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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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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025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1.22 20:13
조회
563
추천
8
글자
62쪽

3rd 08. 크로스 카운터(4)

DUMMY



"이게 무슨...?!"



쿠웅!



-꾸오오오오오!!!-



"으아악!"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서 허공에 멍하니 떠 있는데, 거대한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꾸오오오!-



쿠우웅!



"......"



나는 허공에 있었기에 그 것의 완벽한 모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생겨난 불꽃의 원. 그리고 그 안에는 수십개의 복잡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거대한 염소머리를 가진 마족이 서 있었다. 일반적인 중량형 마족들이 인간보다 3~5배 크다면... 저 마족은 2층 건물인 아란의 저택이 종아리까지밖에 오지 않고 있었다. 예전에 수도에 있었던 거대한 탑보다 더 커보이는 마족...



"말도 안 돼... 저렇게 큰 마족이..."



아니, 마계를 가본 적 없으니 저런 마족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큰 마족이 이 세계에 나올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꾸오오!-



쿠르르릉!



거대한 마족은 발을 들어올렸다가 내려쳤고, 그러자 주변의 지형이 완전히 부서져 내렸다.



"이런...!"



퍼엉!



별로 통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신력의 기둥을 염소머리에게 발사했다.



파직!



빛의 기둥을 직격 당한 털이 조금 그을린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의 피해는 없는 것 같았다.



"뭐야 저건!"



이번에는 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신력을 모아서 빛의 기둥을 발사했다.



퍼어어엉!!



파악!



주변 물방울들이 닿자마자 수증기가 되어 날아갈 정도의 강한 신력이었다.



파지지직!



"?!"



이번에도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었고 머리의 털만 타버렸지만, 아까보다는 효과가 있었다.



-끄아아앙!!-



저 마족이 나를 인지한 것이다!



"칫!"



저 거대한 마족이 허공으로 손을 뻗자 마족의 크기에 걸맞는 거대한 낫이 생겨났다.



'저걸 성도에 휘두른다면...'



말 그대로 도시를 반쪽으로 가를 것이다. 절대로 성도로 떨어지게 해서는 안 돼!



"와라!"



-크아아아!!!-



그 순간, 거대마족은 나를 향해 낫을 휘두르려던 모습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응?"



뭐지? 공격을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멈추다니?



파지지직!



"?!"



내가 거대 마족의 상태를 살펴보려고 하는 순간, 아래쪽에서 검은 번개가 날아왔다.



"크하하하!"



"......"



하늘까지 울려 퍼지는 저 재수 없는 웃음소리와 몸이 찌릿해지는 마력의 검은 번개. 내가 알기로 그 조건을 가진 마족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마계공작 카론..."



"하하하! 내려오지 그러는가!"



"......"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 마족을 멈춘 것이 카론의 짓 같았다. 그럼 카론이 조종하고 있다는 건가?



'일단은 가까이 가야겠지'



어차피 카론은 가까이 붙어야 상대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내가 말을 안 들었을 때 저 거대 마족을 이용해서 성도를 박살내면......



쏴아아아...



땅으로 내려가자 빗방울이 땅에 부딪히며 깨지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하늘에 이상이라도 생긴 걸까? 평소보다 수 배는 강한 빗줄기였다.



쏴아아...



내가 착지하자마자 다짜고짜 카론이 해골로 된 입을 열었다.



"어떤가?"



"......"



나는 카론의 말을 무시했다. 대충 그 의미는 뜻은 알 수 있었지만...



"대단하지 않은가? 이렇게 커다란 마신을 완벽히 제어해내고, 또한 이곳으로 불러냈다는 것이 말이네."



"......"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이 녀석도 굳이 대답을 듣고싶은 것 같지도 않고.



"어떻게 불러낸 거지?"



"큭큭... 내 흑마법의 위력이지."



카론은 자랑스럽게 불꽃의 원을 가리켰다. 공중에서 봤을 때는 원이지만, 땅에서 보니 그냥 허공에서 불타오르는 불의 벽이나 마찬가지였다. 겨우 이런 것으로 불러낼 수 있다는 건가?



"이곳 성도에는 또 하나의 일방관문이 있었네."



"......"



빌어먹을... 여신과 마황자의 말이 다 이해가 가는군. 하긴, 수도나 성도나 비슷한 시기에 설립되었으니, 생각해보면 성도도 일방관문을 봉인하고 있는 도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왜 지금까지 못 했을까.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몇몇의 마족들 데려와 봐야 신관들이 바글바글한 이 곳에서 별로 피해는 주지 못할 것 같고.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지."



카론은 자신의 너덜너덜한 망토에서 붉은 보석을 꺼냈다.



"이것을 일방 관문에 박으니 이렇게 커다란 관문이 생기더군. ‘그들’의 말대로야. 대단해!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니!"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는 붉은 보석을 들어올렸다.



"이제 이 마법진으로 변한 일방관문은, 그 어떤 존재라도 넘어올 수 있지! 이번에 너무 많이 열려서 한번만 더 사용하면 앞으로 몇 년... 아니 몇 십년은 작동하지 않겠지만!"



"그렇다면...!"



저 말은, 마계에서 저런 괴물이 다시 온다는 말인가?



"그래... 심지어 이런 존재도 가능하지."



카론의 손에 들린 보석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당장 막아야...'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에 짓눌리고 있는 느낌이 들며... 손가락 하나도 꼼짝할 수 없었다.



'......이봐'



요즘 조용했던 목소리도 마족이 나타나니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번 전투가 끝나면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다. 나중에 전투 시작하면 말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또 정신 없잖아'



무슨 소리야?



'위험해. 이대로 가면... 네가 그 기억을 되찾게 될 거야'



그럼 기억을 되찾으면 돼!



'안 돼. 그 기억은 위험하니까'



그런...... 도대체 무슨 기억이 길래!



'어쨌거나... 이번 전투를 마지막으로 도와주지 못할 것 같군. 그래도 내 흔적은 남아 있을 테니, 조금만 노력하면 너도 내 능력을 쓸 수 있을 거다'



이런... 어차피 마황자가 수도에 있겠다고 선언한 이상 나 혼자서 모든 비행형 마족들을 상대할 걱정은 없으니 괜찮지만... 갑자기 왜...



"크하하하!"



"이런...!"



목소리와의 대화에 신경 쓰느라 깜빡 잊고 있었다. 지금 카론은...... 마계에서 무언가 위대한 것을 불러내고 있었지!



"모여라! 관문이여!"



넓게 퍼져있던 불꽃들이 붉은 보석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잉!!!



그리고는 세계의 거부가 격렬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것은 저 마족이나 카론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마계 자체에 대한 세계의 거부다! 그렇기에 더더욱 강렬한 거부였지만 카론의 보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온다!'



목소리의 말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었다.



"크하하하!!"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밝은 붉은 색의 빛이 보석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십시오! 위대한 마족의 제왕이여!!"



"뭐라고!"



마왕?! 마왕이 온다는 이야긴가?!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세계의 거부는 이제 너무 격렬해져서 그 느낌을 받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째앵!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붉은 빛이 사라졌다.



"......"



그와 동시에 내 몸을 짓누르던 압력들도 사라졌지만, 이미 일은 끝난 뒤였다.



"후우......"



그는 이곳 자체가 신기한 듯 둘러보며 계속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그의 곁으로 떨어지는 순간에 다 증발하고 있었기에 그는 하나도 젖지 않았다.



"인간계의 공기는 마계와 많이 다르군요."



"크크... 그렇죠."



마황자와 비슷한 색의 붉은 머리카락과, 두 개의 뿔. 마황자보다 여려 보이는 몸... 하지만 약간 분위기가 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허리에 걸려있는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마왕인가..."



하지만 의외로 약해 보였다. 마황자에 비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마왕의 등장은 마왕의 강함이나 약함과는 관계가 없다. 내 물음에 그 소년은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마왕이다."



마족은... 마왕에게서 힘을 받는다. 즉, 이제부터 마족들은...



"크크크!!"



전보다 2배는 강해지게 될 것이다.



"그럼 가시죠. 수도에서 마황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지."



"기다려!!"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해 그들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그 전에 이곳으로 뛰어오는 은발의 여자아이를 볼 수 있었다.



'마사?'



"기다려 카론!"



마사의 목소리에 카론이 행동을 멈췄다.



"호오... 마사레온느. 여기에 있었나?"



"......그래."



지금 마사는 그전에 본 적이 없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표정이었다.



"카론... 왜 나를 속인 거야?"



"무엇을?"



카론의 물음에 마사는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에 대한 것을... 인간계에 올 수 있다면 만날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아, 그거?"



그 말에 카론은 별것 아니라는 말투였다.



"솔직히 모르고 있던 네가 바보 아닌가? 난 분명히 ‘죽었다’라고 말을 했다."



"뭐라고!"



카론은 별로 마사를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마사레온느의 어머니라면......”



“아, 마황자께 죽은 그 여자는 아닙니다. 전전대 마사레온느, 그 돌연변이 계집이죠. 하지만 결국 둘 다 죽었다는 면에서는 같군요? 그리고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말은......”



씨익.



“어차피 그 계집도 서큐버스, 이곳에 자손 한 둘 쯤은 만들지 않았겠습니까? 아무리 마력을 잃고 쫓겨났어도 외모만 있으면 인간들 상대로는 괜찮을 테니.”



"카론. 그만두시죠?"



마왕이 손을 들어올려 카론을 말리자 카론은 조용히 물러났다.



"마사레온느.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묻겠습니다."



감정이 실려있지 않은 마왕의 질문에 마사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우리와 함께 돌아가겠습니까? 아니면 우리를 거부하고 인간들과 있겠습니까?"



"......"



마사는 잠시 마왕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만약... 마사가 돌아가면 제일 먼저 죽여. 저 정도의 능력을 가진 마계공작을 놓아주면 앞으로 골치 아파진다. 전투라면 모르겠지만 전쟁에서는 가장 무서운 공작이다, 순식간에 네 옆의 병사가 배신할지도 모르니......'



시끄러워!



"난......"



모두의 시선이 마사에게 집중되었다.



"돌아가지 않아!"



마왕은 한숨을 쉬었고, 카론은 마왕의 뒤에서 웃고 있었다.



"역시 그렇군."



어쨌거나, 지금 카론은 무방비 상태다.



'순간 가속 능력으로...'



알고 있어!



쿠르르릉!



"?!"



내가 순간 가속 능력을 발현하는 순간, 마사를 향해 떨어지는 거대한 쇠의 벽이 보였다.



"칫!"



마사는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고, 나는 결국 카론을 향해 달려가려던 것을 멈추고 마사를 잡고 그것을 피해야 했다.



"크크크! 잘 있게!"



파직!



그 순간을 노려 카론이 사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빌어먹을!"



위험하다! 이대로 있으면 마족들... 아니, 다른 무엇보다 마황자의 힘이 최대로 불어난다!



"빨리 가야해! 마사, 신예와 신아는?"



"도, 돌아오는 길에 저걸 발견해서 저쪽 목책에서..."



"그럼 빨리 돌아가서 지켜!"



마사를 놓아주고 날개를 펼쳤다. 저런 마법은 멀리 가지는 못 할테니까, 금방 추격하면......



-끄오오오!!-



"......!!"



실수로 이 쇠의 벽을 만든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 존재는 쇠의 벽, 아니 거대한 낫을 손쉽게 들어올리며...



-끄오오!-



부웅!



정확하게 나를 노리고 휘둘렀다.



"큭!"



어떻게 고개를 숙여 피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내 뒤쪽 건물들이 완전히 부서졌다.



쿠르르릉!



그것도 하나 뿐만이 아니라 둘, 셋 정도의 건물이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성도에서 싸우면 안 돼!'



목소리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빨리 다른 곳으로 유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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