 수 있으면 참 좋은디... 그게 왜 안될까요]

 

-하면 됩니다. 이거보다 잘 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 2

  • 001. Lv.11 로넬리

    13.02.20 19:18

    흐흐 가끔 보면 별의별 생각이 다듭니다. 정말 배는 글러브를 끼고 맞아도 죽겠더군요 ㅜㅠ...

  • 002. Lv.60 정주(丁柱)

    13.02.21 07:45

    크크크크크크크크 크크크크크크크크
    크크크크크크크크 크크크크크크크크
    나를 위해 소리를 질러줘 그녀에게 들리게
    사랑도 에혀 미련도 에혀 다 갖여가라고
    뭐지? 크크크크 치다가 박자를 마춰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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