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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은은 님의 서재입니다.

딸깍 한 번으로 아포칼립스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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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은은
작품등록일 :
2024.02.26 01:36
최근연재일 :
2024.03.25 21:05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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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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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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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월 23일(5)

DUMMY

4월 23일(5)


격리 카드를 사용한 직후.

서진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

격리 카드를 사용하였습니다.

30초 간 행동이 제한됩니다.

+--------------------------------------+


격리 카드의 효과는 행동 제한 뿐만이 아니었다.


정지해 있는 30초 간,

모든 데미지를 무시할 수 있었다.


30초 무적.


그리고 이 30초 간.

서진은 다른 아이들이 소멸당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했다.


학교 천장에서부터 찌그러들기 시작하더니-

공간이 압축되기 시작한다.


학교 옥상부터 1층까지.

5층짜리 건물이 납작하게 짓눌린다.


소멸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서진은 거대한 물리력에 이끌리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콰과과광-!


쿠웅- 쿠웅-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들이 서진의 머리 위에 쌓인 순간.

메세지가 떠올랐다.


+--------------------------------------+

30초가 지나 격리가 해제되었습니다.

격리 권한이 사라집니다.

+--------------------------------------+


“허억, 허억! 씨발!”


격리 메세지가 들려온 직후.

서진은 다리 쪽에 급격한 압력이 쏠리는 걸 느꼈다.


지하까지 추락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더미에 다리가 깔린 것이었다.

힘을 주어 다리를 빼내보려 했지만,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발은 꿈쩍도 안 했다. 


‘무리야. 단단히 박혔어.’


몇 번의 시도 끝에 다리를 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서진은 아이폰을 꺼내 후레쉬 모드를 켰다.

빠르게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다리가 돌 사이에 꽉 끼어있다는 점만 빼면, 사실상 다친 부위는 없었다.


‘격리 카드··· 선택하길 잘 했다···.’


소멸 카드가 오로지 공격용이라면.

격리 카드는 공격으로도, 방어로도 쓸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소멸 카드를 고른 이들의 결과는.

서진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불쌍한 자식들.’


서진은 먼지를 털어내며 콜록 기침을 했다.


“일단··· 다리부터 빼내야 하는데.”


그때, 서진의 눈 앞에 메세지가 떠올랐다.


+--------------------------------------+

업적 획득 (고급)

소멸에서 살아남다


보상

에테르 +500

스킬 숙련도 +50

방역 점수 + 500

+--------------------------------------+


새로운 업적과 함께.


+--------------------------------------+

칭호 획득 (고급)

소멸 생존자


보상

에테르 +500

스킬 숙련도 +150

방역 점수 + 1500

+--------------------------------------+


칭호 메세지도 같이 떠올랐다.


‘소멸 생존자라니. 미친 놈들.’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업적에 칭호까지 얻었다.


‘악취미다.’


꺼림칙하긴 했지만.

우선은 살아남았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더군다나 소득도 있었다.


‘에테르 양도 1,000 이나 늘었고. 거기다 스킬까지.’


+--------------------------------------+

클릭 LV.1 -> LV.2

‘드래그’ 스킬이 해금되었습니다.

+--------------------------------------+


스킬 레벨이 때마침 올라주었다.


서진은 잔해 속에 누운 채로 주머니에 넣어뒀던 스킬 카드를 꺼냈다.

스킬 하나에 NEW 표시가 달려 있었다.


+--------------------------------------+

클릭 - LV.2 (유일 등급)


에테르 2,300 /2,500


좌클릭 - 액티브

1. 더블 클릭

2. 드래그 - NEW!

+--------------------------------------+


서진이 카드를 굳게 쥐자, 카드는 마우스로 변했다.

마우스를 잡았다.


‘드래그 스킬··· 내 예상이 맞다면.’


서진은 자신의 발이 끼어있는 콘크리트 쪽으로 커서를 갖다댔다.

좌클릭을 꾹 누른채로 커서를 잡아당기자-

콘크리트 더미가 들썩거렸다.


+--------------------------------------+

에테르가 100 소모되었습니다.

에테르 2,200 /2,500

+--------------------------------------+


‘됐다!’


서진의 예상대로였다.


‘드래그 스킬은 물건을 이동시킬 수 있다.’


수 백 키로는 되는 콘크리트 더미를 가볍게 들어올린 뒤,

서진은 천천히 잔해 더미에 끼인 발을 빼냈다.


드래그 스킬을 해제하자 콘크리트 더미가 둔중한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서진은 빠르게 발을 살펴보았다.

돌더미에 조금 쓸리긴 했지만, 그 외에 문제는 없었다.


‘좋아. 움직일 수 있어.’


쿠구궁-


“···무작정 나갈 순 없겠네.”


이미 잔해 더미에 매몰된 상태.

잘못 건드렸다간 추가 붕괴의 위험이 있었다.


‘하는 수 없지.’


서진은 ‘더블 클릭’ 스킬을 활용했다.


+--------------------------------------+

잔해 더미 - (학교)

학교가 무너지고 남은 잔해다.

오른쪽 잔해 더미를 부수면 추가로 붕괴할 수 있으니 건드리지 않도록 하자.

+--------------------------------------+


“역시. 이정도는 해줘야 유일 등급이지.”


내심 유일 등급의 위력을 실감하며.

서진은 천천히 안전한 방향쪽으로 몸을 틀었다.


더블 클릭 스킬이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안전한 돌만 골라 치워가며 공간을 넓혔다.

5분 정도 반복하며 이동하자, 비교적 넓은 공간이 나왔다.


“여긴··· 지하 1층인가?”


세현고의 지하 1층에는 야간 자습실이 있었다.

자습실 의자들이 부서진 모습을 보며 서진은 이곳이 지하 1층일 거라 추측했다.


“다행히 더 깊이 빠지지는-”


서진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촉수 하나가 휘적휘적 거리며 공간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촉수···?


서진은 촉수가 길게 이어진 방향쪽으로 향했다.


촉수는 주변을 더듬더듬 거리며 나갈 길을 찾는 듯 보였다.

촉수가 이어진 끝에 조그마한 구멍이 있었다.


‘여기로 촉수만 길게 빼낸 거구나.’


서진이 말했다.


“반장?”


움찔.


촉수는 서진의 말을 듣곤 곤두섰다.


이내 촉수가 스르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목소리가 들렸다.


“···서진이야?”

“응.”

“다른 애들은?”

“글쎄··· 지금 발견한 건 너뿐이라.”

“······.”


구멍 안쪽.

좁아보이는데.


“빼내줄까?”

“아냐! 지금 그랬다간 붕괴할 수도···.”

“괜찮아.”


더블 클릭 스킬이 있으니까.


서진은 망설임 없이 돌을 치웠다.


“야! 그만해! 그러다 둘 다 죽-”

“괜찮아. 이런 거 많이 해봤거든. 젠가 같은 거.”

“이게 그거랑 같아?!”


돌을 거침 없이 치웠다.

구멍이 얼추 넓혀졌다.


정해린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주변을 휙휙 둘러보곤 하는 말이.


“야자실이네.”

“비켜 봐. 나머지도 빼내게.”


이내 구멍을 좀더 넓히자, 정해린이 낑낑대며 기어나왔다.


“···고마워.”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정해린이 감사를 표했다.


“다른 애들은··· 안 보이네.”

“아마 여기 어딘가 묻혀 있을텐데.”


정해린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얘들아! 들리면 대답해!”


정해린이 소리쳤다.


“콜록, 얘들아-!”


그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쳐 들렸다.

정해린은 계속해서 외쳤다.


그때였다.


“-린아, 여기야!”


야자실의 반대편.

아슬아슬하게 돌이 파묻혀져 있는 쪽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해린과 서진은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희정아? 희정이 맞지?”

“히끅, 해린아아-”


잔해 더미 너머에서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렸다.


“난, 난 무사한데 예담이가···.”

“예담이? 다른 애들도 거기 있어?”

“정해린. 우리도 여기 있어.”


몇 명의 목소리가 겹쳐서 들렸다.

대부분 저쪽에 갇힌 건가.


희정이 절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예담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


그 말을 한 직후, 여자 아이의 고통스런 비명이 들렸다.

예담이의 비명이었다.


“잠깐 기다려 봐! 지금 이거 치울게! 우선 만나자!”


정해린은 서진을 쳐다봤다.


“서진! 돌 옮기는 것 좀 도와줘!”

“···안 돼.”


+--------------------------------------+

잔해 더미 - (학교)

학교가 무너지고 남은 잔해다.

중앙에 있는 돌을 치우면 추가 붕괴가 발생한다.

건드리지 말자.

+--------------------------------------+


“지금 거기. 치우면 붕괴할 거야.”

“뭐···?”

“나, 분석 스킬이 있거든.”


서진은 돌더미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디를 건드려야 괜찮은 지 보이는데. 여긴··· 어딜 건드려도 무너질 거야. 안 돼.”

“그럼 애들은···.”

“······.”


잠시 고민한 끝에 서진이 외쳤다.


“김희정! 들려?”

“-서진?”

“이쪽은 붕괴 위험이 있어서 못 건드려. 너흰 나갈 수 있겠어?”

“여기가 출구랑 가까워! 오히려 너희가 이쪽으로 오는 게···.”

“우린 괜찮아! 어찌저찌 나갈 수 있어!”


아이들과의 합류는 어려울 것 같았다.


“너희 먼저 나가! 우린 따로 길을 찾아서 나갈게!”

“알았어!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

“그래!”


서진은 스피커처럼 만들었던 두 손을 내렸다.


그때,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삐이이이이이-


+--------------------------------------+

위급재난문자 [서울]

9시 11분 진도개 하나 발령.

군, 경찰, 예비군은 서둘러 가까운 군부대로 복귀하십시오.

민간인은 건물 지하로 대피하시거나,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대피하십시오.

+--------------------------------------+


시끄러운 고주파음은 사방에서 들렸다.


삐이이이이이-


하지만 거기선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휴대폰만 애먼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제길.


“반장. 일단 우리끼리 나가자.”


“······.”

“반장?”


정해린은 위급재난문자를 멍하니 쳐다봤다.

봐선 안 될 걸 보기라도 한 듯.


“-파.”

“정해린!”


서진이 소리치자 해린이 깜짝 놀랐다.


“아, 응. 나가자.”


해린과 함께 돌을 치워가며 나가는 길을 찾았다.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돌무더기는 촉수의 도움을 받았다.

촉수는 거대한 돌을 휘감곤 뒤쪽으로 휙휙 던져댔다.


“에테르는 충분해?”

“옮기는 정도론 거의 소모 안 해.”


계단 쪽은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서 접근이 불가능했기에 다른 쪽 돌들을 옮겨가며 출구를 찾았다.


경로를 조금씩 변경할 때마다 지체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두세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하아, 하아.”


가슴이 답답했다.

폐쇄된 곳에 오래 갇혀있어서 그런 걸까.

숨이 막혔다.


호흡이 빨라졌다.

빨라질수록 먼지 냄새가 짙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돌을 치울 때마다 햇빛이 조금씩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아, 응!”


우르르-!


마지막 돌무더기를 힘 주어 밀어내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서진은 앞으로 넘어졌다.


“우앗!”


넘어지려는 순간, 해린의 촉수가 서진을 붙잡았다.


“괜찮아?”

“어어···. 고마워.”


교복에 뭔가 비누처럼 미끌거리는 유액이 묻긴 했지만.

괜찮았다.


붕괴된 학교를 빠져나온 직후.

해린과 서진은 주변을 쳐다봤다.


“애들은?”

“···먼저 갔나봐.”


정해린이 바닥에서 종이를 들어올렸다.

‘대피소에서 보’ 라고 휘갈겨져 있었다.


먼저 간 이유를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슬라임 무리가 운동장에 잔뜩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한 두 마리가 아니었다.


‘미친, 또 소멸 날라오는 거 아냐?’


순간 그런 걱정이 들었지만.

소멸 메세지가 추가로 들려오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슬라임은 피하는 게 좋았다.


정문과 운동장은 슬라임에 의해 막혔으니.

이동할 수 있는 곳은 한 곳 뿐이었다.


“뒷산 쪽으로 가자.”

“나도 그 생각 했어.”


뒷산을 타고 이동하는 수 밖에.


둘은 뒷산 산책로를 타고 올라갔다.


산을 타고 오르는 도중,

서진은 무너진 학교 쪽을 쳐다봤다.


잔해 더미가 되어버린 학교.

그런데 학교가 붕괴된 흔적이 무언가 기이했다.


‘저거 마치···.’


모래사장에 손바닥을 찍어 남기듯.

거대한 손이 학교를 짓이긴 듯 보였다.


“······.”


불가사의한 광경을 뒤로 하고.

둘은 뒷산의 정상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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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월 23일(4) 24.03.07 141 3 13쪽
3 4월 23일(3) 24.03.06 140 3 12쪽
2 4월 23일(2) 24.03.05 16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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