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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검의 전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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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기사(1)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442화.











유난히 Glorious game은 다른 MMORPG 게임과 비교해봐도 높은 자유도를 자랑했다.


방대한 월드 크기, 강압적인 퀘스트의 부재, 수많은 기회 제공 등 자유도를 구축하는 요소가 상당히 방대하게 구성되어 있었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요소는 게임적 데이터(레벨, 스킬, 권능)보다는 플레이어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싸움 방법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수치보다 상대적인 기술이 더 능가하는 세계였다.


이런 많은 플레이어에게 전해지고 정론으로 자리 잡자 레벨을 올리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좋은 스승을 만나 기술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론 히든 직업이나 히든 퀘스트 등에 목매다는 사람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기술을 올리는 것보다 절대적 수치를 압도적으로 상승시키는 방법도 강해지는 방법의 하나였으니까.


절대적인 수치는 상대적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였으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해진 정론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레벨 올리는 것만 열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곳곳에 숨어 있는 초월자들을 찾아냈고 스승으로 삼았다.


플레이어들이 찾은 강자는 업적의 문을 개방한 초월자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대부분 일정 수준의 격을 달성한 존재들이었으며 최소 초월의 격을 뚫은 강자들이었다.


딱 여기까진 좋았다.


열린 마음으로 제자를 받아들이는 초월자들이 많아질수록 플레이어들의 수준도 이례적으로 상승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다음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평균 플레이어의 힘이 강해진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강자들과 엮이게 됐다는 것은 업적의 사냥개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적의 문을 연 자와 업적의 문을 연 자의 전투는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시 한쪽은 크게 전투력이 크게 상승해버린다.


초월자인 스승의 곁에 지내면 이 법칙을 이용하기 위한 놈들이 계속해서 싸움을 걸어온다는 거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초월자와 초월자의 싸움에서 제자로 들어간 플레이어들은 몇 번의 죽음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저 하늘로만 보였던 스승이 만약 패배라도 하는 순간 그 이후 사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끔찍할 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정상급 플레이어들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전쟁이 벌어졌고.


태초의 존재들부터 시작하여 그들을 보좌하는 전설의 등장.


소의 말하는 신의 심복들이 보여주는 위용은 그간 상상했던 모든 것을 능가하고 있었다.


아등바등 힘겹게 올라온 플레이어가 그간 해왔던 성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새로운 강자들의 등장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이의 노력을 전부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였다.


“이게 말이 돼?”


“···············그토록 강했던 스승이었는데.”


인계와 천계의 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금.


각 계층의 지배자들은 승리를 위해 생명을 학살했다.


마치 인계가 자신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듯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또 파괴했다.


플레이어들을 제자로 삼은 초월자인 스승들은 대항해봤지만, 터무니없이 강한 신의 기사단장들에게 처참히 패배하였고.


제자로 지내던 플레이어들은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페널티와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뭐냐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거야?”


“젠장!! 하라고 만들어둔 게임이 맞긴 하는 거야?!”


안식처였던 신의 도시.


스승의 힘으로 보호되고 있던 보금자리.


자신들이 전부 가꿔온 ‘있을 곳’이 파괴되는 사태를 눈앞에 두고 그저 수용할 것을 강요받았다.


“저놈들은 어떻게 싸우는 거야.”


“이렇게 큰 차이였다니············”


“애당초 따라잡을 수 없던 거였어.”


추가로 이에 대항하는 준호의 길드원들, 인류의 등불, 조력자들을 보며 플레이어들이 이미 느끼고 있었던 박탈감을 몇 배로 증폭됐다.


쓰러지는 기사단장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파도처럼 밀려오는 신의 기사들을 일순간 없애버리는 공격에 혀를 내둘렀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전개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도 많았으며 무엇하나 이뤄낼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져, 혹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에 빠져 모두 들었던 검, 지팡이, 방패를 내려놓았다.


“저건 또 뭐야············”


“···············돌아버리겠군.”


“멸망이 다가오는 건가··················?”


털썩.


이미 내려놓았던 무기와 함께 또 앞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주저앉는 사람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자신들의 스승을 이긴 기사단장을 이긴 우리를 가로막는 신의 대변자의 등장이 이와 같은 현상을 만들었다.


가장 강한 플레이어들조차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권력.


“하하······”


“어이가 없군.”


“빌어먹을.”


그나마 남아있던 작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플레이어들.


모두가 이런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우리가 미래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 가능하긴 할까? 해서 의미는 있을까?’


상대적 약자에 속한 사람 대부분이 이런 질문과 함께 절망했다.


넘을 수 없는 벽을 맞이하면 자연스럽게 드는 본능에 가까운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것과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 준호였다.


강자를 제일 많이 만나왔으며 가장 높아 보이는 벽을 항상 마주하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준호는 절망하지 않았다.


투정 부리거나 욕하며 상황 자체를 부정하려던 적은 많았으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진 않았다.


“시발.”


하지만 절대란 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법.


처음으로 준호가 게임 내에서 절망을 직감하고 있었다.


“더럽게 강하네.”


놀라운 격을 방출하며 자리를 지키는 5명의 신이 가진 최종병기.


단 5분의 전투로 피칠갑이 되어버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예민해진 감각이 후퇴를 시끄럽게 외쳐대고 있었으며 발동된 초집중이 뇌의 총량을 아득히 넘기는 정보를 머리에 박아넣고 있었다.


과한 정보로 경직되는 몸, 아니 이젠 잘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검을 들었다.


포기하고 싶은 절망이 아닌 패배의 단어가 떠오르게 만드는 절망.


궁기 때도 느끼지 못한 패배의 강렬함이 서서히 잠식해오는 것이 떨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것이 공포란 거다.”


“나약한 자만이 겪게 되는 감정이지.”


“신을 배반한 자의 최후로써 어울리는 모습이구나.”


힘겹게 검을 올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과 스킬로 보호 구역을 만들고 있었지만,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내 공격이 저들에게 먹힌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큰 상처를 입을 때까지 나도 가만히 있던 게 아니었다.


누구는 팔 한쪽이, 누구는 다리 한쪽이, 또 다른 누구는 눈 한쪽을 잃었다.


저들 모두에게 쉽게 수복할 수 없는 상처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상태였다.


또한 유나의 구출도 성공했다.


“치료해드릴게요.”


바로 뒤에서 빛의 힘을 운용하고 있는 그녀는 지속해서 회복과 버프를 내게 걸어주고 있었다.


그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정도도 아마 불가능했을 거다.


빛의 힘이 마계의 존재들한테 가해지는 것처럼 신의 신성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면 저들 중 누구는 필시 죽었을 텐데.


아쉽네.


아니, 아니 잠깐.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앞으로 10분. 버틸 수 있을까?”


“············그러게요.”


결계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했던 건 초집중을 활용한 정보 분석이었다.


정보 분석의 대상은 당연히 결계 전체였으며 결계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알아봤다.


분석 결과, 15분이라는 시간이 나왔고 그로부터 5분이 흐른 시간이 지금이었다.


“10분. 절망적인 시간이긴 하네요.”


“해봐야지.”


궁기 때처럼 저들이 방심하거나 놀아주기만 한다면 다행이긴 한데.


섬기는 신한테 무슨 말을 듣고 온 건지 방심은커녕 전력으로 나를 죽이려 든다.


그나마 대화하는 비중이 있어서 살 것 같긴 하다.


헛소리의 비중이 99.9%여서 들을 가치도 없었고.


“어떻게 하실 거예요?”


“생각해보고 있어.”


“가능할까요?”


“············가능성을 찾는 게 우선이겠지.”


현 상황에서 희망적인 부분을 찾기란 매우 힘들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절망에 가까워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


이곳에서 산채로 탈출하는 건 0%에 수렴된 경우이지 않을까?


‘가능’의 유무보단 ‘가능성의 유무’부터 따져야 할 판국이다.


“정면 승부로 가면 무조건 지겠죠.”


“맞아. 어떻게든 변수를 창출해야 해.”


지금 우리가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다.


시작할 때는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는데, 막상 싸워보고 나니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었다.


달걀로 바위 깨는 게 더 쉬울 것만 같다.


“칫. 벌써? 좀 들어주고 있는데 더 떠들기나 하지. 온다!”


“알겠어요!! 준비하겠습니다.”


아직 작전다운 작전은 생각해내지 못했는데, 최후의 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뚜득. 꾸드득!!


검을 움직이는 팔이 기괴한 소리와 함께 힘겹게 움직이며 공격을 막아냈다.


뼈와 뼈 사이에 근육이 파열되는 감각.


힘을 버티지 못하고 엇나가는 몸 안에 세포와 조직들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힘을 전달하는 기관들이 망가지며 균형 감각을 어지럽게 되어 시야가 핑핑 돌았으며 울렁증과 함께 오감이 전부 말썽이었다.


잃은 감각 안에서 싸우는 건 익숙해서 다행이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미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을 거다.


“그 상태로도 움직일 수 있는가.”


“정신력으로 움직이는 객기에 불과하다. 빨리 처리하지.”


쾅!! 쾅!! 콰과광!!


성녀의 빛이 주작의 검을 강화하고 모든 검술의 기능을 증폭시켜주었다.


평소보다 약 2.5배나 강해진 검기가 사납게 폭발하며 화기를 내뿜어댔는데도 최후의 기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감행해왔다.


“큭!!”


마찰 현상으로 발생시키는 격의 폭발도 통하지 않았고 융합 검술의 힘으로도 그들의 전진을 막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파괴 전차.


앞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며 돌진해오는 최후의 기사들은 지금까지 만난 적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이기어검술!”


“또 이건가? 통하지 않는 건 알고 있을 텐데?”


“수단이 없다는 거겠지. 터무니없이 짧은 삶으로는 발상 자체가 한정적인 건 당연한 사실이다.”


검막을 펼치며 탈출 경로를 만드는 이기어검술.


폭렬의 검기로 만들어져 내부에서 무한한 폭발을 만들어 자신 주변을 지키는 검기를 뿜어내 강한 내구성을 자랑했지만.


고작 이걸로는 저놈들의 발목을 잡을 순 없었다.


펑!! 퍼퍼퍼펑!!! 퍼펑!!


고작 한 번의 합으로 파괴되는 이기어검들이 폭발을 일으키며 소멸했다.


적들이 강해짐에 따라 이기어검의 전투 관여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음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까지 속수무책일 줄이야.


이미 3분 전에 한 번 파괴되었긴 했지만, 다시 느껴보니 참 막막한 심정이다.


검술도 사용하고 터지는 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으니까.


“큭!!”


코앞에서 검을 휘두르는 최후의 기사들.


아레스와 아르테미스의 심복들이었다.


아레스를 섬기는 최후의 기사는 묵직한 검술로 도무지 막을 수 없는 일격을, 아르테미스를 섬기는 최후의 기사는 날렵한 검술로 인해 예측불허의 연격을 퍼부어댔다.


“크악!”


푹. 푹, 푹.


허리에 단검이 3번 꽂혔다.


대검을 막는 사이 아주 잠깐의 틈이 발생한 까닭이었다.


주작의 회복력으로도 벌어진 상처는 잘 아물지 않았다.


피가 벌어진 상처 사이에서 철철 흘러나왔고 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피는 바닥을 적셨다.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가 흐릿하다.


감각이 없다는 것과 다른 느낌.


“정신 차려요!!”


빛의 기둥이 떨어지며 나와 최후의 기사들의 거리가 벌어졌다.


뒤로 후퇴한 놈들이 곧바로 다가오고 있음이 감지됐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유나를 공격하려는 3명이었다.


현재 유나는 나보다 강하다.


성녀의 힘을 제약 없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 탓에 나보다 더 많은 최후의 기사를 감당해야만 했다.


‘뭐 하는 거야! 박준호!’


방금 아주 잠깐 집중을 끊었다.


편해지고 싶었던 거겠지.


자각하지도 못할 찰나에 불과했지만, 절망을 받아들이려고 했던 거다.


한심했다.


부끄러웠다.


“호?”


“집중력이 올라갔다?”


6분.


전투 시간은 딱 6분에 불과하다.


이 6분으로 이런 상태에 도래했다는 것이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 알게 해주고 있다.


나는 이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럼 이기면 되는 거다.


어떻게 해서든.


“인간이 아니군.”


“괴물 새끼. 어떻게 몸에 상처가 늘어날수록 저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거지?”


이젠 거의 보이지 않는 시야에 최후의 기사를 담았다.


주변시는 없어졌고 그들은 검은 무언가로밖에 안 보인다.


그래도 저들이 저기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움직임은 초집중이 잘 알려줄 테니까.


“잃은 감각을 권능으로 메꿨다. 저런 게 가능하긴 했군.”


“격과 권능, 스킬의 활용 범위가 무척 넓다. 행동의 폭이 좁다는 것만 제외하면 기술적인 면에선 가히 우리조차 능가하고 있군.”


“싸우면 싸울수록 더 우리의 부족함이 느껴지는 기분은 오랜만이다.”


“그렇기에 네놈은 여기서 죽는다. 재능이 꽃피우는 순간 우리가 죽을 테니.”


쿠궁!!


공기가 짓눌린다.


무겁게 온몸을 땅으로 누르는 공기가 최후의 기사들의 격에 동조하며 일대 전체를 억압했다.


검기로 저항해보지만, 부질없었다.


“쿨럭. 쿨럭.”


몸 곳곳에 나 있는 상처가 고통을 호소한다.


점차 더 넓게 벌어지는 상처들.


굳게 먹은 마음과는 달리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최후의 기사들은 철저히 나를 공략했다.


1초, 1초가 지날 때마다 몸 어딘가가 잘려 나갔다.


“죽음을 창피해하지 말라. 신이 이토록 강렬히 원했던 적도 드무니.”


“자랑으로 여겨도 손색없는 일이다.”


그리고 결국 나는 하체로 상체를 받들 수 없게 되었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검으로 내게 겨누는 놈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인정해주고 있긴 했지만, 간에 기별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죽어라.”


신의 뜻이기도 한 그들의 말이 울려 퍼지며 검이 움직였다.


그렇다고 마냥 죽어줄 순 없는 노릇이다.


내 저항은 끝나지 않았다.


“폭살(爆殺)의 현장.”


영역 스킬의 발현.


순식간에 폭발의 폭풍이 만들어지며 검기가 휘몰아쳤다.


“영역을 전개한다고?”


“미친 건가?!”


여기 있는 모든 이가 영역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있던 이유는 간단하다.


파괴될 여지가 많으니까.


적의 힘이 강할수록 영역은 쉽게 파괴된다.


그리고 영역이 파괴되면 영역의 주인은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강자와 강자와의 전투에서 영역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데에는 전부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사용했다.


이 수로 승리를 쟁취하지 않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변수라. 언제부터 그딴 거에 의존했을까.”


내 힘으로 증명한다.


오직 그 의지만이 나를 움직였다.


“합검참(合劍斬), 자아긍참(自我肯斬), 공멸참(空滅斬), 신참(神斬).”


폭살의 현장에 빨려 들어가는 4개의 궁극 검술들.


결계 전체가 폭발의 폭풍 범위 내에 들어오며 검술이 가진 힘을 남김없이 방출했다.


내가 가진 모든 힘.


나는 이번 일격으로 아마 전투 불능의 상태가 되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최소한 둘은 데려갈 테니까.


콰과과과과과과과광!!!!!


폭렬의 검기가 마찰 현상을 일으키며 본래 가진 폭발의 힘을 수십 배로 상승시켰다.


그토록 단단했던 결계에 흠집이 생겼고 난무하는 검기가 최후의 기사를 난자했다.


유나를 상대하고 있던 놈들도 검기의 대상이 되어 상처를 입었고.


바로 앞에서 폭풍을 마주한 2명의 놈은 생전 처음 경험하는 부상.


죽음을 목전에 눈앞에 두고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이 멈추며 세세하게 조정되는 검기가 점점 힘을 부풀렸다.


폭살의 현장이 만들어내는 검기를 전부 조정하며 두 명의 죽음을 앞당겼다.


‘움직였다!’


유나를 상대하던 놈들이 영역을 파괴하기 위해 힘을 전개하는 게 보였다.


두 명의 죽음과 영역의 파괴.


누가 더 빠르게 흘러갈지의 싸움.


‘유나의 빛이 보좌해주고 있으니 조금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힘을 감당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저들의 죽음이 더 빠를 수 있어.’


‘죽긴 할까?’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영역이 파괴되었다.


“쿨럭.”


피를 입에서 게우며 쓰러졌다.


완전히 드러누운 나는 육체의 감각을 넓게 퍼트려 결과를 확인했다.


해냈을까?


기대로 만들어진 질문은 금세 답이 나왔고.


그 답은 다가오고 있는 절망을 강제로 내 손에 쥐여줬다.


손에 느껴지는 절망은 한없이 냉담했다.


“진짜 미치겠네.”


다시 걸어와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두 명의 최후의 기사.


그들 손에는 본 적 없는 회색 구체가 쥐어져 있었고.


나는 그 구체의 정체를 구태여 분석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신들의 영향력·········”


“맞다. 죽음의 위기를 한 번 피하게 해주는 신께서 내어준 보구다. 이것을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건만.”


“죽음의 공포. 느껴본 적 없는 쾌락이었다.”


젠장.


저런 것도 있었다니.


얼마나 철저히 준비해온 거야.


주작의 <완전 회복>과 흡사한 능력을 즉시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페널티도 없다.


그야말로 신의 절대적 축복이었다.


미치겠네.


“이번엔 실패네.”


체념했다.


이젠 방법이 없다.


아쉬움은 없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했으니까.


격차도 잘 알았고.


패배의 업적이 생기는 건 뼈아프겠지만, 언젠가는 극복해낼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생각하지 못한 상황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컥?!!”


“쿨럭?!!”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최후의 기사.


그들 배에 훤히 뚫린 구멍.


구멍을 낸 당사자가 그들 뒤에 서서 나를 웃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네가 왜?”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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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전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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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사자(死者)의 산맥(1) +1 22.06.22 89 1 13쪽
462 대탈출(4) +1 22.05.19 89 1 12쪽
461 대탈출(3) 22.05.18 70 1 12쪽
460 대탈출(2) 22.05.17 64 0 14쪽
459 대탈출(1) 22.05.15 79 0 13쪽
458 태양과 인간(5) 22.05.14 63 0 13쪽
457 태양과 인간(4) 22.05.13 71 0 13쪽
456 태양과 인간(3) 22.05.12 64 0 13쪽
455 태양과 인간(2) 22.05.10 66 0 12쪽
454 태양과 인간(1) 22.05.09 78 0 13쪽
453 아폴론과의 전투(4) 22.05.08 61 0 13쪽
452 아폴론과의 전투(3) 22.05.06 61 0 13쪽
451 아폴론과의 전투(2) 22.05.05 63 0 12쪽
450 아폴론과의 전투(1) 22.05.04 71 0 14쪽
449 아폴론의 천계(3) 22.05.03 66 0 13쪽
448 아폴론의 천계(2) 22.05.01 68 0 12쪽
447 아폴론의 천계(1) 22.04.30 74 0 13쪽
446 지원(3) 22.04.29 71 0 13쪽
445 지원(2) 22.04.28 72 0 14쪽
444 지원(1) 22.04.27 72 0 12쪽
443 최후의 기사(2) 22.04.26 70 0 12쪽
» 최후의 기사(1) 22.04.25 65 0 19쪽
441 격돌(3) 22.04.23 63 0 12쪽
440 격돌(2) 22.04.22 74 0 13쪽
439 격돌(1) 22.04.21 65 0 13쪽
438 조력자(3) 22.04.20 66 0 14쪽
437 조력자(2) 22.04.19 78 0 13쪽
436 조력자(1) 22.04.18 59 0 13쪽
435 성녀 VS 준호(2) 22.04.15 7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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