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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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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122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2.22 21:55
조회
254
추천
6
글자
10쪽

4th 02. 사막여행(2)

DUMMY

지글지글...


"실수다..."


괜히 따라온다고 했다.


'그냥 낙타 타고 편하게 갈 길이나 갈걸...'


마치 발이 익는 것 같았다. 무슨 모래가 이렇게 뜨거워?! 낙타를 타고 오고 싶어도 낙타는 정해진 길로만 가는지라(제길! 멍청한 짐승 같으니)데려올 수가 없었기에 우리는 걷고 있는 것이다.


"후우... 덥군."


“......”


나는 고통을 겨우 참고 있는데 자르카는 그냥 조금 더운 듯한 표정이었고, 파리아는 역시 무표정했다.


"자르카. 발 안 뜨거워?"


"글쎄? 조금 뜨끈뜨끈하기는 하지만."


조, 조금?!


"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자르카와 파리아만 보낼걸. 괜히 나까지 따라와서 이렇게 고생하는 걸까? 저 둘은 뜨거워하지도 않고 있잖아.


"샌드웜이 나오려면 멀었습니까?"


내가 괴로워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파리아가 그들에게 묻자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있을지 몰라서..."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니?"


내 물음에 그는 모래를 집어들고 말했다.


"샌드웜은 이 땅속에서 살아가는 생물... 아니, 괴물입니다."


그거야 지렁이니까 땅속에서 살겠지 뭐.


"예전에는 어스 드래곤이 있어서 제대로 사막에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스 드래곤이 없으니 샌드웜이 안심하고 나오는 것이지요."


"......"


어스 드래곤이라는 말에 자르카와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우리... 때문인가?'


"그래도 어스 드래곤보다는 낫잖아."


"사막 주민들의 말로는 그렇더군요. 하지만... 저희들 입장에서는 보지도 못한 어스 드래곤보다 샌드웜이 더 무섭습니다."


"......"


한쪽이 편해지면 한쪽이 불편해지는군. 하지만 어쩔 수 없었나? 어스 드래곤 로켄을 잡지 않았더라면 사막의 마을들이 전부 파괴되었을 지도 모르니...


"그놈이 마을을 습격하거나 하지는 않나? 아까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 마을에는 대비책도 없는 것 같던데."


자르카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습격합니다. 덕분에 지반이 단단한 동굴에 들어가서 숨어 있는 중이지요. 우리가 지금 가는 곳도 그곳입니다."


"에......그래?"


어쩐지 이 장애물이 없는 사막에서 평균적으로 반나절거리에 있는 마을이 안 보인다 싶었다. 동굴이라... 마을에서 조금 멀겠지?


"그놈이 우리를 기습할 가능성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자르카는 인상을 찌푸리며 땅을 가리켰다.


"그럼 지금 여기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네?"


"하하... 튀어 나오다뇨. 그냥 이 상태로 입을 벌려 삼켜버릴 겁니다."


나는 그 말에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뻔했다.


"그럼 땅속에서 공격한다는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허......"


자르카는 꽤나 당황한 듯 싶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놈은 땅의 진동을 느끼고 움직이는데, 낙타가 내는 진동도 아닌 사람이 내는 진동에 움직일 리가 없습니다."


그건 그나마 다행이군...


"그럼 그놈이 이동할 가능성은요?"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놈은 지능이 없어서 눈앞에 먹이가 있는데 이동할 녀석이 아닙니다."


"아......."


하긴, 벌레가 뇌가 있겠는가.


"그래도 거의 근처에 왔습니다. 조심하시길..."


"알았어요."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난 붉은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을 볼 수 있었다. 절벽이라고는 해도 별로 크지 않은, 동네 평범한 뒷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곳이었다.


"어? 저기에 바위절벽이 있는데?"


내 말에 하릴없이 선인장(가시 달린 식물 이름이 선인장이란다)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자르카와 파리아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아, 저곳이 그 목적지입니다."


"그래요?"


빨리 도착했네... 정신 없이 걸어서 그런가.


"조금 늦게 도착했군요."


"그렇지. 반나절하고도 얼마나 걸린 거지?"


"꽤 오래 걸었습니다."


"......"


왜 나만 짧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응? 저건 뭐야?"


내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이런... 저희와 거래하던 카라반입니다."


카라반이면... 상단이지?


"그런데 여기는 왜?"


"아직 정보를 전하지 않아서 이곳에 샌드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만..."


큰일이다. 저들은 수십개의 낙타를 타고 있었다. 아까 그 말을 들어보니, 사람의 발소리는 몰라도 낙타의 발소리는 녀석에게 들린다고 했던 것 같은데?


"잠깐, 저러면 위험하지 않아요?"


"위험합니다! 저 진동을 그놈이 느끼지 못할 리가...!"


"자르카!"


자르카는 내가 부르기 전에 이미 혼돈의 기운을 카오틱 블레이드에 씌워놓고 있었다.


꿀꺽.


파리아, 자르카, 나의 모든 감각이 땅에 집중되었다. 그 거대한 몸이 움직인다면 분명히 진동이 있을...


"쿠웨에에에!!!"


"?!!!"


그 순간.


"으아아악!"


상단이 한입에 삼켜지는 순간.


"퀘에에! 퀘에!!!"


쿠웅! 쿵!


우리는 아무런 진동도 느낄 수 없었다.


"이게 뭐야!"


"아무런 진동도 없었는데!"


우리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아무런 진동도 없이, 저렇게 큰 생물이 나타나다니!


"퀘에에에에!!"


석양에 비춰지는 녀석의 피부는 살색이었다. 말 그대로 사람의 살색과 같은... 그리고 먹이를 먹고 좌우로 흔드는 머리로 보이는 이빨은 수십줄로 나 있어서 저 안에 들어가면 그 누구라도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았다.


"......!"


펄럭!


파리아가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고, 나도 그 뒤를 따라 날아올랐다.


"퀘에에에!"


녀석의 입가에는 붉은 자국이 생겨 있었다. 상단에 있던 사람들과 낙타들의 피...!


'정말......'


저 거대한 덩치를 보니 검이 먹힐지 의문이었다.


"자르카!"


콰과과과과!


내 부름에 대지를 스쳐 지나가는 검은 나선의 결!


퍼어엉!


"퀘에에에!!"


나선의 결은 샌드웜의 옆구리를 '뜯어'냈고, 샌드웜은 마구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쿠웅! 쿵!


저 거대한 몸이 땅에 몸을 부딪히니 먼지가 엄청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 틈에 안으로!"


"안 됩니다! 그렇게 했다간 마을 사람들이 전부 죽어요!"


"저곳에는 못 온다며!"


"못 오는게 아닙니다! 먹이가 바위에 묻히면 먹지 못하니까 오지 않은 겁니다!"


자르카와 그의 외침은 이곳까지 들리고 있었다. 일부러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말하는 중이겠지.


"파리아!"


이미 레쥬사는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콰르르릉!


그리고 하늘로 쳐들려 있던 샌드웜의 머리가 레쥬사의 하얀빛에 묻혔다.


파아악!


"퀘에에에에에!!!"


샌드웜은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그리고 머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지만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지렁이는 몸이 반으로 갈려도 움직이는 것처럼.


"퀘에에!!"


고통에 몇 번 몸부림을 치고는 땅 위로 나머지 몸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푸르르르르...


샌드웜의 몸이 나오자 놈이 있던 자리가 무너지며 다시 엄청난 먼지가 뿜어졌다.


"자르카!"


콰과과과!


파리아가 뚫은 구멍에 자르카의 나선의 결이 또 닿았다.


퍼엉!


"퀘에에에!!"


녀석은 괴로워하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파리아... 다시 한 번..."


“저 정도 높이라면 레쥬사의 능력이 닿지 않습니다. 대공병기니까요."


"뭐?!"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파리아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그럼 다른 방법은 없어?"


"......"


촤아악!


내 물음에 갑자기 샌드웜의 몸에 수십개의 상처가 생겨났다. 마치 무언가 날카로운 칼날의 숲에 던져놓은 것 같이.


촤좍!


하지만 샌드웜은 이번 공격에는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역시 힘들군요."


"더 강하게 할 수는 없어?"


"그랬다가는 주변이 전부 휘말립니다."


"......"


나도 혹시나 해서 빛의 기둥을 쏴봤지만 별로 타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칫......"


"퀘에에에!!"


쿠웅! 쿵! 쿵!!


머리가 꿰뚫린 고통에 샌드웜은 마구 땅에 몸을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 우리나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지는 못하니까 다행..."


쿠르르릉!


"......"


샌드웜이 땅에 부딪히자 그 진동으로 절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퀘에에에!!"


그것도 모자라서 샌드웜이 절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저렇게 금이 가 있는 절벽에 들이박으면, 분명히 무너진다!


"자르카!"


펑!


"이런......!"


나선의 결이 날아가 박혀들었지만 샌드웜은 고통에 몸을 뒤틀었을 뿐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파리아도 나서는 것 같았지만 고작 생채기를 내는 정도였고, 이렇게 되면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지금이 밤이라면...'


밤이라면 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데, 지금은 해가 저물고 있을 뿐... 아직 해가 저물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르카!"


펑!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날려 보았지만 이번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퀘에에에에!!"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쿠르르릉!


저런 벌레 따위에게?


"제길! 멈추란 말이야!"


퍼어엉!


그것을 멈추게 하기 위해, 자르카가 필사적으로 나선의 결을 날리고 있지만 샌드웜은 멈추지 않았다. 더 이상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거의 집 한 채 정도의 살점이 뜯겨나가도 계속해서 돌진하고 있었다.


쿠르르르르릉!!


이윽고 샌드웜이 절벽에 다다르는 순간이었다.


"......응?"


갑자기 샌드웜이 멈췄다.


"무슨 일..."


지금보니 샌드웜의 몸이 모래에 잡혀 있었다.


스르르르륵...


그리고 모래가 일어나며 거대한 무언가의 형태를 만들었다.


"파리...아?"


"......"


모래는 점점 커져서 예전에 우리가 봤던 '그것'의 모습으로 변했다.


"퀘에에! 퀘에에!!"


쿠웅! 쿵!


우르르릉!


샌드웜이 미친 듯이 발버둥치고 있던 이유가 있었다. 샌드웜은 우리의 공격에 도망치려한 것이 아니라, 저것으로부터 도망치려 한 것이었다. 그리고 저것을 피해 이곳까지 온 것이고.


"말도 안 돼..."


그것은......


=크아아아아!!=


어스 드래곤 로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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