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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핑핑이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천재는 성좌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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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핑핑이
작품등록일 :
2022.05.22 17:24
최근연재일 :
2022.07.19 14:41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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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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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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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낌없이 주는 디아나!-2222

DUMMY

12. 아낌없이 주는 디아나!-2222





나는 쓰러져있는 디아나를 바라봤다.

대자로 엎어져서 기절해있다. 한쪽 팔은 악몽 꾸는 강아지마냥 간헐적으로 꿈틀대고 있었다.



“어... 좀 심했나?”



디아나가 미친 귀족이라 세게 나온 것도 있었지만, 사실 나도 어느 순간 즐기고 말았다.

하여간 난 이게 문제다... 옛날부터 같이 있는 사람 따라 홀랑 분위기를 타서는!



‘쓰읍... 그래도 AA급을 상대로 잘 버텼어.’



솔직히 이 정도로 수월할 줄은 몰랐다.

이제 선별전 시작 전에 공간계열 저주만 뜯어내면 될 것이다. 입학하고나면 정말 아는 척도 안 해야지!

애당초 쟤는 내 성좌 엔트리도 아닐 뿐더러, 성격 상성도 극악이었으니 말이다.


주변에 떨어진 무구들을 수습한 나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인벤토리 강제 오픈.”



결투의 대가는 검과 목숨이었지? 목숨은 좀 그러니까, 대신 검을 좀 챙길 생각이었다.



[상호 계약이 확인되었습니다!]

[결투에 대한 보상을 가정산합니다!]

[무구 한정, 디아나 페리온의 인벤토리를 강제 오픈합니다!]



촤르르르륵!

열리기 무섭게 쏟아지는 금빛 향연!



“오... 이게 다 얼마냐.”



확실히 미치긴 했다.

인벤토리에는 만병지왕의 보고에 들어있는 700여 점의 무구 이외에도 쓸만한 게 넘쳐났으니 말이다.

확실히 귀족이 좋다.

이대로 싹 다 꿀꺽하고 싶었지만...



“...참자.”



그랬다간 페리온가의 이목을 끌 테니 참아야 했다.

애들 싸움은 애들 싸움으로 남아야 뒷탈이 없는 법. 디아나도 그걸 간절히 바랄 것이다.



‘S급 무기 세 점과 AA급 무기 여섯 점만 챙기자. 실페리온처럼 너무 상징적인 무구는 탈나니까 돌려주고...’



이 정도 물량이 마지노선일 것이다.

경매에 돌아도, ‘디아나가 질려서 처분했구나~’ 넘어갈 수 있겠지.



대신 옹골차게 비싼 놈들로만 골랐다.

싸울 때 일부러 검을 맞춰댄 덕에, 뭐가 진짜 보물인지 정도는 파악이 끝나있었다.

뜨끈한 국밥처럼 든든하게 차오르는 인벤토리.



‘이제 학비 걱정은 없겠지?’



학비는 무슨! 10년도 떵떵거릴 수 있는 금액이었다.

지구에선 용돈 받던 학식충인 내가, 천계에선 하루만에 영앤리치?

어쩌면 난 생각보다 이곳과 잘 맞는 사람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디아나에게서 진짜 뜯어낼 건 따로 있었다.



“흠. 이제 그 머리핀 차례인가...”



디아나를 내려다본다. 기분이 묘했다.


하얀 볼에 흐르는 자수정빛 생머리.

검은 나비처럼 곱게 말린 속눈썹.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뺨에 찍힌 작은 점...


지구에서 만났다면 말도 못 걸었을 미모였다.

정신머리만 바로 서면 참 괜찮은 앤데...



‘저런 애가 살인귀가 됐다 이거지?’



그녀의 비밀공간에는 지금도 피비린내가 가득할 것이다.

비틀린 성격과, 선민의식이 결합해 탄생한 괴물.

그것이 디아나 페리온이 쌓아올린 자아였다.



하지만 100% 디아나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남탓 가능한 영역은... 대략 15%정도?



―달칵.



디아나의 머리핀을 빼냈다.

굳이 수고를 무릅쓰고, 그녀와 엮인 이유 중 하나였다.



++++++++++++++++++++++++++

아이템: 【자수정 나비 머리핀(F)】


로디니아력. 페리온의 22대 가주가 발견해, 어린 딸에게 하사한 장식품. 가문의 전통이 문양이 새겨져 있다.


*매력 +4

+++++++++++++++++++++++++++++++



보조스텟을 콩알만큼 올리는 것이 전부인 허접한 장신구.


하지만 가주의 사랑에 목말랐던 꼬마 디아나는, 일평생 그것을 소중히 품었다.

선물 받은 일 년 동안은,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밤새 공주놀이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자수정의 영애’라는 별명 역시 그 시절에 붙은 것이다. 본인은 두고두고 이불킥을 갈겼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허접한 머리핀이, 성물(星物)이라는 것을 쟤가 알까?’



꿀꺽.

물론 이제와서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돌려준다 한들 디아나는 쓸 깜냥도 못된다.

왜냐하면 이건 심연의 저주를 듬뿍 받은 물건이니까.



[유성우가 「자수정 나비 머리핀(F)」를 장착합니다!]

[패왕의 혼(EX)이 은밀한 기운의 침입을 밀어냅니다!]

[경고! 두 기운이 충돌합니다!]

···

···

···

···

···

···


[패왕의 혼(EX)이 침식의 저주(SSS)를 파쇄합니다!]




―파스스스슷...!




착용하기 무섭게 시스템창들이 치열하게 떠오른다.

성능 미쳤네 정말.



스킬 「패왕의 혼」은 제왕의 무덤에서 얻은 신비로, 정신공격 및 저주를 파괴한다.

기본 갈래는 존재력 강화 및 면역 계통이지만...



성능이 EX급쯤 되면 저주 파쇄는 물론, 역 정화까지 가능한 것이다.

새어나오는 저주가 미량이었음에도, 기어이 그걸 캐치해내서 말이다.



―꾸륵... 꾸르륵...



이제 디아나의 머리핀에서는, 썩은 진흙처럼 더러운 무언가 끈끈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천계에 있어선 안 될 힘이었다.



‘...심연의 칠흑.’




끈질기게 괴롭히던 칠흑이 사라지자, 성물은 비로소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오늘 얻은 것 중 단연 최고의 전리품이었다.



[자수정 나비 머리핀(F)에 서린 「침식의 저주(SSS)」가 고갈되었습니다!]

[「자수정 나비 머리핀(F)」의 정보가 갱신됩니다!]




+++++++++++++++++++++++++++++++

아이템: 【무신의 파멀(S)】


무구의 성좌 3대 페리온이, 신계로 떠나기 전 후대를 위해 빚은 성물(星物).

병장기에 장착해 페리온이 남긴 권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비로소 빛을 찾은 아름다운 보석.

나는 탁기가 가신 그것을 감탄 속에 바라봤다.



보석에 붙은 조악한 나비 날개는 페이크다.

성물의 용도를 감추기 위해, 누군가 어거지로 달은 것이었으니 말이다.

원래는 무구의 파멀이나 가드에 장착하는 용도지.



‘이게... 성물(星物)의 진짜 모습.’



각인 권능까지 확인한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요약하면, 대량의 오러를 휘두르게 될 나에게 묵직한 한방이 되어줄 권능이었다.

하지만 바로 쓸 수는 없었다.



...성물의 잔여 성마력이 고갈났으니까.




+++++++++++++++++++++++++++++++

-요구 성마력: 4T↑

(잔여 성마력: 2T)

+++++++++++++++++++++++++++++++



칠흑의 저주에, 성물이 긴 시간 혹사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다시 충전하려면 몹시 번거로울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고...

심연의 밑작업이란 이토록 치밀하고 지독한 것이다. 그래서 애석했다.



‘아마 지금도 수많은 성물(星物)들이 이렇게 썩어가고 있겠지...’



적의 병기를 무력화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기본 전술.

다른 성물들이 더 망가지기 전에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섣불리 행동하지 말자. 아직 기회는 많다.’



한숨을 내쉬었다.

회귀 특전이고 뭐고. 지금 나는 A급따리 노멀 검사였으니 말이다.

심지어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

약하다는 것은 이토록 답답한 것이다.





무엇보다... 당장 해결해야할 일들도 산적해 있었다...

망가진 공터와 뻗어버린 디아나가 보인다.



“시바...”



어질렀으면 치워야지.

이것이 허접검사 유성우의 현실이었다.

내가 무슨 네 살 아가도 아니고...

성좌옹립까지 가야할 길은 이토록 멀었던 것이다...



“애휴. 앓느니 죽지.”

―푹! 푹! 푹!



그렇게 나는 빠르게 삽질했다.

심하게 파괴된 구덩이들만 급한대로 메꾸고, 도보를 덮친 잔해는 슥슥 쓸어 담았다.



끝으로 가장 큰 골칫덩어리. 디아나 정리에 들어갔다.



“그엑.”



어깨와 다리를 잡고 심플하게 든다.

페리온가의 영애께서 길 한복판에 누워있으면 안 되잖아. 걸리면 보복행이다.



‘그래도 쟤 덕에 엄청 이득 봤네.’



천계 1일차에 10년치 행동자금을 벌고, 성물까지 득탬했으니...

정말 보통 기연이 아니긴 했다. 본인은 노발대발대겠지만.



―풀썩!



하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딱딱한 돌바닥에 두면 입이 돌아가니까, 폭신한 잔디밭에 뉘었다. 쯔쯔가무시에 걸리겠지만 거기까진 내 알바 아니다.

대신 여벌 옷을 이불처럼 덮어주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없고, 여기선 감기 걸릴 일도 없겠지.



“······.”



낑낑대던 디아나가 비로소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보니 보통 여자애 같기도 하다. 솔직히 뭐라할까...



“...너도 정신 좀 차려라. 철 좀 들고.”

“······.”



저주가 새어 나오는 물건도 사라졌으니 지금보다 더 미칠 일은 없을 것이다.

얘가 어떻게 변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천천히 돌아올 수도 있고...

조만간 알기 싫어도 알게 될 것이다.



“쟤도 선발전에 참가하니 말이지.”



그렇게 나는 빠르게 물러났다. 다시 깨면 뻘쭘해진다.



다사다난한 천계에서의 첫날이 끝났다.

베푼 이도, 날먹한 이도 만족스러운...



각자의 밤은 고요히 흘러갔다.




***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

선별전까지 남은 시간,

0일.





특례 후보생들이 비로소 한자리에 모이는,

결전의 날이었다.





“이름이~ 유성우씨 맞으시죠?”

“넵.”

“추천인은 넬라 매그놀리아. 확인되셨습니다! 생필품 받으셔서 강당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북적이는 간이 출입소를 지나 에레밀다 아카데미에 발을 들인다.

과거의 권능을 쓸 때나 봤지,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고고하게 솟은 첨탐, 오색 빛의 축복이 떨어지는 배움의 땅―



―끼이이이익.



그렇게 강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수한 시선이 쏟아진다.

다들 나와 같은 후보생이다. 하나같이 인재들이고 말이다.

거 눈빛 한번 살벌하네.



“······.”



나 역시 천천히 후보생의 자리로 이동했다.


괜히 마음이 비장해진다.



‘...이제부터 시작인가.’



성좌를 만드는 열쇠도,

축복을 받아 내가 강해지는 길도,

모두 이 에레밀다에 있었다.



모든 것의 첫 단추를 끼우는 무대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실패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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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 스킬은 해로운 스킬이다! 22.05.25 323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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