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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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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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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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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1.0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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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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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72쪽

2nd 13. 복수자(7)

DUMMY

“왜지?“

자르카가 그녀에게 묻자 그녀의 눈썹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나 자르카는 상대하지도 않고 나에게만 말하고 있었다.

“슈발로이카가 당신을 부르고 있으니까요.“

“......그런 거라면 여신님이 직접 얘기해줄 텐데요?“

요즘은 별로 대화하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얘기하지 않았을리 없었다.

“아니, 지금 슈발로이카는 바빠요. ‘그것’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

“당신을 위해서 데려가는 것입니다. 라드 슈발로이카.“

“......“

“저를 믿어주세요.”

별로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이 바람의 여신이 나를 속일 이유가 없으니까. 그리고... 나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녀는 믿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겠습니다.“

“......“

자르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라드.“

“왜?“

“너는 아까 내가 그 녀석에게 당하는 것을 보지 못했었나?“

“......“

“봤지? 그래, 내가 그 녀석과 1 : 1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아까 드러났지. 즉, 너와 내가 힘을 합쳐도 힘든 그 녀석이 오고 있는데... 너 혼자만 쏙 바지겠다 이거냐?“

“자르카.“

“게다가 너만 노린다면 몰라! 이 애도 노리고 있잖아! 네가 떠나면 이 아이는 어떻게 할건데!“

그는 화를 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르카의 평소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의아해 하고 있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나의 생각을 읽었기 때문이겠지.

“자르카.“

“......“

자르카는 숨을 거칠게 쉬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신관이야.“

“......빌어먹을.“

하지만 별 방법이 없었기에 그는 짜증을 내는 얼굴로 뒤돌아 섰다.

‘사실은... 단지...’

이 인간계에... 머물 자신이 없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피하고 싶어.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신아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는 것...

“3일. 3일이면 돌아 올 거야.“

“......“

“그동안 자르카가 신아를 잘 돌봐 줘.“

“3일 안에 안 오면 저 애 버릴 거다.“

말은 그렇게 해도 자르카가 잘 돌봐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 가죠.“

빛의 날개를 생성시키자 데로스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단하군요...“

“그것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해야 할 텐데요.“

그녀는 내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잘 따라오시길...“

피이잉!

“으윽!“

“아악!“

바람의 여신이 갑자기 솟아오르자 우리 모두가 귀를 붙잡고 넘어졌다. 순간적으로 너무 빠른 속도를 내면 이런 소리가 나는군...

“뭐해? 빨리 안 따라가고.“

“아, 알았어.“

자르카의 재촉에 나도 순간적으로 빠르게 날아올랐다.

피잉!

“아아악!“

다른 일행들이 다시 귀를 붙잡는 것이 보였지만...

휘이이잉--

이미 나는 하늘에 있었기에 볼 수 없었다.

“여기에요.“

신기하게도 바람의 여신 데로스는 날개가 없는데도 잘 날아가고 있었다. 날개를 움직이는 속도를 올려 그녀와 속도를 맞춘 뒤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여신님을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거죠?“

“아, 아까 얘기하지 않았던가요?“

“그냥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말 밖에는...“

방긋.

그런 나를 보며 그녀는 살짝 미소지었다. 이상해, 분명히 오늘 처음 만났을텐데 어째서 이리도 친숙한 느낌이 드는 거지?

“가서 보세요.“

그렇게 데로스의 뒤를 따라 하늘로 올라간지 얼마나 되었을까.

"이건..."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변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안개라도 끼는 것처럼.

-걱정하지 마세요. 구름이니까...-

당황하고 있는 나에게 데로스의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구, 구름?"

구름이라니... 구름은 폭신폭신하고 물렁물렁한 그런게 아니었던가?

-원래 구름들은 이렇죠. 하늘에 떠 있는 안개나 마찬가지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신계에 있는 구름은..."

-신력으로 구름을 뭉쳐서 가공한 것이죠-

아아. 그런 건가?

-다 왔군요. 이곳으로...-

그녀는 햇빛 스며들어오는 구름의 사이로 들어갔고, 나도 그 뒤를 따라 구름위로 올라섰다.

퍼억!

두꺼운 천에 몸이 부딪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나는 다시 한 번 신계로 들어갔다.

"......어서 와."

신계에 들어가자마자 본 것은 굉장히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신의 얼굴이었다.

"슈발로이카. 조금 쉬지 그랬어?"

데로스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여신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지금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야. 쉴 틈이 어디 있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끄러."

여신은 데로스의 말을 한마디로 끊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 뒤로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진지한 표정이 숨어 있었기에, 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라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

"......글쎄요..."

여신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인간의 수도에 마족이 등장한 것은 알지?"

"네."

"그리고 그것이 일방관문을 통한 등장이라는 것은?"

"자르카에게 들어서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키가 가져갔던 물건에 대한 것도?"

"......."

내가 대답하지 않아도 여신은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일방 관문으로 나온 최초의 마족이 누구인지 알아?"

"모릅니다만..."

여신은 잠시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설마, 마황자가..."

"아니. 마황자와 세키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 다음 주기인 4일 후에는 나오겠지만 말이지."

"4일?!"

자르카가 말했던 그 주기가 4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주기가 문제가 아니야. 제일 처음으로 나왔던 마족이 문제지.“

“그게...... 누구죠?”

“마계의 2공작. 유혹의 마사레온느.”

"......"

마계...공작이라고? 무란산맥에서 만난 해골과 같은 등급인가?

"그럼 지난번의 그 해골이랑 비슷한 힘이겠군요."

그 정도라면 자르카와 내가 힘을 합친다면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떨거지 마족들이야 데로스나 여신의 도움이 있다면......

"아니. 그때와는 달라."

희망에 찬 내 의견을 여신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그때는 카론이 육체도 없이, 그냥 그림자만으로 싸웠을 뿐이야. 하지만 지금의 마사레온느는... 일방관문을 통해서 육체를 가지고 왔지."

"그렇다면... 더 강한가요?"

"그래. 게다가 세계의 거부도 받지 않을 테니까... 최소한 2배는 되겠지."

"......“

"다행히도 그녀가 아직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렇지."

여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4일 후다."

"......"

4일 뒤에는 마황자가 온다.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힘을 가지고!

"네가 지금까지 강해졌다고는 해도, 그와는 비교도 안 돼."

"......"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마족들과, 용족들과 싸워오면서 자르카가 끊임없이 한 말은 ‘마황자는 이보다 더 강했다’는 것과 그를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한없이 운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럼, 그를 막을 방법은 없는 건가?’

"그래서 말이지... 내가 한가지 준비를 해 놓은 것이 있는데."

여신은 그렇게 말하며 뒤를 향해 손짓했다

“......“

그리고 여신의 뒤에서 앞으로 걸어나온... 초록색 머리카락의 천족.

“파리아!“

파리아는 내 놀람에 약간의 미소로 대답했다. 여전히 어색했고 남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작은 미소였지만 그것은 확실한 웃음이었다.

“그래. 천계 최강의 전사, 신살검 ‘하늘을 찢는 레쥬사’의 주인. 현재 전 세계에서 마황자를 상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존재지.“

“그래요? 그럼 파리아가 지상으로 같이 내려가는 건가요?“

내 물음에 여신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당장은 안되고.“

“네?“

“그 다음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파리아가 앞으로 나섰다.

“......마, 말을 했다?!“

파리아의 말에 여신은 엄청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데로스도 입을 가리고 있었는데, 가려진 입은 크게 벌려져 있는 것이 굉장히 놀란 듯 싶었다.

‘하긴... 천족은 원래 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었지’

“천족도 세계의 거부를 받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으, 응.“

“그리고 이 신계나 천계에서... 천족은 나갈 수 없습니다. 마족과 비슷한 방법인 인간계로 그림자를 만드는 것 밖에는 말입니다. 신족분들은 마음대로 나가실 수 있지만...“

“그렇다면 세계의 거부를 제쳐두더라도 일방관문으로 육체를 가지고 온 마황자의 상대가 안되잖...“

여기까지 말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럼 천계에서 인간계로 향하는 일방 관문을 찾아낸 건가요?“

“아니.“

여신은 딱 잘라서 부정했다.

“우리도 백방으로 찾아보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없는 것 같아. 몰론 더 찾아봐야 되겠지만...... 프라스타 가문의 가주가 비협조적이라 천계를 조사하기가 힘들어.“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천계에서 인간계로 가는 일방관문이 없다는 것은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파리아가 마황자를?“

여신은 내 물음에 대답 대신 파리아를 바라보았고, 파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털썩.

파리아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파, 파리아... 이게 웬...“

“저, 천족 파이라엘 프라스타는......“

파리아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당신의 수호천사로서-“

나는 순간적으로 파리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나스의 미들네임을 받겠습니다.“

“수호...천사?“

내 물음에 파리아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이게 무슨...“

나는 여신을 바라보고 물었지만 파리아가 대답했다.

“수호천사는 육체를 가지고 인간계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당신의 옆에 머무는 것이 가능하고, 세계의 거부도 받지 않습니다.“

“그, 그래?“

그럼... 마황자를 상대할 수 있다는 건가?

“다만......“

여신이 중간에서 끼어 들려고 하자, 파리아는 여신에게 묘한 눈빛을 보냈다. ‘더 이상 말하지 마라’라는. 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위해서 감추는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감추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마치 나를 위한......

“......“

무언가 말하려던 여신은 파리아의 그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

“......말해줘요.“

내가 부탁하자 여신은 파리아의 눈치를 한번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 대신... 그 천족은 천계에서의 모든 지위를 잃어. 그리고 천계로 돌아올 수도 없지.“

“......“

“그, 그러면...“

“인간계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이야기지.“

“그럼 나 안 해요!“

파리아는 내 대답에 당황하며 나에게 말했다.

“거절할 수 있는게......“

“거절할 수 있어. 네가 거절하면 그냥 무효가 되는 거지.“

“그럼 나 거절......“

내가 거절하려 할 때, 파리아의 나직한 목소리가 내 귓가로 파고들었다.

“상관없습니다.“

“......뭐?“

파리아는 굳은 결의를 마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저는 천계에서 겉돌기만 하던 존재. 답답하게 말도 못하고, 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아......“

“이곳은 오히려 저에게도 기회입니다.“

-하지만 오라버니... 그렇게 되면 가주가 되실 수 없습니다-

로엘의 걱정스러운 듯한 말에, 파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가주자리는 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금 편해지기 위해 잠시 탐했을 뿐.“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부탁입니다... 데려가 주십시오...“

“......“

여신을 바라보니... 여신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내 물음에 여신이 종이를 내밀었다.

“손가락에 피를 내서 이곳에 찍어.“

“......“

이미 내가 찍을 곳 아래쪽에는 은빛을 띄고있는 액체가 묻어있었다. 아마 파리아의 피겠지.

‘천족의 피는... 은색이군’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을 느끼며... 나는 손가락을 깨물었다.

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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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2nd 12. 만월제의 밤(2) +2 11.10.28 407 6 62쪽
104 2nd 12. 만월제의 밤(1) +1 11.10.27 406 11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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