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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서재 입니다.

천마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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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5.08 18:50
최근연재일 :
2024.06.07 20: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24
추천수 :
14
글자수 :
147,086

작성
24.05.08 20:30
조회
35
추천
1
글자
11쪽

004. 전생자

DUMMY

“그새, 각성이라도 한 건가?”


각성의 시기는 평균적으로 유년 시절이었지만, 늦은 나이에도 간혹, 발현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아닌 듯.


“각성 같은 소리하네.”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남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지?”


‘이 녀석은 또 뭐지?’


다짜고짜 반말하는 것도 모자라 삿대질까지 날리자 나도 똑같이 갚아줬다.


“넌 뭔데?”


빠직-!!


화가 많이 났는지 녀석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났다.


“어제 XX백화점 부근에 생긴 게이트 들어간 놈, 너 맞지?!”


‘어떻게 알았지?’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고,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비밀을 녀석이 알아채자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미행이라도 당한 건가?”


“그야, 여기는 내 구역이니까. 내가 모를 수가 없지.”


‘뭐야, 그런 것도 있었어?’


생전 처음 듣는 얘기에 나는 흥미가 마구 샘솟았다.


“딱 보니, 신입 같은데. 좋은 말로 할 때 다른 곳이나 가라. 여기서 괜히, 알짱거리다가 피나 보지 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만나는 녀석들마다 어쩜, 이렇게 한결같은지...


“그럼, 하던 거나 마저 할까.”


녀석이 몸을 돌리자 나는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내 살다, 살다 이런 취급을 받는 날이 오다니..”


예전이었다면 내 이름.

아니, 내 모습을 보는 순간, 어떤 누구라도 쏜살같이 도망쳤을 게 분명했다.

그야말로, 허울뿐인 명성이었다.

반면.


타다다다다다다닷-!!


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녀석은 할 일을 계속 이어나갔다.

녀석의 무기는 알고 봤더니 연검(軟劍)이었다.

연검이 생성되기 무섭게 녀석은 연검을 곧바로 쥐고, 휘둘렀다.

하지만


휙-!! 휙-!!


어제 본 김현수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움직임이 날렵했다.

그뿐만 아니라.


챙-!! 챙-!! 챙-!! 챙-!!


무슨 능력인지 몰라도 손톱이 길게 자라나 있었다.

마치 맹수의 발톱처럼.

이로써,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껍데기는 김현수일지는 몰라도 영혼은 김현수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게.


‘요기(妖氣)가 진득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내가 김현수를 관찰하고 있을 때, 녀석은 김현수를 죽이기 위해 검을 계속해서 휘둘렀다.

하지만


팅-!! 팅-!! 팅-!!


김현수가 손톱으로 막자 녀석은 원하는 바를 쉽게 이루지 못했다.


‘얼마나 이생에 있던 거지?’


육체를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래시간동안 잠복해있던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나.”


되도록 힘을 아끼고 싶었지만, 아낄 수 있는 처지가 아닌 거 같았다.

그런데.


“....!?”


기술을 발휘하려는 순간, 녀석이 훼방을 놓았다.


‘이 XX가 정말!!’


그야말로, 죽고 싶어서 환장한 녀석이었다.

검과 손톱이 요동치는 한복판에 불쑥 등장했다.

그런데.


“.....!?”


내가 끼어드는 순간, 녀석뿐만 아니라 김현수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날카로운 손톱과 상대방의 검에 베일 상황이었다.

그런데.


“....!?”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덥석-!!


녀석들 사이로 나타나기 무섭게 나는 김현수의 손목을 잡고, 녀석의 검도 잡았다.

그러자 녀석뿐만 아니라 김현수의 눈도 덩달아 커졌다.


“이게 대체..”


내가 두 손가락으로 검을 잡자 녀석은 눈만 아니라 입도 다물지 못했다.

얼마나 놀랬는지 입천장이 보일 정도였다.


‘이 정도야. 뭐~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지.’


나는 웃으면서 그 시선과 그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


그 시간도 아주 잠깐이었다.

김현수가 반대편 손톱을 휘두르자 나는 잡고 있던 손목을 놓고 몸을 냉큼 틀었다.


솨아아아아아악-!!


하마터면 날카로운 손톱에 상처를 입을 뻔했다.

그런데


“어라라...?!”


그 잠깐을 놓치지 않고, 김현수는 냉큼 도망쳤다.

엄청난 도약력을 보여주더니 지붕 위를 마구 날라 다녔다.


“도대체 뭐지...?”


“젠장!!”


김현수가 도망치자 녀석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이 XX가!! 끼어드는 바람에 다 잡은 먹잇감 눈앞에서 놓쳤잖아.”


그 말과 함께 녀석이 발차기를 날리자 나는 두 손가락으로 잡고 있던 검을 황급히 놓고 허리를 뒤로 기울였다.


부웅-!!


눈앞에서 녀석의 발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아무래도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 같은데...오냐~!! 내가 죽여주마!!”


“저 녀석, 정체가 뭐야?”


내가 눈짓으로 물어봤지만 녀석은 순순히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스릉-!!


한눈에 봐도 날카로워 보이는 검이 지척까지 다다르자 나는 황급히 검을 생성해, 녀석의 검을 튕겨냈다.


팅-!!


칼집과 검이 부딪치자 맑고, 고운 소리가 울러 퍼졌다.

하지만 녀석은 더 할 모양인지 검을 또 휘둘렀다.


“죽어라!! 이 녀석아~!!”


‘말로 안 되면 힘으로 알아내는 수밖에.’


녀석이 죽일 기세로 검을 찌르자 나도 할 수 없이 검을 휘둘렀다.


챙-!!


내가 공격을 또 다시 막아내자, 녀석은 더욱더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우선, 이 녀석부터 처리하고 보자.’


아량을 베풀었지만, 녀석은 제 목숨 귀한 줄 몰랐다.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


‘이 검법 어디서 본 거 같은데...어디서 봤더라?’


녀석의 검을 막으면서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기억이 날 듯, 말 듯했다.

그도 그럴게.

예전에 이런 검법을 구사하는 녀석을 만났던 적 있던 거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휘릭-!!


막는 순간, 검의 경로가 곡선으로 휘어지자 나는 손목을 비틀어 녀석의 검을 흘려냈다.

그런데.


“....!?”


녀석은 뭐가 좋은지 입 꼬리를 연신 올렸다.


‘이제 끝을 내볼까.’


연검(軟劍)은 보편적인 검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든지 당황스러워했다.

그도 그럴게.

연검(軟劍)은 사용하기 매우 힘든 검(劍)이었다.

검이 얇고, 탄성이 있는 대신, 강도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손에 익으려면 오랜 시간 동안 연마해야했다.

그래야, 비로써 사용할 수 있는 검이었다.

반면.


‘....!?’


녀석의 기도가 변하자 나는 주의를 기울였다.

아무래도 필살기를 꺼낼 모양 같았다.

그게 맞는지.


“죽어라. 이 녀석아.”


‘생각났다!!’


녀석이 기술을 선보이자 나는 그제야, 녀석의 정체가 떠올랐다.

눈앞에서 엄청난 수의 뱀들이 날 물어뜯을 기세로 달려들고 있었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나름, 강했던 녀석이었다.


‘추억도 되새겨볼 겸, 어디 한 번 해볼까.’


내가 가만히 있자 녀석은 웃었다.

갓 들어온 신입 따위가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다.

곧 있으면 녀석의 몸에는 수천 개의 상처가 생길 게 분명했다.

그런데


“월영혼류검(月影魂流劍)”


첫마디를 시작으로


“섬월(掞月).”


마지막 말을 듣자마자 심연(深淵)속에 있던 기억이 불현 듯 떠올랐다.


‘설마..?’


녀석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검을 휘두르기 무섭게 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기억났나보네.’


비록, 세상은 달라졌어도 상황은 엄연히 똑같았다.

무섭게 달려들던 뱀들은 내 앞에서 떡하니 멈추더니 몸이 수십 개로 갈라졌다.


스르륵-!! 스르륵-!!


사라지는 뱀들을 보면서 나는 기대감을 한껏 가졌다.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실루엣 사이로 녀석의 표정이 점차 드러났다.


“어때?! 옛 추억이 스멀스멀 떠오르지 않아?”


“에이~ 아닐 거야...이럴 리가 없어.”


녀석이 현실을 부정하자 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비영무사(飛影武士), 독사영(毒蛇影).”


“......”


“독사검무(毒蛇劍舞) 제 1형, 천사(千蛇).”


내가 별호를 시작으로 이름, 기술 명까지 정확히 맞히자 녀석은 어미를 잃은 새끼 양 마냥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에 나는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녀석의 이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겁먹지 마. 안 잡아먹을 테니까.”


내가 분위기를 풀기 위해 웃으면서 말했지만, 녀석은 잔뜩 경직돼있었다.


‘왜 여기에..’


방금 전.

그 기술은 오직,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기술이었다.

옛 추억처럼...이번에도 내 기술은 닿지도 못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지막 기억 속의 그때랑 완전 똑같았다.

아니, 그때랑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한다면...살아있다는 거였다.

그때는 가차 없이 죽었다.

그때.


탁-!!


내가 다가가자 녀석은 손을 다급히 뻗었다.


"멈춰!! 오지 마!!"


단지, 한 발자국만 앞으로 걸어갔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녀석은 겁을 잔뜩 먹었다.

그 모습에 나는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를 유지했다.


‘...괜히 했나?’


좀 씁쓸했지만, 나는 이만하기로 하고 궁금증을 물어봤다.


“아까, 그 녀석 뭐야?”


꿀꺽-!!


녀석이 침을 삼키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까 그 모습은 어디 간 거지?’


기세등등하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어지진 오래였다.

심지어 욕까지 하던 녀석이었다.

그때.


“바, 바...방금 전 그 녀석은...꺼..꺼, 껍데기만 인간일 뿐, 실상은 죽은 영혼이 육체를 빼앗은 거예요. 인간의 육체를 빼앗은 영혼을 원귀(寃鬼)라고 부르죠.”


녀석이 무슨 바람이 분 건지 몰라도 순순히 대답해줬다.

그것도 상세히.


“뭐야, 그런 거였어?”


“그럼, 저는 이만...”


“잠깐!!”


내가 불러 세우자 허리를 황급히 숙이고 몸을 돌리고 있던 녀석은 몸을 재빨리 원위치 시켰다.


‘설마...’


불안감이 엄습했다.

눈앞의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단칼에 죽일 만한 역량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성격이 예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면...’


필시, 죽이고도 남을 놈이었다.


‘젠장!! 만나도 하필이면 천마(天魔)를 만나다니...’


고금을 통틀어 절대자(絶對者)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는 뛰어난 업적을 일궈냈다.

그런 그가 눈앞에 있자 손발이 절로 떨려왔다.


‘그때, 대체...무슨 생각으로 도전한 걸까.’


뒤늦은 후회가 물밀 듯 들었다.


*


“뭐야? 그런 거였어?”


길거리를 걸으면서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대화를 마치고 학교를 돌아가면서 녀석과 나눴던 얘기들을 되짚어봤다.

녀석을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됐다.

몬스터뿐만 아니라 헌터의 영혼도 수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진짜인가 보네.”


나는 지금 학교로 향하면서 한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아무래도 그 말이 사실인 듯 보였다.

검을 버젓이 들고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어떠한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니,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 마냥,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갈 뿐이었다.


“정말 안 보이나보네.”


고작, 검 하나가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참, 보면 볼수록 신통방통하네”


나는 검을 들고 물끄러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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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재회 24.05.20 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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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09. 도둑놈 24.05.13 1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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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그림의 떡 24.05.11 27 1 10쪽
6 006. 믿을 놈 하나 없다. 24.05.10 34 1 10쪽
5 005. 원귀(寃鬼) 24.05.09 31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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