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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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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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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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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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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8,899

작성
22.05.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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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태양과 인간(1)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54화.









초월자는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은 자에게 주어지는 격이다.


신화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존재에게 주어지는 격이다.


그렇다면 전설은 어떨까?


초월자와 신화 중간에 있는 격.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두 개의 것과는 다른 무언가의 격.


전설은 실로 뭐라 정의하기 애매한 격이었다.


전설을 거쳐 온 나조차도, 나뿐만이 아니라 검성도, 현자도 다른 모든 이도 마찬가지일 거다.


경험했음에도 경험을 정의하지 못하는 모순이 잔뜩 담긴 격이 전설이라는 놈이다.


한데 누구도 알아내지 못한 모순의 답을 이 시대의 ‘무(武)’가 알려주고 있었다.


“저게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한 거였군요.”


“내 말이·········”


무신의 3가지 권능.


반격의 권능, 시공간의 권능, 증폭의 권능.


하나하나 주옥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이 권능들은.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무적에 가까운 포스를 보일 수 있다.


다만 그게 가능성을 논할 수준을 이미 벗어난 이야기였다는 게 문제였을 뿐이지.


권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 자체가 가능하고 불가능하고의 차원이 아니다.


이미 시스템상으로 절대 불가능한 영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보였다.


그 어떤 존재보다 자신의 권능에 치여 사는 존재.


그 누구보다 권능에 의존해야만 하지만, 의존할 수 없는 존재.


권능이 기술의 영역이기에 세계가 정해준 격이 강함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어떤 누구보다도 격에 민감한 존재.


셀 수 없이 수많은 결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그를 이렇게 평한다.


세계가 설정해둔 이레귤러인 존재라고.


격에 민감하지만, 격에 휘둘리지 않는.


권능에 모든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기술에 온 심력을 다 쏟아야 하는.


상대보다 자신에게 더 철저히 냉혹해야 하는.


모순의 연속 속에서 살아가는 ‘이레귤러’라고.


“저게 말이나 되냐?”


“준호 씨랑 비교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분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일게.”


직업이 가진 특수성을 자신의 의지대로 사용하는 피라젤.


이것이 기술이 정점이라고 홀로 외치며 고독히 싸우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무인(武人)으로 보였다.


“아폴론 상대로 저렇게까지 선전하다니.”


“피라젤의 재능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3가지의 권능을 한꺼번에 완벽히 구사하는 것이 아닌.


한 상황에 한 가지 권능을 확실하게 사용하는 전투법을 구사하고 있는 피라젤이.


손에 태양을 거머쥔 아폴론을 상대로 상처 하나 없이 분전하고 있었다.


반격의 권능으로 쇄도하는 태양을 무력화시키고.


육탄전을 응해오는 아폴론을 시공간의 권능을 사용해 압도한다.


물량으로 승부를 걸어오면.


능숙하게 증폭의 권능을 사용해 회피, 반격, 공격을 병행하며 대응한다.


이기진 못해도 지지도 않을 수 있는 확실한 전투 방식.


태초를 상대로 무조건 버틸 수 있는 전투법을 구사할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걱정한 내가 뭐가 되냐·········”


나와는 다른 강함.


폭발적인 파괴력이 아닌 물과 같은 유연함이었다.


상대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흐름을 구사하는 힘의 운용에 그저 감탄만을 하고 있었다.


“2분이 지났다.”


“벌써요?”


무의 기운으로 내 몸을 봐주고 있는 수호자의 말에 흠칫 놀랐다.


2분이라는 시간.


나는 저 시간 때문에 이 거지 같은 결계에 들어와야만 했다.


그런데 피라젤은 버텨내기는커녕 오히려 전투 자체를 휘어잡아 주도하고 있다.


“······이젠 누가 더 강한지 모르겠네.”


전설과 신화의 차이.


이는 직업의 차이로 메꿔질 차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확신했다.


내 힘은 일부는 물려받은 복제품에 불과하다.


누군가로부터 이식받아 내 것도 아닌 힘을 다루는 것에 몰두해야만 한다.


그에 반해 피라젤은 자신의 힘을 다루며 단련한다.


여기서 개인의 강함을 만드는 근원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쉽게 말하면 성장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


자신의 힘을 발전시키는 것과 남의 힘을 복원시키는 것.


딱히 비교해보지 않아도 확 체감되지 않는가.


예전에는 격의 차이와 기술의 차이가 벌어진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직업의 차이와 좁혀진 기술의 차이가 벌어진 격차를 좁히고 있다.


“무신이라······”


성녀, 무신 같은 세계가 정해준 플레이어 절대자의 직업들.


미래에는 아마 그들이 나보다 더 강해져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 않을까?


그토록 패배의 쓴맛을 보여줬던 아폴론을 상대로 나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준호 씨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다니. 피라젤도 참 대단하죠?”


“안 좋은 의미로 자아 성찰 중인데. 다시 복기시켜줘서 감사하네요······”


“피라젤이 강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무신을 얻은 시점부터 말이죠?”


“나도 알아.”


“그러니······”


유나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은 잘 알고 있다.


위로일 수도 있고,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일 수도 있다.


자극하려는 말도 포함되어 있었고 당연한 일이라며 괘념치 말라는 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위로, 응원이라는 말로 그녀의 말을 해석하지 않았다.


단순한 단어들 안에 그녀의 의지를 담고 싶지 않다.


그냥, 뭐랄까 인연에서 만드는 공감이랄까?


정확한 뜻으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유나도 말했듯 피라젤이 나를 뛰어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무신의 직업을 얻었을 때부터 이미 벌어지고 있던 격차.


사실 앞서나간 것이 아니라 뒤처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단순히 그때 그 순간 좀 더 강했다고 객관적인 강함의 차이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상황, 요소들이 순간적으로 그저 좋게 작용했을 뿐이었을 수도 있다.


단지 한순간의 승리를 알량한 본능이 멋대로 해석해 나를 피라젤보다 더 위에 있는 존재로 인식시켰을 뿐일 수도 있다.


알고 있다.


·········알고 있었단 말이다.


그러니 위로는 필요 없다.


“괜찮아.”


“괜찮은 거 맞죠?”


“동료가 강해졌다고 시샘하는 사람이 잘못된 거지.”


질투심과 동경심은 달라도 너무 다른 거다.


강해진 그를 따라잡기 위해 품어야 할 감정은 동경이어야만 한다.


지금의 나는 생각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닌 감정 자체가 틀려먹었다.


“후·········”


피라젤은 게임 시작했을 때부터 1등을 유지하고 있었던 놈이다.


그런데 그 1등의 자리를 탐험가였던 내가 검성으로 전직한 것만으로 따라잡았고.


거기서 모자라 그를 능가했다.


거의 버그나 가까운 현상을 저질러서 앞지른 내가 그를 질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까?


단연코 없다.


그러니 받아들이자.


그가 나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유나가 나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던 것처럼.


이젠 내가 모든 플레이어의 정점이 군림하는 사람이 아님을.


군림하는 자리를 내어줬단 사실을 깨끗이 인정하자.


“됐어.”


“그 표정은 체념이 아닌 미래를 향한 디딤발이라고 생각할게요.”


“고마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유나가 내 생각을 읽었던 걸까?


사뭇 진지해진 그녀의 표정은 수심 깊은 많은 생각과 감정을 담고 있었다.


게임에서 만난 인연이었고 이 인연은 현실로 이어져 끊을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운명 안에 갇힌 우리가 서로를 공감하고 의지하며 받들어준다.


이번에도 똑같다.


그 감각이 이번에는 피라젤에게 느꼈을 뿐이다.


딱히 크게 달라졌거나 변한 점은 없다.


뭐, 가족 한 명이 더 생겼다는 감각이려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네.”


“그렇죠?”


“이것까지 읽었어?”


“후후······”


무서워라.


비밀이 없는 관계가 강제로 만들어진 기분이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전부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불공정한 느낌.


일방적인 느낌이다.


상방이 되어야 운명이고 가족이고 논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아니에요.”


무섭다.


섬뜩하다.


너무, 진짜로.


“슬슬 약속한 시각이 되어간다.”


풀어진 우리를 바라보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무의 수호자가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잡담 아닌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벌써 전투 지속 시간이 3분 50초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피라젤의 모습은 여전히 고강했고 큰 상처가 없어 보였다.


반격의 권능 앞에선 신조차도 쉽게 뚫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강해진 걸까?


나중에 꼭 들어봐야 할 이야기가 생겼다.


“몸 상태는 어떻지?”


“나쁘지 않아요. 주작의 불꽃이 되살아나서 회복이 점차 빨라지고 있으니까요.”


주작의 불꽃, 성녀의 빛, 수호자의 무의 기운.


육체와 정신을 모두 회복시킬 권능이 모두 내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며 날뛰고 있는데.


어떻게 회복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상처가 심하긴 심했으니까.


“좋다. 만전의 상태는 만들 수는 없어도 그 정도만 되면 활약할 수 있겠지.”


“예.”


“검성이 오면 바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계신 겁니까?”


“모른다. 하지만 그대가 알 것 아닌가?”


어.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말하기엔 수호자의 눈초리에 담긴 믿음이 상당하다.


추측은 해봤자 쓸모없고 잘 대처하는 수밖에 없겠지.


“검성의 전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아폴론은 현재 대량의 영향력과 격을 손실한 상태라 검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겠죠.”


유나에게 빛의 태양을 만들어 기사단을 몰살시키자고 한 것도.


무리해서 그에게 상처입힌 것도.


사실 조금이라도 그의 피해를 누적시키기 위함이었다.


검성이 왔을 때 이길 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해서.


과정이 어떻고 저쩌고 전부 무시하고 결과만 봤을 때.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아폴론이 나를 얻기 위해서 무리하게 영향력을 운용했으니까.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영향력도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격 또한 주춤거리고 있을 거다.


격 자체가 떨어졌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격과 권능은 의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게 주요하게 작용할 거다.


주인의 상태에 따라 거의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까.


············나처럼.


젠장.


“그가 오면 곧바로 이 결계부터 부숩시다.”


“왜지?”


“내부에선 외부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아폴론을 만약 죽였다고 쳐도 다른 신의 간섭에 휘둘리는 순간 답이 없어집니다. 최대한 변수는 제거해야 해요.”


결계 외부에선 내부가 보이지만.


내부에선 외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초집중을 사용해 격을 집중한다면 내부에서도 시야 확보가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건 너무 손실이 크다.


그러니 결계는 없는 것이 좋다.


태양의 수식언을 가진 결계의 이름이 거슬리기도 하고.


“저와 피라젤, 유나가 검성과 아폴론을 상대하고 있을 때 결계를 파괴해주십시오.”


“알겠다.”


이제 3초.


작전은 얼추 만들어졌고.


작전이라고 할 것도 없긴 하지만.


이제 검성이 와서 저 빌어먹을 태양신을 죽여버리면 된다.


얄궂게도 천계에서 이런 일까지 겪게 될 줄은 몰랐는데.


쿵!!


쿵!!! 쿠궁!!


자. 오셨다.


“요란하네.”


등장 연출을 얼마나 고심한 건지.


쓸데없는 힘이나 낭비하고 있네.


그래도 나쁘다는 건 아니다.


분위기 자체가 고조되고 이를 넘어서 분위기의 흐름 자체가 이쪽으로 넘어오고 있었으니까.


“왔는가?”


아폴론도 검성의 기운을 느꼈다.


다가오는 인간의 재앙.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 걸작 중 하나가 태양의 결계 내부로 도래하고 있었다.


그 재앙의 도착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검기를 운용했다.


폭렬의 검기가 재차 포효하며 단일 검술을 여러 발동시켰고.


펄럭!!


주작의 날개가 아름답게 펼쳐지며 화려한 불꽃이 휘날렸다.


“준비 완료.”


“저도요.”


빛의 기운을 몸에 두른 유나도 침을 꼴깍 마시며 긴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이 개 같은 전투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최후의 승자가 우리일지, 저놈일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미래의 그려진 그림에는 우리가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


쾅!!


그 생각과 함께.


결계 내부에 검기가 범람했고.


“너무 늦었군.”


“너무 정도가 아닙니다.”


그가 왔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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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대탈출(3) 22.05.18 70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4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79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3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1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4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6 0 12쪽
» 태양과 인간(1) 22.05.09 78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1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1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3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1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66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68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4 0 13쪽
446 지원(3) 22.04.29 7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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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지원(1) 22.04.27 72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0 0 12쪽
442 최후의 기사(1) 22.04.25 64 0 19쪽
441 격돌(3) 22.04.23 63 0 12쪽
440 격돌(2) 22.04.22 74 0 13쪽
439 격돌(1) 22.04.21 65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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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조력자(1) 22.04.18 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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