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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수입니다-!

Shift UP : 광속여고생의 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스포츠, 로맨스

청정수
작품등록일 :
2020.05.20 12:45
최근연재일 :
2020.07.11 16:4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005
추천수 :
108
글자수 :
245,184

작성
20.06.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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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 4. 입학 3

DUMMY

“...건 오빠가 싫은 건 아니지만........”

“것봐. 결국 남자가 목적이였네.”

“그렇게 노골적으로 말하지 마.”

“대체 얼마나 잘 생겼길래 사람이 이렇게 변하는 거야. 나 그 오빠한테 절이라도 하구 싶다. 야.”

“뭐?!”

“너가 이렇게까지 순정적으로 나올 때가 있었어? 내가 아는 한 없거든.”

민희의 말에 나는 시선을 피했다. 더 이상 말을 섞었다간 일만 커질 것 같아서 일부러 뻘쭘한 분위기를 만들어보았다. 잠깐 조용해지면서 카페에서 틀은 음악이 들려왔다.

“하아, 엄마한텐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해줄까?”

“나도 못 믿겠는데 엄마라고 이해하겠냐?”

“야아.”

실망 잔뜩 섞어 언성을 살짝 높이자 민희는 귀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어차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니까 그냥 버팅겨.”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주지?”

“이 이상 더 어떻게. 그 학교가 네가 말하는 만큼 좋다고 해도 스카이나 하버드 같은 데가 아니면 지잡대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그딴 소리 하지마! 담탱이랑 똑같은 소리하고 지랄이야.”

“아, 담탱이도 그랬어? 하하하.”

민희는 사람 생각은 다 같나보네. 라며 건들먹거리며 음료수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

“지영아, 너는 그 학교에 가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뭐야?”

“레이서가 되고 싶어.”

“레이서-? 레이싱게임에 나오는 그거?”

“응. 누구도 무시못할 만큼 빠른 레이서가 될 거야.”

“공주님 입에선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이야기다- 암만 들어도 적응 안 되네.”

“우씨!”

“비아냥거리는 거 아니야~”

민희는 내가 테이블을 내려치는 시늉을 하며 째려보자 고개를 저으며 멋쩍게 웃었다.

“아직 나도 뭐가 되고, 어떻게 되고 싶은지 못 정했단 말야. 그래도 나름 네임밸류 있는 대학교에, 괜찮은 학과에 들어갔는데 그럼 뭐하냔 거지.”

“거짓말!”

민희는 나보다 훨씬 전부터 자기의 장래를 정한 줄 알았다.

“공부하는 애들이 다들 꿈이 있어서 기를 쓰고 하는 줄 아냐. 성격도 좋고, 예쁘고 완벽하기까지 한 내가 왜 공부 못하고 남자만 밝히는 너랑 맨날 붙어다녔다고 생각해?”

“뭐. 싸우자는 거야?”

“아, 말이 좀 심했다- 하하.”

“이미 상처받았거든. 김민희.”

친구에게 배신당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걸 말하나보다. 민희는 들으라는 듯이 낄낄대며 웃었다.

“원랜 요조숙녀 뺨쳤던 수수한 아이였어.”

“너가?”

“그럼-!”

오른팔을 허리춤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며 강하게 긍정하는 표정을 보였다.

“너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얼마나 참한 신붓감이였는데.”

“깬다. 너...”

“주위에서 다들 ‘민희는 정말 좋은 신붓감이 되겠네-’ 라고 치켜새웠는데. 으휴. 지겨워.”

거기서 긴 머리 손으로 휘날리면 그럴 듯 해보이나봐?

“그만해. 이제 와서 이미지 세탁하려 하지 마.”

“아니, 진짜래두?”

“처음 봤을 때부터 불량소녀였거든요.”

얘가 요조숙녀라면 나는 지금쯤 현모양처로 이름을 떨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민희는 믿어달라면서 서로 처음 만났던 중학교 때의 일을 털어놓았다. 현실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범생이인 척 하던 자신이 대놓고 불량공주를 자처하던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에 대화를 나누었다. 얘가 여태껏 하던 행동을 생각하면 신빙성이 너무 없는 이야기였다.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얘는 외계인처럼 할 건 다하면서 노는 불량한 천재였을 뿐이다.

저녁에 집에 들어왔을 때 엄마는 학교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등록금을 내주겠다고만 했다. 준서의 등록금은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걔가 어떻게 되든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지만 엄마가 버는 돈으로 대학 2군대의 등록금을 내주는 게 쉽진 않을 테니까. 엄마는 나한테 말했다.

“준서라면 걱정 안해도 돼. 걘 장학금 받을 거니까.”


***


속도계가 무자비하게 올라갔다. 건은 탑 6 결정전의 무대가 될 메인서킷을 달리고 있었다. 메인서킷은 보레대의 모든 성적이 결정되는 만큼 코스 자체가 극악이기로 유명했다. ‘마의 항아리 코너’ 라던가 ‘사신의 낫’ 등 별명이 붙은 코너들이 즐비했다.

건은 완만하게 꺾여있는 도로에서 빠져나와 기어를 4단으로 변속했다. 건의 새 차는 시속 200km를 우습게 넘겼다. 직선으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의 끝엔 ‘사신의 낫’ 이라 불리는 11번 코너, 초저속 헤어핀이 기다리고 있었다. 헤어핀의 형태가 낫처럼 생겨서 붙여진 것인데, 최고 260km/h을 넘나드는 구간의 끝에 붙어있으니 과장이 아니다. 차는 이미 240km/h를 넘겨 헤어핀까지의 거리는 순식간에 반으로 줄었다. 건은 오른발에 힘을 더주며 악셀에서 발을 때지 않는다. 눈 앞에 사신이 낫을 들고, 어서오라고 환영하는 손짓이 보인다.

건이 발 앞꿈치를 꺾어 악셀을 가로질러 브레이크 밟는다. 바늘은 순식간에 200 아래로까지 내려가지만 내리막길이라 제동거리가 길어졌다. 건은 왼발로 클러치를 밟아 3단으로 변속하면서 악셀을 뒷꿈치로 눌렀다 땐다. 빠른 속도를 효과적으로 억누르기 위해 쓰는 브레이킹 테크닉. 제동거리 1m 차이가 생사를 가르는 레이싱의 세계에선 필수 테크닉으로 여겨진다. 2단으로의 변속과 함께 속도는 140km/h까지 줄었다. 사신의 낫까지의 거리는 40m 가 채 안된다. 사신이 낫을 휘두르기 1초하고 콤마 몇 초 정도, 코너의 돌입지점 바로 앞에서 건은 1단으로 변속을 감행한다. RPM이 한계치를 상회하며 속도는 90km/h까지 줄었지만 사신은 낫을 휘두르고 있었다. 공략은 이미 실패했고, 이젠 어떻게든 추돌 안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건은 브레이크 페달을 제빠르게 밟고 땐 뒤 악셀을 밟고 뒷바퀴를 헛돌게 만들었다. 핸들이 왼쪽으로 꺾여있는 상태에서 차 앞머리가 과하게 회전할 때, 다시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리며 페달을 밟는 세기를 조절했다. 차는 코스의 왼쪽을 바라보는 가운데 뒷타이어가 사신의 흉기에 닿지 않으려 죽어라 지면을 차기 시작했다. 하얀 연기를 내며 제 몸을 아스팔트에 갈아내는 살신성인 정신 덕에 충돌 2cm 전에 겨우 통과했다.

“X발!!”

사신의 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무리하게 차를 회전시킨 것이 문제가 됐다. 앞유리가 코스 바깥, 왼편을 비추는 상황, 한계를 넘은 차를 제어할 수 없었다. 건이 할 수 있는 건 차를 180도 스핀시키는 것뿐이었다. 차는 그대로 반대쪽을 바라보며 멈추었다. 건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

시끄럽게 터지는 공회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찰나의 순간. 수만가지 생각을 악셀페달에 싣고서 다시 서킷을 주행했다.


건은 찝찝함해하며 피트로 들어왔다. 피트 안에 있던 세희는 타이어의 상태를 보고 한 숨을 쉬었다. 이미 한계까지 마모가 되다 못해 고무가 찢어져서 달랑거리기까지 했다.

“선배. 타이어가 이 지경이 됐으면 들어오셨어야죠! 아까 스핀하셨죠?”

“어.......”

건은 머리부터 발 끝 까지 땀에 젖은 체 차에서 내렸다.

“타이어가 하얗게 셀 정도로 공략하면 당연한 거죠. 타이어 갈아드릴게요.”

“1분 1초가 아까워. 빨리 부탁할게.”

세희는 눈을 감으면서 열불이 나는 걸 꾹 참았다. 아침부터 나와서 저녁이 될 때까지 건은 계속 코스를 돌고 돌았다. 뒤차닥꺼리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고 있으니 화가 날만도 했다. 겨우 쌍욕을 참고서 세희는 불멘소리를 냈다.

“선배. 부담되시는 건 알겠지만 차를 이렇게까지 혹사시키는 건 좋지 않아요.”

세희는 유압쟈키를 사이드스텝 아래에 넣고 뒷바퀴가 뜨게끔 쟈키를 높였다. 드릴처럼 생긴 임펙트 렌치로 휠볼트 분리하는 세희. 건은 세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않은 체 피트 바깥으로 나간다. 꽤나 뼈를 때리는 말이여서 건은 한 숨만 내쉬었다.

멀리서 차 한 대가 피트로 들어온다. 빨간색 브레인. 머슬카 특유의 굵직한 엔진소리를 뽐내는 차는 탑 6 결정전에 진출할 차는 아니였다. 튜닝이 되지 않은 차의 주인이 누군지는 보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 차는 예상대로 건의 피트 옆에서 멈췄다.

“교수님.”

“상태 좀 볼 겸해서 왔어.”

“예........”

효영은 잘 안 풀리나보다며 차에서 내린다.

“세희한테 혼났어요. 뒷 타이어 혹사시켰다고.”

“하하하하~”

효영은 건이 곤혹스러워질만큼 크게 웃었다.

“새 장난감이 어지간히도 맘에 드나봐?”

“전혀요. 타임이 확실히 줄었지만 내 실력이 아니라 저 녀석 성능으로 이긴 느낌이에요. 하루종일 찝찝하죠.”

효영은 임펙트 렌치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피트 안 쪽을 살짝 본다. 세희가 뒷 타이어를 신경질적으로 다루는 걸 보고 대강 뭔 일이 있었는지 눈치 챘다.

“그래서 일부러 타이어가 터져나가기 직전까지 혹사시킨 거구나. 밟을 때마다 슬립이 일어나게끔 말야.”

“틀리진 않은데요. 그건 그것대로 맘에 안들어요. 느리다는 게 데이터로 딱 나와 있으니까요.”

“그게 네가 전보다 성장했다는 증거야. 전엔 수치보다 네 자신을 중요시했었잖아.”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탑 6 결정전이 결정되고 난 뒤부터 서킷에서 맹연습. 나오는 모든 기록들은 데이터화되어 건에게 현실을 들이밀었다. 이전의 차보다 확연히 빠른 새로운 녀석이 밉살스러워도 어쩔 수 없었다.

“탑 6 결정전에서 살아남으려면 고집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 학교 탑이라는 녀석들은 어지간히 미친새끼들이 많으니까요.”

“예를 들면?”

효영은 다 알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5위에 있는 이와타니라는 녀석이요.”

“아- 걔 무섭지. 확실히 보레대에서 걔 만큼 파격적인 애도 없지.”

이와나티 슈이치, 일본팀에서 올라온 그는 신형 예덴으로 탑 6 결정전에 참가한다. 그의 예덴은 서킷 레이스에 나갈 준비를 완벽히 마쳐놨다.

“저번에 그 차와 잠깐 나란히 달렸던 적이 있어요. 소름이 돋더라고요. 튜닝된 예덴이 아무리 괴물이라 해도 그 미친 코너 돌입, 탈출속도는.......”


작가의말

곧 탑 6 결정전이 다가옵니다... 전 죽을 맛입니다. 뭐하자고 이런 걸 짜갖고 미쳐버리겠네요. 코 앞까지 다가오긴 했으나, 이 녀석들을 어떻게 치고박고 싸우게 해야 할 지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GTA처럼 총이나 들게 해버릴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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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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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20.06.20 16:45
    No. 1

    추천 꾸우욱!
    안녕하세요!
    건필을 기원합니다!

    공모전도 끝났고...
    뭔가 시원하면서도 허전하네요.
    저는 31화부터 월화수목금 연재로 완결에 도전합니다.
    혹시, 시간 눈곱만큼 나실 때 들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청정수
    작성일
    20.06.20 19:12
    No. 2

    감사합니다 ^^;;; 쓰디쓴 고배를 마시고나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느랴 다른데 눈을 둘 생각을 못하게 도네요. 연재하시는 글 보러 갔을 때 꼭 흔적 남기고 갈게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정원교
    작성일
    20.06.20 16:47
    No. 3

    추천, 잘 읽었어요. 작가님 화이팅^^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청정수
    작성일
    20.06.20 19:12
    No. 4

    매번 너무 빠르셔요 ㅎㅎ 역시 한국인 다우십니다! 감사드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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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4. 입학 8 20.06.25 15 0 11쪽
37 # 4. 입학 7 20.06.24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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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4. 입학 4 20.06.21 14 0 11쪽
» # 4. 입학 3 +4 20.06.20 20 2 11쪽
32 # 4. 입학 2 +4 20.06.19 27 2 11쪽
31 # 4. 입학 +2 20.06.18 33 1 13쪽
30 # 3-1. 면접 5 +2 20.06.17 21 1 12쪽
29 # 3-1. 면접 4 +2 20.06.16 18 1 11쪽
28 # 3-1. 면접 3 +2 20.06.15 18 2 11쪽
27 # 3-1. 면접 2 +1 20.06.14 21 1 11쪽
26 # 3-1. 면접 +1 20.06.13 24 1 11쪽
25 # 3. 일상, 그리고 결심 2 +4 20.06.12 30 2 11쪽
24 # 3. 일상, 그리고 결심 +4 20.06.11 24 2 13쪽
23 # 3. 일상, 그리고 결심 +3 20.06.10 25 3 12쪽
22 # 2. 보레대 캠퍼스 여행 -끝- +6 20.06.09 30 3 11쪽
21 # 2. 보레대 캠퍼스 여행 13 +3 20.06.08 3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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