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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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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385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0.12.28 18:00
조회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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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자장가

DUMMY

에밀리가 사라지고 화명은 다시 눈을 떴지만, 여전히 이상한 상태였다.


역시 화명이 정상이 되려면 에밀리가 돌아와야만 했다.


“에밀리 빨리 돌아와 줘요”


방에 홀로 남아 ‘백귀’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던 헬렌은 창문을 보며 멍하니 있었다.


“헬렌 님! 헬렌 님!”


조용히 독백에 빠져 있는데 하녀가 다급하게 들어왔고 직감적으로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화명에게 무슨 일 있나요?”


“네! 어서!”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자세히 물어볼 필요는 없었고 헬렌은 서둘러서 화명의 방으로 향했다.


“크으으으”


예상대로 방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짐승처럼 이빨을 드러낸 채 위협하는 화명의 모습이었다.


“헬렌 님!”


짐승 같은 화명의 모습에 겁먹은 하녀들은 헬렌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다가왔다.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에는 당혹감과 곤혹스러움이 잘 담겨 있었다.


“화명이 또 날뛴 건가요?”


“네”


또 라는 말을 할 정도로 화명은 자주 날뛰었다.


정말로 야생동물을 잡아와서 길들이는 것 같이 화명은 사소한 거에 반응하고 경계했다.


실제로도 짐승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지 않고 손과 발을 사용해 사족보행 했고 짐승의 울음 같은 소리를 내곤 했다.


“하아~ 제가 달래볼게요”


항상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헬렌이 나섰고 신기하면서 당연하게도 헬렌한테만큼은 얌전했다.


“화명”


애잔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헬렌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는 곧바로 헬렌에게 짐승처럼 뛰어와 헬렌의 허리를 감싸며 안겼다.


헬렌을 안았음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것인지 주위를 경계했다.


“그래, 많이 무서웠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화명을 진정시켰고 조금씩 경계심이 풀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었나요?”


“밥을 손으로 먹으려 하여 그걸 막으려 하니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진정된 듯 보이자 헬렌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고 하녀는 아직 공포에 떨며 화명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런가요”


주위를 둘러보니 침대 옆에 먹다 말은 음식들이 있는 것이 보였다.


“일로 와”


화명을 침대로 끌고 가 걸터앉히고는 먹다 남은 음식을 들고 왔다.


“자 입 벌려 보세요.”


수프를 한 숟갈 떠서 화명에게 들이밀었지만 입을 열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눈을 반짝이며 헬렌을 올려다보았다.


“아~ 해보세요”


그래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


“아~?”


헬렌이 내는 소리를 따라 하며 화명이 입을 벌리자 빠르게 숟가락을 넣었다.


“윽!”


갑자기 숟가락이 들어와 당황한 듯 눈이 커져서 헬렌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황급히 침대 위로 올라가 경계했다.


“맛있죠?”


헬렌은 당황하지 않은 듯 여유롭게 미소를 지어 보였고 다시 수프를 한 숟갈 떴다.


“자 드세요”


쉽게 경계하는 눈빛을 거두지 못한 채 천천히 다가와서는 헬렌을 한번 보고는 숟가락을 한번 봤다.


“어서 드세요”


헬렌이 숟가락을 한번 앞으로 들이밀자 한번 움찔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버리고는 숟가락을 물었다.


“맛있죠?”


헬렌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기는 했지만, 화명이 대답할 일은 없었고 마음에 들었는지 수프가 담긴 그릇을 빤히 쳐다보았다.


“응?”


화명이 갑자기 헬렌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왜요?”


대답이 돌아오지 않은 채 계속해서 옷깃을 잡아당기며 헬렌에게 뭔가 간절한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이거 먹고 싶어요?”


헬렌이 수프를 한 숟갈 뜨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숟가락을 바로 물었다.


그 모습에 헬렌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또 한 숟갈을 떴고 이번에도 화명은 지체 없이 숟가락을 물었다.


“커억”


“누가 안 뺏어 먹으니까 천천히 먹어요”


너무 급하게 먹은 탓인지 사례가 걸려서 괴로워했고 헬렌이 등을 두드려주며 진정시켰다.


“헬렌 님”


“네?”


화명에게 수프를 먹이는 것에 심취해서 아직 하녀들이 있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제 그자도 진정된 듯하니 저희에게 맡기시고 방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미약하지만 하녀들에게서 아직 화명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대로 제가 계속 먹일게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책임지고 먹일 테니 주변 좀 정리해 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화명이 날뛰었을 때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어질러져 있는 방 안의 상황이 그때가 상당했음을 알려주었다.


헬렌이 화명을 붙잡고 있을 때가 마음 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하녀들은 서둘렀다.


“자 이것도 먹어봐요”


그 사이 헬렌은 남은 음식들을 먹였고 다행히 음식들이 입맛에 잘 맞는 것인지 화명은 잘 받아먹었다.


“다 먹었네요.”


어느새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과 방에 헬렌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


헬렌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화명은 헬렌의 손을 잡고서 불안감에 떠는 눈빛을 보냈다.


“어떡하지”


그 눈빛을 보고 차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헬렌 님 저희에게 맡기시고 가셔도 됩니다.”


말로는 괜찮다는 듯이 하고 있었지만, 헬렌이 떠나자마자 큰 소란이 또 발생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어쩔 수 없지”


화명의 손을 꼭 잡고서 일으켜 세우고는 어디론가 끌고 가려 했다.


“헬렌 님?! 어디 가시나요?”


“제 방으로 갈려고요”


“안 됩니다. 헬렌 님과 그자를 단둘이 둘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지금의 화명이 두렵다고는 하나 언제 또 난동을 부릴지 모르는 사람을 헬렌과 함께 둘 수 없다고 생각한 하녀들은 극구 반대 했다.


“괜찮아요. 제 말은 잘 듣는 것 같으니까요”


물론 희한하게도 헬렌의 말만큼은 잘 따랐다.


원래부터 헬렌이 키우던 개 마냥 거의 순종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그자는 너무 위험합니다.”


“위험하지 않아요. 제가 있는 한”


헬렌이 아니면 화명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하녀들도 잘 알고 있었다.


“알겠습니다만 부디 조심해주세요”


“네 걱정하지 마세요”


결국 헬렌에게 화명을 맡기는 것을 선택했고 헬렌은 화명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갔다.


“음~ 이제 뭐 하지?”


막상 데려오니 딱히 할 게 없었다.


“아! 그냥 밖에 나갈까?”


그래 라는 대답이 들려 올 리 없었지만 마치 그 대답을 기다리듯이 빤히 화명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화명은 자신의 물음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방에 처음 온 사람처럼 신기하다는 듯이 눈을 멈추지 않았다.


“앗! 그거 만지면 안 돼!”


화명은 갑자기 손을 놓더니 침대 옆에 세워진 ‘백귀’를 집어 들었다.


“안돼 이리 주세요!”


행여나 검이라도 뽑으면 위험했기에 뺏으려 했지만, 화명은 ‘백귀’에 집착했다.


“어서요!”


헬렌의 언성이 높아지자 주춤하는 듯했지만 ‘백귀’를 넘겨주지 않았고 헬렌의 손이 다가오면 빠르게 그 손을 피해 달아났다.


“위험하다니까요!”


헬렌은 쫓아다니고 화명은 ‘백귀’를 들고 도망갔다.


“어서 빨리 줘요!”


가만히 서서 진짜 화난 듯이 얼굴을 찡그리며 목소리를 크게 높이며 말하자 화명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어서요!”


한 손은 허리에 올리고 한 손을 앞으로 뻗으며 단호한 말투로 말하자 천천히 다가와 ‘백귀’를 넘겨주었다.


“후우~ 이거 위험한 거니까 만지면 건드리면 안 돼요”


말을 이해한 것인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는 했고 혼나서 그런지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비에 젖은 강아지같이 불쌍해 보이면서도 귀여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헬렌이 살며시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화명은 다시 표정이 밝아져서는 다시 허리를 감으며 안겼다.


“에휴...”


그 모습에 복잡한 감정이 들며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마녀의 기사가 미쳤다고 들었는데”


“네 저도 들었습니다.”


어두컴컴한 방안에 촛불 하나가 쓸쓸하게 힘겹게 밝히고 있었고 왕과 현자가 소파 위에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어떤가?”


“뭐가 말입니까?”


“자네가 말한 기회가 지금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흠”


현자는 유일하게 보이는 입을 다문 채 한참을 고심했다.


“확실히 지금이 기회기는 합니다만 좀 더 기다려보시지요”


“그렇게 망설 이만한 이유가 있는가?”


“아마 ‘그것’들도 지금 마녀 쪽 상황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단 말은...”


현자의 입꼬리가 날카롭게 올라갔다.


“굳이 저희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그것’들이 알아서 해줄 겁니다.”


“그렇군”


왕의 입꼬리도 현자를 따라 올라갔다.


콰광


“한바탕 쏟아지려는 같군요”


창문이 없어 바깥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벽을 뚫고 들려오는 천둥소리로 짐작할 수 있었다.








소나기가 오려는 듯 날씨는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해는 어느새 먹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고 아직 이른 시간 임에도 초저녁같이 어두워져 있었다.


번개의 강렬한 빛이 순간적으로 어둠을 갈라놓고는 사라졌다.


콰광


뒤이어 무언가 폭발한 것만 같은 천둥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크아아아악!”


연신 반복되는 천둥과 번개에 놀란 화명은 날뛰었다.


“진정하세요!”


헬렌이 겨우 붙잡기는 했지만, 화명은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 했다.


“진정해요. 제발”


어떻게 해서든 진정시키려 했지만, 헬렌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화명은 계속해서 날뛰며 괴성을 내질렀다.


“헬렌 님? 괜찮으십니까?”


화명의 괴성이 다른 곳에까지 들렸는지 하녀들이 몰려왔다.


“네 저는 괜찮아요”


헬렌은 괜찮았지만, 화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콰광


“으아아아악!”


천둥과 번개가 반복될 때마다 화명의 괴성도 반복되었다.


“설마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하는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하녀들은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뭔가 저희가 도와드릴 게 없을까요?”


“네 딱히 없을 것 같아요”


화명의 괴성을 멈추려면 저 천둥과 번개를 멈추는 것 말고는 없었기에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일단은 저 혼자서 진정시켜 볼 테니까 조금 시끄럽더라도 참아주세요”


사람이 많아 봤자 경계심 가득한 화명이 진정하는 데에 있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는 빨리 사람들을 물러나게 할 생각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불러주세요”


하녀들이 나가고 다시 방안에는 둘만 남게 되었고 이따금 들려오는 천둥소리와 화명의 괴성만이 방안에 울렸다.


“으아아아악”


번개의 번쩍거리고 난 후에 천둥소리가 들렸고 다시 화명의 괴성을 지르며 날뛰려 했다.


“괜찮아... 괜찮아...”


화명이 다시 날뛰려 하자 품에 꽉 끌어안고는 낮은 음성으로 속삭였다.


하지만 좀처럼 화명은 진정하지 못했고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연신 창문을 두들겼다.


“화명 밖을 봐 비가 오고 있어”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화명이 보는 비였지만 그런 것을 즐길 여유는 전혀 없어 보였다.


여전히 화명은 괴성을 냈고 헬렌은 좀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세상이 너를 버려도


내가 곁에 있으니



어둠이 너를 뒤쫓아 와도


내가 곁에 있으니



세상에 혼자 남게 되어도


내가 곁에 있으니



슬퍼하지 말아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울지 말아요



그대 곁에는


언제나 내가 있으니


괜찮아요




캄캄한 방안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오직 헬렌의 자장가만이 울렸다.


평소와는 다르게 물안개처럼 낮게 깔리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음성으로 헬렌은 노래했고 신기하게도 화명은 점점 진정되어 갔다.


헬렌의 품과 목소리가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그 포근함을 느끼며 화명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자장가가 끝났을 때는 화명은 완전히 잠이 들어버리고는 작은 숨소리를 내뱉었다.


“괜찮아 언제나 내가 곁에 있을게”


행여나 깰까 봐 조용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고 간지러운 듯 화명은 살짝 움찔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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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왕의 부름 21.01.12 103 0 12쪽
36 뭐라도 해야겠어 21.01.11 101 0 12쪽
35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21.01.08 98 0 12쪽
34 마력을 느끼다. 21.01.07 99 0 12쪽
33 승리의 태양 21.01.06 108 0 12쪽
32 검술 수업 21.01.05 106 0 11쪽
31 예언을 따르다 21.01.04 101 0 12쪽
30 부탁할게요 21.01.01 105 0 13쪽
29 너를 기다리며 20.12.31 109 0 13쪽
28 내 친구들과 함께 20.12.30 123 0 14쪽
27 아이들 20.12.29 119 0 12쪽
» 자장가 20.12.28 1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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