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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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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379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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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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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왕의 부름

DUMMY

“어째서 저희를 부르시는 건가요?”


“그건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조용히 차를 마시던 중, 갑자기 찾아온 카일을 통해서 온 것은 10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던 왕의 호출이었다.


“알겠습니다. 가도록 하죠”


찻잔을 살며시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난 에밀리의 모습은 10년이란 세월답게 많이 변해 있었다.


천진난만했던 소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덧 교양있어진 몸짓과 말투, 허리까지 곧게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은 영락없는 숙녀였다.


“시겔은 어디 있습니까?”


원래는 존댓말조차 하지 않던 카일은 어느샌가 에밀리에게는 높은 사람을 상대하듯이 대하고 있었다.


“아마 자기 방에 있을 텐데 무슨 일인가요?”


“시겔도 같이 오라 했습니다.”


“시겔도?”


같이 가면 좋기는 하지만 굳이 시겔까지 같이 갈 필요가 있나 싶어 의아하기는 했다.


“제가 시겔을 데리러 갈 테니 먼저 마차로 가시죠”


“알겠어요”


에밀리가 먼저 마차로 향하고 카일은 시겔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누구세요?”


“나다”


익숙한 목소리에 시겔은 서둘러서 문을 열어주었고 밝은 표정으로 카일을 반겼다.


“오랜만이네요”


“그래, 오랜만이네”


검술 수업이 끝난 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고 둘의 사이도 그만큼 많이 가까워져 있었다.


단순히 사제 관계를 넘은 무언가가 둘을 이어주고 있었다.


“안 본 사이에 많이 늙으신 것 같네요.”


처음 검술 수업을 시작할 때 젊었던 그는 이제 어느새 청년이라는 시기를 넘어서 있었을 뿐 늙었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일렀다.


“그러는 너도 많이 변했군”


어린애에 불과했던 시겔은 이제 제법 탄탄한 몸에 사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자라있었다.


“검술은 꾸준히 연마하고 있겠지?”


“그럼요”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 해 보면 알게 되겠지”


“얼마든지요”


마지막 수업 때까지 시겔은 카일과의 대련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보지 못했던 몇 년 동안 자신감이 붙어 있었다.


“근데 여긴 무슨 일이세요?”


“너희를 왕궁으로 데려가기 위해 왔다.”


“너희? 저도 포함인가요?”


“그래”


왕과 관련된 것은 에밀리뿐이었지 자신은 아무런 상관없었다고 여기고 있었기에 의외라고 생각했다.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왕이 자신까지 함께 부른다는 것은 시겔 생각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어서 준비해라 불의 마녀님은 지금 밑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네 잠시만요 금방 준비 할게요”


“그럼 밖에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지”


시겔이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끔 카일이 방에서 나가고 허겁지겁 준비하기 시작했다.


“됐다 가지죠!”


서둘렀던 만큼 문을 열고 나온 시겔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헝클어진 머리는 전혀 정돈하지 않은 상태였고 외출복은 평소에 입을 일이 없어서 그런지 엉망진창으로 입고 있었다.


“설마 그 꼴로 갈려는 것은 아니겠지?”


“제 모습이 이상한가요?”


정작 본인은 뭔가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지만 카일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하아~ 일로 와 봐라”


머리는 어쩔 수 없다 치고 옷매무새만이라도 깔끔하게 정돈하기 위해 이곳저곳 정리해주었다.


“넌 어찌 되었든 내 제자다. 그러니 항상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행동거지 또한 똑바로 하고 다녀라”


“네”


오랜만에 듣는 스승의 훈계에 시겔은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됐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봐줄 만하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확실히 조금 전보다는 깔끔해진 모습에 카일은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겨우 마차로 향할 수 있었다.


“출발해라”


“네”


세 명 모두가 마차에 오르고 나서 카일의 말이 떨어지자 마부는 마차를 움직였다.


채찍질 소리 이후 말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마차는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더니 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근데 너 머리가 왜 그래?”


“머리?”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그제야 시겔의 머리를 본 듯 에밀리는 헝클어진 머리를 지적했다.


“아무리 우리기 빈민가 출신이라고는 해도 굳이 그걸 왕궁에서까지 표 낼 필요는 없잖아?”


“그렇게 심각해?”


자신의 머리를 볼 수 없는 시겔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 심각해 완전 거지꼴이 따로 없어”


과장이 섞인 에밀리의 말에 긴가민가하면서 시겔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안 되겠다 내가 정리해줄게”


결국 보다 못한 에밀리가 시겔의 옆자리에 앉아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정리해주었다.


“이제야 좀 볼만하네”


말 그대로 볼만 해졌을 뿐 깔끔하다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평소에 좀 깔끔하게 다녔으면 좋았잖아”


“이렇게 갑자기 왕궁으로 갈 줄 알았으면 깔끔하게 했지”


시겔의 말대로 이건 너무 갑작스러웠고 이곳에 오기 전 에밀리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깔끔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게 놀랄 울 뿐이었다.


“이제 곧 도착합니다.”


잊고 있었지만, 마차에는 카일도 같이 타고 있었고 어느새 왕궁 근처까지 왔다.


이 왕궁을 본 것은 전에 이곳에 왔을 때가 처음이었고 그때 이후로 10년 동안 보지도 못하고 온 적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본 왕궁은 마치 처음 본 것 같았고 그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금 떠올랐다.


“어서 오시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차 문이 열리고 하얀 기사 제복을 입고 있는 사내가 서 있었다.


“저를 따라오시죠”


그 기사는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익숙하면서도 처음 보는 것만 같은 복도를 지나 눈에 익은 큰 문 앞에 멈춰 섰다.


“그럼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사람이 서 있고도 남는 공간과 그 공간의 앞에 한 명이 앉기에는 크고 화려한 의자에 앉은 왕이 있었다.


“어서 오너라”


세 명 모두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


“네 전하”


시겔은 가장 뒤에 서서 침묵한 채로 가만히 있었고 에밀리가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그동안 바빠서 그쪽에 신경을 못 쓴 것 같은데 잘 지냈다니 다행이구나”


중후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목소리는 왕이라는 위치와 어우러져 압박감이 상당했다.


“내가 이렇게 자네들을 부른 것은 한 가지 제안을 하려 한다네”


“어떤 제안이십니까?”


“불의 마녀여 자네 만의 기사를 임명하는 게 어떻겠는가?”


전혀 생각지 못한 뜬금없는 이야기에 에밀리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그리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그저 자네를 호위해줄 기사를 임명하는 거니까”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유는 간단하네 예언 때문이지”


“예언...”


불의 마녀가 왕국을 위험에서 구한다는 예언


이 예언 때문에 에밀리와 나 그리고 하룬델까지 하루하루 연맹하는 삶에서 귀족 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 예언이 조금 변해서 불의 마녀 혼자가 아니라 마녀를 따르는 기사라는 말이 포함되었다네”


예언이라는 게 바뀔 수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항상 변하고 움직이는 것이니 충분히 예언도 바뀔 수 있었다.


“기사를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떤 자를 기사로 임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에밀리가 알고 있는 기사라고는 자주 저택에 왔던 카일과 처음 자신을 잡으러 왔던 그 초승달처럼 휜 검을 가진 기사뿐이었다.


“굳이 기사가 아니어도 실력 좋은 검사를 기사로 임명해도 상관없다.”


본래 기사란 귀족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귀족이라 해서 아무나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저는 마땅히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곳에 와서 저택에만 있었던 에밀리가 아는 사람이 있을 리 없기는 했다.


“그 뒤에 있는 자네의 친구는 어떤가?”


시겔은 자신이 언급되자 놀라며 살짝 고개를 들었고 에밀리도 힐끔 쳐다보았다.


“듣자 하니 친위 대장에게 직접 검술 수업을 받은 제자이고 실력 또한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면 마녀의 기사로 임명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왕의 돌발 발언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특히 줄지어서 서 있던 기사들이 더욱 소란스러웠다.


그럴 만도 했다.


빈민가 출신이 귀족과 동급이 되는 것이었고 힘든 과정을 통해 겨우 기사가 된 자들인데 시겔이 파격적인 취급을 받으니 소란스러울 만했다.


“어떤가?”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자신들을 헐뜯는 수군거림이 에밀리의 오기를 자극했고 망설임을 지워주었다.


“그럼 자네 친구를 기사로 임명하는 식을 바로 준비하도록 하지”


정작 시겔 본인의 의사는 누구 하나 물어보지 않은 채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기사들 무리에서 들려온 외침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멈추었고 익숙한 얼굴의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친위대 소속 애딘 크레아 입니다.”


기사는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표했다.


“그래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가?”


자신의 말을 끓었다는 것에 불만 있는 듯한 왕의 목소리였다.


“네 전하”


“말해 보아라”


왕의 앞에 있음에도 애딘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당당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자에게 기사의 자격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자신의 옆에 있는 시겔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 옆에 있는 자는 기사의 자격이 없다?”


“네 그렇습니다.”


왕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그 모습에 몇몇 사람들은 중얼거렸고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카일 역시 놀랍다는 듯이 애딘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자격이 없다는 거지?”


“본래 기사라는 것은 고귀하게 검을 휘둘러야 하기에 귀족이 당연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천한 출신인 이자가 휘두르는 검이 귀족만큼 고귀할 리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사가 귀족은 아니지”


“맞습니다. 모든 기사가 귀족은 아니고 실력만 좋다면 출신과 관계없이 기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 자네 말대로라면 저자가 기사로 임명되는 것이 딱히 문제는 없을 터인데 왜 그러는 거지?”


뭔가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가는 것인지 애딘은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 저자가 기사가 된다면 분명 반발하는 자들이 많을 것입니다.”“그래서 자네의 생각 무엇인가?”


“실력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애딘의 말에 소란스러워졌지만 금세 조용해졌다.


“좋다 그럼 그 증명을 어떻게 할 셈이지?”


“간단합니다. 저와 저자가 대결하고 저를 이기면 됩니다.”


언뜻 들으면 간단한 이야기였지만 저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면 분명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였다.


“자네가 직접 저자와 싸운다고?”


“네 그렇습니다.”


“굳이 자네가 나설 필요가 있을까?”


“이런 입증을 하려면 당연히 실력 좋은 자가 해야 하고 이자가 저를 이긴다면 그 누구도 더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고민에 빠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애딘의 말은 분명 맞는 말이었고 만약 강행 한다면 기사들의 반발은 분명 있을 터였다.


그렇다고 대결을 허락하자니 그것도 마음에 걸렸다.


누구나 잘 알고 있을 정도로 애딘의 실력은 뛰어났기에 시겔이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카일 자네의 생각은 어떻지?”


결국 결단을 내리지 못한 왕은 시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카일에게 넘겼다.


“애딘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추후의 말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저의 제자에 대한 증명은 필요합니다.”


단순히 애딘의 말에 동조한 것이 아닌 시겔을 자신의 제자로 언급하면서 시겔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좋다 애딘, 너와 저자가 대결하여 만약 저자가 이긴다면 그때 기사로 임명해도 늦지 않겠지”


결국, 왕은 애딘과 시겔의 대결을 허락했다.


“이게 무슨...”


졸지에 시겔은 자신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대결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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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애딘의 검 21.01.13 99 0 11쪽
» 왕의 부름 21.01.12 103 0 12쪽
36 뭐라도 해야겠어 21.01.11 101 0 12쪽
35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21.01.08 98 0 12쪽
34 마력을 느끼다. 21.01.07 99 0 12쪽
33 승리의 태양 21.01.06 108 0 12쪽
32 검술 수업 21.01.05 106 0 11쪽
31 예언을 따르다 21.01.04 101 0 12쪽
30 부탁할게요 21.01.01 105 0 13쪽
29 너를 기다리며 20.12.31 109 0 13쪽
28 내 친구들과 함께 20.12.30 122 0 14쪽
27 아이들 20.12.29 119 0 12쪽
26 자장가 20.12.28 1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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