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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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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004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12.17 11:56
조회
364
추천
9
글자
11쪽

4th 01. 별의 검(2)

DUMMY

오랜만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왜 이렇지...? 모두들 반가운 얼굴이라기 보다는, 신기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드르륵.


그 침묵의 사이에서 신아가 일어났다.


탁탁탁...


그리고는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가서 안기려는 모양이지?"


"아마도..."


자르카의 의견에 파리아도 대충 3년 만에 만난 남매의 상봉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몰론 나도,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오빠!"


그렇기에 난 두 팔을 약간 앞으로 뻗고 있었다. 언제라도 안길 수 있게...


"이 바보!"


퍼억!


"커헉!"


그러나 나는 정강이를 정통으로 걷어 차이며 휘청거려야 했다.


"시, 신아야! 일단 진정... 말로 해결하자고! 말로!“


"닥쳐!"


퍼억!


휘청거리는 내 어깨를 손으로 잡은 신아는 무릎으로 배를 올려쳤고, 그대로 머리가 숙여진 내 뒤통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퍽!


"......"


"......"


"주... 죽는거 아냐?"


흐릿한 시야로 보이는 자르카와 파리아는 아세아의 걱정스러운 말에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고 있었다.


'정말 죽을지도...'


퍽! 퍽!


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자 신아는 이제 발로 잘근잘근 밟고 있었다. 그것도 가.죽.구.둣.발.로!


"커억! 신아야!"


퍼억!


"그, 그만..."


퍽!


"케엑... 나 죽어..."


"시끄러!"


퍽! 퍽퍽퍽!


"커억......"


주, 죽겠다... 어떻게 된게 예전에 마황자에게 맞은 것보다 이게 더 아픈 거냐?!


"씨익... 씨익..."


그렇게 얼마나 맞았을까. 집에 있던 하인들이 모조리 구경 나와서 바라보고 있을 때까지 때렸는데도, 신아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린 것 같았다.


"그... 그만 하지..."


"누구 맘대로?"


퍽!


겨우 눈치를 봐서 말을 꺼냈는데, 그 대가로 신아의 발이 내 뒤통수를 찍어누르기 시작했다.


"으으으......"


이럴 때는 죽은 척 하는게 상책이다 싶어서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


퍽!


컥... 죽은 척 하는데도 때리다니. 게다가 왜 정확하게 척추를 밟는 건데!


“케엑......”


“하아...... 하아......”


이쯤 되니 신아도 지친 듯 숨소리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으음, 뭐라고 말하면 또 맞겠지? 일단은 가만히 엎드려 있자.


"......빨리 일어나서 밥 먹어."


"......"


"안 일어나?!"


"아, 알겠어!"


3년 만에 만난 신아는 거의 못 알아볼 정도로 커져 있었다. 문제는 이제 그렇게 큰 몸으로 나를 매섭게 노려본다는 것.


'신아 같지가 않네...'


내 머릿속의 신아는 언제나 작고 놀기 좋아하는 꼬마지만 말이다.


'하긴. 이제 16살이니'


좋은 녀석만 있다면 시집보내도 될 나이다. 그렇게 신아의 나이를 생각하다 보니 어쩐지 암울한 기분이 들었다.


'끄응... 그러고 보니 이제 곧 나도 28이네'


신아랑 12살 차이니 말이다. 스물 여덟이라... 노총각이군. 황제는 나보다 세 살 많은데도 자식이 둘인데 말이야.


"후우......."


"뭐야 그 한숨은!"


윽. 신아의 눈빛이 너무 매섭다.


"케이안! 의자 하나 준비해줘요."


"알겠습니다."


케이안은 시녀들을 시켜 의자를 하나 더 들고 왔고, 나는 잠시 기다렸다 그 의자를 들고 멍하니 서 있게 되었다.


"......"


"뭘 고민해? 이리로 와야지!"


신아가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옆자리였다. 바로 옆에는 아세아가 있고. 즉, 아세아와 신아 사이라는 얘기다.


"으, 응."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자꾸 신아에게 휘둘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래는 옷을 갈아입고 오게 해야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신아는 못마땅한 눈초리로 자르카를 바라보았다.


"저 식객이 배고파하고 있는 것 같으니 할 수 없지."


"시... 식객이라니..."


자르카는 상처받은 듯한 얼굴이었지만 신아가 노려보자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언제부터 신아가 이렇게 변했지?'


마치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다.


'나도, 자르카도, 파리아도, 아세아도 변하지 않았는데 신아만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자라 있으니... 기분 묘하네'


"자, 나왔습니다."


"아, 잘먹겠습니다."


어쨌거나 내 몫으로 앞에 나온 음식을 손으로 집으려 하는 순간이었다.


반짝!


"?!"


갑자기 뒤통수에서 이상한 느낌이 느껴지며 눈앞에 불이 번쩍했다.


"포크로 먹는 거야."


"크으..."


아무리 그래도 오빠의 뒤통수를 때리다니!


'나도 때릴 테다!'


주먹을 꽉 쥐고 신아에게 시선을 돌리자, 신아가 당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불만 있어?"


"......"


왠지... 때리기가 그렇다.


'게다가...'


"으윽..."


"......?"


지금에야 알겠다. 여신과 겉보기에 비슷한 나이라서 내가 더 약해지는 건가봐...


“빨리빨리 먹어. 다른 식객들이 다 집어먹잖아.”


“......”


“......”


그 말에 식객 1, 식객 2(자르카, 파리아)의 포크 움직임이 매우 느려졌다. 솔직히 말해서 별로 먹고 싶지는 않았지만 둘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으니 안 먹을 수가 없었다.


“이거, 비싼 거야.”


자르카가 집으려는 야채(무슨 요리인지는 모르겠다)접시를 싹 빼앗아서 내 앞으로 가져오자, 어쩐지 자르카의 눈에 물기가 맺히는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도. 꽤 어렵게 구한거야.”


이번에는 파리아가 잡으려는 희귀한 과일도 내 앞으로 옮겨놓자, 파리아가 묘하게 슬픈 얼굴로(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변화가 느껴 질 정도로!)나를 바라보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저, 신아야......”


“빨리빨리 안 먹어? 아침 식사를 점심 때까지 먹을래?”


“......먹을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세아가 먹는 것에는 참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일까.


"푸우......"


드디어 굉장히 소화가 안될 것 같은 식사가 끝났다.


"......응?"


마무리로 입을 닦은 뒤 포크를 내려놓고 보니 모두의 시선은 나에게 몰려 있었다.


"왜?"


"아니, 그냥..."


자르카는 대충 얼버무렸지만 신아는 아주 당당하게 물었다.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


움찔.


"......"


그냥 물어보는 건데 몸이 움찔한다.


'무, 무섭네...'


다른 친구들이 왜 신아에게 아무 말도 못 하는지 어쩐지 알 것 같아... 하지만 일단 신아의 말대로 어디에서 있었는지 얘기는 해야 하기에 목을 가다듬었다.


"흠, 흠!"


내가 목을 푸는 것을 본 케이안이 들고 있던 물 컵을 내려놓았다.


"여기 물 있습니다."


"고마워요."


벌컥벌컥.


단번에 물을 들이키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테논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수련하고 있었다."


"수련?"


파리아는 그 수련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응. 새로운 힘에 대한 수련."


"새로운 힘이라니?"


"아, 별거 아니야. 예전에 신계에 갔을 때 여신이랑 밤에 놀았던 것이 생각나서 말이지."


그 때, 내 손짓으로 움직이는 별들을 생각하며 나는 '저 강대한 힘을 사용할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때도 운으로 성공시킨 것뿐이지만'


그래도 한 번 성공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뭐 하고 놀았는데?"


아세아의 물음에 나는 하늘을 가리켰다.


"별을 다스리고 놀았어."


"별...?"


신아는 설마, 하는 얼굴로 나에게 되물었다.


"오빠. 설마 그 별이..."


"네가 생각하고 있는 별이 맞을 거야."


"......"


내 말에 신아는, 아니 모두가 할 말을 잃은 듯 싶었다.


"그럼, 그 별을..."


"뭐... 진짜 그 별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나는 에페레오스를 꺼내들었다.


"그 별의 빛을 일시적으로 '빌려온다'라고 할 수 있지."


자르카는 내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위력은?"


"글쎄... 살아있는 상대를 대상으로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그래?"


그 말에 자르카는 좀 아쉽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별의 힘이라면 제한이 있을 것 같은데..."


파리아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일단 밤에만 사용할 수 있는게 문제지. 게다가 불러내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전에서 사용하기는 힘들겠군요."


"아직 더 수련해야겠지..."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하기 전까지는 내려오지 않으려 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혼자서 수련만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뭐야. 그냥 수련하는 거면 여기서 해도 되잖아."


역시 신아는 3년 간 얼굴도 비치지 않은 것이 불만인 듯 싶었다.


"여기서 수련했다가는 수도 반은 파괴될걸."


"그렇게 강하다고?"


"응. 가짜라고는 하지만 별이니까."


내 말을 신아는 왠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여튼 나중에 좀 보여줘."


"알았어."


자르카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사람이 살지 않는 엄청나게 넓은 공터에서 사용해야 되는데.


"그런데 아까 타고 온 그거는 뭐야?"


아세아는 검사들의 대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별의 힘'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른 것을 묻는 것을 보니까.


"빛의 성수."


"빛의 성수?"


"응."


의외로 아세아는 빛의 성수에 대해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어디서 잡은 거야?"


"잡다니?"


"잡아서 타고 온 거 아니었어? 나도 하나 가지고 싶은데..."


아세아의 물음에 신아도 동조했다.


"어디서 잡은 거야?"


난 또 뭐라고...


"......잡은거 아닌데."


"그럼?"


"그냥 타고 온 건데."


"......그냥?"


"응. 그냥."


"지금 불러올 수 있어?"


"아니. 자기 마음대로 날아갔을걸."


"그럼 어떻게 타고 온 거야?"


"거기 산맥에서 할 일 없이 가만히 내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길래 '나 좀 태워 줘'하니까 그냥 태워서 오던데."


"......"


갑자기 주변에 침묵이 돌았다.


"왜 그래?"


"지금 다시 가서 잡아올 수 있어?"


"아니. 저게 어디로 갈지 내가 어떻게 알아?"


"......"


아세아는 조금 아깝다는 표정이었지만 신아는 왠지 짜증내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런게 있으면 바로 잡아서 길들여야지!"


"왜?"


"그거야...!"


신아는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했다. 그러나 나와는 다르게 금새 생각을 정리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거 하나만 있으면 여행갈 때, 어디 이동할 때, 하다 못해 관광할 때 하늘에서 볼 수 있을 테니까."


"아... 그렇구나."


나는 날 수 있기에 그런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하아... 됐어."


어쨌거나 이렇게 소란스럽지만, 나는 3년 만에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케이안에게 방을 안내 받고 침대에 누워서 곰곰이 생각했다.


'가서 잡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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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4th 01. 별의 검(1) +4 11.12.16 333 6 15쪽
180 외전 - 아란 +1 11.12.16 384 6 19쪽
179 3rd 10. 성전(12) +1 11.12.16 302 8 10쪽
178 3rd 10. 성전(11) +2 11.12.16 320 6 9쪽
177 3rd 10. 성전(10) 11.12.14 375 7 9쪽
176 3rd 10. 성전(9) +2 11.12.13 315 6 11쪽
175 3rd 10. 성전(8) +1 11.12.13 380 9 10쪽
174 3rd 10. 성전(7) +2 11.12.12 418 6 73쪽
173 3rd 10. 성전(6) +1 11.12.11 327 6 66쪽
172 3rd 10. 성전(5) 11.12.10 362 7 61쪽
171 3rd 10. 성전(4) +2 11.12.10 358 6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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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3rd 10. 성전(2) +2 11.12.08 427 8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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